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단기 4339년(2006) 9월 2일 (토)
<산행인원> 고독한 방랑자 박달령 혼자...
<산행장소>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 주행봉 일대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와 경북 상주시 모서면의 경계선상에 위치한 백화산(白華山)은 산행객들이
많이 찾는 산입니다.
남쪽편에 위치한 주행봉(舟行峰 ; 874 m)쪽으로 올라서 북쪽으로 능선을 따라 "상어지느러미바위" 등
기암절벽과 고소공포증이 있는 이들은 전립선이 찌릿하게 부르르 떨릴만큼 아슬아슬한 나이프릿지가
짤막짤막하게 나타나는 길을 한참 따라가다 4거리 길이 선명한 안부로 푹 꺼졌다 다시 올려치면 백화
산 정상인 한성봉(漢城峰 ; 933. 8 m)에 이릅니다.
하산길은 정상에서 정남향 능선을 따라 동쪽을 굽이쳐 흐르는 석천과 반야사를 곁눈질하며 내려서면
원점회귀 산행이 되고, 북쪽으로 금돌산성을 지나 동쪽으로 보문사터로 하여 보현사로 하산하면 경북
상주시 모동면 수봉리입니다.
그런데 남쪽 봉우리 주행봉 전후에 여러 군데에 설치된 밧줄이 낡아있어 보수공사를 하려고 지난 봄
부터 직경 약 10mm 정도의 밧줄 50 m를 사다놓고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9월 2
일 토요일에 공사를 결행하기로 결단을 내리고 배낭에 밧줄을 잡아 매고서 백화산으로 향하였습니다.
물론 밧줄이 없더라도 대충산사 회원님 중 고수급 산님들처럼 신발바닥에서 고무탄 냄새가 진동하도
록 질풍같이 달리는 내공을 가진 이들은 오르내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이기는 하되, 어디 모든 산꾼
들의 내공이 한결같이 대충 고수님들 수준에 미치겠습니까 ?
이제 막 산행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초보산꾼은 물론이고 중하위권 내공밖에 안되는 산꾼들을 위하
여 다소간의 육수(肉水)를 낭비하는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보수공사를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
각됩니다.
반야사로 향하는 직진길에서 좌측으로 다리를 건너야 들머리가 나타납니다.
전에는 폭우가 내리면 물에 잠기는 잠수교였으나 수해복구공사시 제대로 된 다리를 놓았습니다.
▼ 반야사로 향하여 진행하다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다리를 건너면 백화산길.
▼ 다리 이름은 반야교입니다.
▼ 반야교를 건너 삼거리에서 왼쪽이 주행봉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백화산 한성봉 가는 길
▼ 남쪽 주행봉으로 오르기 위해 왼쪽길로 접어듭니다.
▼ 38리터 배낭에 비끌어맨 50미터의 밧줄이 배낭속 내용물과 합하여 무게가 좀 나갑니다.
이 배낭을 메고 출발을 하여 경사가 좀 완만한 길에서는 [산행비급(山行秘笈)] 중에서
[55 : 5초식]을 씁니다. 55분 동안을 걷고, 멈춰서 5분동안을 쉬고 하는 초식입니다.
그러다가 이내 경사가 조금 더 가팔라지니 다시 [30 : 5초식] 초식으로 바꿉니다.
30분 걷고 5분 쉬는 초식입니다. 그런데 주행봉을 향하는 주능선 바로 아래에 이르러 경사
가 더 급해지니 또 다시 [10 : 5초식]으로 바꿉니다. 10분 걷고 5분 쉬기의 초식입니다.
그런데 주행봉 주능선을 코앞에 앞두고는 경사가 더 급해지는데다 등에 짊어진 등짐의 무게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5 : 5 초식]으로 보법(步法)을 바꾸지 않을 수 없습니다. 5분 걷고
5분 쉬기의 초식입니다.
[5 : 5 초식]으로 바꾸어도 뜨거운 땡볕에 육수는 사정없이 쏟아지고 숨은 깔딱 넘어가기
직전에 이르러 드디어 최후로 비장의 초식을 조미료로 써보니 마음이 좀 풀어집니다.
비장의 초식은 다름아닌 [99단 초식]입니다.
구구단 2단 끝줄을 10번이고 20번이고 마음속의 울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반복 복창하는 초식이
바로 [99단 초식]입니다. 드디어 주행봉 주능선에 올라서서 보수공사를 하며 주행봉 정상을 향
하여 힘찬 전진을 시작합니다.
백화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사진들은 다른 이들께서 산행기에 많이 올렸으므로 이곳에 다시
올리는 것은 이 글을 읽는 분을 식상하게 할것같아 생략하고 보수공사 현장만을 소개합니다.
▼ 첫번째로 나타난 밧줄인데 역시 한가닥 뿐이어서 불안할 것이나 아직 쓸만 합니다.
▼ 그래서 한가닥만 추가하여 같이 비끌어매서 두가닥으로 보강공사를 하였습니다.
▼ 두번째 나타난 밧줄인데 너무 가늘고 많이 삭았습니다.
▼ 그래서 새로이 두가닥을 설치하였습니다.
▼ 세번째 나타난 밧줄인데 마찬가지로 너무 삭았습니다.
▼ 그래서 다음과 같이 새로이 두가닥을 설치하였습니다.
▼ 네번째 나타난 밧줄인데 너무 짧은데다 많이 삭았습니다.
▼ 그래서 새로이 두가닥을 설치했습니다.
▼ 다섯번째로 만난 밧줄인데 상태가 괜찮습니다.
▼ 그래서 한가닥만 추가하여 같이 비끌어매어 두가닥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어서 2 ~ 3미터 아래에 연속하여 나타나는 여섯번째 밧줄도 위의 다섯번째와 마찬가지로 한가닥
만을 추가하여 같이 비끌어매어 두가닥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위 다섯번째와 비슷한 장면이므로 사진은 생략합니다.)
이렇게 여섯군데의 보수공사를 끝내고 나니 출발할 때 짊어졌던 50미터의 밧줄은 용돈이 궁한 집의
어린아이가 간신히 사서 손에 들고있던 아이스크림이 몇번 빨아먹지도 않았는데 녹아서 없어지듯이
어느새 모두 소모되어 3군데에 더 보수공사할 장소가 있는데도 아쉽게 다음을 기약하고 하산을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약 20미터 정도만 짊어지고 오르면 될 것 같습니다.
아쉬은 점은 처음의 계획은 직경 15 ~ 20 mm정도의 더 굵은 밧줄로 더욱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공사
를 하려고 하였으나 철물점에서 들어보니 부피도 엄청날 뿐만 아니라 무게도 장난이 아니어서 박달
령처럼 고독을 즐기는 독불장군 혼자서 짊어지고 공사를 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분루를 삼키며 10
mm의 밧줄로 다소간 빈약한 공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점이었습니다.
<후기>
그 후 주행봉 -> 한성봉 구간에도 2차례 더 올라가 5군데 더 추가로 공사를 하여 낡은 밧줄을 교체
하기도 하고 한 군데는 새로이 설치하기도 하여 공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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