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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권 산행

춘천 금병산을 올랐다가, 김유정 문학촌을 찾아보다

by 박달령 2013. 6. 16.

단기 4346년(2013) 6월 15일(토)

새벽 03:00에 잠에서 깨어 세수하고 산행준비를 한다. 오늘은 춘천시 신동면에 소재하는 금병산(652. 2m)을 올랐

다가 금병산 아래「김유정 문학촌」을 찾아보려고 계획한 날이다.

 

04:45경 집을 나서서 수원역으로 들어가 05:10에 출발하는 광운대행 전철 첫차에 승차하고 가다가 06:05경에 용

산역에서 하차하여 편의점에서 호도과자 1봉과 캔맥주 1개(합계 5,400원)를 사서 빈속의 허기를 채우고 기다렸

다가 07:00에 출발하는 춘천행'itx청춘열차'에 승차한다.

 

그런데 itx청춘열차를 타는게 아니고, 청량리역까지 가서 그곳에서 환승하여 상봉에서 출발하는 경춘선 일반 전동

열차를 타고 가다가 '김유정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사전 정보 탐색의 부실로 itx 청춘열차에 승차하니 일반전철처

럼 입석 위주로 실내가 만들어진게 아니고, 무궁화호 열차처럼 의자가 배치되어 있는게 이상하다.

 

좌석마다 좌석번호가 붙어있어 나는 입석으로 서 있는데, 일반 전철은 승무원이 없으나 이 청춘열차에는 승무원

이 청량리역을 지나자 검표를 하기에 전철 승차권을 제시하니, 이 청춘열차는 일반 전철 승차권으로는 승차할 수

가 없고, 별도의 열차 승차권을 구입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디까지 가느냐고 하기에 '김유정역'까지 간다

고 했더니 김유정역에서는 청춘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며 강촌역에서 하차하여 일반 전철로 환승하라 한다.

 

그래서 용산역에서 강촌역까지 승차권을 구입하겠다 말하니 열차요금이 좀 많다고 하면서 스마트폰에서 승차권

을 출력하여 주는데 요금이 8,500원이다. 승차요금 5,700원에다 무표승차에 따른 과태료 성격의 부가금 2,800원

의 합계금이란다. 8,500원을 치른 후 승차권을 구입하고 가니 청춘열차는 가평역에 한 번 서고, 강촌역에서 정차

하기에 08:00경에 하차한다.

 

강촌역에서 춘천행 전철 시각표를 보니 08:29에 전철이 있어 기다리다 08:30경 일반 전철이 들어와 승차하고 한

정거장을 더 가서 김유정역에서 08:40경에 하차한다. 김유정역은 최근 역사를 신축하여 시골 간이역 수준이 아

고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김유정역은 과거에는 신동면 소재지의 지명을 따서 '신남역'었으나, 일제시대 활동하며 주옥같은 우리 국문학의

금자탑을 쌓은 천재 문인 김유정의 생가가 있는 고향임을 내세운 춘천 지역 문인단체의 적극적인 청원을 허용하

개명을 하여 단기 4337년 12월 1일부터 '김유정역'이 되었으며 이로써 대한민국 최초의 사람 이름을 사용한

이 되었다 한다.

 

역앞 광장에 나가 역사를 보니 김유정 선생을 상징하듯 다른 역사와 달리 한옥으로 건축되어 있다. 역사 앞으로

도로가 지나가고 있는데 우측으로는 강촌역까지의 레일바이크 주차장이 있고, 왼쪽으로는 김유정 문학촌으로

가는 길이다.

 

역 주변에 문을 열은 식당이 없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2개와 컵라면을 사서 아침식사로 간단히 때우고 09:30경

부터 고독한 방랑자의 산행이 시작된다.

 


▼ 금병산 개념도

[산행경로 : 김유정역~406봉~서릉을 따라~금병산~남서릉을 따라~두번째 삼거리~김유정역 원점회귀 ]

 

 

▼ 한옥으로 지어진 김유정역

 

 

▼ 김유정역 오른쪽의 강촌방면 레일바이크 출발점

 

 

▼ 김유정역 왼쪽길로 김유정 문학촌과 금병산 등산로 가는 길

 

 

▼ 이 안내간판이 가리키는 곳으로 향하면...

 

 

▼ 4거리가 나타나고 이곳에서 직진하면 금병산 가는 길인데, 이 길 옆에는...

 

 

▼ 초라하였던 옛날 간이역 구역사가 보인다.

 

 

▼ 김유정 문학촌 맞은편의 용도 미상 대형 초가 한옥 위로 금병산이 보인다.

 

 

▼ 묵밭 옆을 지나면...

 

 

▼ 길건너편에 김유정 문학촌이 보이는데 나중에 찾아보기로 하고 지나친다.

 

 

▼ 그런데 조금 걸어가니 금병산 등산로와 실레이야기길 안내간판이 나타난다.

 

 

▼ 안내판에 표시된 동백꽃길로 금병산을 올랐다가 산골나그네길로 하산하였다. (약도 방향은 남북이 뒤바뀜)

 

 

▼ '실레 이야기길' 등의 길 이름이 지어진 사연을 안내하고 있다.

 

 

▼ 금병산의 '김유정 등산로'도 안내하고 있고...

 

 

▼ 금병산 정상까지 3. 81Km 이정표 (김유정역부터는 4Km가 조금 넘는 거리가 되겠다.)

 

 

▼ 길가의 텃밭에는 부추꽃이 곱게 피었다.

 

 

▼ 야생화도 피었고...

 

 

▼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 군락

 

 

▼ 이런 응급구조 연락용 긴급전화 표지목은 금병산 일대 산길에100~200m마다 설치되어 있다.

 

 

▼ 나처럼 금병산을 올랐다가 김유정 문학촌을 찾는 산행객들이 꽤 많이 보인다.

 

 

▼ 들병이들 넘어오던 눈웃음길

 

'들병이'란 '술병을 들고 다니면서 한 잔씩 따라 술을 팔던 행상'을 가리키는 말로, 조선시대 이래 주막이 아닌

호젓한 길가에서 지나가는 나그네를 상대로 술장수를 하였음은 물론, 매춘까지도 하였다고 한다.

 


▼ 금병산 정상 2. 52Km를 알리는 이정표

 

 

▼ 금병산 기슭에 설치된 체육시설과 자그마한 정자 곁을 지나서...

 

 

▼ 수천평은 됨직한 낙엽송 숲 가운데를 지나면 경사가 조금 급해지기는 하나 큰 힘은 들지 않는 길이다.

 

 

▼ 능선에 올라서면 이런 짤막한 암릉도 만나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 이정표가 가리키는 김유정 문학촌은 내가 올라온 서릉 동백꽃길이고, 김유정역은 남서릉 산골나그네길이다.

 

 

▼ 금병산 정상의 목조 전망대가 보인다. 그러나 전망대에 올라보니 연무가 짙게 끼어 조망이 전혀 안된다.

 

 

▼ 금병산(652. 2m) 정상 표지석에 11:50에 도착한다.

 

 

▼ 연무가 너무 짙어 잘 보이지 않는 춘천 시가지

 

 

▼ 전망대에는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다.

 

 

▼ 정상 표지석에서 증명사진 한 장

 

 

▼ 정상 표지석 옆의 나무에 핀 꽃에는 꿀벌 한 마리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 원창고개와 김유정 문학촌, 김유정역 갈림길 4거리에서...

 

 

▼  헬기장을 지나 김유정역 방면 남서릉으로 가다가...

 

 

▼ 야생화가 반겨주는 곳 그늘에서...

 

 

▼ 한참을 부채질로 땀을 건조시킨 다음에 캔맥주를 꺼내어 정상주를 마신다.

 

 

▼ 그리고 약 50여분간 남서릉을 걷다가 두번째 삼거리에 도착하여 의자에 누워 쉬면서 1시간가량 낮잠을 잔다.

 

 

▼ 이 두번째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김유정역으로 원점회귀한다.

 

 

남서릉의 두번째 삼거리에 설치된 긴의자에 드러누워 1시간가량 낮잠에 빠졌다 깨어나니 14:00이다. 한결 가뿐

해진 몸으로 하산을 서둘러 김유정역에 도착하니 14:30이다. 오름길이나, 내림길이나 모두 경사가 급한 곳은 지

그재그 식으로 산길을 내어 완만하게 만든데다가 위험한 곳은 전혀 없는 편안한 길이어서 약 9Km의 산길에 자주

쉬기도 하고 낮잠까지 한 시간이나 잤는데도 5시간만에 산행을 끝낸다.

 

▼ 산행 날머리 감시초소 옆에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

 

 

▼ 산 정상에서는 연무가 짙어 조망이 트이지 않았는데, 하산하니 고요한 농촌 풍경에 맑은 날씨다.

 

 

▼ 마을 뒷동산에는 밤꽃이 만발하였다.

 

 

김유정역으로 원점회귀하여 식당에 들어가 막국수(6,000원)를 시킨 다음, 기다리는  시간에 문 밖 수도에 가서

세수하고 머리까지 감고 나니 개운해진다. 막국수가 나왔는데 양이 많아 늦은 점심을 든든히 먹고 김유정 문학촌

으로 간다. 휴일이라 그런지 관람객들이 많다.

 


▼ 김유정 문학촌 입구

 

 

▼ 안내도 간판

(1. 전시관, 2. 생가, 3. 디딜방아, 4. 외양간, 5. 정자, 6. 김유정 선생 동상, 7. 연못, 8. 출입문)

 

 

▼ 김유정 문학촌 건립 유래 설명 안내판

 

 

▼ 김유정 선생의 소설 <동백꽃>의 한 장면을 표현한 동상(1)

 

 

▼ 김유정 선생의 소설 <동백꽃>의 한 장면을 표현한 동상(2) 

 

 

▼ 위 동상의 주인공 동작 부분 소설 대목

 

 

▼ 문학촌 내의 정자와 연못 (오른쪽 뒷편의 초가는 외양간)

 

 

▼ 복원해 놓은 김유정 선생 생가

 

 

▼ 김유정 선생 동상

 

 

▼ 김유정 기념전시관

 

 

▼ 기념관 안에 전시한 소설 <봄.봄> 시작 부분 원본 사진

 

 

▼ 김유정 선생의 생애 설명서 (29세로 요절한 천재 문인의 긴 투병생활 끝에 마친 짧은 생애가 안타깝다.)

 

 

매주 주말이면 15:00부터 한 시간씩 생가 옆 마당에서 김유정 선생의 작품을 주제로 하여 춘천지역 연극인들의

공연이 열린다고 한다. 오늘은 <봄.봄>을 주제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꼭 50년 전에 김유정 선생의 전

집을 읽고 그 주옥같은 문체로 그려낸 민초들의 농촌 생활상과 도시 빈민들의 참혹상에 깊은 감명을 받았던 추억

이 다시 떠오른다.

 

소년시절 내가 읽던 소설류는 삼국지, 수호지 같은 전쟁소설이나, 아니면 영웅전, 또는 인텔리 지식인들의 고급

생활을 묘사한 이야기들이 대종을 이뤘으나, 일제시대 빈한한 소작농을 하면서 착취 당하고 억압 당하던 피폐한

농촌의 민초들, 또는 도시 빈민가의 피폐한 민초들의 생활상을 절절하게 묘사한 김유정 선생의 작품을 처음 읽으

면서 받은 충격적인 감명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다.

 

▼ 김유정 선생의 <봄.봄>을 주제로 공연 중인 연극인들

 

 

▼ <봄.봄> 주인공 동상(1) (왼쪽부터 예비데릴사위 덕달이, 덕달의 아내가 될 점순이와 그녀 아버지 봉필 영감)

 

 

▼ <봄.봄> 주인공 동상(2) (왼쪽부터 예비데릴사위 덕달이, 덕달의 아내가 될 점순이와 그녀 아버지 봉필 영감) 

 

 

▼ 김유정 선생 생가 뒤 산자락에 핀 야생화

 

 

▼ 군락을 이룬 야생화

 

 

▼ 열심히 일하는 꿀벌들의 모습

 

 

▼ 우물

 

 

▼ 탐스럽게 익은 앵두

 

 

▼ 생가를 나서서 김유정역으로 가는 길가의 모내기를 한 논의 풍경

 

 

김유정 문학관 관람을 끝내고 김유정역으로 돌아가 상봉행 전철 시각표를 보니 16:11 열차가 있다.

역 플랫폼으로 들어가 약 5분가량 기다리니 전철이 들어와 승차하고 상봉역 종점에서 내려 환승한 다음 청량리

역에서 다시 1호선 지하철로 환승하여 귀가길에 오른다.

 

오늘의 산행은 표토층이 두터워 기름진 산자락에 하늘을 찌를듯이 자란 무성한 숲그늘길을 덥지 않게 걸으면서

피톤치트를 충분히 마시고, 점심에 춘천의 명물 막국수를 맛있게 먹은 다음, 감수성 예민했던 소년기에 읽어 나

의 심금을 울렸던 김유정 선생의 30여편의 주옥같은 소설을 선생의 생가를 방문하면서 다시 반추해보는 추억에

잠겨본 하루였다. (그러나 50여년 세월이 흘러 <봄.봄>을 제외하고는 제목과 줄거리를 대부분 잊어버렸다. 언제

한 번 다시 김유정 선생의 소설을 읽고 싶다)

  

▼ 철도교통정보탐색 부실로 부가요금(과태료) 2,800원을 더 내고 열차내 승무원에게 구입한 itx청춘열차 승차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