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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기

◎백두대간 종주기[제10회](다)<저수재 - 죽령>

by 박달령 2007. 10. 12.

◎ 백두대간 종주기 [제10회] (다)


○ 단기 4334년(2001)  11월 10일 (토) 하루 종일 맑음. (제24일) - 금일 산행구간 : 저수재 → 죽령

 

04 : 00  기상.  면도, 세수 후 냉장고에서 김밥 꺼내어 1인분은 아침식사, 나머지 2인분은 배낭에 넣은 후 여관 수돗물로

식수 준비를 하다.

 

05 : 20  개인택시 전운해씨(011 - 522 - 3309, 054 - 654 - 3309, 653 - 3588)를 호출하여 예천에서 저수재로 출발

 

05 : 50  저수령휴게소 도착(택시비는 20,000원인데 2,000원 할인하여 18,000원만 받는다.)
아침에 라면 끓이기가 귀찮아서 차가운 김밥만 먹었으므로,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라도 뽑아먹으려 하였으나, 차가운 음료

수 판매기만 있어서 그만 두다.

 

휴게소 마당에 군용 구급차 1대, 지프 1대가 주차하여 있으면서 엔진은 켜고 있기에 지프에 다가가니 여러 사람이 승차하

고 있다.  군부대 훈련중인가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백두대간 종주중임을 말하고 지금 저수재를 출발하여 도솔봉을 경유

하여 죽령으로 해서 소백산으로 가려 하는데 도중에 민간인 출입 통제하는 곳이 있는지 물으니 통제하는 곳은 없고 그냥

가시면 다고 답변하므로 수고하라고 인사 후 출발하다.

 

05 : 55  저수재 출발
어두운 길을 플래시를 꺼내기 귀찮아 그냥 희끄무레한 길 흔적만 따라 걸어 올라간다.  06 : 20경 되니 날이 밝아오기 시

작한다.  촉대봉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

 

06 : 30  촉대봉(1081) 도착

 

07 : 20  투구봉 도착
이정표를 겸한 표지판은 세워져 있는데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은 봉우리이다.  지도상의 시루봉(1,110)을 투구봉이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잠시 쉬면서 더위를 느껴 입고있던 내복을 상의만 벗어 배낭에 구겨넣고 나니 시원하여 날아갈 것 같다.

 

07 : 40  배재 도착
이정표를 겸한 표지판이 서 있다. 싸리재까지 950미터.
배재를 출발하여 높은 봉우리 하나를 숨차게 넘는다.
지도상의 1,053봉인가 보다.

 

08 : 10  싸리재 도착.
지도상에는 삼거리이지만 실제로는 이정표를 겸한 표지판이 서 있는 사거리 안부이다.

 

08 : 45  흙목정상 도착
지도에 표시 없는 봉우리인데 "흙목정상"이라는 이정표는 서 있다. 아마 1,033. 5봉인 것 같다.

정상을 넘어 가파른 내리막길 약 50 - 60미터 구간에는 굵은 동아줄을 나무에 매어 설치하여 놓았는데, 10여 군데를 직

경  5 mm 정도 굵은 철사로 나무에 묶어놓아 얼마 안가면 나무의 성장을 방해할 것만 같다.

 

절단기가 있으면 철사를 모두 끊어버리고 가고 싶다.  누가 이렇게 지각없는 짓을 해 놓았는지 모르겠다.
급경사길을 내려서니 순탄한 길이 이어지며 송전탑이 나타나고 좌측으로 지도에 없는 임도도 나타난다.

 

09 : 40  뱀재에서 올라선 첫봉우리와 솔봉 중간지점에 바람 없는 아늑한 곳을 만나 김밥 1인분을 꺼내 먹으며 휴식.

오늘은 배가 빨리 고파온다.   촉대봉에서는 어렴풋이 멀리 보이던 도솔봉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험한 암봉이 윤곽

을 드러내니 대야산, 희양산과 조령산 등의 암릉과 절벽에서 고생하던 생각이 떠올라 스트레스를 받는다.

 

10 : 00  휴식을 끝내고 출발.
솔봉은 험한 암릉을 이루고 있는데 능선 우측으로 순탄한 우회로가 상당히 길게 잘 나 있어 위험하지 않다.  묘적령까지 계

속하여 여러 개의 높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나 길바닥은 푹신한 낙엽이 깔려 있어 여전히 걷기가 좋다.

 

11 : 20  묘적령 도착.
이정표가 서있는 사거리이다.
송전탑부터 이곳까지 오는 동안 길가에서 나비 2마리, 벌 1마리가 날고 있는 것을 보다.  1,000미터급 능선인데도 따뜻한

날씨이다.


아침 출발지점부터 이곳 묘적령까지는 대부분 길바닥에 썩은 낙엽이 깔려있고, 그 위에 이번에 떨어진 낙엽이 덧깔려 있어

푹신한 것이 두터운 스펀지나 스티로플을 밟는 것 같아 마치 축지법을 쓰며 날으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피로를 모르고

걸었다.  물론 중간에 4 - 5차례 정도 양념 맛보기로 짧은 암릉이 나타나기는 하였으나 험한 곳은 없었다.

 

대간 종주이래 이렇게 긴 구간을 피로를 느끼지 않고 걸으며 요순시대 태평성대를 누리기는 아마 처음인 것 같다. 

농담을 하자면 백일잔치 끝낸 갓난아기가 엎드려 배밀이를 하면서도 기어가겠다.
오늘 새벽에 산행 시작하고 난 후 처음으로 묘적봉 정상 직전에서 높이 4 - 5m 가량의 짧은 암벽을 밧줄을 붙잡고 오르다.

 

12 : 00  묘적봉(1148) 도착
"영주시청 백두회"에서 놋쇠로 만든 정상 표지판을 바위에 부착하여 놓았다.
눈앞에 가깝게 거대하게 모습을 드러낸 도솔봉 암봉이 얼마나 힘들게 할지 걱정이다.

 

12 : 30  1,185봉 도착
더 바싹 눈앞으로 다가온 도솔봉의 암벽에 늘어진 굵은 밧줄이 보이기 시작한다.

 

13 : 00  도솔봉 암벽 아래 넓은 공터에 도착.  스틱을 접어 배낭에 매달고, 신발끈을 다시 조이고, 손바닥 쪽을 고무로 코

팅한 막장갑을 꺼내서 끼는 등 암벽 오를 준비를 마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다.

 

밧줄을 붙잡고 7 - 8미터 정도 암벽을 오르니 좌측으로 바위벼랑을 도는 구간에도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다시 밧줄을 잡

고 암벽을 오르고 계속하여 급경사를 오르나, 희양산이나 조령산처럼 위험한 곳은 없는 것에 안도감이 든다.

 

13 : 15  정상 바로 밑의 헬기장 도착하니 이곳에 이정표를 겸한 정상표지를 영주시청에서 세워 놓았다.  죽령이 6 Km로

되어 있다.


헬기장 가에는 목조의 큰 원통에 전선이 많이 감겨있는 물건이 놓여 있는데 이름을 무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훈련중

인 군부대에서 올려다 놓은 것 같다.

 

13 : 20  도솔봉(1314. 2) 도착
헬기장에서 북서쪽 위로 보이는 암릉을 올라서니 이번에는 묘적봉에서 본 것과 같이 영주시청 백두회에서 놋쇠로 제작한

표지판이 바위에 부착되어 있다.  아까 헬기장은 가짜 정상이고 이곳이 진짜 정상인가보다.

정상의 급경사를 내려서자 죽령쪽에서 올라온 남녀 등산객 7 - 8명을 만나다.  묘적령에서 하산 할 것이라 한다.

 

14 : 00  도솔봉과 1286봉 중간 지점에서 김밥 1인분 꺼내 소주 반주하여 먹으면서 휴식 후  14 : 20에 출발하다.

 

도솔봉에서 삼형제봉을 지나 1,286봉에 이르는 약 2. 5 Km 구간은 10여차례 가까이 험한 급경사를 오르내리고 밧줄이 설

치된 암벽도 두군데나 되는 등 위험한 곳은 없으나, 오르내림이 힘들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에너지 소모도 많아 진을 뽑는

구간이다.  실전 백두대간에는 도솔봉만 지나면 죽령까지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내려갈 수 있다고 쓰여 있는데 이 부분은

잘못된 설명이다.

 

15 : 30  1,286봉 밑의 갈림길 도착.
죽령 3. 3Km, 도솔봉 2. 7 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도솔봉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길이 얼마나 험하여 힘이 드는지 2시간 10분이나 걸렸다.  이 구간에서 진이 다 빠진 느낌

다.

            

여기서부터 비로소 길은 다시 저수재 - 묘적령 구간처럼 푹신한 낙엽이 깔린 순탄한 길이 이어진다.  가끔 가파른 내리

이 나타나고 산죽밭도 나타나지만 편안한 길이다.

 

16 : 00  죽령 1. 1 Km, 도솔봉 4. 9 Km 이정표가 서있는 곳에 이르러 우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어 바라보니 약 7

- 8미터 아래에 지도에 없는 석간수 샘물이 이처럼 가문 날씨에도 상당한 줄기를 이루며 바위틈에서 솟아 흘러내리고 있

다.  가까이 가서 보니 누군가가 사각형의 깨끗한 스테인리스 파이프를 바위에 박아놓아 이 파이프 끝에서 석간수가 솟아

흘러내리고 있다.  물이 깨끗하고 상태가 위생적이어서 내일 쓸 물을 물병에 받아 배낭에 넣고 컵에 받아 마시기도 하다.

 

샘터를 지나 조금 전진하니 갑자기 대간길은 능선을 버리고 우측으로 8 - 9부 능선쯤의 비탈을 따라 죽령까지 이어진다.

대간길이 맞는지 의심을 하며 한참 진행하면 가끔 나타나는 대간 표지기가 안도감을  준다.

 

16 : 30  날씨가 추워지는 듯하여 죽령 도로 50여 미터를 앞두고 숲 속에서 오전에 벗어서 배낭에 구겨 넣었던 내의를 꺼

내 입다.

 

16 : 40  죽령 주막집 앞 도착.  도로에 자동차 왕래가 엄청나다.
좌회전하여 죽령 고개 마루로 올라서서 길을 건너 죽령휴게소 옆의 천문대로 오르는 대간 길목을 확인하고 휴게소에 들어

가 캔맥주 1개를 사 마시며 풍기로 가는 시내버스편을 물으니 17 : 45에 있다 한다.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므로 054 - 114에 휴대전화로 풍기 택시 전화번호를 문의하다.

개인택시가 아닌 회사택시이다.  경북 11바 9509호 양정찬씨
영업소 : 054 - 636 - 2828, 8181,  휴대전화 : 011 - 522 - 7802

 

전화로 문의하니 풍기택시는 미터기요금이 아니고 목적지별로 정하고 가는데 죽령은 15,000원이라 한다. 조금 있으니 택

시가 도착하여 승차하다.

타고 가면서 문경의 여관에서 바가지 쓴 사실을 또다시 이야기하고 바가지 안 씌우는 여관으로  안내를 부탁하다.

풍기에서 고치령까지는 택시가 가긴 가는데, 비포장도로이기 때문에 택시비가 30,000원이라 한다.

 

17 : 30  풍기역전 도착
양정찬씨와 내일 새벽 03 : 30경 죽령으로 오르기로 약속하고 역전 근처의 "한국장 여관"과 함께 역 앞의 김밥집 "딸 야식

집"을 소개받다.

 

한국장 여관(25,000원)에 들어가 여장을 풀고 읍내 시가지를 한참 돌아다니니 삼계탕집이 한군데 나온다.  규모가 큰 집

이다.  삼계탕(7,500원)과, 소주 1병(2,000원)으로 저녁식사 후 양정찬씨에게 소개 받은 역앞의 "딸 야식집"에 가서 내일

새벽 03 : 00경에 찾으러 오겠다고 김밥 2인분을 주문하고 6,000원을 선금으로 지불하다.

 

풍기역에는 새벽 3시경까지 밤중에 지나가는 열차가 몇 차례 있어 이 때문에 택시와 야식집 식당이 철야영업을 하는 집

들이 많다.

 

19 : 40  한국장여관으로 돌아와 런닝셔츠와 팬티, 등산양말 등을 빨아 따끈한 방바닥에 널어놓고 샤워를 하다.

 

휴대전화로 054 - 131과 043 - 131에 영주와 단양지역의 일기예보를 청취한 결과 소백산은 내일 아침 최저기온 영하 7

도에 강풍이 불겠다 한다.  소백산 주능선의 강풍은 소문난 바람인데 내일 산행 길이 큰  걱정이 된다.

 

20 : 30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