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수렵허용지역을 산행할 때에는 엽총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 유념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렵허용지역에서 사냥을 하는 이들은 그래도 정규 교육을 받은 엽사들이어서
그나마 조금 안심할 수 있으나, 그 이외지역에서 준동하는 밀렵꾼들이 두통거리입니다.
그들 밀렵꾼들이 사용하는 공기총은 조준경까지 장착된데다 고압 프로판개스를 차 트렁크에 적재
하고 다니면서 수시로 충전 사용함으로써 멧돼지 사냥도 가능한 고성능이라 합니다.
공기총이라고 얕볼게 아닙니다.
다음 이야기는 실제로 제가 견문한 경험담입니다.
1997년인가 겨울에 제가 잘 아는 사람이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 기슭에서 고성능 공기총을 가지고
밀렵을 하고 있었는데 약 20여미터 앞쪽 덤불속에 상당히 큰 시커먼 물체가 부스럭거리고 있어 멧
돼지인줄 오인하고 사격을 가하여 사살했는데 확인해보니 역시 밀렵을 위해 올가미를 설치중인 사
람이었습니다.
올가미 밀렵꾼은 다른 사람 눈에 안띄기 위해 검은색 복장을 하고 덤불속에 올가미를 설치중이었기
때문에 야생동물로 오인되었던 것입니다.
공기총 밀렵꾼은 즉시 119에 연락하여 피해자를 응급후송하였으나 병원에 도착한지 얼마 안되어
숨을 거두었고, 그 후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되었던 가해자는 유족들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을 하고
합의가 되어 집행유예로 간신히 석방되었습니다.(죽은 사람만 서럽게.....)
사람 왕래가 많은 국립 또는 도립공원지역 산길은 안심할 수 있으나, 대간길, 정맥, 기맥, 지맥 길
기타 사람 왕래가 한적한 산길에서는 절대로 방심하면 안됩니다.
모자, 외투 등 윗옷이나, 배낭 등에서 어느 하나라도 붉은 색깔을 착용하여 멀리서도 야생동물이 아
님을 알리는 것이 좋고, 위험지역을 지날 때는 배낭에 방울을 달아 소리를 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 주의하실 점은 길을 잃었을 때 바른길을 찾기 위해 가던 길을 이탈하여 길 아닌 곳으로 진행
하다가 밀렵꾼들이 설치한 덫에 걸려 발목이 절단 당하는 부상을 입는 일도 있습니다.
또는 "후리채"라는 올가미에 발목이 걸려 나무에 거꾸로 매달리는 경우도 있고 멧돼지 포획용 함정
에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다음 이야기는 저와 동종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께서 호남정맥 종주기를 월간 소식지에 연재하
신 산행기 중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하루는 호남정맥 산길을 걷던 중 풀과 나무가 사람 키를 넘도록 무성해져 앞뒤가 잘 안보이는 곳이
나타나 이 수풀을 간신히 헤치고 힘들게 지나쳐 훤하게 트인 곳으로 막 나서는 순간 밀렵꾼의 엽총
총구가 바로 눈 앞에서 자신을 조준하고 있어 악~! 소리를 지르며 놀라는 순간 그 밀렵꾼도 깜짝
놀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밀렵꾼은 풀숲이 무성하게 우거져 형체는 보이지 않는 숲 사이를 사그락 사그락 소리를 내며 다
가오는 소리가 들려 멧돼지나 노루 등 상당히 큰 산짐승인줄로 오인하고 발포를 하려는 순간 풀숲
에서 갑자기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 기겁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때 만약에 그 밀렵꾼이 엽총 방아쇠를 1초만 빨리 당겼더라면 꼼짝없이 생명을 잃었을 것을 생각
하면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합니다.
ㅡ 겨울 산행시는 자나깨나 엽총조심 !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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