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사람의 소원 (三者所願)
세 소년이 이야기 하던 중 각자의 소원을 서로 물었다.
한 소년이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후생(後生)에 명창(名唱)으로 태어나, 위로는 정승판서로부터 밑으로는 시정아치에 이르기까지 애간장을 녹여 내 손안에 놀게 하고, 사치와 행락을 마음대로 하여 이름을 일국(一國)에 날린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다."
또 한 소년이 말하였다.
"나는 후생에 바라기를 솔개가 되어 푸른 하늘을 높이 날며 사방을 유람하고, 혹시 명가(名家)의 예쁜 여종이 고기 광우리를 이고 오는 것을 보면 가볍게 날아 내려가서 그 고기를 가로채어 다시 높이 날고 싶다. 그러면 그 예쁜 여종이 크게 놀라 어머니를 부르다가 나를 우럴어보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것을 본다면 얼마나 통쾌하겠는가 ?"
그러자 남은 한 소년이 말하였다.
"나는 후생에 돼지가 되고자 한다."
고 하자 두 소년이 웃으며,
"이건 정말 별다른 소원이다. 그 이유는 뭐냐 ?"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 소년이,
"돼지새끼는 태어난지 불과 대여섯달이면 충분히 색(色)을 알게 되기 때문에 그것이 소원이다."
하고 말하니 함께 듣고 있던 소년들이 크게 웃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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