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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기

◎백두대간 종주기[제5회](상)<덕산재 - 우두령>

by 박달령 2007. 10. 15.

◎ 백두대간 종주기 [제5회] (상)


◇ 제5회 총 산행 기간 :  단기 4334. 10. 15.(월) - 10. 17.(수)  3일간
◇ 제5회 총 산행 구간 :  덕산재 → 갈현(샛재)
◇ 배낭 중량 :  약 12 Kg

 

◇ 산행지로 출발

○ 단기 4334년(2001) 10월 14일 (일)

15 : 18  수원역에서 무궁화호 일반실 승차 → 17 : 10 영동역 도착(5,900원)
영동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저녁식사 (3,500원)


영동 터미널에서 18 : 55 무주 구천동행 버스 승차 → 19 : 15 전북 무주군 설천면 도착

설천면 소재 "서린여관" 숙박 (여관비 20,000원).


방마다 욕실만 있고 화장실은 없다. 화장실은 마당에 별도로 있고 지은지 오래된 건물로서 시설이 무척

열악하다.


가게에 나가 초콜렛 2개(2,000원) 참치캔 3개(3,900원) 계란 1개 구입

 

21 : 00 취침

 

◇ 산행


○ 단기 4334년(2001) 10월 15일 (월) 맑음. (제10일) - 금일 산행 구간 : 덕산재 → 우두령

 

04 : 00  기상. 
면도. 세수.  여관방에서 라면 1, 누룽지 약간, 계란 1개 등을 같이 끓여 참치캔 1개와 함께 소주 반주하

여 아침식사 후 식수를 준비하다.

 

05 : 30  설천면 출발
지난번 상오정 마을에서 불러 탔던 개인택시(011 - 326 - 8119)를 호출 하였더니 아직 일어나지 않았

다고 하며 다른 택시 전화번호를 일러주어 호출하였더니 회사택시가 와서 타고서 덕산재로 향하다.


시골 개인택시들은 이른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앞으로 새벽에는

회사택시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아침 06 : 30 쯤에 호출하는 길 밖에 없겠다.

 

택기 기사에게 지도에 표시된 덕산재의 쌍방울주유소에 대하여 물어보았더니, 주유소를 지어놓고 장사

가 안되어 얼마 되지 않아 주유소는 폐업을 하고  매점만 운영하다가 그마저 장사가 안되어 문을  닫아

폐가가 되었다 한다.  교통량이 별로 없는 도로상에 주유소를 세워서 그렇다 한다.

 

06 : 00  덕산재 도착.  (택시비 15,000원)
택시에서 내리니 갑자기 대변이 마려워 주유소 건물을 살피니 출입문은 모두 못질을 하여 열리지 않는다.  건물 뒤로 돌아가니 후미진 곳에 이미 다른 사람들이 볼일을 본 흔적들이 많이 눈에 띈다. 적당한 곳에서

일을 보다.

 

폐가가 된 쌍방울주유소 건물이 을씨년스럽다.  주유소 이름부터가 이미 망하여 없어질 운명을 처음부터

암시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남자가 사업이 망하여 알거지가 되었을 때에  흔히들 하는

말이 "불알 두 쪽만 남았다." 라고 하는데 "쌍방울"이란 "불알 두 쪽"을 빗대어 말하는 은어이기도 하니까

주유소를 지을 때부터 이미 망해서 불알 두 쪽만 남을 것을 암시하는 "쌍방울주유소"라는 불길한 이름을

지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여 본다.  주유소 하나 세우려면 수억원의 돈이 들었을 터인데 누군지 정

말 복장이 터졌겠다.

 

06 : 10  덕산재 출발
밤사이에 산들바람이 불었는지 나뭇잎과 풀잎에 이슬이 전혀 맺혀있지 않아서 옷과 신발이 젖지 않아 이

른 아침부터 모처럼 쾌적하게 걸어 간다.
부항령까지 간간이 잡목과 억새가 저항하나 비교적 순탄한 길이다.

 

08 : 15  농로인지 임도인지 구분이 잘 안되는 부항령으로 보이는 길에 도착.
김천쪽 농로 끝 300여미터 지점 산비탈에 팔각정 정자가 보이고 그 밑으로 지도에 없는 2차선 아스팔

트 포장도로가 보인다.  그리고 도로는 부항령 아래로 터널을 뚫어 개설하여 놓은 것도 보인다.

 

덕산재로 오를 때 도중에 보이던 도로표지판 이정표에 "부항"이라고 쓰여있고,  이쪽으로 갈라지는 삼

거리에서 이 대간 밑으로 터널을 뚫어 새로 낸 도로 같다. 부항령 산길에서 동쪽 팔각정으로 가는 길이

나 있는 것이 보인다.  만약 종주 도중 이곳에서 대간 일정을 끊는다면 팔각정 정자에 내려서서 무풍이

설천 택시를 호출하여도 되겠다.


계속 진행하니 간간이 잡목과 억새의 저항이 있다.  어제 밤 지도를 꺼내 놓고 예습을 하여보니 덕산재

에서 우두령까지는 거리는 무척 먼데다가 중간탈출로는 내려갔다 다시 오르려면 너무 힘이 들어 하루

에 가야 할 길이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서둘러본다.


대간 능선을 횡단하는 황폐한 오프로드 길을 지나 한참 진행하니 삼도봉 직전 사거리 안부가 나온다.

 

12 : 00  삼도봉 도착.
덕산재에서 이곳까지 험난한 구간은 없었다.
세 마리 용이 여의주를 받쳐들고 있는 정상탑 좌측 능선으로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 등이 뚜렷하게

보인다.

 

민주지산은 몇 년 전에 처와 함께 설천면 쪽에서 올라 물한리로 하산하였던 산이다.  우측의 나무계단

으로 된 내리막길을 내려서다.

 

12 : 20  물한리와 해인리로 갈라지는 사거리 안부 도착. 물한리쪽으로 가까운 거리에 샘물이 있다는

글을 읽은 일이 생각나서 물한리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에게 물으니 가까운데 식수는 없다고 한다.


간식용 젤리와, 참치캔 1개, 소주 등으로 점심을 때우고 있는데 지나가던 등산객 몇 명이 내 옆에 자리

를 잡고 음식을 먹는다.  백두대간을 단독종주 중이라 하니 모두 놀란다. 곧 일어나 우두령으로 향하다.

 

밀목재로 생각되는 안부를 지나 산봉우리로 올라서면서 좌측을 보니 저 멀리 민주지산 정상에서 북쪽

으로 약 300 - 400여미터 지점으로 짐작되는 능선에서 검은 연기가 굵게 피어오르고 있다.  대간능선

을  따라 가면서 수시로 20여분동안이나 관찰하여 보았으나 연기는 계속 피어오르고 있다. 


혹시나 하여 휴대전화를 꺼내어 119를 호출하니 소방서라 한다.

 

그래서 백두대간 종주자임과 현재의 위치를 말한 후에  민주지산쪽 연기에 대한 상황설명을 하였더니

그 지점이 어느 곳인지 되묻기에 충북 영동군인 것 같다 하니 김천소방서라 한다.  나는 영동소방서를

호출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갈 길도 바쁘니 김천소방서에서 연락을 좀 하여주면 좋겠다고 말하니 그렇

게 하겠다고 대답한다.  통화를 끝내고 다시 길을 재촉하다.  충북과 경북의 경계선상에서 119를 호출

하였는데 왜 김천소방서만 나오는지 모르겠다.

 

15 : 30  1,175봉 도착.
잠시 휴식 후 밧줄도 설치되지 않은 급경사(거의 직벽)의 위험한 내리막 암벽 약 10여미터를 조심하여

내려서니 다시 길은 좋아진다.

밧줄이 있었더라면 후답자들을 위하여 이곳에 매듭을 묶어 걸어두고 가고싶은 생각이 일어나는 곳이다.

 

16 : 20  화주봉 도착.
영동의 친지 한명섭에게 전화하니 저녁 친목회 관계로 차량지원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우두

령으로 그냥 내려가다.

 

17 : 30  우두령 도착
휴대전화 불통지역이라 택시 호출에 실패하다.
너무 먼길을 걸어와 피로하여 휴대전화가 될만한 높은 능선까지 되돌아 갈 수도 없다. 차라리 흥덕마을

로 걸어가는 것이 낳을 것 같다.


흥덕마을까지 약 4Km 아스팔트 포장길을 걸어가는데 길바닥이 딱딱하여 산길을 걷기보다 몇 배는 힘이

드는 것 같다.


오늘은 너무 먼 길을 걸어서 땀을 많이 흘려 항문과 사타구니가 헐었는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쓰라리

다.  약 1. 5Km 정도 내려오니 길 오른쪽에 "경부고속철도 토사 하치장" 이라는 간판이 붙어있고 산 비

탈의 수십만 평은 됨직한 곳에 10여대의 덤프트럭이 들락거리며 부지런히 흙을 실어 나르고 있는 것이

고속철도 공사 중 발생한 토사를 이곳에 갖다 버리는 모양이다.
이래저래 수려한 경개를 자랑하는 아까운 산림만 파괴된다.

 

18 : 15  흥덕마을(충북 영동군 상촌면 흥덕리) 입구 도착.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물으니 이곳에서 기다리면 18 : 30에 영동행 농어촌버스 막차가 흥덕마을에서 나

온다 한다.  등산지도에 빨강색으로 버스 그림이 표시된 지점이다.  조금 있으니 농어촌버스가 흥덕마을

로 들어간다.  길가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다.

 

18 : 30  농어촌버스에 승차 후 황간까지의 버스요금 1,450원을 내고 자리에 앉다.

 

18 : 40 상촌면 소재지 임산리 도착.  버스는 너무 일찍 도착하여 10분 후에 출발한다기에 잠시 내려 가

게에서 캔맥주를 사 마시며 물어보니 임산리에는 여관은 없고 여인숙만 있다 한다. 개인택시도 한대 있

기는 하나, 엊그제의 경험으로 미루어 시골일수록 택시 기사들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를 꺼려할 것 같

아 황간까지 가기로 결정하고 다시 버스에 승차하다.  걸을 때마다 항문과 사타구니는 계속 쓰라리다.

 

19 : 10  황간 도착.
시골이라 약국은 없고 "약방"만 있다.  유아용 땀띠분 1갑(4,000원)을 구입하다.
터미널 옆 식당에서 모처럼 내가 좋아하는 보신탕(7,000원)에 소주 1병(2,000원)을 반주하여 저녁식사

를 마치다.  보신탕 맛이 괜찮다.

 

터미널에 알아보니 내일 아침 흥덕마을로 가는 첫차는 07 : 10에 있다  한다.

청수장여관을 갔으나, 방이 없다하여 그 옆집 여인숙에 숙소를 정하다. (숙박비 10,000원)  방에 부속된

화장실은 있으나 샤워꼭지가 없어 바가지로 물을 퍼서 끼얹으며 목욕을 하다.

 

목욕 후 양말과 런닝셔츠, 팬티 등을 빨아 방바닥에 널고서, 사타구니와 항문 헐은 곳에 유아용 땀띠분을

두둑하게 바르니 시원하고 개운하다.

 

21 : 00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