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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 산행

광주 무등산 - "재수없는 포수는 곰을 잡아도 쓸개가 터진다"

by 박달령 2013. 1. 13.

단기 4346년(서기 2013년) 01월 11일(금)

수원역에서 23:40 출발하는 목포행 새마을호(29,500원)에 승차한다.

 

내일 광주 무등산 산행을 하기 위해서다. 아침에 기상청 홈페이지 산악기상예보 게시판에 들어가서 무등산의

내일 일기예보를 검색해보니 낮에는 구름이 조금 끼는 맑은 날씨가 예상된다 해서 산행을 하기로 하고 왕복

열차 승차권을 예매했던 것이다.

 

단기 4346년 1월 12일(토)

열차에 승차하여 자리에 앉아 신문을 뒤적이다가 잠이 들었는데, 호남선 정읍역 근처에서 잠이 깬다.

정읍역을 지나고 장성역을 지나 송정리역에서 03:15경에 하차한다.

 

광주의 철도공사 송정리역은 도시철도 지하철역과 붙어 있어 지하철 이용이 서울의 용산역이나 영등포역 처

편리하게 되어 있다. 화장실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 04:00경에 역 밖으로 나가서 사방을 둘러보니 역 오른

쪽에 24시간 편의점이 한군데 영업을 하고 있고, 역 앞 4차선도로 큰길 건너편에 24시간 김밥집이 한군데,

그리고 그 옆으로 한식당 한군데가 철야 영업을 하고 있다.

 

배가 출출하여 먼저 24시간 편의점에 들어가 컵라면 1개(800원)를 사서 온수를 부어 기다렸다가 새벽참으로

먹었으나, 배가 차지 않는다. 04:30경에 지하도를 통하여 길 건너편으로 건너가 김밥집에서 김밥 두줄을 사

서 점심식사용으로 배낭에 수납하고(1,300원 X 2줄 = 2,600원), 그 옆집 식당에 들어가 콩나물해장국(6,000

원)을 시켜 이른 아침식사를 한다.

 

아침식사를 끝내고 지하철 송정리역으로 내려가서 "학동, 증심사입구역"을 가기 위해 승차권을 1매(1,200원)

구입하여 플랫폼으로 내려가 기다리니 평동역을 출발한 '소태' 방면 첫차가 05:34에 들어와 승차하여 자리에

앉는다. 새벽 첫차라 그런지 승객이 별로 없다. 15개 지하철역을 약 30분 정도 진행하여 증심사입구역에서

하차하니 06:10쯤 되었다.

 

역무원에게 가서 증심사행 시내버스를 어디에서 승차하는지 물어보니 1번출구로 나가 약 50여미터쯤 가면

시내버스 정류장이라고 안내해 주는대로 나가니 증심사행 09번 시내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시내버스에 승

차(요금 1,200원)하여 한참 달려 06:50경에 증심사 종점에서 하차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의 산행은 달력상으로 따지자면 신년 첫 산행이 되겠다.그러나 나는 이러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섣달 그믐이니 신년 초하루니 하는 따위의 개념은 세월의 어느 한 점을 지목하여 인위적으로 설정한 마디일 뿐 유구하게 흘러가는 시간임을 생각한다면 억지스러운 인간들의 모두 다 부질없는 번뇌망상일 뿐이다. 그냥 산이 좋아 산행을 할 뿐이다.

 

종점 주차장에서 증심사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동파방지를 위하여 아주 약하게 난방을 하고 있는 화장실이

있어 들어가서 시려운 손을 녹이고 아이젠을 착용한 후 다시 나와 약 800여미터 진행하니 증심사 입구 갈

림길삼거리가 나온다. 07:25인데도 하늘금을 긋고 있는 먼 산위에 희미하게 먼동이 터오기만 할 뿐 아직도

어둡다.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에서 검색한 바에 의하면 오늘의 시민박명 시각은 07:13으로 되어 있는데, 무등산이 워낙 높이 가려서 날이 밝아지지 않는 것 같다. 증심사입구 삼거리를 지나 약사사 방면으로 약 400여미터 진행하니 07:45경 '당산나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면서 날이 완전히 밝아온다.

 

당산나무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회전하여 중머리재를 향하여 경사가 가팔라지는 산길을 오르는데, 남부지방인 이곳 무등산도 그동안 한파가 심했는지, 길바닥이 얼음이 반들거리는 빙판길이 된 곳이 많다. 아이젠 없으면 고생깨나 될 길인데, 아이젠을 차고도 고생길이다.

 

차라리 빙판길만 계속된다면 마음이 편하겠으나 약 100~200여미터 빙판길이 계속되다가 약 100여미터 정도는 녹아서 바위나 너덜길이 드러난 곳을 아이젠을 착용한채 진행하려니 고역이다. 이렇게 빙판길과바위 너덜길이 반복되는 길을 힘들여 오른다. 

▼ 단기 4346년 1월 11일(금)에 검색한 무등산 일기예보(낮에는 구름 조금 낀 맑은 날씨란다. 그러나...)

 

 

▼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의 일출몰 시각표(시민박명시각이 지나 일출시각인 07:45경에야 날이 밝았다.)

 

 

▼ 무등산 산행 개념도

 

 

▼ 증심사입구 삼거리의 이정표(여기서 약사사방면으로 직진하다가 당산나무입구 삼거리에서 좌회전했다.)

 

 

▼ 증심사 입구 삼거리와 약사사 중간지점인 당산나무삼거리(여기서 중머리재를 향하여 좌회전했다.)

 

 

▼ 당산나무삼거리 이정표

 

 

▼ 중머리재를 향하면서 바라본 풍경

 

 

▼ 길가의 화장실

 

 

▼ 눈 쌓인 산자락

 

 

▼ 눈 쌓인 바위

 

08:55경 중머리재에 오르니 20여년 전에 올랐을 때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녔는지 수천평은 될 정도로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진산 능선의  광경에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런데 중머리재에 올라서서 장불재 쪽을 올려다 보니 무등산 정상 부분은 물론이고 장불재까지 두터운

구름이 끼어 있다. 무등산 정상의 날씨가 맑을 거라던 기상청의 어제 일기예보(豫報)가 오보(誤報)였음

을 깨닫는다.  

 

▼ 중머리재의 이정표

 

 

▼ 극심하게 황폐해진 중머리재

 

 

▼ 무등산 정상 일대는 장불재까지 구름이 두텁게 덮여 있다.

 

 

▼ 무등산에서 갈라지는 산 마루금

 

 

▼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진 중머리재 풍경

 

 

▼ 중머리재 끝 억새밭의 이정표

 

 

▼ 장불재로 가는 길

 

 

▼ 중머리재 약수터

 

중머리재를 출발하여 약 한 시간 10분쯤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10:10경에 장불재에 도착한다.

장불재에는 방송통신시설로 생각되는 커다란 철구조물 시설이 눈길을 압도한다. 그리고 그 앞쪽으로는 큰

대피소 시설 두 동과 관리사무실 한 동, 화장실 한 동이 지어져 있고 광장에는 휴식용 긴의자가 설치되어

있다. 장불재는 중머리재보다 휠씬 더 넓다.

 

장불재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구름에 가려서 시야가 트이질 않는다.

대피소에 앉아서 캔막걸리와 과자를 꺼내어 간식을 하고 400미터 위쪽에 있는 입석대로 향한다.

 

▼ 장불재(900m) 표지석(우측에 멀리 보이는 건물이 화장실이다.)

 

 

▼ 장불재의 이정표

 

 

▼ 장불재의 시설물(왼쪽부터 화장실 한 동, 대피소 두 동, 관리사무실 한 동)

 

 

▼ 장불재의 방송통신시설로 생각되는 시선을 압도하는 우람하게 큰 철구조물(구름이 끼어 잘 안보인다.)

 

10:55 입석대에 도착한다.

그러나 구름이 잔뜩 끼어 입석대의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 입석대의 풍광(1)

 

 

▼ 입석대의 풍광(2)

 

 

▼ 입석대의 풍광(3)

 

 

▼ 입석대의 풍광(4)

 

 

 

▼ 입석대의 풍광(5)

 

 

▼ 입석대의 풍광(6)

 

 

▼ 입석대 유래 설명 안내판

 

 

 

▼ 입석대(1,017m) 표지석

 

 

▼ 입석대의 풍광(7)

 

 

▼ 입석대의 풍광(8)

 

입석대를 출발하여 약 20분쯤 진행하니 서석대에 이른다. 입석대보다 약 80 여미터 높은 지대라서 그런지

구름이 매우 짙게 깔려 있어 깜깜 먹통지대가 되었다. 바람이 세게 불어 구름이 날리다 나무에 얼어붙어

상고대가 피었다.

 

속담에 "재수 없는 포수는 곰을 잡아도 쓸개가 터진다" 는 말이 있다. 포수가 곰 사냥을 하는 목적이 한방

에서 영약으로 치는 웅담 때문인데 쓸개가 터져버리면 아무 값어치 없는 헛수고일 뿐이다.

어제 무등산 정상 일기예보 검색 결과 맑은 날씨라고 하여 기상청 예보만 믿고 왔더니만 쓸개 터진 곰사

냥을 한 포수 꼴이 되어버렸다. 재수 없는 산행을 한 날이다.

 

▼ 서석대(1,100m) 표지석

 

 

▼ 서석대의 상고대

 

 

▼ 서석대의 상고대

 

 

서석대 유래 설명 안내판

 

 

구름이 없었더라면 상고대 핀 서석대 절경을 볼 수 있었는데, 아무것도 안보인다.

 

11:40 경에 서석대를 출발하여 중봉 사거리로 향한다. 무등산 정상이 상시 개방되었으면 정상으로을텐데, 아직은 상시 개방이 안되고, 1년 중 몇 차례 기간을 정하여 정상을 개방한다고 한다.중봉 사거리에 이르니 중봉 300미터를 앞두고 장불재에서 원효사 방면으로 개설된 자동차 도로가나 있는 4거리이다.

 

여기서 도로를 따라 원효사 방면으로 향하여 한참을 진행하다가 도로변에 설치된 전망대에서 우측으로 갈라지는 산길 소로를 따라 가파른 길을 한참 내려가니 바람재에 이른다. 바람재도 자동차길을 건너게 되는데 이곳에 대피소 역할을 하는 "청풍대"라는 현판을 단 목조건물이 한 채 지어져 있다.

 

바람재에서 도로를 건너 다시 산길 소로를 따라 가파른 비탈을 내려서서 한참 진행하다가 적당한쉼터에서 이른 아침에 산 김밥을 꺼내어 보온병의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점심식사를 한다.그리고 다시 완만한 내리막길을 따라 하산을 하니 문빈정사와 증심사 중간 지점의 "증심교"에 도착한다. 

 

서석대에서 중봉4거리로 가는 길

 

 

중봉4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원효사 방면으로 가는 자동차 도로

 

 

중봉4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원효사 방면으로 가는 자동차 도로

 

 

원효사 방면으로 가는 자동차 도로변의 고드름 절벽지대

 

 

원효사 방면으로 가는 자동차 도로변 좌측의 전망대 이정표

 

 

원효사 방면으로 가는 자동차 도로변 좌측의 전망대 (둥근 거울 오른편으로 바람재 가는 길이 있다.)

 

 

바람재를 300미터 앞둔 갈림길 4거리의 이정표

 

 

바람재의 이정표

 

 

▼ 바람재의 표지석

 

 

바람재의 등산로 안내판

 

 

▼ 바람재의 대피소용 목조건물 ("청풍대"라는 현판이 달려있다.)

 

 

하산을 끝낸 지점의 증심교에 서있는 이정표

 

 

증심교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사실을 경축하는 현수막

 

14:50경에 증심교에서 하산을 끝낸다.

증심교에서 조금 걸어 내려가니 아침에 하차하였던 시내버스 주차장이다. 09번 시내버스에 1,200원을

지불하고 승차하여 한참 가다가 지하철 "학동, 증심사입구역" 안내방송이 나오는 것을 듣고 하차한 다

음 지하철역으로 내려가 승차권을 1매(1,200원) 구입 후 평동방면으로 가는 전동차에 승차한다.

 

지하철 전동차는 15개 역을 지나면서 약 30여분간 운행하여 송정리역에 도착한다. 송정리역에서 16:25

경 하차하여 근처 식당에 들어가 설렁탕 한그릇(7,000원)을 시켜 이른 저녁식사를 한 다음 코레일 열차

송정리역으로 가서 17:35 출발 수원행 호남선 무궁화호(19,800원)에 승차하여 나른한 단잠에 빠져들며

귀가길에 오른다.

 

코레일 송정리역 전경

 

 

오늘 나를 광주까지 왕복 수송하여 준 열차 승차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