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종주기 [제10회] (가)
◇ 제10회 총 산행 기간 : 단기 4334년(2001) 11월 8일 (목) - 11월 11일 (일) 4일간
◇ 제10회 총 산행 구간 : 하늘재 → 고치령
◇ 배낭 중량 : 약 12 Kg
◇ 산행지로 출발
○ 단기 4334년(2001) 11월 7일 (수)
17 : 30 수원 버스터미널에서 점촌행 버스 승차(문경까지 9,800원)
19 : 40 충주 버스터미널에서 문경의 "영 분식"(054 - 572 - 1950)에 전화하여 내일 아침 김밥 3인분의 재료를 준비하
여 달라고 부탁.
20 : 30 문경 버스터미널 도착
전에 "영 분식"에서 식사할 때에 수림파크 여관에서 바가지 쓴 일을 말하고 바가지 안 씌우는 여관을 물었을 때, 터미널
옆의 "동화장 여관"을 소개하여 준 것이 기억이 나서 동화장 여관을 들어가 숙소를 정하니 여관비 25,000원이라 한다.
60전후의 여관 주인에게 며칠 전에 수림파크에서 40,000원에 숙박을 한 일을 말하고 기가 막히다고 하자 주인의 말이 이
곳 문경에서 바가지 씌우는 여관이 두어군데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지난번 하룻밤만 자고 이곳을 떠났더라면 문경의
여관들은 바가지만 씌우더라고 사람들한테 이야기하였을 터인데 이번에 다시 와서 확인하게 되어 이제 오해가 풀렸다고
말하니 여관 주인도 기가 막혀 한다.
여관 주인의 말이 평일은 5,000원 할인하여 25,000원을 받고, 토요일 등 성수일에는 허가 받은 요금대로 30,000원을 받
는다 한다.
"영 분식"에서 백반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내일아침 김밥 3인분까지 합하여 12,500원 식대 선불
21 : 20 동화장 여관으로 돌아와 취침
◇ 산행
○ 단기 4334년(2001) 11월 8일 (목) 맑음. (제22일) - 금일 산행구간 : 하늘재 → 차갓재
05 : 00 기상
여관을 나와 터미널 옆을 지나니 택시 한대가 주차하여 기사는 졸고 있는데 번호를 보니 며칠 전 하늘재에서 나를 태워다
준 2214호이다.
05 : 30 "영 분식"에서 아침식사(5,000원) 후 수돗물로 식수를 준비하고 김밥 3인분을 찾아 배낭에 넣은 다음 버스터미널
로 향하여 가는데 택시가 한 대 마주 오는 것이 보여 세우니 개인택시다.
06 : 10 택시에 승차하여 문경 출발 하늘재로 향하다.
06 : 25 하늘재 도착 (택시비 13,000원 - 미터기 요금)
06 : 30 하늘재 출발
06 : 40 하늘샘 도착.
파이프 끝에서 떨어지는 샘물이어서 위생상태는 문제없겠다.
샘물 마신 후 양치질하고 급경사를 오르다가 "구름나그네" 표지기를 만나니 반갑다.
급경사를 올라 능선에 도착한 후 우회전하여 포암산 정상에 가까워지니 밧줄이 매달린 암릉이 나오고 암릉을 올라서니 정
상에 이른다.
07 : 40 포암산(961. 8) 도착
08 : 50 관음재 도착.
관음재를 조금 지나니 길에 한쪽은 검은 배낭천으로 한쪽은 망사로 제조된 조그마한 수저집이 떨어져 있다. 열어보니 수
저와 포크가 들어 있다. 길가에 벌 1마리가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날고 있다.
938. 3봉부터 1032봉까지는 암릉과 너덜이 수시로 나오고 밧줄 매달린 암벽도 한군데 있다.
11 : 00 장소 미상의 지점에서 김밥 1인분을 꺼내어 식사 후 11 : 20에 출발하는데 풀섶에서 주황색 바탕에 갈색 점박이
나비 1마리가 날아다니고 있다.
12 : 50 부리기재(900) 도착
"해발 900미터" 이정표에 포암산 6시간, 대미산 40분이라 쓰여 있다.
내가 포암산에서 여기까지 5시간 10분 걸렸으니 어지간히 맞아 떨어지는 이정표라 하겠다.
13 : 00 40대 중반쯤의 선발 종주객 남자가 배낭을 안 멘 차림으로 맞은 편에서 걸어온다. 인사 나누니 혹시 오는 길에 카
메라를 주웠는지 묻는다. 카메라는 모르겠고, 수저집은 하나 주웠다고 꺼내 주니 자기 것이 맞는다 한다.
다시 카메라를 찾아 1,032봉까지 갔다 오겠다 한다. 배낭은 대미산 정상에 벗어놓고 오는 길이라 한다.
13 : 30 대미산(1115) 도착.
부리기재에서 그곳의 이정표대로 정확하게 40분 걸렸다.
카메라 찾으러 간 남자의 배낭이 정상에 덩그렇게 놓여있다.
휴식하며 정상주로 소주 한잔.
13 : 50 대미산 출발
북진하여 조금 가니 길 우측 나뭇가지에 플래스틱 댓병이 꽂혀있고 이 댓병에 매직펜으로 "눈물샘"이라 쓰고 화살표를 그
려 놓았다.
새목재를 지나 첫 봉우리(826. 4)에 올라서니 멀리 송전철탑이 보인다.
송전철탑 아래가 차갓재인 것 같다. 차갓재가 보이기 시작하니 조급한 마음이 없어지고 쉬엄쉬엄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새목재에서 차갓재 까지는 길이 순탄한 편이다.
16 : 25 차갓재(760) 도착
이제 꼭 백두대간 남한구간 절반을 왔다.
시작이 반이니 지리산 새재마을을 출발하는 순간 절반이고, 이제 또 반을 왔으니 백두대간 종주는 마친 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는 덤으로 걷는 기분이다.
이정표에 해발 760미터, 대미산 4시간, 황장산 1시간 40분이라 쓰여있다. 내가 대미산에서 여기까지 2시간 35분이 걸렸
으니 이곳 이정표는 잘못 된 것 같다.
앞에 보이는 작은 봉우리를 넘어 작은차갓재로 가려고 몇 걸음 가는데 우측에서 사람소리가 들려 30여 미터 길을 벗어나
가보니 군인들이 텐트를 치고 훈련을 나와 있다. 두 사람이다. 지도를 보여주며 작은차갓재에서 안생달마을로 하산하는
길이 있는지 물으니 경사가 급할 테니 이곳 차갓재에서 하산하라 권한다.
16 : 40 차갓재에서 15분쯤 걸어 내려오니 조립식 건물 양조장이 나타난다.
그곳에 있는 50대 중반의 남자에게 민박집을 물으니 자기 집에서 민박을 한다며 집안으로 안내한다. (민박비 15,000원)
토속주(土俗酒)인 청주 "한백주" 양조장을 하는 집이다.
13도짜리 900 ml 한백주 한 병을 4,000원에 구입하다.
민박하는 방은 양조장 옆의 옛날 초가지붕을 벗겨내고 스레트를 덮어 지붕개량을 한 전형적인 시골 고가(古家) 안방 옆의
건넌방이다.
배낭을 들여놓기 위해 방안으로 들어가다가 문지방에 박치기를 하니 머리가 얼얼하고 별이 번쩍 한다. 문이 높은 양옥집
에서 뻣뻣이 선채로 출입을 하던 습관으로 문지방이 낮은 시골 방을 들어가다 박치기를 한 것이다. 조심해야겠다고 속으
로 다짐한다.
더운물 나오는 샤워시설은 없고, 양조장 안의 더운물 나오는 수도에서 발 닦고, 세수하다.
마을에 가게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방을 나서다가 깜박 잊고 두번째로 문지방에 박치기를 하니 이번에는 써치라이트 불빛
이 번쩍 한다. 정말 조심해야겠다고 또 다짐을 한다.
민박집을 나와서 포장길 따라 200여 미터 내려가니 길 우측에 새로 신축한 듯한 절이 있다. 절을 지나 조금 내려가니 포
크레인 작업을 끝내고 길가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남자들에게 마을에 가게가 있는지 물어보니, 가게는 없고 자기 집에
서 소주만 판다고 한 남자가 말한다.
그 남자를 따라 다시 올라오니 절 맞은편 개울 건너 집인데 아주머니가 소주를 꺼내 준다. 2홉들이 한 병에 1,500원씩이
다. 민박은 정하였는지 물어보므로 양조장집에 정하였다고 대답하니 자기 집에서도 민박을 한다며 아쉬운 듯한 눈치였다.
아마 이 마을 여러 집이 대간 종주객을 상대로 민박을 하는 모양이다. 조심하여 방으로 들어가면서 이번에는 문지방에 박
치기를 피하였다. 라면 1개 끓여 아침에 샀던 김밥 1인분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다.
이른 저녁을 먹고 두어 시간 자고 나니 다시 출출하여져 이 집에서 산 한백주를 따서 황태채를 배낭에서 꺼내 안주로 하여
마시다.
한참 술을 마시고 나서 소변이 마려워 무심코 방문을 나서다 문지방에 다시 세번째 박치기를 하니 이번에는 눈에서 산소용
접기 불빛 같은게 파악 터진다.
욕이 절로 나온다. (구구단 2단 끝줄...<2 × 9 = 18>)
인터넷에다 차갓재 양조장민박집 박치기 공습경보를 발령하여야겠다.
21 : 00 밖에 나가 소변을 보고 들어오려는데 산에서 어떤 남자가 경상도 말씨로 민박집이 어디인지 묻는다. 이 집에서
민박을 한다고 내가 말하니 산에서 전화로 절 앞에 있는 집에 예약을 하였다 한다.
조금 더 내려가면 길가에 절이 있다고 말하고, 혹시 낮에 대미산에 배낭 벗어놓고 카메라 찾으러 가신 분 아니냐고 물으니
맞다 한다. 카메라는 낙엽 속에 모서리만 약간 보이는 것을 고생 끝에 간신히 찾았다며, 카메라만 안 잃었더라면 지금쯤
저수재까지 당도하였을 거라면서 아쉬워한다.
언제부터인가 쉬었던 자리에서 출발 전에는 배낭의 결박상태, 호주머니 간수상태를 세밀히 확인한 후 배낭을 짊어지고 나
서 다시 주변 땅바닥과 나뭇가지를 차근차근 살핀 후에 분실물이 없음을 재확인 후 출발하는 것이 이제는 습관화 되어있
는데, 이 종주객은 이러한 습관이 아직 몸에 배지 않았나 보다.
22 : 00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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