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45(2012)년 5월 18일(금) 수원역에서 21:58발 구례구행 전라선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싣고 출발한다.
내일 새벽부터 지리산 서북릉을 종주하며 끝부분의 바래봉 철쭉이 만개한 풍광을 즐기기 위해서이다.
본래는 수원역에서 23:15에 출발하는 막차를 타려고 했는데 승차권이 매진되어 할 수 없이 그 이전에 출발하는
21:58 열차표를 예매한 것이다.
열차에서는 잠이 안오다가 전주를 지나면서 깜빡 잠이 들었다 깨니 곡성역이다. 바로 다음역인 구례구역에서 하
차하기 위해 준비를 한다. 원래 다음날 01:37 도착예정이던 열차는 만원인 승객의 승하차 시간 소모로 연착하여
02:00 경이 다 되어 구례구역에 도착한다.
단기 4345년 5월 19일(토)
구례구역에서 하차하여 대합실로 나가 바깥을 살펴보니 길건너 식당 한군데가 영업중이다.
식당에 들어가 재첩국 한그릇(6,000원)을 시켜 새벽참으로 먹고 나서 서울 용산역을 출발하여 03:02에 도착하는
무궁화호 열차 승객을 성삼재까지 수송하려는 구례 시내버스가 오기를 기다린다.
같이 하차한 등산복 차림의 승객이 50 여명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상당수가 택시에 승차하고 성삼재로 향
하고 일부는 비공식 영업을 하는 개인소유 24인승 소형버스에 1인당 1만원씩 지불하고 승차하여 성삼재로 향한
다. 택시도 1인당 1만원씩에 성삼재로 간다고 한다.
02:50경이 되니 구례읍에서 시내버스 1대가 나와 대기하기에 이 차가 성삼재로 바로 가는 직통인지 물으니 조금
있으면 올거라면서, 이 버스는 구례구역에서 구례터미널로 갔다가 04:00에 구례터미널을 출발하여 화엄사 경유
하여 성삼재로 간다고 한다. 성삼재 직통버스는 임시운행하는 버스라 한다.
약 5분쯤 기다리니 성삼재행 직통 시내버스가 온다. 요금 5천원을 지불하고 승차하여 10여분 기다리니 03:02에
도착하는 열차에서 하차한 산행객들이 역에서 몰려와 승차하니 버스는 금새 만원이 되어버린다. 03:15쯤에 버스
는 성삼재를 향하여 출발한다. 가파른 도로를 따라 올라가던 시내버스는 03:45쯤에 성삼재에 도착하여 하차한다.
하차하여 신발끈을 졸라매는 등 산행준비롤 하고 나서 04:10 에 성삼재를 출발하여 전등을 켜고 어두운 서북릉의
백두대간길로 접어들어 산행을 시작한다. 캄캄 칠흑의 새벽길을 전등불빛에 의지하여 04:43 고리봉에 도착하나
어둠이 가시지 않는다.
▼ 구례구역의 야경
▼ 구례구역에 03:02에 도착하는 열차의 산행객을 성삼재까지 수송차 대기하는 구례 시내버스
▼ 성삼재 주차장 간판
▼ 서북릉 출입구(04:10 출발)
▼ 04:43 작은고리봉(1248)에 도착하나, 아직도 어둠이 계속된다.
▼ 05:05경 성삼재에서 2Km 진행하였으나 아직도 어둠이 가시지 않는다.
05:10경이 되자 동녁하늘이 훤해지더니 아침노을이 붉게 피어나기 시작하나 구름이 끼어서 일출의 장관을 접하
기는 틀렸다. 조금 있다가 작은고리봉과 묘봉치 중간쯤에 구름에 가린 해가 산위에 얼굴을 내민다. 그러나 산길
주변에 우거진 숲으로 인해 해가 얼굴을 내밀고도 한참이나 진행하여 전망이 트인 곳에서 카메라에 담아본다.
▼ 구름에 가려 제대로 된 일출장면을 볼 수 없다.
▼ 반야봉에도 아침노을이 비친다.
▼ 대기중에 개스가 너무 끼어서 지척의 노고단도 흐릿하게 보인다.
▼ 그래도 구름 사이를 뚫고 햇님은 얼굴을 내민다.
▼ 반야봉과 햇님을 함께...
▼ 05:35경 묘봉치를 지난다.
06:35 만복대 도착
춥지도 덥지도 않은 서늘한 날씨 덕에 많은 땀을 흘리지 않고 만복대에 올라서니 3년전에 왔을때에는 누군가가
허물어 정상 바닥에 흐트러버린 돌탑이 이번에 다시 찾아오니 다시 쌓아 세워놓았다. 정상 주변의 평평한 공터
에는 만복대에서의 일출장면을 촬영하기 위하여 야영한 사진사들이 텐트를 걷고 있다. 만복대를 출발하여 50
여미터 진행하니 만복대에서 먼저 자리를 옮긴 사진사 일행 7~8명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만복대에 올라서려면 이 암릉을 넘어야 한다.
▼ 만복대에 올라서서 되돌아본 지나온 능선
▼ 만복대(1438. 4) 정상 표지석
▼ 허물어졌던 만복대의 돌탑이 다시 세워졌다.
▼ 3년 전에는 이처럼 누군가가 허물어 흐트려 놓았었는데...
▼ 만복대에서 일출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야영을 한 사진사 (오늘은 구름이 끼어 별 재미를 못봤겠다.)
▼ 만복대의 이정표
▼ 만복대에서 당겨본 종석대
▼ 만복대에서 바라본 노고단 (개스가 짙게 끼었다.)
▼ 만복대에서 바라본 반야봉
▼ 가야 할 서북릉과 멀리 보이는 바래봉
만복대에서 잠시 휴식을 하며 사방을 둘러보다가 정령치로 향한다. 만복대와 정령치 각 1Km라는 이정표가 서있는중간지점 전후 약 200미터씩 400여미터 구간은 서북릉에서 가장 험한 구간으로 사람의 진을 뽑아놓는다.
07:33 정령치에 도착한다.
▼ 만복대와 정령치 중간지점에 게시된 곰 출현 주의 경고 현수막
▼ 정령치 도로에 내려서서 되돌아본 계단
▼ 정령치(1172)
▼ 정령치 휴게소 건물 (아직 출근 전이라 문을 열지 않고 셔터가 닫혀있다.)
▼ 정령치휴게소 화단의 만개한 철쭉이 오늘 바래봉 철쭉에 많은 기대를 갖게 하여준다.
▼ 정령치 표지석
▼ 정령치 휴게소 화장실 뒷편에 있는 샘터
정령치 휴게소 마당가의 벤치에 배낭을 내려놓고 아침식사를 하면서 약 40분간 휴식을 함께 하고 08:15경 정령치
를 출발한다. 정령치에서 아침 식사와 휴식을 하는 동안 관광버스 4대가 계속하여 휴게소 주차장으로 들어와 산
행객들을 내려 놓는데, 이 사람들과 덕두산을 지나 구인월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동행하게 된다.
아침식사 직후에 큰고리봉까지 된비알을 올려치려니 힘이 든다. 큰고리봉에 올라서니 만개한 철쭉 두그루가 반겨 준다. 08:42 큰고리봉에 도착한다.
▼ 큰고리봉의 만개한 철쭉 두그루
▼ 큰고리봉(1305)에는 정상 표지석이 없고, 이정표가 표지석을 대신한다.
▼ 큰고리봉에서 되돌아본 만복대
큰고리봉에서 고기리 쪽으로 휘어지는 백두대간길과 작별을 하고 서북릉 방면으로 향한다.
▼ 가야 할 바래봉 방면의 서북릉
▼ 수거해가지 않아 산을 오염시키고 있는 산악회 길안내 유도표지가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
▼ 바위 위에 자라난 생명력이 끈질긴 소나무
햇살이 따가워지니 더운 날씨에 산행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차츰 힘들어지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겨 능선길을
오르내리기가 괴롭긴 하지만 산길따라 피어있는 기화요초가 눈을 즐겁게 하니 마음은 포근해진다. 이런 맛에
이처럼 힘든 고행길도 즐거운 것이리라. 한걸음 두걸음 앞으로 내딛다보니 10:28 세걸산에 도착한다.
▼ 세걸산(1162) 정상에도 표지석이 없고, 이정표가 대신하고 있다.
▼ 세걸산에서 되돌아본 만복대
▼ 만복대와 모습이 비슷한 종석대 (능선 좌우의 기울기가 같다면 혼동하기 십상이겠다.)
▼ 세걸산에서 바라본 반야봉
▼ 세걸산에서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천왕봉과 그 왼쪽의 중봉
▼ 가야 할 서북릉과 바래봉
▼ 세걸산 정상에 설치된 바래봉 방면 산행 안내간판
▼ 세걸산을 출발하여 진행하는 길가의 야생화
▼ 11:00 세동치 도착
▼ 갈림길마다 산악회에서 산길을 오염시킨 유도표지가 즐비하다.
▼ 11:49 부운치 도착
▼ 부운치 갈림길에도 산악회의 오염행위는 예외가 아니다.
▼ 이것도 부운치에 팽개쳐진 쓰레기
부운치에서 가까이 솟은 1122. 8봉에 올라서면 이곳에서부터 팔랑치까지 전개되는 철쭉 군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철쭉꽃은 화려하게 만발하였지만, 구름이 낀 흐린 날씨에 대기중에 개스가 많아 사진이 제대로 찍혀지지 않는다.
광선이 부족하면 카메라의 셔터속도가 느려져서 손떨림도 일어날뿐 아니라 피사계의 심도가 엷어져 사진이 잘
안찍힌다. 땡볕이 내리쬐는 맑은 날씨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
▼ 부운치에서 약 9분정도 오르면 삼각점만 설치된 1122. 8봉 (여기서부터 바래봉 철쭉의 장관이 보인다.)
▼ 1122. 8봉을 넘어서자 조망되는 철쭉군락
▼ 가야 할 바래봉
▼ 길가의 야생화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2)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3)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4)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5)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6) (오늘 구경한 철쭉 중에서 가장 색깔이 화려했는데 손떨림이 일어났다. 아쉽다.)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7)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8)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9)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0)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1)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2)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3)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4)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5)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6)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7)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8)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19)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20)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21)
▼ 12:40 팔랑치에 도착하다.(팔랑치의 이정표)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22)
▼ 바래봉의 만개한 철쭉(23)
팔랑치를 지나면서부터 철쭉은 어쩌다 한 그루씩 보이고 군락지는 끝이 난다. 바래봉을 향하다가 후미진 장소가
보이기에 앉아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바래봉을 향하니 운봉으로 내려가는 임도가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정표
가 나타난다. 여기서 바래봉으로 직진하는 능선은 경사가 급해서 토양 유실을 방지하려는지 통행이 금지되어있
고 동쪽 사면으로 방향을 틀어 경사가 완만한쪽으로 길을 돌려놓았다.
그러나 통행을 금지시켜놓은 곳으로 하산하는 사람들이 종종 나타나서 사람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허용된 길을 따라 바래봉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물이 잘 나오는 샘터를 만나 목을 축이고 물병
에 물을 보충한다.
13:45 바래봉 정상에 올라선다.
▼ 운봉 삼거리의 이정표
▼ 바래봉 250m 직전의 이정표
▼ 바래봉(1165) 정상 표지목
▼ 바래봉에서 내려다 본 지나온 능선
▼ 바래봉 정상의 이정표 (월평마을은 덕두산 방면으로 가는 길이다.)
▼ 덕두산을 향하면서 뒤돌아본 바래봉
▼ 바래봉 바로 아래 비탈에 피어난 철쭉
13:55 바래봉을 출발하여 덕두산으로 향한다. 바래봉에서 덕두산으로 가는 길은 낮으막한 봉우리를 3~4차례 힘겹게 넘어서야 도착하게 된다. 성삼재에서 산행을 시작한지 10시간째 되어 산행 끝물이어서인지 많이 지친 상태에서 덕두산을 향하여 걸으니, 힘이 드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길 상태가 부드러운 흙길이다.
이 구간부터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세운 이정표와 남원시에서 세운 이정표가 혼재하여 있는데, 지나고 나서판단해보니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세운 이정표의 거리 표시가 잘못 기재되어 있음을 느낀다. 남원시에서 세운이정표가 정확하다.
▼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세운 덕두산 정상의 이정표 (바래봉 1. 4Km, 구인월 2. 4Km는 잘못 표시된 것이다.)
▼ 덕두산 근처도 산악회에서 오염시킨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다.
▼ 14:33 덕두산(1148. 9) 정상 도착 (지도와 다르게 산 이름은 '덕두봉', 높이는 1150m로 오기되어 있다.)
▼ 덕두산 정상의 심하게 마모된 삼각점
▼ 남원시에서 세운 덕두산 정상의 이정표 (이 이정표상의 거리가 맞게 기록된 것이다.)
14:35경에 덕두산을 출발하여 약 5분가량 진행하니 구인월마을과 흥부골 휴양림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우측의 구인월마을로 방향을 잡아 하산을 하는데, 경사가 급하여 험한 구간에는 둥근 나무토막으로 계단을 설치
해 놓아서 편하게 하산을 한다. 몇차례 나타나는 신뢰할수 있는 남원시의 이정표를 보면서 구인월마을로 하산을
한다.
▼ 남원시에서 세운 흥부골휴양림과 구인월마을이 갈라지는 삼거리의 이정표
▼ 경사가 급한 구간마다 남원시에서 설치해 놓은 계단
▼ 남원시에서 세운 신뢰할 수 있는 이정표 (덕두산과 구인월마을 중간지점)
▼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세운 엉터리 이정표
덕두산에서 구인월마을쪽으로 뻗어내린 능선을 따라 하산을 하다가 구인월마을 1. 1Km를 가리키는 이정표 앞
에서 능선을 버리고 좌측 사면으로 내려서서 한참 진행하니 구인월마을 0. 5Km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그곳부터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시작되므로 사실상의 하산이 끝나는 지점이 된다.
▼ 능선길을 버리고 좌측 비탈로 내려서는 지점의 이정표
▼ 위 이정표 밑에 버려진 산악회의 쓰레기
▼ 사실상의 하산이 끝나는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시작되는 지점의 이정표
▼ 위 이정표 옆의 산행로 안내 간판
15:50 성삼재를 출발한지 11시간 40분만에 하산을 끝내고 구인월마을을 통과하여 약 10분 정도 걸으니 인월면 소
재지 도로변에 남원역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출발 직전이다. 급하게 시내버스에 올라 요금 3,000원을 지불하고 자
리에 앉아 끄덕끄덕 졸면서 가다가 종점 남원역에서 내려 대합실 매표소에 가니 17:00 이다.
수원행 열차를 확인하니 17:10차는 좌석이 없고, 17:47차가 좌석이있어 승차권(18,600원) 1매를 구입한 다음 화
장실에 들어가 세수하고 손발을 닦고 하니 어느덧 열차가 도착하여 승차하고 귀가길에 오른다.
오늘의 철쭉산행은 날씨가 흐리고 개스가 끼었던게 흠이지만 만개한 철쭉을 실컷 감상한 하루였다.
▼ 오늘 나를 운송하여 준 열차 승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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