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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상식

산에서는 사냥꾼의 엽총 조심

by 박달령 2012. 9. 9.

겨울철에 수렵허용지역을 산행할 때에는 엽총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 유념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렵허용지역에서 사냥을 하는 이들은 그래도 정규 교육을 받은 엽사들이어서

그나마 조금 안심할 수 있으나, 그 이외지역에서 준동하는 밀렵꾼들이 두통거리입니다.

 

그들 밀렵꾼들이 사용하는 공기총은 조준경까지 장착된데다 고압 프로판개스를 차 트렁크에 적재

고 다니면서 수시로 충전 사용함으로써 멧돼지 사냥도 가능한 고성능이라 합니다.

공기총이라고 얕볼게 아닙니다.

 

다음 이야기는 실제로 제가 견문한 경험담입니다.

1997년인가 겨울에 제가 잘 아는 사람이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 기슭에서 고성능 공기총을 가지고

밀렵을 하고 있었는데 약 20여미터 앞쪽 덤불속에 상당히 큰 시커먼 물체가 부스럭거리고 있어 멧

돼지인줄 오인하고 사격을 가하여 사살했는데 확인해보니 역시 밀렵을 위해 올가미를 설치중인 사

람이었습니다.

 

올가미 밀렵꾼은 다른 사람 눈에 안띄기 위해 검은색 복장을 하고 덤불속에 올가미를 설치중이었기

때문에 야생동물로 오인되었던 것입니다.

 

공기총 밀렵꾼은 즉시 119에 연락하여 피해자를 응급후송하였으나 병원에 도착한지 얼마 안되어

숨을 거두었고, 그 후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되었던 가해자는 유족들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을 하고

합의가 되어 집행유예로 간신히 석방되었습니다.(죽은 사람만 서럽게.....)

 

사람 왕래가 많은 국립 또는 도립공원지역 산길은 안심할 수 있으나, 대간길, 정맥, 기맥, 지맥 길

기타 사람 왕래가 한적한 산길에서는 절대로 방심하면 안됩니다.

 

모자, 외투 등 윗옷이나, 배낭 등에서 어느 하나라도 붉은 색깔을 착용하여 멀리서도 야생동물이 아

님을 알리는 것이 좋고, 위험지역을 지날 때는 배낭에 방울을 달아 소리를 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 주의하실 점은 길을 잃었을 때 바른길을 찾기 위해 가던 길을 이탈하여 길 아닌 곳으로 진행

하다가 밀렵꾼들이 설치한 에 걸려 발목이 절단 당하는 부상을 입는 일도 있습니다.

또는 "후리채"라는 올가미에 발목이 걸려 나무에 거꾸로 매달리는 경우도 있고 멧돼지 포획용 함정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다음 이야기는 저와 동종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께서 호남정맥 종주기를 월간 소식지에 연재하

신 산행기 중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하루는 호남정맥 산길을 걷던 중 풀과 나무가 사람 키를 넘도록 무성해져 앞뒤가 잘 안보이는 곳이

나타나 이 수풀을 간신히 헤치고 힘들게 지나쳐 훤하게 트인 곳으로 막 나서는 순간 밀렵꾼의 엽총

총구가 바로 눈 앞에서 자신을 조준하고 있어 악~! 소리를 지르며 놀라는 순간 그 밀렵꾼도 깜짝

놀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밀렵꾼은 풀숲이 무성하게 우거져 형체는 보이지 않는 숲 사이를 사그락 사그락 소리를 내며 다

가오는 소리가 들려 멧돼지나 노루 등 상당히 큰 산짐승인줄로 오인하고 발포를 하려는 순간 풀숲

에서 갑자기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 기겁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때 만약에 그 밀렵꾼이 엽총 방아쇠를 1초만 빨리 당겼더라면 꼼짝없이 생명을 잃었을 것을 생각

하면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합니다.

 

ㅡ 겨울 산행시는 자나깨나 엽총조심 !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