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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기

◎백두대간 종주기[제14회](가)<단목령 - 한계령>

by 박달령 2007. 10. 7.

◎ 백두대간 종주기 [제14회] (가)

◇ 제14회 총 산행 기간 :  단기 4335년  6월  3일 (월) - 6월  6일 (목)  4일간
◇ 제14회 총 산행 구간 : 단목령 → 진부령
◇ 배낭 중량 :  약 12 Kg

 

◇ 산행지로 출발
○ 단기 4335년  6월  2일
(일)
20 : 30  집을 나서서 수원역으로 가다.
20 : 45  청량리행 전철 승차.

22 : 20  청량리 지하철역 도착.
23 : 00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호 일반실(주말임시열차) 승차(21,200원)

 

○ 단기 4335년  6월  3일 (월)
05 : 45  강릉역 도착
택시승차 강릉 버스터미널로 가다. (택시비 1,700원)

06 : 00  양양으로 가기 위하여 속초행 직행버스 승차 (양양까지 3,900원)
07 : 10  양양 버스터미널 도착
터미널 근처 "선우기사식당"에서 갈비탕(5,000원)으로 아침 식사.

08 : 00  오색행 시내버스 승차
08 : 30  오색초등학교 앞 하차 (1,290원)

 

◇ 산행
○ 단기 4335년  6월  3일 (월) 맑음. (제37일) - 금일 산행구간 : 단목령 → 한계령.

 

08 : 30  오색초등학교 앞 출발
44번 도로에서 오색천으로 내려서서 냇물을 건너 산길로 접어들다.
짤막한 산길이 끝나고 비포장도로를 만나 도로 따라 잠시 오르면 민가 2채가 나타나고 도로는 여기서 끝나면서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산길로 막 접어드니 시골 차림의 50대 남자 1인과, 도시 차림의 여자 2인이 내려오며 인사를 하기에 답례를 하고 짤막한 대화를 나누다.

남자는 이 곳 민가에 거주한다고 하기에, 『설피민국』대통령이 가끔 이곳에 나들이를 하는지 물어보니 그렇다 하며 자기네들은 『추장』이라 부른다고 한다.

 

10 : 05  단목령 도착
남쪽에 흐르는 냇물을 0. 5리터 페트병 5병 떠서 식수 준비를 하다.
점심식사용으로 스테인리스 반찬통에 누룽지를 담고 물을 부어 준비한 후 오래 쉬며 휴식을 충분히 취하다.

 

11 : 00  단목령 출발.
(대간길 양편은 점봉산까지 멧돼지의 초토화 현장이다.)

 

11 : 55  처음 만나는 "내무부 국립공원"이라 쓴 시멘트 말뚝이 박힌 삼거리에 도착하다.  지도상 어느 지점인지 모르겠다.
좌회전 길이 아닌 직진길로 대간 표지기가 달려 있다.

 

12 : 25  4거리 갈림길 도착
이 곳도 지도상 어느 지점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오른편 북쪽 길은 오색집단시설지구로 내려가는 지도에 표시된 등산로 같다.

불린 누릉지를 멸치볶음, 생마늘과 함께 소주 반주하여 점심식사를 한 후 중도에 다시 한끼를 더 먹어야 할 것 같아 반찬통을 화장지로 닦고 다시 누룽지를 넣은 후 물을 부어 준비하고 13 : 00에 출발하다.

 

13 : 25  두번째 4거리 갈림길 도착
오른편 북쪽 길은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붙어있다.
이 곳도 어느 지도상 지점인지 모르겠다.

 

14 : 45  점봉산 (1424. 2) 도착.
정상 표지석이 서 있다.
삼각점 시설은 정상의 흙 유실로 허공에 몸체를 50센티미터 가량 드러내고 지상에 떠 있다.  정상에서 흙이 유실되어 산의 높이가 50센티미터가량 낮아졌다는 결론이 되는 것인가.

 

오색약수터에서 올라와 만나는 지점부터 점봉산 정상까지 급경사길이라고 실전 백두대간에는 설명이 되어 있지만, 실제 올라보니 그렇게 심한 급경사는 아니며 큰 힘들이지 않고 오를만한 길이다.
지나온 대간 능선과 가야할 능선, 북쪽의 서북릉, 대청봉이 조망된다.

 

정상은 4거리인데 전망 좋은 정상 주변을 서너 바퀴 돌며 조망을 하는 사이에 혹시 여기서 길을 잘못 들어 과외수업을 하는 사태가 일어나는 절망적인 사태가 일어나면 안되겠다 싶어 대간 산행이래 처음으   로 배낭에서 나침판을 꺼내 삼각점 돌 위의 십자금에 방향을 일치시켜 놓는다.  그 다음 삼각점 남쪽 부분에 지도 상단을 대고서 전후 좌우의 능선을 바라보며 망대암산쪽 능선을 확인 후 출발하다.

 

14 : 55  점봉산 출발
여기서부터 한계령까지는 2002. 12. 31.까지 자연휴식년제 출입통제구간이다.  법규를 위반하여 통과하는 발길을 내딛자니 마음은 괴롭고 발걸음은 마냥 무거워진다.

 

금년 말일이 지나서 해제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내년을 기약하고 당장 뒤돌아 서고 싶은 심경이다.  그러나, 이 구간은 기간이 끝나고 나면 다시 통제구간으로 재공고하기를 반복하고 있으니 이번에도 해제 된다는 보장이 없어 부득이 통과할 수밖에 다른 대안이 전혀 없다.

5년 10년 후에야 해제가 된다면 그때까지 내가 산행을 계속할 만큼 건강이 양호할지 모르는, 연령적으로 절박한 시기인 것이다.

 

15 : 25  망대암산(1236) 도착
짧은 암릉을 지나다.
조금 가다가 다시 멧돼지의 초토화 현장이 시작된다.

 

15 : 40  길 왼쪽 비탈 아래에서 짐승이 뛰는 발소리가 들리다.
 땅이 쿵쿵 울리는 정도로 보아 체중이 무거운 멧돼지나 노루, 고라니 등의 종류이겠다.

 

15 : 55  십이담계곡 갈림길 삼거리 도착.
십이담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선명하다.
대간길에는 출입금지 경고판이 서 있다.  노후된 자일과 사다리를 철거하여 위험하다는 내용도 쓰여 있다.  할 수 없다.  가는 데까지 가다가 이 경고판 내용대로 암벽이 험난하여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면 되돌아와 이곳에서 오색 집단시설지구로 하산하기로 예비계획을 세우다.

허기가 져서 불린 누룽지를 꺼내 멸치볶음과 함께 소주 반주하여 2차 점심을 들다.

 

17 : 00  1157. 6봉 도착.
여기서 500 - 600미터 진행하니 십이담계곡 갈림길 삼거리에 서 있던 것과 같은 출입금지 경고판이 두번째로 서 있다.  노후된 자일과 사다리를 철거하여 위험하다는 내용과 함께.

 

경고판을 지나 몇걸음 진행하니 대간 마루금은 높이 7 - 8미터, 경사 50 - 60도 정도의 암벽이 가로막고 있다.  밧줄이 없어도 어찌어찌 오를 수는 있겠으나, 그 너머 상황이 나빠 다시 내려오려고 하면 지친 상태에서 위험하겠다.  속칭 만물상바위 같다.

 

사방을 둘러보니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 있고, "등산로 아님" 경고표지가 매달려 있다.  "등산로 아님" 표지 뒤를 살피니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어렴풋이 빨강 바탕에 검정글씨의 표지기 하나가 보인다.  갈림길  로 들어가 다가가서 표지기를 읽어보니 그동안 대간길에서 자주 보아 낯익어온, 한자로 쓰여진 "올올산악회(兀올山岳會)" 표지기다.

 

산악회 이름 첫글자는 "우뚝할 올"자이고, 다음 글자는 "민둥산 올"자로서 일상용어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한자들이다.
그 이름과 글자가 너무 독특하고 거의 모두 한글이나 외래어로 제작된 표지기 중에 보기 드물게 한자로 쓴 표지기였으므로, 어느 지역에 있는 어떤 산악회인지 항상 궁금해하며 오늘까지 대간길을 걸어온 터이라 너무 낯익은 표지기이다.

 

그렇다면 이 표지기를 따른다면 분명히 험난한 암릉길을 피하여 이쪽 갈림길로 우회로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 표지기를 따라 가는데까지 가보기로 하고 진행하다.
표지기는 마루금의 9부능선쯤을 따르면서 때로는 계곡의 물기가 있는 개울가를 스치기도 하면서 간신히 이어진다.

 

상당한 거리를 진행하여도 표지기가 보이지 않거나, 표지기 없는 애매한 갈림길이 나타나면 배낭을 벗어놓고 가벼운 몸으로 표지기를 만날때까지 양쪽 길을 모두 전진하여 확인한 후 되돌아와 배낭을 메고 진행하는 방식으로 신중을 기하다.  이렇게 신중하지 않으면 늦은 시각에 길을 잘못 들었다가 밤이 되어 조난을 당할 수밖에 없으니 차라리 마음을 편하게 가다듬고 서두르지 말고 침착하게 길을 확인하여야   한다.

 

길은 희미하기는 하나 사람이 제법 지나다닌 흔적이 뚜렷한 것으로 보아 대간객들이 우회로로 이용한 것이 확실하다.

 

18 : 20  드디어 필례약수로 갈라지는 451번 포장도로에 도착하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올올산악회"의 표지기를 따라 험난한 암릉길의 우회에 성공한 것이다.
우회하는 길은 철망 울타리가 쳐진 한계령 입산통제초소가 있는 대간 등산로 입구에서 300미터 가량 왼편 서쪽의 필례약수 방면 계곡에 거의 근접하는 곳으로 여기는 울타리가 없다.

 

도로를 건너 숲에 쉬기 좋은 장소가 보여 그 곳으로 건너가 앉으니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온다.  초컬릿과 사탕을 안주로 하여 소주를 마시며 30여분간 휴식과 간식의 시간을 갖다.

 

18 : 50  휴식을 끝내고 출발
이젠 서두를 것이 없으니 451번 도로를 따라 동쪽 44번도로를 향하여 느릿느릿 걷는다.  300미터를 채 못가서 철망울타리 가운데 대간 등산로로 진입하는 곳에는 잠겨있는 출입문이 보이고 그 옆에 조그마한 입산통제초소가 있다.

 

조금 더 진행하니 왼편 절개지 위 숲에 멀리 표지기가 보이고, 밧줄도 보인다.  여기서 숲길로 올라서서 마루금을 걸어 한계령 정상으로 가는 길임이 확실하다.  그러나 지도를 펴보고, 실제 지형을 관찰하여   보아도 44번 도로는 9부능선을 따라 마루금과 거의 붙어서 나란히 가니 한계령 정상까지 굳이 마루금 숲길을 고집할 필요가 없겠다.

그냥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진행하다 44번도로와 만나는 3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올라가다.

한계령 정상에 이르기 직전 길 왼쪽 절개지에 사람 발자국 흔적이 있어 올려다 보니 절개지 위 숲길 입구의 나무에 표지기 몇개가 멀리 보인다.  마루금을 따르던 길이 한계령 정상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여   기에서 내려서서 도로를 따라 정상으로 가는 나들목인 것이다.  표지기 중 그 크기가 비교적 크고 파랑색 바탕에 흰 글씨가 보이는 것은 아마 김종길 님의 "분실물"이라 쓴 것일 것으로 짐작된다.

 

19 : 40  한계령(920) 도착
휴게소 매점에서 캔맥주 1개(2,000원)를 사서 갈증을 달래며 물어보니 최근 한계령에 직행버스 정류장이 생겨 오가는 직행버스들이 이곳에서 정차를 한다고 한다.  오색 쪽으로 가는 차가 20 : 20에 있다 하기에 매표소에서 1장(750원)을 구입하니 차시간 10분쯤 전에 미리 길가에 나가 기다려야 한다고 일러준다.

 

잠시 휴식 후 20 : 10경 길 건너편 절개지 아래 길가에 나가니 등산복 차림의 젊은 남자 한사람이 오색 민박촌으로 갈것이면 같이 숙박을 하자고 청한다.  그렇게 하자고 찬성하고 같이 버스를 기다리다.

젊은이는 서울에서 온 35세의 박재훈씨로서, 공군 조종사로 10년 복무후 지난달 소령으로 예편하고 8월에 대한항공 입사가 확정되어 기다리던 중 설악산 등산을 왔는데 전날 밤 장수대 휴게소에서 민박 후  대승령에 올라 서북능선을 따라 오다가 한계령 갈림길에서 이곳으로 하산하였다 한다.

 

20 : 20  버스에 승차
서울발 속초행 직행버스는 수십 번 구불거리는 도로를 따라 오색정류장에 이른다.

 

20 : 30  오색 버스정류장 하차.
길가의 버스 매표소 간판이 붙은 가게에 들어가 소주 2병을 사면서 물으니 내일 아침 한계령으로 가는 첫차가 이곳을 07 : 30에 지나간다고 한다.

 

일단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고 오색 집단시설지구로 진입하는 길을 따라 가다가 처음 만나는 식당(상호는 잊음)에 들어가 멧돼지구이 2인분과 소주 1병을 시켜 박재훈씨와 저녁식사를 한 후 밥 4공기를 시켜 비닐랩을 얻어 주먹밥 4개를 만들어 두개씩 나누어 가지다. (식대 30,000원)

 

식당 주인에게 내일 새벽 한계령까지 차량 수송을 하여줄 민박집을 물어보았으나 인근에 그런 집은 없다고 한다.  이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근처에서 민박을 하고 있는데 곧 퇴근하여 같이 가면 차량   수송을 할 사람을 알선할거라 한다.

 

식당에서 태워다 주는 차에 민박집 아주머니와 함께 타고서 가는데 밤이 어두워 어디로 가는지 방향을 모르겠다.

민박집에 도착하여 숙박료 20,000원과 한계령 교통비 20,000원 등 합하여 40,000원을 박재훈씨와 반반씩 지불하고 내일 아침 05 : 30에 출발하겠다고 부탁 후 세탁과 샤워를 마친 다음 날씨가 서늘하여 주먹 밥을 바깥 창문을 조금 열어놓고 창틀에 얹어두다.

 

23 : 30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