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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권 산행

일기오보(日氣誤報)를 믿고 금대봉 야생화산행을 하다가 비를 만났다

by 박달령 2015. 5. 31.

단기 4348년 5월 29일(금)

내일 태백시 금대봉에서 야생화 산행을 위하여 집을 나서서 수원역에서 21:04에 출발하는 서울행 무궁화호에 승차

(입석 운임 2,600원)한다. 열차는 21:40경에 서울역에 도착하여 하차한 다음 밖으로 나가 지하철에 승차하고 지하

청량리역에서 하차하니 22:20경이다.

 

지상으로 올라가 역 앞의 포장마차에 들어가 야식으로 국수 한그릇(3,000원)을 사서 먹고 지상 청량리역 대합실로

올라가서 조금 기다렸다가 23:25에 출발하는 강릉행 무궁화호 열차에 승차(태백까지 특실요금 13,000원)하니 열차

는 정시에 출발하여 운행을 시작한다.

 

단기 4348년 5월 30일(토)

졸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약 3시간 반을 달려 02:55경에 태백역에서 하차하여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맞이방에 들

가 의자에 앉아 잠을 청해보다가 04:40경에 밖으로 나가서 낙동강 발원샘 황지(黃池) 근처에 있는 24시간 김밥집

에서 김밥 3줄(4,500원)을 포장하여 배낭에 수납한 다음 태백역으로 되돌아가다가 중간에 24시간 식당 "춘하추동"

에 05:10경에 들어가 순대국밥(7,000원)을 시켜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 나온다.

 

태백역 앞의 버스터미널에 들어가 06:10에 출발하는 "조탄"행 시외버스에 승차(1,500원)하고 가다가 검룡소주차장

에서 하차하니 06:35이다. 오늘은 지난 5월 16일에 올랐던 검룡소주차장 → 대덕산 → 분주령 → 검룡소주차장 코스

가 아니고, 검룡소주차장  → 수아밭령 → 금대봉 → 두문동재 출입감시초소 → 고목나무샘 → 우암산 → 두문동재로 되돌아나오는 코스를 걸으면서 야생화산행을 하려고 계획하였었다.

 

어제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금대봉에서 가장 가까운 태백산 산악일기예보와 삼척시 하장면 일기예보를 검색해본

결과 날씨가 흐리기만 하고 비올확률도 30%밖에 안되어 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믿고 검룡소 주차장에서 하차했

는데 하차하고 나서 약 10분쯤 되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기상청의 일기오보(日氣誤報)를 믿었다가 오늘

의 야생화산행을 망치는 결과가 시작되는 현상이다.

 

07:10 고독한 방랑자는 금대봉 야생화산행을 시작한다.

그러나 빗줄기가 거세어지지 않고 찔끔찔끔 떨어지는 정도여서 그냥 빨강기둥이 서있는 철다리를 건너 수아밭령

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이 수아밭령으로 오르는 길은 생태·경관보전 통제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감시초소를 경유

할 필요 없이 그냥 오르면 되는 길이다. 통제구역이 아니라도 길가의 야생화는 반겨주지만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

어 태양광선이 없는데다 밀림이 우거진 숲길이고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어서 사진촬영을 하기 힘들다.

 

산길에 접어든지 얼마 되지 않아 길가에 자라난 산죽(山竹)을 만나는데 꽃이 피어있다. 대나무는 일생동안 한 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씨를 뿌린 다음 말라서 죽는다고 들었는데, 난생 처음으로 만나는 대나무꽃을 보게 된

다. 어렸을 때 어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대나무에 꽃이 피면 그 해 농촌은 흉년이 든다는데 어찌 될지 걱정이

슬그머니 들기도 한다.

 

 

어제 검색해본 금대봉에서 가장 가까운 태백산 산악일기예보 (구름만 끼고 비가 온다는 표시는 없다)

 

 

어제 검색해본 금대봉에서 가장 가까운 삼척시 하장면 일기예보 (역시 비온다는 표시가 없어 이에 현혹됨)

 

 

통제구역인 고목나무샘, 우암산 등에 들어가기 위하여 미리 태백시청에서 출입허가를 받았다.

 

 

태백역의 아침 풍경

 

 

태백역 앞에서 50미터 거리의 태백버스터미널

 

 

06:10에 태백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조탄행 버스 (이 버스가 안창죽마을을 거쳐 검룡소주차장에서 되돌아나온다)

 

 

06:35경에 하차한 검룡소주차장 (앞에 보이는 빨강기둥 다리가 수아밭령으로 바로 오르는 들머리이다)

 

 

수아밭령 1.4Km 이정표

 

 

양대강(한강, 낙동강) 발원지 탐방 안내판(1)

 

 

양대강(한강, 낙동강) 발원지 탐방 안내판(2)

 

 

검룡소 가는 길 (오늘은 이 길로 가지 않고 수아밭령으로 올라서 백두대간길을 따라 금대봉으로 향한다)

 

 

검룡소주차장에서 올려다 보이는 바람의 언덕 풍력발전기

 

 

수아밭령 들머리 다리를 건너면서 개울을 내려다보니...

 

 

개울가에 야생화는 무성하게 피어있지만...

 

 

개울 바닥은 오랜 가뭄으로 바짝 말라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철제 조형물인데 설명 안내판이 없어 무슨 조형물인지 알 수가 없다.

 

 

옆에서 바라본 이름 모를 철제 조형물

 

 

철제 조형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철제 조형물들

 

 

철제 조형물 옆에 무성하게 피어있는 크로버꽃

 

 

철제 조형물 근처에서 수아밭령을 향하여 숲으로 진입하는 지점의 이정표

 

 

이 둥근 나무토막을 걸쳐 만든 계단을 약 50여미터 오르면 수아밭령까지 부드러운 육산길이다.

 

 

계단을 지나자마자 길가의 산죽(山竹)에 대나무꽃이 피어있다.

 

 

구름이 너무 짙게 끼어있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도 어둡게 찍힌 대나무꽃

 

 

대나무에 꽃이 피면 농촌에 흉년이 드는 징조라는 옛말이 생각나서 마음을 어둡게 만든다.

 

 

너무 어두운 곳에서 사진촬영은 플래시가 터져도 잘 안된다.

 

 

더군다나 빗방울이 옷이 젖지 않을만큼 떨어지고 있어 더 어둡다.

 

 

풀잎에 앉아있는 나비인지 나방 종류인지 모를 곤충

 

 

길가에 용도 모를 드럼통이 묻혀있고, 긴 가뭄 끝인데도 물이 고여있다 (무엇에 쓰이는 것인지~?)

 

 

날씨가 비가 내려 어둡고 캄캄하더라도 야생화는 현란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08:20 수아밭령에 도착한다.

검룡소주차장에서 여기까지 오르는 길은 된비알이 없이 경사도가 완만하고 매우 부드러운 육산인데다가 암릉이

라고는 전혀 없는 편안한 길이었다. 수아밭령에 올라서서 약 5분정도 이정표와 표지판 등을 촬영하고 나자마자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한다.

 

배낭에서 부랴부랴 판초우의를 꺼낸 다음 배낭을 어깨에 메고서 우의(雨衣)를 펼쳐서 배낭까지 가려 걸친 다음

금대봉으로 향한다. 수아밭령에서 금대봉으로 가는 길도 급경사 된비알은 없고 완만한 경사에 암릉 위험지대도

없이 편안한 길이기는 하나, 4~5회 정도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비가 내려 미끄러운 길바닥에 조심하느라고 산행 속도가 줄어들면서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금대봉을 약 1Km쯤 앞둔 지점에 이르니 빗방울이 가늘어지면서 차츰 비가 멈추기는 하나 비가 내리는 동안에

사방이 안개로 뒤덮여 먼 산의 조망은 보이지 않음은 물론 시계도 100m 남짓밖에 터지지 않는 날씨이다.

 

금대봉을 약 0.5Km 앞둔 지점에 이르자 생리작용통제사령부에서 10분 이내에 지뢰매설을 끝내라는 작전명령이

하달된다. 초목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길에서 약 20미터쯤 숲으로 들어가 적당한 장소에서 쌓여있는 낙

엽을 발꿈치로 헤치고 흙도 약간 걷어낸 후 이 얕은 구덩이에 지뢰를 투하한 후 삐라를 3장 살포하여 지뢰를 덮

은 다음 발꿈치로 헤쳐냈던 흙과 낙엽을 다시 끌어 덮어 지뢰매설 작전을 종료하고 나니 유쾌, 통쾌, 상쾌로다.

판초우의를 벗어 배낭에 수납한 다음 금대봉으로 오른다.

 

 

수아밭령에 이르러 백두대간 마루금에 올라선다.

 

 

수아밭령에 세워진 양대강 발원지 탐방길 안내판

 

 

수아밭령의 이정표 (이런 이정표는 금대봉을 거쳐 두문동재에 이르는 동안 4~5차례 만난다)

 

 

수아밭령 표지목

 

 

수아밭령 표지목에 붙어있는 수아밭령의 유래 설명 안내판 (이 안내판을 찍고나자 빗줄기가 굵어진다)

 

 

10:50 금대봉에 도착한다. 비내리는 산길 오르막에서 조심하고, 중간에 지뢰매설 작전을 수행하느라 꽤 많은 시

간이 소요되었다. 빗줄기는 멈췄지만 안개가 끼어 사방이 조망이 터지지 않는다. 두문동재 감시초소에서 출입허

가증을 받은 젊은 부부가 반대편에서 금대봉으로 나보다 조금 먼저 올라와 정상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 입산하여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이다. 

 

젋은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분주령과 대덕산으로 가는 길을 묻기에, 금대봉 정상에 세워진 산행 개념도를 가리

키며 분주령 방면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고, 분주령에서 대덕산을 오르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부드러운 육산

이어서 많은 힘이 들지 않을 것이고, 대덕산 정상에서 검룡소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한 짧은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하산할 수 있다고 설명해주니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서 분주

령으로 떠나간다.

 

나는 젊은 부부들이 올라왔던 길로 두문동재 감시초소를 향하여 금대봉에서 하산한다.

두문동재로 가는 길가에도 야생화가 보이기는 하나, 꽃잎과 풀잎에 빗방울이 맺혀있는데다 옅은 안개가 끼어있

어 사진을 찍어보지만 신통치 않다.

 

 

반쪽이 빗물에 젖어있는 금대봉(1418. 1m) 정상 표지석

 

 

금대봉 정상 표지석과 조금 떨어져 서 있는 금대봉의 다른 이름인「양강(兩江)발원봉」표지목

 

 

금대봉 정상의 이정표

 

 

금대봉 정상의 산행길 안내판

 

 

금대봉에서 두문동재 방면으로 하산하다 만나는 금대봉을 거치지 않고 고목나무샘으로 가는 갈림길 이정표

 

 

금대봉을 거치지 않고 고목나무샘으로 바로 가는 갈림길 삼거리

 

 

빗물에 젖은 야생화

 

  

 

 

 

11:25 두문동재 감시초소 도착.

감시초소에는 4인의 태백시청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고, 초소에서 사전 예약상태를 신분증 검사로 확인한 다음

출입허가증을 받아 목에 걸고 금대봉쪽으로 올라가는 산행객들이 약 100여명이 넘는다.

 

나도 본래의 계획대로라면 여기서 출입허가증을 교부받아 목에 걸고 고목나무샘과 우암산(1,346m)을 오른 후

두문동재로 되돌아나왔을 것이지만, 이 시간 이후 언제 다시 비가 쏟아질지 모르고, 햇볕이 나지 않아 어두운

데다 옅은 안개마저 피어있어 오늘의 야생화산행은 물건너갔다는 판단하에 여기서 그냥 하산하여 귀가하기로

마음먹고, 감시초소 근무 직원한테 내 인적사항을 설명하고 출입예약자 명단에서 삭제해 달라고 부탁한다.

 

 

두문동재 감시초소에서 인터넷 예약한 탐방객들에게 나눠주어 목에 걸도록 하고 있는 출입허가증 앞면

 

 

출입허가증 뒷면

 

 

두문동재 정상 표지석

 

 

두문동재의 생태·경관보전 통제구역 감시초소(1)

 

 

두문동재의 생태·경관보전 통제구역 감시초소(2)

 

 

두문동재에서 고한 방면으로 가는 이정표

 

 

두문동재에서 태백 방면으로 가는 이정표

 

 

두문동재에서 태백 콜택시를 호출하여 태백역까지 가는데 요금계산기에 할증율이 70%로 찍히면서 누적된 요

이 17,000원이 나온다. 지난번 검룡소주차장에서 태백역까지 가면서도 70% 할증을 하여 17,500원이 나왔었

는데, 태백 택시들은 아스팔트 포장이 된 도로인데도 변두리로 나왔다 들어가면 할증율을 70%로 설정하여

바가지를 씌우는 것 같다. 그러니까 오늘도 1만원 요금 거리를 70% 할증료까지 합산하여 17,000원이 들었다.

 

태백역에 도착하니 12:00이 되었다.

12:19에 출발하는 청량리행 무궁화호 열차가 있어 미리 예매해 놓았던 18:24 출발 열차표는 매표창구에서 반

환처리를 하고, 12:19 출발 열차표(요금 10,700원)를 구입하여 플랫폼으로 들어가 조금 기다리니 열차가 도착

하여 승차 후 청량리역에 16:00 경에 도착하여 지하철로 갈아타고 귀가길에 오른다. 오늘은 기상청의 일기오

보를 믿었다가 비를 만나 망쳐버린 야생화 산행이 되어버렸다.

 

 

오늘 나를 태백까지 왕복시켜준 열차 승차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