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44년 5월 27일 밤 지리산을 가기 위하여 수원역에서 23:15 전라선 열차에 승차한다.(20,000원)
4시간 정도 열차를 타는데 잠이 오지 않아 한숨도 못잤다. 그리고 이튿날 새벽 5월 28일 03:18에 구례구역
에서 하차하여 대기중인 시내버스에 뛰어가 승차한다.(1,100원)
뛰어가지 않으면 좌석이 없음은 물론 입석도 못타게 되니 뛰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도 시내버스에 승차하
지 못한 산행객들이 몇십명은 되는 것 같다.
이 시내버스는 구례 터미널에서 04:00에 성삼재를 향하여 출발하는 차인데, 새벽 이 시간에 한하여 구례구
역에 03:00경에 나와 대기하다 성삼재를 오르려고 열차에서 하차하는 승객들을 태워 구례 터미널까지 일
단 갔다가 30여분을 기다린 다음 04:00이 되면 화엄사를 경유하여 성삼재로 간다.
04:40경에 시내버스는 성삼재에 도착하여 하차하는 승객들로부터 요금을 받는다.(4,000원)
버스에서 하차하니 바람이 불고 추워서 성삼재 휴게소 불빛 아래로 가서 배낭에서 외투를 꺼내어 입으니 덜
춥다. 간단히 옷깃을 여미고 신발끈을 조인 다음 05:00에 노고단 방면으로 고독한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의 산행은 내가 과거에 8차례나 당일치기로 행하였던 성삼재 → 천왕봉 간의 종주로를 따라서 그간 3
년여의 투병생활 끝에 체력이 어느정도 회복되었는지 측정을 해보기 위한 주능선 종주이다.
그래서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천왕봉 방면으로 가보는데까지 가보기로 하고 나서는 길이다.
그런데 열차를 타고 오는 밤 사이에 잠을 못잤고, 그 이전에도 낮잠이라도 못잤기 때문에 산행 시작부터 졸
음이 몰려와 걸음걸이가 힘이 든다. 그래서 산행이 진도가 도대체 나가지지를 않는다.
▼ 05:00 성삼재 휴게소에서 노고단을 향하여 출발하다.(성삼재 휴게소 앞에서...)
노고단 대피소에 05:40에 도착한다.
잠이 부족해서인지 전에 종주시에는 20분밖에 안걸렸는데 이번에는 40분이나 걸렸다. 힘들다.
▼ 05:40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니 날이 훤히 밝았다.
▼ 05:50 노고단고개 도착
▼ 노고단 정상은 엷은 구름으로 뒤덮였다.
▼ 노고단 고개의 이정표
▼ 반야봉에도 구름이 덮였다.
▼ 노고단고개에서 내려다 보는 심원계곡의 운해
▼ 돼지령에서 보이는 노고단 남쪽 구례 방면의 운해가 더 장관이다.
▼ 운해
▼ 뒤돌아 본 노고단이 구름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 돼지령에서 바라본 운해
▼ 07:00 임걸샘 도착(종전에 1시간 15분 걸린 거리를 2시간이나 걸렸다.)
▼ 08:00 삼도봉 도착 (종전에 2시간 걸린 거리를 오늘은 3시간이나 걸렸다.)
▼ 삼도봉에서 내려다 본 피아골 계곡의 운해
▼ 멀리 광양 백운산이 가물가물 보인다.
▼ 08:40 화개재 도착 (종전에 2시간 15분 걸린 거리를 무려 3시간 40분이나 걸렸다.)
▼ 화개재의 풍경
▼ 화개재에서 토끼봉을 향하는 길에...
▼ 11:00 연하천 대피소 도착 (종전에 4시간 걸린 거리를 6시간이나 걸렸다.)
▼ 깨끗하게 신축한 연하천 대피소의 화장실
▼ 연하천 대피소 주변의 야생화
▼ 연하천 대피소의 이정표
▼ 가까이 다가서서 본 야생화
▼ 더 까까이에서 본 야생화
▼ 연하천에서 벽소령 대피소 가는 길 중간의 빌딩만한 바위(암벽의 돌이 떨어질까 무서운 곳이다.)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니 13:00이 되었다. 종전에는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5시간 반이면 벽소령에 도착했
는데 오늘은 8시간이나 걸렸다. 그리고 연하천에서 벽소령 간의 산길이 전에는 그리 힘들지 않았는데 오늘
은 무던히도 힘들고 졸립다.
도저히 졸려서 더 이상 진행을 할 수가 없다. 앞으로도 세석 대피소까지 오르내림이 몇 차례나 반복될 터인
데 이렇게 졸려서야... 여기서 음정으로 하산할까, 의신으로 하산할까 망설이다가 의신으로 하산하기로 결
정을 하고 잠시 쉰다. 그리고 곧 이어 하산을 시작한다.
▼ 13:00 벽소령 대피소 도착 (종전에 성삼재에서 5시간 30분 걸린 거리를 8시간이나 걸렸다.)
▼ 벽소령의 이정표(성삼재 - 노고단 간 약 3Km + 14.1Km = 약 17Km를 걸어왔다.)
▼ 의신 방향 이정표 (6.8Km 남은 하산길이다. 지금까지 걸은 거리와 합하면 오늘 약 24Km를 걷게 된다.)
▼ 하산길에 자주 보이는 곰 출현 주의 현수막
▼ 하산길의 이정표에 가끔씩 탈진, 심장마비 다발구간 경고문이 붙어있다.
▼ 하산길의 야생화
▼ 하산길의 야생화와 나비
▼ 의신계곡의 풍경
▼ 의신계곡의 풍경
▼ 의신계곡의 풍경
의신 마을 버스 종점에서 하산을 마치니 16:00이 되었다.
종점 가게에 들어가 캔맥주 1개(2,000원)를 사서 갈증을 달래며 시내버스 시각표를 보니 한시간 후인 17:00
에 화개를 거쳐 하동으로 가는 버스가 들어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화개에서 구례로 가는 버스시각은 16:50으로 되어 있어 서로 어긋나는 시각이다.
가게 유리창에 붙은 택시 홍보용 스티커에 인쇄되어 있는 화개 개인택시(010-3865-9600)를 호출하여 승차
하여 화개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16:40이다.(택시비 16,000원)
매표창구에서 16:50 구례행 버스표(1,700원)를 1장 사서 기다리니 버스는 연착하여 17:10경에야 들어와 승
차하고 구례 터미널로 간다. 17:40경에 구례 터미널에 하차하여 구례구역으로 나가는 시내버스를 한참 기
다렸다가 승차(1,100원)하니 구례구역에 18:05경에 도착한다.
구례구역으로 들어가 19:15에 출발하는 새마을호 일반실 승차권 1매(30,300원)를 구입한 다음에 역 밖으
로 나가 길건너 식당에 들어가 백반을 시켜 이른 저녁식사를 한다.(5,000원) 식사를 마치고 다시 역 대합실
로 들어가 화장실에서 세수를 한다. 오늘은 기온이 별로 높지 않은데다가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별로 땀을
흘리지 않아 세수만 해도 되었다.
대합실 의자에 앉아 열차를 기다리면서 오늘 산행에 대하여 되돌아보니, 이제 세월이 흘러 기력이 다소 쇠
퇴해진데다가, 종전에는 철도청(철도공사의 전신)에서 침대차를 운영하여 침대차에서 서너시간이라도 잠
을 푹 자다가 구례구역에서 하차하여 산행을 하면 도중에 졸립지도 않고 체력 저하 현상도 없었는데, 97
년도 외환위기 이후 침대차 이용 승객이 없어 폐지되고 난 뒤로 일반 좌석에 앉아 있으면 잠이 들지 못해
산행에 나섰다 하면 졸립기만 해서 진도가 나가지를 않았다.
더군다나 노년기 퇴행성 뇌질환으로 3년여의 투병생활을 한 뒤끝이어서 15년 전에 5시간 30분 걸렸던 거
리를 무려 8시간이나 소모하게 된 것이다. 이제 나의 건강 회복의 정도와 주력과 페이스를 알 수 있는 오
늘의 산행을 통하여 이를 참고자료로 삼고 앞으로의 산행을 하여야 하겠다.
평균 주력은 한 시간에 2 Km 정도, 산행 시작부터 하산 종료까지의 시간은 하루 12시간 이내, 하루 걷는 거
리는 20~25 Km 이내로 제한하여 조심스럽게 산행을 해야 할 것 같다.
이윽고 19:15 열차가 들어와 승차하여 자리에 앉자마자 나른한 잠에 취하여 꿈결속에 귀가길에 오른다.
▼ 오늘 나를 구례구역까지 왕복시켜준 열차 승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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