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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기

◎백두대간 종주기[제4회](중)<백암봉 - 삼봉산>

by 박달령 2007. 10. 16.

◎ 백두대간 종주기 [제4회] (중)


○ 단기 4334년(2001) 10월 12일 (금) 흐리다가 09 : 00 경 맑아짐 (제 8일)
- 금일 산행 구간 : 향적봉 산장 → 백암봉 → 삼봉산 → 상오정 마을(길 잘못들은 곳)

 

04 : 20  기상.
세수와 면도 후 라면 끓여 집에서 가져온 인절미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식수를 준비하다.  향적봉 산

장은 식수가 항상 풍부하다.

 

06 : 50  향적봉(1614)에 오르니 안개구름이 자욱하여 20여미터 앞도 안보인다.
다시 산장으로 내려와 백암봉으로 출발하니 잡목과 풀에 이슬이 맺혀 옷이 젖고, 추워져서 외투를 꺼내

입고서 이슬받이 비닐 앞치마를 두른 후 다시 출발하다.

 

07 : 45  백암봉(1490) 도착.
땀이 나기 시작하여 외투를 벗어 배낭에 집어넣다.
대간길로 접어들어 한참 가니 길이 넓어지고 잡목과 억새의 저항이 없어 이슬받이 비닐 앞치마를 벗다.

 

10 : 10  지봉(1302. 2) 도착.
지봉 조금 지나 휴식 중 휴대전화를 꺼내 서울의 친지 윤용하에게 전화를 하여 덕유산 단풍이 절경이니

이번 휴일에 이곳으로 등산을 꼭  와보라고 하였더니 부럽다고 답한다.

 

11 : 25  대봉(1263) 도착
갈미봉 쪽으로 내려서는 급경사 내리막이 어제의 비로 미끄럽다.

 

11 : 55  갈미봉(1210. 5) 도착
1039. 3봉을 지나 빼재에 거의 다 왔을 무렵 길 좌측에서 꽃뱀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달아난다.

 

13 : 00  빼재 도착.
갑자기 나타나는 고개밑 20 - 30미터는 됨직한 절개지 절벽아래를 내려다 보자니 바지가랑이에 금방이

라도 오줌을 지릴 것 같다.


이곳은 분명 터널을 시공하였어야 하는 곳인데 절개지가 너무 깊다.
지금이라도 도로위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로 흙을 메워 대간 마루금을 연결시키는 공사를

반드시 하여야 할 곳이다.


대간의 맥을 끊어 동물 이동통로를 막아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이 절개지에서 길은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더니 임도가 나오고 좌회전 하여 고개마루에서 남쪽으로 약간

아래에 지은 팔각정 정자로 내려선다.

 

정자에서 더 남쪽 아래에 보이는 신풍령휴게소로 도로를 거치지 않고 가는 지름길이 보여 이 길로 휴게

소로 내려가다.  고개마루에 "빼재"를 한자로 표기하여 "수령(秀嶺)"이라고 쓴 커다란 돌 표지석이 보인

다.


모처럼 신풍령휴게소에서 점심을 사먹기 위하여 들어갔더니  오래전부터 장사가 안되어 식당은 폐업을

하고 수퍼마켓 수준의 가게만 하고 있었다.  넓은 식당은 테이블과 의자만 쓸쓸하게 가득 차 있다.


가게에서 소주 1병, 라면 2개 2,400원에 구입.
휴게소 넓은 마당 서쪽 끝의 약수터에 가서 라면 1개 끓여 인절미떡과 함께 소주 반주하여 점심식사 후

식수를 보충하다.

 

휴게소에서 기르는 것으로 보이는 강아지 두 마리가 옆에 와서 나를 바라보고 서있기에 라면 가닥을 던

져주니 잘도 받아먹는다.


식사 끝날 무렵 50대 초반의 부부가 약수터로 온다.
등산을 좋아하는데, 얼마전 등산 중 발목이 삐어 치료중이라 요즘은 등산을 못한다고 한다.  대간 종주

중이라 하니 부럽다 한다.

 

14 :10  빼재 출발.
길 건너 맞은편 대간 표지기가 걸려 있는 숲으로 올라서려다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조금

전 약수터에서 만난 부부가 승용  차를 몰고 가다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어 격려의 손짓을 보낸다.
나도 손을 흔들어 답례 후 출발하다.


수정봉 조금 지나 작은 봉우리 밑에서 휴식 중 60대 후반의 약초꾼 남자를 만나다.

소사고개까지 간다 하니 해지기 전에 도착할지 걱정한다.

 

16 : 20  삼봉산(1,254) 도착.

덕유삼봉산(德裕三峰山) 표지석이 서 있다.
정상을 지나서 암릉과 비박굴 좌측을 이리 저리 한참 오르내리며 진행하다가 암릉이 끝난 곳에서 북쪽

으로 능선길이 죽 뻗어 있다.

 

북쪽 능선길이 너무 좋아 잠시 잡념에 빠진 상태로 좌우를 살피지 않고 직진하여 조금 가니 능선을 따

라 내리막길이 시작되는데 실전백두 대간에 설명된 바와 같은 급경사 내리막 돌밭길이 아니고 완경사

다.


등산로는 양호한데 대간 표지기는 안보이고 어느 고등학교 수련회 표지기만 수시로 나타난다.  그래도

길이 좋으니까 선답자들이 대간 표 지기를 걸지 않고 진행하였으려니 믿고 그냥 내려가다.

한참 내려가니 넓은 고냉지 채소밭이 나온다. 이때까지도 소사고개 직전의 채소밭인줄 알고 있었다.

 

18 : 00  채소밭 가운데 큰 농가 건물이 있어 길을 물어보려고 찾아가니 사람이 없다.

집을 나와 다시 농로를 따라 내려가다 만나는 두 채의 농가에도 사람이 없어 또 한참 내려가다가 채소

밭에서 일하는 남자 3인 여자 1인 일행을 만나다. 그들에게 이곳이 경상도 땅인지 전라도 땅인지 물으

니 전라도 땅이라 한다.

 

소사고개는 경상도 땅인데 전라도땅이라는 대답을 들으니 아차 싶다.  다시 소사고개가 어디쯤인지 물

으니 잘못내려 왔다 한다.  농로를 따라가면 상오정 마을이 가깝단다.  퍼뜩 정신이 들어 배낭에서 지도

를 꺼내보니 등산지도상에 중간탈출로로 표시된 점선 길로 내려왔다.  난감하다.

아까 암릉이 끝난 지점에서 실수를 한 것이 분명해진다.

 

암릉 끝나는 지점에서 우회전하여 급경사 내리막에 붙은 대간 표지기를 따라가야 하는데 잡념에 빠져

실수로 못보고 지나친 것이다.


농사일 하는 분들 말이 대간 종주자들이 실수하여 가끔 이곳으로 하산을 한단다.  나 말고도 실수하는

종주자들이 더러 있었나 보다.

 

농사일 하는 이들 권유대로 그들의 봉고차를 타고 7 - 8분 걸려 비포장 농로를 따라 상오정 마을 포장

도로로 나오다.  빼재쪽 길인 37번 도로로 다시 나온 것이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오정가든 앞에서 하

차하니 황당하다.

 

길가의 가게 앞에서 설천면 개인택시를 063 - 114에 문의 호출하다.
- 전화번호 : 063 - 324 - 2389 (휴대전화 : 011 - 326 - 8119)
- 택시가 도착하여 설천 터미널로 향하다.

 

18 : 50  설천 터미널 도착 (택시비 15,000원)
오늘 길 잘못 든 구간을 내일 보충수업을 하려니 어처구니가 없다.
빼재에서 다시 출발하거나, 상오정마을로 가서 다시 오르려니 산행거리도 너무나 멀고, 그 곳까지 다시

가는 교통편도 마땅치 않다.

 

차라리 무풍으로 가서 자고 내일 아침 소사고개로 올라 어제 실수한 지점까지 역주행 하여 올라갔다가

다시 되짚어 내려오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임을 지도를 보고 판단 후 무풍 개인택시를 063 - 114

에 문의 호출하여 타고 가면서 무풍에 여관이 있는지 물어보니 여관은 없고 민박집이 한군데 있다하여

그곳으로 안내를 부탁하다.


- 택시 전화번호 : 063 - 324 - 2398 또는 4530, 011 - 655 - 4530 배일호씨

 

19 : 30  무풍면의 유일한 민박집 "신라가든" 도착. (택시비 10,000원)
소내장탕 6,000원, 소주 1병 2,000원으로 저녁식사. 숙박료 20,000원
주인아주머니 이야기가 이곳은 대간 종주자들 호텔이란다.

 

민박집이 웬 숙박료가 20,000원 씩이나 바가지를 씌우나 의아해 하면서 식사후 2층 방에 가니 시설이

장급 여관 수준에 손색없는 따뜻한 침대방이다.  화장실, 욕실도 따로 붙어있고, 단순한 민박집이 아니

다. 20,000원을 받을만한 시설이 충분히 되겠다. (신라가든 : 063 - 324 - 4809)

 

21 : 30  샤워 후 런닝셔츠, 팬티, 양말을 빨아 따뜻한 방바닥에 널어놓고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