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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 산행

백암산(백양사) 단풍산행

by 박달령 2014. 11. 9.

ㅡ 단기 4347년 11월 7일(금)

수원역에서 23:39에 출발하는 호남선 열차에 몸을 싣고 떠난다.

 

「내장산국립공원」남쪽 끝인 백암산(741.2m) 기슭 백양사 일대의 단풍은 사람들의 소문을 들어 익히 알고는

있었으나, 단풍 절정시기를 맞추기가 어려워 차일피일 하다가 금년에야 백양사 단풍 절정기간(10 월30일~11

16일)인 내일 백암산을 오르기 위하여 고독한 방랑자의 유랑길은 시작된다.

 

ㅡ 단기 4347년 11월 8일(토)

백양사역에서 하차하려고 하였으나, 졸다가 한 정거장을 지나쳐 장성역 직전에서야 잠에서 깨어 부랴부랴 장

성역에서 03:15 경에 하차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장성역에서 하차한 것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었다. 백양사역은 일대에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도 없고, 식당도 없는 쓸쓸한 한촌이어서 새벽시간을 보낼만한 장소가 없었음이 귀가시에 둘러본 후에

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백양사로 들어가는 버스도 아침 첫차가 07:20에 있는데 반하여, 장성 공용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군내(시내)버스 아침 첫차가 06:30에 있고, 광주~백양사 간을 운행하는 시외버스가 장성터미널에서 출발하

는 백양사행 첫차가 07:00에 있으니 처음 계획을 세울때부터 장성역에서 하차하는 것으로 했어야 했다.

 

게다가 열차가 하루에 몇 차례 정차하지 않는 시골의 한적한 역은 새벽 열차가 지나가고 나면 인력사정으로

인하여 역의 문을 잠그고 역무원들이 휴식을 하는 바람에 역 밖에서 시간을 보내기가 마땅치 않은 역이 대부

분인데, 장성역은 이러한 폐단이 없어 역구내 대합실 의자에 앉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장성역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볼 일을 보고 난 후 04:00경에 장성읍내 시가지를 둘러보며 백양사행 군내버스

를 탈 수 있는「장성 공용버스 터미널」을 가는 길을 행인들에게 문의하여 찾아가니 그 위치가 장성역에서

남쪽으로 큰 길을 따라 약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아직 이른 새벽이라 문이 잠겨있다. 

 

터미널 위치만 파악해 두고, 여기 저기 돌아다녀 보니 장성역을 기준으로 동쪽 방면 가까이에 경찰서, 파출

소, 군청, 읍사무소, 농협은행, 광주은행 등 금융기관, 우체국 등이 연속되어 있는 번화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새벽 요기를 할만한 곳이 없다.「25시 해장국집」또는 간판에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사실을 써놓고

있는「김밥천국」,「김밥나라」등도 불이 꺼져 있다. 출출하여 처음에는 기분이 얹짢았으나, 금방 이해가

간다.

 

오래 전 개업을 할 당시에는 장성군내 인구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 24시간 영업이 그런대로 되었지만 그간

의 농촌 피폐화 현상으로 인구가 감소하여 새벽시간에 이용자가 없다시피 한데에 원인이 있을 것이다.

 

농촌의 농업이 부흥하여 현재 20%가 겨우 될까말까한 식량자급도를 높여 식량안보를 튼튼히 할 수 있는 날

이 올때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진다. 이대로 농촌인구의 고령화가 계속되다가 머지않

은 장래에 농사를 지을줄 아는 노령인구가 도태되어 농촌이 사라진다면 어떠한 현상이 일어날지...?

 

할 수 없이 장성역 광장에서 바라보면 약 50m~100m 거리에 보이는 두 군데의 24시간 편의점 한 군데에 들

어가 사발면 1개(1,000원)를 사서 뜨거운 물을 붓고 잠시 기다린 다음 편의점 내의 탁자에 앉아 요기를 하고

나니 05:00이다. 편의점을 나와 장성역으로 가서 대합실 의자에 앉아 졸다 깨다 하다보니 06:00이다.

 

장성역을 나서서 미리 확인해 두었던 버스터미널로 가니 06:10이다. 터미널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백양사행

군내버스에 승차(요금 2,750원)하니 06:30에 출발한 버스는 새벽길을 달려 07:05경에 백양사 종점에 도착

한다. 

 

버스에서 하차하여 백양사를 향하여 걷다가 길가의 식당에 들어가 된장찌개(8,000원)를 시켜 아침식사를

마친 다음 양치질과 얼굴에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나니 시간이 꽤 흘렀다.

 

08:20경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 산행 전날 확인한 일기예보 (백암산은 내장산과 직선거리 약 3Km이므로 내장산을 검색하여 확인했다)

(비올 확률이 30%나 되니 혹시나 산행 중 비가 내리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 백암산 산행 지도

(산행 경로 : 백양사~약사암 갈림길~운문암~남창고개(능선4거리)~상왕봉~같은 길로 원점회귀 약 7Km)

 

 

▼ 장성역에서 장성버스터미널 간의 약도 (장성역의 남쪽 약 400m 지점에 버스터미널이 있다)

 

 

▼ 장성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 군내(농촌)버스 시각표(백양사행 첫차는 군내버스 06:30이다)

 

 

▼ 백양사 버스 종점

 

 

▼ 백양사로 향하는 길부터 화사한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 백양사 일주문을 지나...

 

 

▼ 쌍계루 옆을 지나니...

 

 

▼ 백양사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 운문암 갈림길로 접어든다)

 

 

▼ 백암산 등산로 이정표

 

 

▼ 백암산 단풍길의 풍광

 

 

▼ 백암산 단풍길의 풍광은 명불허전이다.

 

 

▼ 험준한 백학봉(651m) 암봉이 올려다 보인다.

 

 

▼ 백학봉과 운문암 갈림길 삼거리의 이정표

 

 

백양사의 단풍이 내장사보다 낫다고 하는 소문을 들은지 오래 됐지만 오늘 단풍산행을 해보니 거짓말이 아니다.

내장산의 단풍은 매표소에서부터 내장사 절까지 인공 조림을 해서 조성해 놓은 부분만 화려하게 볼만하지 정작

산속으로 접어들면 단풍나무의 개체수가 적어서 볼품이 없어지는데 반하여 백암산의 단풍은 산속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가 무성하여 내장사보다 낫다는 말이 사실로 여겨진다.

 

▼ 백암산의 자생하는 단풍의 풍광

 

 

▼ 운문암 가는 길

 

 

▼ 단풍을 감상하며 운문암을 거쳐 백암산으로 향한다.

 

 

 

▼ 운문암과 백암산 등산로 갈림길 삼거리

 

 

▼ 갈림길 삼거리의 안내판

 

 

▼ 운문암 갈림길에서 300m를 오르면...

 

 

▼ 청류암 갈림길 삼거리가 나타난다.

 

 

▼ 내장산과 달리 높이 올라왔는데도 단풍은 한창이다.

 

 

▼ 운문암 갈림길에서부터 좁은 산길을 한참 오르자 능선4거리이다. 어느 등산지도에서는 "남창고개"라고도 한다.

 

 

▼ 다른 방향에서 본 능선4거리의 이정표

 

 

▼ 능선4거리에서 한참 쉬고 약 15분쯤 오르니 백암산 상왕봉 정상이다. 주변에 개스가 끼어 전망은 없다.

 

 

▼ 백암산의 주봉인 상왕봉에는 정상 표지석이 없고 목제 안내판 기둥에 정상임을 표시하고 있다.

(어느 곳에 오르면 해발 300 여m 야산에도 정상 표지석이 있는데, 741m인 백암산의 맹주 상왕봉을 푸대접...)

 

 

백암산 정상에서 잠시 쉬면서 어느쪽으로 하산할까 생각해 본다. 남동쪽 능선을 따라 도집봉, 백학봉을 거쳐서

백양사로 가는 길도 있고, 능선4거리로 되돌아가 사자봉, 가인봉 등을 거쳐 버스 종점이 가까운 가인마을로 가

는 길도 있는데, 귀가하는 열차 시간이 문제다.

 

장성역에서 18:00경에 출발하는 열차는 승차권이 일찍 매진되어 할 수 없이 장성역에서 16:20에 출발하는 열차

승차권을 구입했으니 오를때 경험했던 익숙한 길로 되짚어 내려가야 열차시간까지 여유 있게 갈 수가 있겠으므

로 올랐던 길로 되돌아서 하산하기로 하고 내려간다.

 

 

▼ 하산하면서 단풍의 절경을 음미한다.

 

 

 

 

 

 

 

 

 

 

 

 

 

 

 

 

 

 

 

 

 

 

 

 

 

 

 

 

▼ 올라갈때 보았던 홍살문을 거쳐 국기단(國祈壇)을 둘러본다.

 

 

▼ 국기단(國祈壇)의 유래 설명 안내판

 

 

▼ 국기단의 4개 출입문 중 정문

 

 

▼ 국기단 (중앙에 얕은 제단을 조성해 놓았다)

 

 

▼ 국기단 뒤편의 화사한 단풍

 

 

▼ 국기단 동쪽 출입문 밖의 은행잎이 노란 빛으로 곱게 물들었다.

 

국기단을 나와서 백양사에 들어가니 절 마당에서는 백양사가 주관하는 "산사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 백양사 사천왕문

 

 

▼ 범종각

 

 

▼ 산사음악회가 열리고 있는 대웅전 앞마당

 

 

▼ 극락보전

 

 

▼ 명부전

 

 

▼ 백양사에서 올려다 보는 백학봉

 

 

▼ MBC방송 촬영장비가 산사음악회의 흉물같다.

 

 

▼ 열연하고 있는 산사음악회 출연자들의 모습

 

 

▼ 백양사 뒷산도 단풍에 물들었다.

 

 

▼ 부처님 진신사리탑에서 합장한채 탑돌이를 하고 있는 부부들

 

 

▼ 단풍으로 물든 백암산 기슭을 다시 뒤돌아보며 백양사를 나서서...

 

 

▼ 아침에 오를 때 보았던 쌍계루의 절경이 왼쪽의 MBC방송 대형트럭 때문에 망쳐버렸다.

 

 

▼ 백양사 쌍계루는 물속에 비치는 풍광이 절경인데 하필이면 저 옆에 대형차량을 주차해 자연미를 망쳐버리다니...

 

 

▼ 쌍계루를 떠나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가는데 뒤늦게 올라오는 인파로 길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15:00경에 버스 종점에 도착하여 16:20 열차를 타기 위하여 장성역으로 가는 버스편을 알아보니 15:25에 출발

하는 군내버스가 있다. 이 버스를 타면 장성터미널까지 약 35~40분이면 갈 수 있을 것이다. 장성터미널에서

하차하여 5~6분 정도 걸어서 장성역에 도착하면 10여분의 여유가 있는 시각이다.

 

그런데 문제는 백양사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폭증하는 바람에 교통체증이 극심하여 군내버스건 시외버스건

간에 버스가 40분을 기다려도 한 대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러다가 16:20 열차를 탈 수 있을지 걱정스럽게 기다

리고 있으려니 15:45경이 되어서야 군내버스가 들어온다.

 

허겁지겁 군내버스에 승차하자 15:50에 출발하여 장성을 향하여 가는데 교통체증으로 지체와 서행을 반복하

다 보니 백양사역에서 약 300여m쯤 떨어진 장성군 북이면 사거리에 25분간이나 걸려 16:15경에야 도착한다.

 

지금 시간이면 장성역에서 16:20 열차가 거의 도착해갈 시각이므로 사거리에서 하차하여 백양사역에서 기다

리기로 하고 하차하여 역으로 간다. 북이면 사거리(백양사역)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장성읍으로 가는 버스였다

면 백양사의 폭증하는 교통체증으로 열차를 놓칠뻔 했는데 다행히도 백양사역 앞에서 버스를 하차한 것이다.

 

▼ 백양사 버스 종점에서 백양사역과 장성역으로 갈 수 있는 시외버스와 군내버스 시각표

 

백양사역에서 약 10여분 기다리니 장성역을 지나온 열차는 16:30경에 백양사역에 들어온다.

열차에 승차하여 나른한 잠속으로 빠져들며 귀가길에 올라 19:50경에 수원역에서 하차하여 귀가한다.

 

▼ 오늘 나를 백양사까지 왕복 수송해준 열차 승차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