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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기

◎백두대간 종주기[제10회](나)<차갓재 - 저수재>

by 박달령 2007. 10. 12.

◎ 백두대간 종주기 [제10회] (나)


○ 단기 4334년(2001)  11월  9일 (금) 오전 맑음, 오후 14 : 00경부터 흐리고 가끔 빗방울 (제23일)
- 금일 산행구간 : 차갓재 → 저수재

 

04 : 00  기상
더운물 나오는 양조장 문이 잠겨 그냥 면도기로 마른 면도 후 찬물에 세수를 하다.
라면 1개를 끓여서 어제 아침에 샀던 김밥 1인분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한 후 잠시 졸다가 깨어나니 06 : 30이나 되었다.

 

06 : 45  안생달 마을 민박집 출발.

 

07 : 10  차갓재 도착
다른 곳과 달리 차갓재에서 안생달 마을 민박집까지는 하산에 15분, 다시 오르는데 25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대간길 중 쉬

어가기 좋은 곳이다.  다만 민박집 문지방에 박치기만 철저히 주의하면 되겠다.

어제저녁 만났던 군인들 야영 천막 부근과 묘지를 지나 낮은 고개를 넘으니 작은차갓재가 나온다.

 

08 : 20  묏등바위 도착.
밧줄을 붙잡고 바위 절벽을 오르는데 서리가 두텁게 내려있어 바위 표면이 무척 미끄럽다.
간신히 묏등바위를 올라서니 이번에는 능선 우측으로 암벽을 끼고 돌아가는 위험한 길에 실낱같은 밧줄 세 가닥이 드리워

져 있는데 비스듬히 발디딤을 하는 바위에도 서리가 두텁게 내려앉아 있어 오른발을 내밀어 신발 바닥을 올려놓고 살그머

니 디뎌보니 대단히 미끄럽다.
    
이러한 벼랑을 지금 그냥 지나자니 잘못하면 미끄러져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추락하겠고, 햇살이 퍼져 서리가 녹아 암벽의

표면이 건조될 때까지 기다리자니 부지하세월이겠다.  감히 발도 붙여보지 못하고 심란한 마음에 우측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니 낙엽이 떨어져서 앙상한 가지지만 남은 숲 사이로 이 암릉을 우회할 그림이 대충 그려진다.  만약 나뭇잎이 무성할 때

같았으면 그려지지 않을 그림이다.


실전 백두대간에는 이곳이 우회할 길이 없고 암릉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쓰여있는 곳이라서 기필코 우회를 하고 싶은 오

기도 발동하여 커닝을 하기로 하다.

 

08 : 30  대간 종주 시작이래 여섯번째 커닝을 결정하다.
다시 밧줄을 붙들고 미끄러운 묏등바위를 조심스레 내려선다
.
묏등바위를 내려서서 능선 남서쪽 10여 미터 아래 바위와 흙의 경계지점을 흙을 디디며 내려가다가 황장산 밑으로 좌회전

하면서 역시 바위와 흙의 경계를 흙을 디디며 때로는 너덜을 지나며 잡목의 저항을 헤치고 나아간다.

 

약 500 - 600미터를 황장산 정상 아래를 싸고 돌아가니 황장산 정상 서쪽으로 올라가는 능선이 나타난다.  능선으로 오르

면 산길이 있을 것 같다.  능선으로 올라가니 사람 왕래가 많은 등산로가 황장산 정상을 향하여 나 있고 대간 표지기가 아

닌 일반 표지기도 자주 눈에 띈다.  지도를 꺼내보니 안생달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인 것 같은데 지도상의 배창골계곡에서

라오는 길은 아니다.

 

지도를 보니 배창골계곡 북쪽으로 황장산 정상 부근에서 서쪽을 향하여 가지능선이 뻗어 있는 이 능선이 분명한데 이 곳

로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등산로가 나 있는 것이다.  지도상의 배창골계곡 등산로는 혹시 잘못 표시된 것이 아닌가 하는

각이 든다.  능선길을 따라 황장산 정상쪽으로 계속하여 오르다.

 

09 : 30  대간 주능선이 나오고 대간 표지기도 보인다. 커닝에 성공하였다.
황장산 정상은 오르던 방향에서 좌측으로 약 100여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정상쪽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이 일대에 훈련을 나온 군부대원들인것 같다. 

 

우회전하여 암릉을 넘어가서 감투봉으로 직진하지 않고 좌측 우회로로 내려가는데 이 우회로도 급경사 내리막이라 만만

치 않다.   우회하여 감투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감투봉쪽을 올려다보니 그곳은 급경사 암벽으로 대단히

험난한 길이다.  치마바위까지는 암릉이 자주 나타나나 위험한 곳은 없다.

 

12 : 10  벌재(625) 도착.
길건너 대간 들머리를 확인 후 단양방면을 향하여 길가에 서있는 대형트럭 옆으로 가니 운전사가 길가에 소변을 실례하

운전석에 오르려 한다.  단양쪽으로 식당이 있다는데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물으니  약 1 Km 정도 떨어져 있고, 길가

의 포장마차 간이식당은 500여미터 떨어진 황장약수 옆에 있다고 하며 원하는 곳까지 태워다 주겠다 한다.

 

트럭에 편승하여 가면서 생각하니 식당까지 갔다 오려면 너무 멀어 안되겠고 황장약수의 포장마차에서 되는대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운전사에게 감사의 인사 후 하차하다.   소형트럭에 설치한 이동식 포장마차의 천막을 들치고 들어가니 쌀로

지은 밥은 없고 배추전 부침개, 라면 등 밀가루 음식뿐이다.

 

부침개 1 개, 라면 1 개(합계 4,000원)를 시켜 먹으니 배는 부르긴 하나, 쌀로 만든 음식이 아니어서 언제 배가 꺼질지 걱

정이다.  밀가루것을 먹고 나서 힘을 쓰면 금새 배가 꺼져 버리니까 말이다.
빈 물병을 꺼내어 황장약수에서 식수를 보충하다.

 

12 : 45  황장약수 출발
벌재로 올라서서 대간 들머리로 진입하여 823봉을 향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도중에 망루처럼 지은 산불감시초소

가 나타나는데, 바닥의 가운데 합판 한 장이 빠져 밑 빠진 독이 되어 있다.   그리고  밑 빠진 사이로 꾀죄죄하게 때묻은 이

불이 얹혀져 있는 것이 보인다.  이불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신통하다.

 

823봉을 넘어서니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벌재서부터 "구름나그네" 표지기가 안보이기 시작하니 불안하다.
지금부터는 구름나그네님이 걷지 않은 길이라 산행기도 없어 읽지도 못하였다.

 

14 : 00  1,020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 못 미쳐 능선에서 휴식하며 호박엿을 안주로 소주를 한 잔 하다.
문봉재 근처에 이르니 빗방울이 드문드문 떨어지기 시작하여 속을 태운다.  속보로 발걸음을 재촉하다.


옥녀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를 지나 한참 가니 왼쪽으로 멀리 많은 건물이 보인다. 

지도상의 소백산 관광목장이 분명하다.  "구(舊)저수재" 콘크리트 포장길을 지나 저수재로 넘어가다.

 

15 : 55  저수재 도착.
다행히 빗방울은 굵어지지 않고 옷이 젖지 않을 만큼밖에 안 떨어진다. 저수령휴게소에 들어가 맥주와 과자(2,000원)를

사 마시고 먹으며 휴식을 취하다.

 

휴게소 주인에게 물으니 소백산관광목장의 방갈로는 성수기에 숙박비가 80,000원인데 지금은 50,000원 정도는 할거

라 한다.

 

그렇다면 식사와 구입할 물건도 있으니 예천이나 단양으로 택시를 타고 가서 여관에서 자고 다시 오르려 한다하니, 예천

보다 단양이 더 가깝다며 예천은 모르고 단양택시는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불러 주겠다고 한다.

 

집에서 지도를 보았을 때는 거리가 비슷하고 오히려 예천이 더 가까운 듯 하였는데 이 이야기를 들으니 아마 단양에서 출

퇴근을 한다는 걸로 보아 단양택시를 위하여 나를 단양 쪽으로 유인하려는 것 같다.
이야기를 끝내고 054 - 114에 예천 개인택시 전화번호를 문의하다.

 

16 : 30  예천 개인택시 호출
(전운해씨 054 - 653 - 3588, 654 - 3309, 011- 522 - 3309)

 

17 : 10  예천 택시 도착 승차
택시를 타고 가며 문경의 수림파크여관에서 바가지 쓴 일을 이야기하고 바가지 씌우지 않는 여관으로 안내하여 달라고

운해씨에게 당부하다.  (예천까지 택시비 미터기 요금 20,000원)

 

17 : 40  예천읍의 성남모텔(054 - 651 - 2447)로 전운해씨의 안내를 받다.
혼자라 하니 여관비는 23,000원이라 한다.  시설은 양호하다.

 

여관에 여장을 풀고 식당을 찾아가서 백반으로 저녁식사(5,000원) 후 김밥집을 찾아내어 김밥 3인분(6,000원)을 구입

하고서, 여관으로 돌아오다.   김밥은 여관방 냉장고에 넣고 빨래 및 샤워를 하다.

 

21 : 30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