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원권 산행

오대산 선재길 단풍산행 도중 동대산에 오르다.

by 박달령 2013. 10. 20.

단기 4346년(2013) 10월 18일(금)

수원역에서 21:10경 청량리행 전동열차에 승차하고 가다가 22:45경 지하청량리역에서 하차하여 지상청량리

역으로 올라가 조금 기다리다 23:15에 출발하는 강릉행 무궁화호 일반실(15,500원)에 승차한다. 금년가을은

단풍산행을 어디로 갈까 궁리하다가 오대산, 그 중에서도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약 9Km에 이르는 '선재길'

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을 시기여서 이 열차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열차에 승차하고 10여분 지나자 졸리기 시작하여 곧바로 잠이 들었다가 예미역에 이를 무렵 한 번 깼다 다

시 잠이 들고, 또 다시 동해역 근처에서 잠에서 깨어난다.

 

단기 4346년 10월 19일(토)

열차는 04:45경 종착역인 강릉역에 도착하여 하차한다. 역전 맞은편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식당에 들어

가 해장국(6,000원)을 시켜 이른 아침 식사를 마치니 05:40이다.

 

강릉역전으로 되돌아가 택시를 타고 강릉버스 터미널로 가서 하차한다.(3,100원)

터미널에 들어가 06:10에 출발하는 진부행 버스 승차권(3,900원)을 구입한 다음 홈으로 나가니 버스가 대

기하고 있어 승차하고 진부로 향한다. 횡계를 한 번 경유한 버스는 약 50분 후에 07:00경 진부에 도착하여

하차한다.

 

이렇게 청량리에서 열차를 타고 원주, 영월, 태백, 동해, 강릉으로 휘돌아서 진부로 간 이유는 새벽에 강원

도쪽으로 운행하는 버스는 아무리 빨라도 06:00 이전에는 없으므로 서울지역에서 대중교통으로 오대산에

접근하다보면 10:30 이나 돼야 산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되므로 아침 일찍 산행을 하기위해서 궁여지책으로

이러한 대중교통 이용방안을 생각해낸 다음 오늘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다.

 

진부터미널에 게시된 상원사행 시내버스 시각표를 보니 지난 5월 25일 오대산을 오를때만 하여도 07:30에

출발하는 상원사행 버스가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 와보니 1회가 증차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 버스를 이용하

기로 하고 터미널에서 가까운 '나드리' 김밥집에 들어가 김밥 3줄(4,500원)을 산 다음 화장실에 가서 간단

한 세수를 하고 07:30 출발하는 상원사행 시내버스에 승차한다.(2,800원)

 

시내버스는 35분쯤 운행하여 08:05경에 상원사 종점 주차장에 도착한다.  하차하여 화장실에 들어가 얼굴

에 자외선 차단제 크림을 바른 후 신발끈을 졸라매고 08:30경부터 고독한 방랑자의 유랑산행은 시작된다.

 

 

▼ 2013. 10. 18.에 검색해본 19일 오대산의 일기예보

 

 

▼ 함께 검색해본 오대산이 위치한 평창군 진부면의 일기예보

 

 

▼ 오대산 산행 개념도

 

 

▼ 진부터미널에 게시된 시내버스 시간표 (몇달 전에 비해 07:30 출발하는 상원사행이 1회 증차되었다.)

 

 

꽤 이른 시간인데도 드넓은 상원사 주차장은 이미 만차가 되어버리고 도로변도 주차를 제대로 하기 어려

울만큼 많은 자동차로 넘쳐난다.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니 등산객과 단풍행락객이 각각 반씩으로 짐작된

다. 단풍으로 명성을 떨치는 곳은 전국 어느 곳이고 단풍 절정시기에는 교통지옥이 됨을 느낀다.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이어지는 '선재길'만 걷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기때문에 임도를 따라 두로령으로

가서 두로봉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서 오대천을 따라 선재길을 걸을 요량으로 임도를 따라 10여분쯤 진

행해보니 상원사 위쪽으로는 단풍이 시들어버려 볼품이 없다.

 

버스를 타고 상원사로 올라올때 보니까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는데 상원사

이후 높은 곳은 절정기가 지나버렸다. 더 이상 오르는 것은 단풍산행의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다시 되돌아

내려와서 09:00경부터 상원사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선재길로 접어든다.

 

'선재길'은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오대천변을 따라 자동차가 왕래하는 도로와는 별도로 나 있는 트레킹

코스로서, 약 9Km에 걸쳐 대부분 평지나 다름 없는 부드러운 산길인데다가 가을 단풍이 조화를 이루는

풍광이 수려하여 명성이 있는 곳이다.

 

게다가 500m~1,000m마다 자동차 도로로 나갈 수 있는 통로가 있어 출입이 편리하도록 해 놓았다.

선재길을 걷다보면 가끔 몇 차례 자동차길과 만나 도로를 약 100여m씩 걷다가 다시 선재길(산길)로 진입

하기도 하는게 흠이라면 흠이 되겠으나, 큰 불편사항은 아니다.

 

 

▼ 상원사 주차장이 만차가 되어 도로변에도 주차할 정도로 단풍행락객들이 많이 오대산을 찾고 있다.

 

 

▼ 상원사 입구임을 알리는 표지석

 

 

▼ 두로령을 거쳐 두로봉이나 상왕봉을 향하는 이정표

 

 

▼ 상원사 주차장을 출발할때까지는 단풍이 보였는데 10여분 진행하자 단풍이 시들어버려 되돌아 나온길.

 

 

▼ 상원사 주차장 광장 끝의 선재길 입구 안내 현수막

 

 

▼ 도로와 반대편으로 이 다리를 지나 오대천을 건너면서 선재길이 시작된다.

 

 

▼ 선재길 유래 설명 안내판

 

 

▼ 선재길 안내 이정표 (선재길은 이러한 이정표가 매우 잘 설치되어 있다)

 


▼ 월정사까지 이런 다리를 여러차례 건너기도 한다.

 

 

▼ 선재길로 들어서자 나타나는 단풍 (오대산 단풍은 붉은색뿐만이 아니어서 '5색단풍'이라 불리우고 있다)

 

 

▼ 계속되는 선재길 단풍의 풍광

 


 



 


 

 



 


 


 

 


▼ 두아름은 됨직한 쓰러진 거목도 보이고...


 

▼ 신성암 출입문앞도 지난다.

 


▼ 위 신성암 문앞의 이정표

 


▼ 자동차도로로 나갈 수 있는 이런 통로가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여러차례 나온다.

 

 

▼ 계속되는 단풍의 풍광

 


▼ 선재길이 자동차도로와 합쳐지는 출렁다리

 


▼ 위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오대천의 풍광

 


▼ 선재길은 도로와 만나 상원교를 지나면서 잠시 진행한다.

 


▼ 상원교에서 내려다 본 오대천의 풍광


 

 


 


▼ 도로와 만난 선재길은 약 100여m만에 다시 숲길로 접어든다.

 


▼ 계속되는 선재길 단풍

 


▼ 걷고 또 걸어도 지치지 않는 고즈넉한 선재길

 


▼ 앗차~! 입산주(入山酒)를 깜빡했군. 지금도 늦지 않았지. 커어~억~!!!

 


▼ 다리 밑으로 내려가 바라본 오대천의 풍광

 

 

▼ 계속되는 오대산 선재길의 단풍


 


 


 


 


 


 

 

 

선재길을 유유자적하며 걷다보니 오대산장을 조금 앞둔 지점에서 도로와 만나 찻길로 접어들자 마음 한

구석이 뭔가 허전하면서 께름직한 느낌이 가시지를 않는다. 수십년이나 된 이야기지만, 어렸을때 유통되

던 물품들의 품질이 조악하였던 시절이라, 팬티를 오래 입다 보면 길을 걷다가 고무줄이 끊어지거나 낡아

서 늘어져 갑자기 탄력이 없어지는 사태가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일어났었다.

 

그러한 경우 팬티가 걸음을 옮길때마다 오가는 다른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지만 바지속에서 조금씩 흘러

내려 엉덩이와 아랫배가 허전해지면서 걸음을 계속 걷기가 께름직해지고 그렇다고 길거리에서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내린 다음 흘러내린 팬티를 수습할 수도 없어 어기적거리면서 집에까지 돌아가던 당시의 그

허전하면서 께름직하였던 그러한 기분이 느껴지는 것이다.

 

천천히 걸으면서 곰곰 생각해보니 이러한 느낌의 원인이 명색이 산꾼이라고 산에 왔으면 산 정상을 찍고

내려와야 산행을 한 성취감을 느끼게 되는데, 단풍이 없다고 오르려고 계획했던 두로봉 정상을 오르지

않고 땡땡이를 쳤다는 잠재의식에 내재된 자괴감 때문에 이리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이제 상원사로 되돌아 올라가 두로봉이 됐든, 비로봉이 됐든 올라갔다가 되내려오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잠시 쉬면서 배낭에서 지도를 꺼내보니 약 350 m쯤 도로를 따라 상원사로 후진하면 동

대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옳지~! 동대산을 오르면 되겠다.

 

동대산(1,433m)은 오늘 오르려고 계획했던 두로봉(1,422m)보다 11m나 높으니 동대산을 올라갔다가 되

내려오기로 하고 도로를 따라 연화교를 건너 상원사쪽으로 350여m쯤 올라가니 지금은 폐쇄된 동피골

야영장 옆을 지나자 동대산으로 오르는 갈림길 입구가 나타난다.

 

10:30경에 주저없이 바로 동대산을 향하여 오른다. 오대산군(群)에 속하는 5개봉우리 중 주봉인 비로봉

과, 그리고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등은 봉(峰)으로 이름이 지어져 있으나, 동대산은 산(山)으로 호칭하

여 독립된 산봉우리로 분류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산의 정상이다.

 

동대산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좀 급한 곳에는 돌계단, 둥근 통나무를 걸쳐 만든 계단, 고무타이어를

썰어 깔아놓은 철계단 등이 설치되어 있어 산길의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어느 정도 오를때까지는 보이

지 않던 단풍이 해발 960m가 표시된 이정표가 서있는 능선에 올라서자 조금 전 오대천변의 선재길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단풍이 나타나 약 600m쯤 단풍길이 계속되어 눈을 호강시킨다.

 

오르막길이라 힘은 들지만 동대산의 단풍을 즐겁게 감상하면서 꾸준히 오르기를 계속하니 12:50경에

동대산 정상 30m를 앞두고 진고개에서 오르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백두대간과 만나고 몇 걸음 더 가니

동대산 정상이다.

 


▼ 동대산을 오르기 위해 연화교를 건너 상원사쪽으로 후진한다.

 


▼ 연화교에서 내려다본 오대천의 풍광

 


▼ 연화교에서 올려다본 동대산쪽의 풍광

 


▼ 동대산 갈림길 입구의 이정표 (동대산까지 2.7Km)

 


▼ 동대산 오름길은 이런 돌계단도 만들어놓고...

 


▼ 이러한 철계단도 설치하고...

 


▼ 이처럼 둥근 통나무를 걸쳐서 계단을 만들어놓기도 해서 길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 두번째 만나는 이 철계단을 오르면 해발 960m 능선인데...

 


▼ 해발 960m 능선의 이정표 (이때부터 단풍군락지가 약 500~600여m 계속되며 눈을 호강시킨다.)

 



 


 


 


 


 


 

 


▼ 그러다가 두아름은 됨직한 무지무지하게 큰 쓰러진 거목 곁을 지나면서 단풍숲은 끝난다.

 


▼ 진고개에서 올라오는 백두대간길과 만나는 삼거리의 이정표 전면

 


▼ 진고개에서 올라오는 백두대간길과 만나는 삼거리의 이정표 후면

 


▼ 동대산(1,433m) 정상 표지석

 


▼ 동대산 정상에서 증명사진 한 장 (약 20여분의 산행객을 만난 덕에 부탁을 하여 한 장...)

 


▼ 동대산 정상에서 북진하는 대간길 (11년 전에 백두대간 북진종주를 하였던 추억이 서린 길이다)

 


▼ 동대산 정상의 구조요청 표지목

 


▼ 동대산 정상은 나무가 울창하여 황병산만 간신히 보이고 다른 곳은 나무에 가려져 있다.

 


▼ 동대산 정상 부근에도 산악회의 방향 안내 유도표지가 산을 오염시키고 있다.


 


 


 

 


▼ 흠흠~!!! 오늘의 정상 동대산에 올랐으니 정상주(頂上酒) 한 잔을 빠뜨릴 수야 있나~?

 

정상 부근에서 적당한 장소를 골라 앉아서 아침에 산 김밥을 꺼내어 캔막걸리를 정상주로 반주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13:10경에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 14:00경에 동대산 입구 갈림길에 도착한다.

갈림길에서 반대로 연화교를 거쳐 오대산장을 지나고 '선재교'라고 표시된 좁은 목재 다리를 지나니

현란한 자태를 자랑하는 단풍길이 계속된다.

 


▼ 되돌아온 동대산 갈림길 이정표 앞

 


▼ 오대산장 앞을 지나...

 


▼ 선재교를 건너서면...

 


▼ 현란한 자태를 자랑하는 단풍길이 계속된다.


 


 

 


 

 



 

 


 


 


 


 


 


 


 

 


▼ 이런 징검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 계속되는 단풍길


 

 


▼ 선재길에서 도로로 나가는 통로인 섶다리가 어설픈 모습으로 떠받쳐져 있다.

 


▼ 계속되는 단풍길


 


 


 


 


 

 


▼ 선재길이 끝나는 다리

 


▼ 선재길의 끝을 알리는 표지판

 


15:45경에 선재길이 끝나고 다리를 건너 자동차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 월정사 앞에 이르니 16:00

이다.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하고 스틱을 접어 배낭에 수납한 후 배낭에서 캔막걸리를 꺼내어 하산주

(下山酒)를 마신 다음 시간을 보니 16:20 이다. 이로써 고독한 방랑자의 유랑길 산행을 마무리 한다.

 

월정사에 들어가 관람을 하려고 했으나, 상원사 종점에서 16:20에 출발하여 진부로 나가는 시내버스

가 조금 있으면 도착하겠기에 도로로 나가 버스 정류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 선재길이 끝나고 월정사로 가는 도로 (차량이 교행할 수 없도록 도로가 포화상태이다)

 


▼ 월정사 앞 (진부행 시내버스가 도착할 시간이 임박하여 경내 관람은 생략한다)

 

 

그런데 산행을 시작하였던 이른 아침과는 달리 그동안 얼마나 많은 등산객과 행락객들의 차량이 들어

와 길가에 주차를 하고 있는지 교통 소통이 잘 안된다.

 

그래서 버스정류장 길가에서 짧은 목을 길게 빼고 조바심을 치면서 늘어지게 1시간 10분이나 기다

리니 17:30경에야 상원사에서 출발했다는 시내버스가 도착한다. 시내버스에 승차(1,750원)하고서도

소통이 지지부진하여 불과 10Km의 거리를 30분이나 걸려 진부 터미널에 도착하여 동서울까지 버스

승차권(13,100원)을 구입한 다음 대기중인 시외버스에 올라 동서울 터미널에 21:00경에 도착한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강변역으로 건너가서 지하철에 승차하여 사당역에서 하차한 다음 수원행 7770번

좌석버스(2,100원)를 갈아타고 귀가하니 23:10 이 되었다.

 

오늘의 단풍산행은 만족스러웠다고 자평해 본다. 설악산 단풍에 비교하면 품질은 약간 떨어진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오대산 단풍은 내장산처럼 인공조림을 한것이 아니고, 자연생육된 자연산의 맛깔

나는 단풍이라서 오히려 내장산 단풍보다 한 등급 높이 쳐줄만한 풍광이라는 생각이 든다.

 


▼ 오늘 나를 오대산까지 왕복하게 하여 준 승차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