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상식

비공인 등산용어(2) <지뢰매설(地雷埋設)>

by 박달령 2012. 7. 20.

산행(山行)을 하다가 대변이 마려워 산중에서 실례를 할 경우를 가리키는 산꾼들의 은어는 언제부터인가

"지뢰매설(地雷埋設)" 이라 칭하는 산행기를 간혹 보게 됩니다.

깊은 산속에서 일어나는 생리현상을 억지로 참아가며 화장실 시설이 있는 곳까지 가거나 귀가하여 처리할

수는 없는 일이므로 대부분의 산행객들은 진행하던 산길을 10 m 정도 이상 이탈하여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을만한 장소에 이르러 볼 일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땅 위에 배설물을 그냥 방치하면 주변에 냄새를 풍겨 지나가는 다른 이들에게 고통을 주게 되

기 때문에 지참한 스틱이나, 아니면 길쭉한 돌멩이 등 적당한 물체를 이용하기도 하고 또는 등산화 발뒤꿈

치를 사용하여 땅거죽에 쌓인 부엽토(낙엽퇴비)를 긁어내고 약간의 흙을 걷어내어 얕은 구덩이를 판 다음

그곳에다 대고 '학문(學文)에 힘을써서 '밀어내기'를 하는걸 가리켜 지뢰를 묻는 것과 유사하다 하여 '지뢰

매설' 이라고 한답니다.

이렇게 지뢰를 구덩이에 투하하고서 휴지로 뒤를 닦아낸 다음 그 휴지를 변 위에 버리는 걸 가리켜 '삐라살

포' 라고 한답니다. "삐라를 몇장 살포했다" 라고 하지요. 삐라살포가 끝나고 나면 흙과 부엽토를 발끝을 이

용하여 구덩이에 밀어넣어 덮는 동작을 끝으로 '지뢰매설작전'이 종료됩니다.

그래서 가끔 어느 산행기를 읽어보면 "지뢰매설"이니, "삐라살포"니, "학문에 힘을 쓰고...",
"밀어내기" 등등

의 은어에 가까운 용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뒤에 지나가는 산꾼들에게 불한 냄새가 풍기

지 않으므로 "지뢰매설(地雷埋設)"은 반드시 산꾼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