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48년(2015) 8월 15일(토) 오후 18:00 ~ 21:40경
대전 중구 문화동『풍경』에서 열린 대충산사 창립 12주년 기념행사(회식)에 참석하였습니다.
이번의 대충산사 창립 12주년 기념행사를 치르면서 문득 8년 전의 대충산사 창립 4주년 기념행사 당시의 추억이
떠올라 그때의 상황을 대략 정리하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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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0년(2007) 8월 15일
대충산사 창립 4주년 기념행사는, 박정자3거리에서 장군봉(510)을 올랐다가, 상신계곡 입구인 공주시 반포면
하신리로 하산하여 계곡에 예약해 놓은 식당에서 뒤풀이를 하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空山明月이 대충산사 초대 회장이셨던 뫼꿈이 고문님과 장군봉 정상에서 상봉을 하는 장면입니다.
▼ 장군봉 정상에서 기념촬영
장군봉에서 식당으로 하산을 한 다음 먹게 되는 뒤풀이 술안주는 개고기(개 반 마리)였습니다.
뒤풀이의 처음 순서로...
개고기가 술안주로 준비되는것을 기다리는 동안, 添端人類가 회원님들께『보신비급(補身秘笈)』을 해설합니다.
[보신비급]이란 "개고기로 몸 보신하는 비법"인데, 한 두가지씩 구전(口傳)으로 전하여 오는 이야기들을 집대성
하여 15개 초식으로 添端人類가 정리한 것입니다.
▼ 뒤풀이 식당에서 개고기 안주를 기다리는동안『보신비급』을 해설하는 空山明月입니다.
(보신비급의 내용이 적힌 위 사진속의 펼침막은 뫼꿈이 고문님께서 제작해 가지고 오신 것입니다)
펼침막에 기록된 보신비급의 글씨가 너무 작아서 내용이 잘 안보입니다.
이 보신비급의 내용인즉...
ㅡ 보신비급(補身秘笈) - 개고기로 몸보신하는 비법 -
[제1초식] 黃狗最良(황구최량)
개의 종류는 누렁개(黃狗)가 좋고 그중에서도 재래종 분견(糞犬)이 약효가 더 좋다.
과학적인 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민간에 전해오는 속설을 미신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후일 그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경우가 많다.
인삼의 효능, 침구술 등도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근래에 입증된 것이 그 사례다.
[제2초식] 稻藁毛燃(도고모연)
도살한 개는 볏짚으로 털을 태워야 제 맛이 난다.
지금은 구경하기 힘들지만 볏짚으로 만든 쌀가마니에 개를 담아 불붙여 태운 것도 같은 이치이다.
[제3초식] 豆醬塗布(두장도포)
도살하여 털을 태운 후 각을 뜬 고기는 된장을 고루 발라야 제 맛이 난다.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식당용 된장보다 집에서 담근 재래식 된장이 더 좋다.
[제4초식] 副菜多善(부채다선)
삶을 때 같이 넣는 양념채소류는 종류가 다양할수록 제 맛이 난다.
파, 들깨, 들깻잎, 말린 토란줄기, 말린 고사리, 말린 머윗대, 다진 생강, 부추 등으로 가급적이면구색을 다 갖추는 것이 좋다.
[제5초식] 鐵鼎乾木(철정건목)
삶는 용기(用器)는 무쇠 가마솥이라야 하고 땔감은 마른 장작이어야 제 맛이 난다.
두께가 얇은 양은솥에 가스 불을 때어 지은 밥과, 두터운 무쇠솥 또는 돌솥에 장작불을 때어 지은밥맛에는 차이가 많은 것과 이치이다.
[제6초식] 三久烹味(삼구팽미)
3시간 이상 오래 삶아야 제 맛이 난다. 그래야 육질이 흐물흐물하며 고소한 맛이 난다.
그러나 오래 삶으면 고기의 양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어 흔히 식당에서는 장삿속으로 두어시간정도만 삶고 마는 경향이 있는 데 이럴 경우 고기가 질기고 맛이 떨어진다.
옛날 옛적 복날 개를 삶을 적에는 세 시간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 머리 부분을 찍어 올려 흔들어보았을 때 고기만 솥 안으로 쏙 빠지고 뼈만 남는 때를 최적기로 삼았다 한다.
[제7초식] 烹肉手裂(팽육수열)
삶아진 고기는 집어먹기 알맞은 크기로 일일이 손으로 찢어야 제 맛이 난다.
손으로 찢으면 겉껍질과 속살 사이에 약 1 Cm 이상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있는 기름덩이가 자연스럽게 분리되어 버려지게 되는데 칼로 고기를 썰면 이 기름덩이까지 함께 먹게 되어 담백한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8초식] 外皮珍味(외피진미)
개고기 중에는 껍질 부위가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껍질 부위를 꺼리는 사람은 개고기의 진미를 아직 터득하지 못한 단계이다.
[제9초식] 肉入勿冷(육입물냉)
삶은 고기를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된다. 냉장고에 넣어 냉동 또는 냉장시켰다가 꺼내어 다시 끓이면 맛이 반감된다.
개고기 맛 좋다고 소문난 식당에서는 당일 소비할 분량만을 솥에 삶은 다음 아주 약하게 불길을 조절하여 하루 종일 가마솥 에서 고기가 뜨거운 상태로 보존되도록 하면서 손님이 올 때마다 수시로 건져다 술상에 올린다.
[제10초식] 冷酒勿飮(냉주물음)
뜨거운 구탕(狗蕩)을 먹으면서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차가운 술을 마시면 위(胃)에 좋지 않다. 뜨거운 탕국물과 차가운 술 사이의 온도차는 적어도 30도 이상이 되므로 위에 좋지 않다는 건 쉽게 알 수 있는 당연한 이치이다.
간혹 보신탕을 먹고 입가심한다고 곧바로 차가운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가 복통 설사를 하는경우가 있는바, 이는 위장이 극심한 일교차를 견디지 못하여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제11초식] 晴天白日(청천백일)
개고기를 먹는 날은 맑게 개어 햇볕이 쨍쨍 나는 고기압인 날이라야 제 맛이 난다.
다른 음식도 비 내리는 저기압 상태이면 맛이 떨어지지만 특히 개의 경우는 더 예민하다.
잘못 서투르게 삶은 고기는 비 내리는 날 후각이 예민한 사람이 개 비린내를 느껴 비위가 상하는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제12초식] 大蒜勿竝(대산물병) [참고사항 = 대산(大蒜) = <마늘>
개고기와 마늘을 함께 먹지 말라.
개고기와 마늘은 음식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한방(漢髣) 속설(俗說)이 있다.
[제13초식] 堅固耳閉(견고이폐)
개고기를 먹을 때는 귀를 굳게 닫을 일이다.
야만인이니 하는 비난 따위에 귀를 기울이면 고기 맛도 술맛도 떨어지고 소화에도 지장이 많다.
[제14초식] 山寺勿行(산사물행)
개고기를 먹은 날은 깊은 산 속의 절을 가지 말라.
일설(一說)에 의하면 범은 개와 천적관계에 있는 데다 후각이 예민하여 2 Km 밖에서 풍기는 개냄새를 바람결에 맡을 수 있고 그럴 경우 본능적으로 덮치게 되기 때문에 옛날 범이 흔하던 시절 산사를 찾는 불자(佛子)들의 호환(虎患)을 예방하기 위해 만든 계율이라 한다.
그러나 현재 남한에는 범이 멸종하여 지킬 필요는 없지만, 장차 남북통일이 된 후 북한지방을 등산할 경우나, 현재도 산에 범이 우글거리는 나라를 여행, 등산할 때에는 유의할 일이다.
[제15초식] 雪狗別味(설구별미)
개고기는 삼복더위에만 먹는 음식으로 오해하고 있으나, 북풍한설 몰아치는 한겨울 창밖에 흩날리는 눈 경치를 바라보면서 술 한잔 따라놓고 안주 삼아 집어먹는 개고기의 맛 또한 별미이다.
▼ 보신비급의 해설이 끝나고 나서...
▼ 개고기를 열심히 드시는 회원님들의 모습입니다.
▼ 소주에 개고기 안주를 열심히 드시고 난 직후의 모습입니다. 뒤풀이 다음 순서는....
▼ 회원님들을 한 분씩 식당 옆 냇물에 풍덩 담그는 물고문 행사입니다. (물고문 당하시는 분은 산꾼 고문님...)
▼ 한분씩 체포해다가 계속하여 물고문을 하고 있습니다.
▼ 참석 회원님들이 많아 물고문은 상당히 장시간 계속됩니다.
(물고문을 당하시고 난 후 산꾼 고문님은 어느새 종군기자로 변신하여 카메라 셔터 누르시기에 바쁘십니다)
▼ 여성이라고 봐주기 없이 물고문을 합니다.
▼ 물고문이 끝나고 마지막 뒤풀이 순서로 편을 갈라 족구를 하고 행사를 마무리 합니다.
사진속에는 엊그제 이번의 창립12주년 행사에 참석하신 회원님들도 다수 눈에 띕니다.
8년 전의 추억을 한 번 더듬어 봤습니다.
8년 전의 추억이 유난하게 떠오르는 것은 산객(山客)으로서의 전성시대가 이 해로 끝이 나고, 그 다음 해
부터 퇴행성 뇌질환이 시작되어, 이제 산행의 목적은 병원의 운동요법 처방대로 재활치료를 위한 산행으
로 전환되어버린 까닭에 이렇게 넋두리 삼아 끄적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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