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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산행

지리산 - 사람 많지 않은 코스만 골라 하루를...

by 박달령 2013. 7. 21.

단기 4346년 7월 19일(금) 21:30 경에 집을 나서서 수원역 맞은편으로 건너가 사당역행 좌석버스 7770번에

승차한다.(요금 2,100원) 사당역 종점에서 하차하여 사당역으로 들어가 지하철에 승차하고 가다가 강변역

에서 11:00경 하차하여 길 건너편으로 건너가 동서울 시외버스 터미널에 들어가 미리 예약했던 지리산(백

무동)행 심야버스 승차권을 무인발급기에서 출력한다.(24,500원)

 

23:59에 버스가 출발하므로 시간이 많이 남아, 터미널 구내의 식당을 둘러보니 밤이 늦어 모두 문을 닫아

버리고, 터미널 밖의 길가 공터에 5~6군데 포장마차 노점에서 간이음식점 영업을 하는 곳 밖에 없다.

허기가 져서 포장마차에 들어가 잔치국수(3,000원)를 시켜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터미널 33번 홈으

로 가서 살펴보니 지리산행은 23:59버스와 그 1분 후에 출발하는 24:00버스 두 대가 기다리고 있다.

 

버스에 승차하여 배낭을 벗고 자리에 앉아 있으려니 버스는 정시에 출발하여 24:00출발 버스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심야의 고속도에 진입하자 마자 잠이 들어 간간히 깨다 졸다 두어번 반복하니 03:40경에

백무동 종점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하차하여 화장실에 들러 세수를 하고 나서, 불켜진 식당이 있나 여기 저기 기웃거려 보았으나,

몇 년 전과 달리 새벽에 문을 연 식당은 없다. 백무동 마을 여기 저기를 쏘다니다 다시 버스 종점 부근으

로 돌아오니 04:00이 넘었다.

 

그런데 길가의 "지리산 식당"이라는 상호의 식당 주인 할머니에게 등산객 3인이 식사를 주문하면서 꼭

좀 해달라고 사정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나도 다가가서 식당 주인 할머니에게 이 분들이 식사를 하면

나도 같이 하겠다고 말하니 식사는 새벽이라 다슬기 해장국밖에 안된다며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밥상

을 차려준다.(7,000원) 식사를 하는 도중에 또 다른 등산객 두 사람이 지나가다 우리가 식사하는 모습

을 보더니 식사를 주문하여 먹는다.

 

식사를 끝내고 양치질을 하고 더운 식사로 인하여 땀이 났기에 다시 세수를 한 다음 산행 준비를 끝내

고 나니 05:00이 가까워 오며 먼동이 터오기 시작하면서 전등을 켤 필요가 없이 밝아져 온다.

05:00경에 산행 출발을 하여 하동바위쪽과 한신계곡 갈림길에서 한신계곡 쪽으로 접어든다.

이로써 고독한 방랑자는 홀로서 외로이 지리산 자락의 유랑길에 오른다.

 

오늘은 천왕봉 오름을 생략하고, 세석대피소에서 우회전하여 영신봉 아래, 칠선봉, 덕평봉 아래 선비샘

을 거쳐 벽소령에서 음정마을로 하산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세석~벽소령 구간은 걸어본지가 10년도

훨씬 더 지나 다시 걷고 싶은 구간인데다, 오늘 걷기로 계획을 세운 구간은 국립공원 내라도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아 호젓한 길이기 때문이다.

 

▼ 산행 약도

[산행경로] 백무동~한신계곡~세석 갈림길~선비샘~벽소령 대피소~음정마을 <총 산행거리 19.5Km>

(접근거리 포함 총 도보 거리 약 20Km)

 

▼ 탐방안내센터 앞에서...

 

 

▼ 주차장 가에 세워진 동서울행 버스 시각표

 

 

▼ 하동바위 방면과 한신계곡 갈림길 삼거리(여기서 한신계곡으로 들어간다)

 

 

▼ 06:00경 첫나들이폭포 옆에 도착한다. 밀림이 우거진 탓에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았다.

 

 

▼ 아쉽게도 첫나들이폭포는 위에서 조금밖에 볼 수 없다.

 

 

▼ 첫나들이폭포에서 세석대피소쪽 하늘을 보니 날씨가 맑다. 좋은 전망을 기대해 본다.

 

 

▼ 첫나들이폭포를 지나면서부터 한신계곡의 절경은 시작된다.

 

 

 

 

▼ 오늘의 좋은 전망을 기대하게 하는 맑은 하늘

 

 

▼ 한신계곡의 다리 (이런 다리를 5~6회가량 건넌다)

 

 

▼ 계속되는 한신계곡의 절경

 

 

 

 

 

▼ 교각이 무너질까 아슬아슬해 보이는 다리

 

 

▼ 물이 너무 깊어 물 색깔이 까맣게 보이는 깊은 소가 길 옆으로 내려다 보인다.

 

 

▼ 나뭇가지 사이로 간신히 보이는 깊은 소에 내리 꽂히는 높은 폭포수

 

 

▼ 계속되는 한신계곡의 절경

 

 

 

 

 

▼ 쓰러진 태풍피해목의 밑바닥 (나무는 쓰러졌어도 아직 살아있다)

 

 

▼ 오층폭포를 만난다. 그러나 5충 전체가 보이지는 않는다.

 

 

▼ 동영상으로 촬영해봐도 일부만 간신히 찍힌다.

 

 

▼ 오층폭포의 이정표

 

 

▼ 계속되는 한신계곡의 절경

 

 

▼ 반겨주는 야생화 (오늘 산행길에 이런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천상의 화원을 이룬다.)

 

 

 

 

 

 

▼ 계속되는 한신계곡의 절경

 

 

세석갈림길 삼거리 능선을 약 1. 5Km 정도 남긴 지점부터 경사가 급해지고 험해지기 시작하여 숨을 헐떡이며

자주 쉬어가면서 10:20경에야 간신히 능선에 오른다. 백무동을 출발한지 5시간 20분만이다.

 

그런데 한신계곡을 오르다 첫나들이폭포에서 세석대피소쪽 능선을 올려다 보았을때의 맑은 하늘이 아니고

구름인지 안개인지 구분이 잘 안되는 농무가 50m 앞도 안 보일 정도로 짙게 깔려있어 천왕봉쪽 촛대봉도 보

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지척에 있는 세석대피소 건물도 흐릿하게 그림자처럼 간신히 식별이 될 정도이다.

 

여기서 계획했던대로 벽소령쪽으로 길을 잡아 진행하는데, 길가에 기화요초가 만발하여 천상의 화원을 이

루고 있다. 세석갈림길에서부터 벽소령 방면의 길은 백두대간 길이다. 그런데 꼭 12년만에 다시 걸어보는

이 구간이 예전같지 않게 험난하게 느껴지고 힘이 드는걸로 봐서 그동안 체력이 많이 저하되었음을 느끼

겠다. 전에 이 길을 지날때에는 이처럼 험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 세석갈림길 사거리에 서있는 이정표(벽소령, 노고단 쪽은 안내가 되어있지 않다. 왜 그랬을까?) 

 

 

▼ 벽소령 방면으로 향하는 백두대간길(1)

 

 

▼ 벽소령 방면으로 향하는 백두대간길(2)

 

 

▼ 꽃길의 시작 (이처럼 기화요초가 만발한 꽃길이 하산이 끝날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 영신봉 바로 아래의 이정표

 

 

▼ 그러나 맑은 날씨인때는 고개만 쳐들면 보이던 영신봉은 짙은 농무로 보이지 않는다.

 

 

 

▼ 기암괴석도 나타난다.

 

 

심심해질만 하면 곰 출현 주의 현수막이 나타나곤 한다.

곰한테 잡혀 죽기 싫으면 지리산에 오지 말라는 협박공갈 같아서 이런 현수막을 볼때마다 짜증이 난다.

정히 곰을 방사하고 싶다면, 지리산을 국립공원에서 해제하고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곰과 사람을 뒤섞어 놓고 어쩌겠다는 것인지...?

 

지리산에 곰을 방사해 무슨 생태계가 어떻게 복원되어 인류에게 어떠한 공헌을 하는지 자료 제시도 안하면서

덮어놓고 '생태계 복원' 이라는 말만 앞세우면 국민들 누가 이따위 주장에 공감을 할 것인가...?

비지정 등산로 통행을 통제할 행정력이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 협박 공갈을 하기 위해 곰을 방사한거 아닌지...

(지리산 곰 방사에 대한 나의 입장 표명의 글 : http://blog.daum.net/jasyh/7677403)

 

▼ 사람 짜증나게 하는 곰 출현 주의 현수막

 

세석갈림길에서 백두대간길에 접어들기 시작한지 두시간 반이나 걸려 선비샘에 도착한다.

더위에 시달린 끝에 마시는 차가운 선비샘의 물맛은 꿀같이 달콤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선비샘의 물을 마시고 나서 선비샘의 유래 설명 안내판의 글을 읽어보니, 에전에 선비샘의 위쪽에

묘지를 설치했다는 대목이 있다. 그렇다면 이 샘물은 묘지의 백골을 흠뻑 적시고 흘러나오는 [인골약수]

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골약수에 대한 나의 기행문 : http://blog.daum.net/jasyh/346420)

 

▼ 선비샘

 

 

▼ 선비샘의 유래 설명 안내판

 

 

▼ 선비샘물이 인골약수(人骨藥水)일 가능성을 암시하는 선비샘의 유래 설명서

 

 

▼ 선비샘에 세워진 이정표

 

잠시 휴식 후 선비샘을 출발하여 약 35분간 진행하니 벽소령이다. 그런데 벽소령 도로 갈림길 10~20평 정도

만 공터로 되어있고, 이곳에서 음정으로 가는 도로는 12년 전 이곳을 지나칠때만 해도 분명히 상태가 양호한

도로였는데 지금은 수목이 짙게 우거져 자동차는 물론이고 사람도 통행할 수 없는 밀림이 되어 있고, 출입통

제 표지판이 길을 막고 있다. 도로가 없어진 것이다.

 

처음 계획하기는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 음정 마을로 하산하려 하였는데, 길이 완전히 막힌 상태라서 할 수

없이 벽소령 대피소까지 가게 된다. 벽소령에서 벽소령 대피소까지 차량통행이 가능할만큼 약 1. 1Km의

옛날 군 작전도로도 이제는 사람 하나가 간신히 비켜갈만큼 좁은 길뿐이고 양 옆으로는 수목이 우거진 밀

림이 되어 있다.

 

▼ 벽소령 삼거리의 자그마한 공터

 

 

▼ 벽소령에서 음정 마을로 내려가는 도로가 없어지고 사람도 통행 못하게 밀림이 우거져 있다.

 

 

▼ 벽소령의 이정표

 

 

▼ 차량 통행이 가능했던 벽소령 도로도 없어지고 이제는 오솔길만 남아있다.

 

 

▼ 벽소령의 꽃길

 

 

 

14:00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한다.

세석 갈림길에서 이곳까지 6.3Km의 백두대간 능선길은 산길이 주로 마루금 북쪽으로 나있는데 오늘은 남풍

이 계속하여 부는지라 바람이 마루금에 막혀버리고 진행하는 산길은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찜통길이 되었다.

몇 백m 진행하다가 가끔씩 마루금에 올라서게 되는 잠깐동안만 바람을 쐴 수 있을 뿐인 찜통길에 지칠대로

쳐서 벽소령대피소에 이른다.

 

벽소령대피소 앞마당에 국립공원 직원 두 사람이 연하천 방면으로 가는 길과, 벽소령(세석대피소) 방면으로

가는 길 등 양쪽에서 지키고 있으면서 산행 통제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을 촬영하지는 못했지만 곳곳에 수없

이 걸려있는 현수막에 금년 1월 1일 부터 지리산 일대 산행시각 지정제를 실시한다는 내용과, 벽소령대피소

에서 연하천대피소 방면으로는 14:00부터 통과할 수 없고, 세석대피소 방면으로는 15:00부터 통과할 수 없

다는 내용이 부기되어 있는데 이 산행시각 지정제 시행으로 통제를 하기 위하여 근무를 시작한 모양이다.

 

나는 주저없이 백두대간 길과 작별을 하고 음정마을로 방향을 잡고 하산을 시작한다.

벽소령대피소에서 돌계단이 깔려있는 길을 약 300m 가량 내려가니 벽소령~음정 간의 군 작전도로와 만나

는데 이 곳에도 벽소령쪽으로 올라가는 도로는 없어지고, 출입통제 표지판이 가로막고 서 있다.

 

▼ 벽소령대피소의 모습 (대피소 서쪽의 1392봉 정상부도 농무가 짙게 퍼져 있어 보이지 않는다)

 

 

▼ 벽소령대피소에서 음정마을로 내려가는 300m의 돌계단길

 

 

▼ 벽소령으로 올라가는 도로는 없어지고 밀림이 우거져 있다.

 

 

▼ 벽소령과 벽소령대피소 갈림길 삼거리의 이정표

 

 

▼ 벽소령대피소에서 방금 내려온 돌계단길

 

군 작전도로를 따라 음정 마을로 한참 내려가다가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먼 곳을 바라보니 산이 또렷이 보

이고, 파란 하늘도 보인다. 생각해보니 해발고도 약 1천m 이상 지대는 농무가 짙게 퍼져 시야가 트이지를

않았고, 약 1천m 이하 지대는 맑은 것이 오늘의 날씨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럴줄 알았더라면 오늘은 낮은 곳으로 산행을 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해발고도 약 1천m 이하 지대는 농무가 없어 산도 또렷이 보이고 파란 하늘도 보인다.

 

 

▼ 그러나, 약 1천m 이상으로 생각되는 지대는 농무가 뒤덮여 있다.

 

 

▼ 이럴줄 알았더라면 낮은 산을 올랐을텐데... 

 

 

▼ 벽소령대피소~음정마을 구간 도로변도 기화요초 만발한 꽃길이다.

 

 

 

▼ 지리산 일대는 이제 '곰' 과 관련된 현수막으로 도배질이 되어버렸다...!!!

 

벽소령대피소를 출발한지 두시간만인 16:05경 음정마을에 도착하니 시내버스 정류장은 300m를 더 내려

가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 안내판에는 마천, 인월을 경유하여 함양으로 나가는 버스시각도 기

록되어 있는데, 앞으로 한 시간 후인 17:05에 나가는 버스가 가장 빠른 것이다.

 

안내하는대로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 더위에 시달려 입맛이 떨어져 먹을 생

각이 안나던 점심식사를 배낭에서 꺼내어 늦은 점심으로 때우고 나서 잠시 기다리니 함양 시내버스가

양정마을로 들어갔다가 바로 되돌아나온다.

 

버스를 세워 승차하고 인월까지 요금 2,000원을 지불하고 자리에 앉으니 마천면, 산내면을 거쳐 인월

버스터미널17:30경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하차하여 터미널 대합실로 들어가 남원역으로 가는 시내

버스 시각표를 보니 18:05에 버스가 있다.

 

▼ 음정마을 300m를 남긴 지점의 이정표

 

 

▼ 음정마을 산행 종점의 이정표

 

 

▼ 음정마을의 버스시각 안내판 (마천, 인월, 함양행 17:05 버스를 이용하였다.)

 

18:05이 되어 시내버스에 승차(요금 3,000원)하고 한참을 달려 남원역에 도착하니 19:00이 되었다.

역에 들어가서 열차 시각표를 보니 20:25 출발하는 열차가 가장 빠른 차편이다. 수원까지 승차권 1

매(13,000원)를 구입하고 역구내를 돌아다녀 보아도 식당이 없고, 역 밖에도 허허벌판에 옮겨 지은

지 몇 해 되지 않은 남원역이라서 그런지 남원역사만 덩그랗게 서 있고, 마을도 없고, 식당도 없다.

 

할 수 없이 역구내 매점에서 컵라면(1,500원) 1개를 사서 데워 먹으려니 뜨거워 진땀이 난다.

비지땀을 흘리면서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화장실에 가서 웃통을 홀딱 벗고 세수하고 머리감고

물수건으로 상반신과 사타구니를 닦아내고 난 다음 배낭에서 여벌 옷(상의 남방셔츠)을 꺼내어 갈

아 입고나니 몸이 개운해진다.

 

서울행 열차가 제 시간에 들어와서 20:25에 승차하여 자리에 앉아 깊은 잠속에 빠져들며 귀가길에

오른다.

 

▼ 오늘 나를 지리산으로 왕복시켜 준 버스 승차권 및 열차 승차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