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44년(2011) 9월 17일(토)
오늘은 충주의 진산이라 하는 계명산(775m)과 남산(일명 금봉산, 636m)을 종주하기로 한 날이다.
새벽 02:40에 잠에서 깨어 세수하고 산행 준비를 마친 다음 배낭을 메고 04:00에 집을 나서서 수원역
맞은편 좌석버스 정류장으로 나가니 04:15이다. 배낭을 길가에 내려놓고 몸풀기 체조를 하고 있으니
사당역이 종점인 7770번 좌석버스가 도착하여 승차한다.(요금 : 1,800원)
좌석버스 첫차는 04:30에 출발하여 05:00에 사당역 종점에 도착한다. 강변역으로 가는 지하철 전동
차는 05:34에 도착하므로 잠시 시간여유가 있어 사당역 옆의 김밥집에 들어가 김밥 두줄을 시켜 아침
식사로 때운다.(김밥 : 3,000원)
사당역 구내로 들어가 강변역까지 1회용 교통카드를 구입하여 검표대를 통과한다.(1,100원)
05:34에 도착하는 2호선 전동차를 타고 가다 강변역에 하차하니 06:00이다. 길 건너 동서울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충주행 첫차는 06:00이므로 이제 쫓아가봐야 탈 수 없고, 그 다음 06:20 버스표를 1매 구입하
여 승차한다.(요금 : 7,400원)
수원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충주행 첫차는 06:30에 출발하는데 충주까지 2시간이나 걸리지만, 동서울 터미
널에서 06:20에 출발하는 이 버스는 1시간 30이면 도착하므로 약 40분 정도 시간이 절약되기 때문에 수원
에서 새벽잠을 설치며 동서울 터미널까지 힘든 걸음을 하게 된 것이다. 오뉴월 하루 볕이면 기저귀 3,000
장을 말린다는데, 산꾼들에게 40분이면 얼마나 금쪽같은 세월인가~?
아침 이른 시각이라 교통 소통이 잘 되어 버스는 충주 터미널에 07:50경에 도착한다.
터미널 구내 화장실을 다녀오니 상당한 시간이 경과 되었다. 계명산을 먼저 오를까, 남산을 먼저 오를까 하
다 남산을 먼저 올라 계명산으로 종주하기로 결정한다.
역 광장 가에 세워진 충주 시내버스 운행정보 안내판을 살펴 터미널 주변 4번 승강장이 있는 하이마트 앞으
로 걸어가 시내버스를 기다리다가 충주여고 방면으로 가는 버스에 승차한다.(1,200원)
충주여고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직동 창룡사 입구로 가는 버스를 알아보았으나 마땅치가 않은데, 때마침 도
착하는 택시를 세워 창룡사로 향한다. 택시 기사는 내 차림새를 보더니 등산 가느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
답하니 창룡사까지 올라가지 않고 도중의 등산로 입구 안내표지가 서 있는 주차장 공터에 세워주며 여기가
등산로 입구라 일러주기에 하차한다.(3,200원)
주차장 공터에 앉아 신발끈을 졸라매고 09:30부터 고독한 방랑자의 외로운 산행은 시작된다.
산길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은듯 길은 좁고, 초목이 우거져 약간의 저항으로 이슬이 바지가랑이를
적신다. 약 100여미터 전진하자 우측에 깎아지른 바위절벽 밑에 무속인들의 기도터가 있고, 무속인 여인
두 사람이 기도 준비를 한다.
기도터를 출발하여 100여미터 전진하자 무속인들의 기도가 시작된 듯 등 뒤에서 징을 치는 소리가 은은하
게 들려온다. 계곡 개울가를 따라 걷는 길은 경사가 급하지 않아 힘이 덜 들었으나, 계곡을 건너 밧줄이 쳐
져 있는 비탈부터는 경사가 급한 된비알이라 진땀이 흐르기 시작하고 발걸음은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헉헉대며 남산(금봉산) 주능선에 올라서니 창룡사와 깔딱고개 갈림길 삼거리인데, 깔딱고개쪽에서 올라오
는 길은 충주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길인 듯 넓직하다. 깔딱고개가 어느 지점인지 지도에는 나타나 있지
않은 곳인데, 남산을 오르려면 이곳을 산행 기점으로 하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깔딱고개 쪽에
서 많은 산행객들이 올라온다. 내가 올라온 창룡사길은 나 홀로 고독한 산행이었는데...
능선에 올라서자 길은 경사가 완만해지고 잘 다듬어져 있어 우선 숨쉬기가 편해진다.
남산 정상 직전에 사각으로 다듬은 긴 돌 두 개를 양쪽에 눕혀놓고 그 가운데는 납작한 돌을 깔아 조성한
약 반 평가량의 시설물이 보이는데 용도가 뭔지 궁금하다. 아마 산제(山祭)를 지내는 제단 같다.
▼ 계명산, 남산 종주산행 개념도
▼ 창룡사에 이르기 직전에 갈라지는 남산 등산로 입구 안내 표지
▼ 무속인 기도터 앞에 서 있는 청결을 지켜 달라는 호소문
▼ 기도터 제단 앞에서 기도 준비를 하는 무속인들
▼ 길가에 핀 야생화 군락
▼ 가까이서 본 야생화
▼ 이 실개천을 건너면서 약 700여미터의 된비알이 시작된다.
▼ 주능선에 올라서니 깔딱고개와 창룡사 갈림길 삼거리이다.(남산성 방면이 남산 정상 가는 길이다.)
▼ 삼거리에 서 있는 돌탑
▼ 편안한 느낌을 주는 길가의 바위
▼ 간간이 나타나는 쉼터 의자
▼ 삼거리에서 남산까지 약 1.5Km의 길은 이처럼 넓고 편하다.
▼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암릉
▼ 남산 정상 직전의 석재 시설물(제단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편안한 길을 따라 남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 표지석 직전에 마즈막재와 재오개마을 갈림길 이정표가 서
있는데 이 이정표 앞에 남산의 충주산성 성벽길이 지난다. 이정표를 지나 정상에 이르니 11:30이다.
10여분 휴식 후 계명산을 오르기 위해 마즈막재로 내려선다.
마즈막재로 내려서는 길은 충주산성 성벽 위를 걸어가다가, 중간에 성벽 일부를 절개하여 놓은 곳을 통과
하여 능선으로 길이 나 있다. 충주산성의 구조는 남산 정상을 중심으로 그 아래 8부능선을 깎아내려 돌을
쌓아 성벽을 만들고, 그 성벽위쪽을 평평하게 조성한 형태이다.
마즈막재로 내려가는 능선길은 여러 차례 임도를 만나는데, 이 임도도 능선을 좌우로 휘돌아 마즈막재에
서 능선 산길과 만나게 된다. 땡볕이 내려쬐는 오늘같은 날씨에는 임도를 지나치는 몇 걸음에도 숨이 헉
헉댈 정도로 더운 김이 올라온다.
▼ 마즈막재와 재오개마을 갈림길 삼거리 이정표
▼ 충주산성 유래 설명 안내판
▼ 남산(일명 금봉산, 636m) 정상 표지석(충주시청산악회와 충청북도 등 두군데서 세웠다.)
▼ 충주시청산악회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 뒷면
▼ 남산 정상의 삼각점
▼ 남산 정상에 서 있는 돌탑
▼ 마즈막재 갈림길이 시작되는 계단
▼ 충주산성에서 내려다 보이는 충주 시가지
▼ 복원공사를 한 충주산성 성벽
▼ 성벽 위에 핀 야생화 (1)
▼ 성벽 위의 야생화 (2)
▼ 성벽 위의 야생화 (3)
▼ 성벽 위의 야생화 (4)
▼ 성벽 위의 야생화 (5)
▼ 가야 할 계명산
▼ 성벽 위의 야생화와 곤충
▼ 마즈막재 능선으로 나가는 성벽 절개지 옆의 소나무 쉼터
▼ 소나무 쉼터 주변을 돌아다니는 애완견 (보신비급을 전개하기에는 너무 작다)
▼ 마즈막재 가는 능선으로 나가는 성벽 절개지
▼ 산성 성벽 밖에서 전망되는 충주호(계명산에 이를때까지 여러 번 보인다.)
▼ 여러차례 만나는 임도(충주산성 복원공사를 위해 오래 전에 닦아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 이 임도를 따르더라도 마즈막재로 가긴 하는데, 땡볕에 그늘이 없고, 거리도 멀어 산길로 가야 한다.
▼ 충주호
12:30경에 해발 260m의 마즈막재에 내려선다. 산행객들이 남산과 계명산 산행의 기점으로 삼는 듯, 고개
마루에는 주차장 시설도 있다. 지붕을 설치한 샘터도 있는데, 최근 수질검사 결과 대장균의 기준치 초과로
부적합 판정을 한 경고문이 붙어 있다.
"마즈막재" 라고 하는 "마지막"이란 뜻의 고개이름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하여 진다. 옛날 한양에서 낙
향을 하던가 산중으로 유배를 갈 경우에 마즈막재를 넘어 남한강을 따라 단양,영월,청풍지역으로 많이 갔
었다고 한다.
죄인들은 마즈막재를 넘어 종민동에서 배를 타고 유배지로 가는 경우가 많았으며 또한 배를 타고 내려와서
종민동에서 내려 대개 충주관아나 사형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일단 이 고개만 넘으면 살아가지 못한
다는 관례에 따라 마지막으로 넘는 고개라 하여 "마즈막재"라 불리우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옛날 이 부근에 호랑이가 많았는데 충주성안 사람들이 이 고개를 넘으면 범에게 호환
(虎患)을 당하여 살아오지 못했다는 데서 나온 명칭이라고도 한다.
남산에서 이곳까지 376m를 내려섰고, 이제 여기서 계명산까지는 515m를 다시 올려쳐야 한다.
계명산까지 2.6Km의 짧은 거리에 515m를 올려치려면 급경사지대가 있음을 예고하는 거리이다.
시각은 한낮이 되었고, 땡볕에 늦더위로 푹푹 삶아대는 날씨에 기가 죽는다. 그늘에 앉아 30여분 휴식을
한 다음 13:00경에 그냥 하산을 해버릴까 말까 갈등을 하다가 마음을 다잡고 계명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산행 들머리의 계단을 10여미터 올라서자 대몽항쟁 전승기념탑(對蒙抗爭戰勝記念塔)이 우람한 자태로
서있다. 기념탑을 지나쳐 시작되는 계명산 오름길은 예측했던대로 경사가 40도 이상 되는 된비알이 약
1 Km나 계속되는데 무더운 날씨에 땀으로 목욕을 하면서 용을 쓰며 발걸음을 떼어보나,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100여미터 진행하다 마춤한 자리가 나서 앉아 점심요기를 하고 다시 출발한다.
된비알을 다 올라서자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그림같은 충주호도 보이고, 저 멀리 가물가물 월악산도 어
렴풋이 보이는데, 월악산은 연무로 인하여 사진에는 잡히지 않는다. 마즈막재에서 전망대까지 급경사에
시달린 끝에 소모된 체력 회복을 위해 부채질을 하면서 30여분을 쉰다.
▼ 마즈막재 길가의 무공수훈자 공적비
▼ 마즈막재 쉼터
▼ 마즈막재 정상(해발 260m)
▼ 계명산 들머리 안내표지
▼ 충주시내버스 정류장
▼ 마즈막재 샘터
▼ 샘터의 물(그러나 안내판에는 수질검사 불합격판정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 마즈막재 표지석
▼ 계명산을 향하여 10여미터 계단을 올라서면...
▼ 대몽항쟁 전승 기념탑이 서 있다.(탑 상단부 1253은 몽고군 5차침입의 해인 서기 1253년을 뜻한다.)
▼ 기념탑 건립 유래 안내문 <1>
▼ 기념탑 건립 유래 안내문 <2>
▼ 계명산 오름길의 짤막한 너덜길
▼ 전망대
▼ 전망대의 이정표
▼ 전망대에서 조망되는 충주호(실물은 그림같은 풍광이나, 사진으로는 별로이다.)
▼ 되돌아본 지나온 남산(금봉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충주 시가지
전망대에서 긴 시간 휴식 후 출발을 하니 피로가 회복되어 발걸음이 가벼워지는데다 경사도 완만해져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도 제법 진도가 나간다. 15:20에 계명산 정상에 도착한다. 계명산도 남산과 마찬가지로 충
주시청 산악회에서 세운 정상표지석과 충청북도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이 나란히 서 있다.
계명산 정상에서 능선은 충주댐이 있는 종민동 방면과, 충주 시가지가 시작되는 연수동 방면 등 두갈래로
갈라진다. 어느쪽으로 하산할까 생각하다가, 연수동 방면 능선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20여분 휴식 후 15:40에 하산을 시작한다. 연수동 방면 '막은대미재'로 가는 능선은 험한 길은 없으나, 약
50~70m씩 고도를 올려치는 작은 봉우리가 5~6차례나 자주 나타나 괴롭힌다. 하산 시작하여 2.5Km쯤 내
려서니 지붕 시설을 한 약수터가 보이는데, 들어가 보니 여기도 부적합판정 경고문이 붙어있다.
▼ 계명산 정상 표지석 도착 직전에 설치된 연수동 방면(막은대미재)과 종민동 갈림길 삼거리 이정표
▼ 계명산(鷄鳴山)정상(775m)의 풍경(계명산 정상은 비좁아 궁색해 보인다.)
▼ 충청북도에서 세운 계명산 정상 표지석(지도의 표시보다 1m 낮은 774m로 표시되어 있다.)
▼ 충주시청 산악회에서 세운 계명산 정상 표지석
▼ 충주시청 산악회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 뒷면
▼ 충청북도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 뒷면(이정표까지 조각되어 있다.)
▼ 계명산 정상에서 조망되는 충주호
▼ 계명산 정상의 야생화
▼ 늦더위 폭염아래에서도 계명산 정상의 억새는 가을을 알리고 있다.
▼ 계명산 정상의 야생화
▼ 계명산 정상의 소나무 <1>
▼ 계명산 정상의 소나무 <2>
▼ 계명산 정상에서 400m 하산한 지점의 이정표
▼ 이정표 뒤의 돌탑
▼ 약 2.5Km 하산한 지점의『뒷목골산 약수터』
▼ 약수터 내부
▼ 약수터 안내문 (그러나 수질검사 부적합 판정 경고문이 안내문 옆에 붙어 있다.)
계명산 정상에서 4.3 Km 하산을 하니 사거리 안부에 연수주공 0.7Km를 표시하는 이정표가 서 있다.
이 사거리에서 연수주공 아파트 쪽으로 방향을 틀어 연수주공과 아이파크 아파트 사이의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니 시내 순환운행을 하는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어 여기서 하산을 마치니 17:50이 되었다.
정류장으로 다가가 잠시 기다리니 버스가 와서 승차(1,200원)하여 시내를 약 50분간 지그재그로 운행
한 끝에 충주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18:55이다. 수원행 버스 시각표를 보니 19:00에 출발하는
버스와 그 다음 19:30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
5분 후에 출발하는 19:00발 버스는 너무 시간이 촉박하고, 19:30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로 하고 버스
표 1매를 구입한다.(9,000원) 그리고 화장실에 가서 세수하고 머리 감고 모자를 물에 빨아서 걸어놓은
다음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매점에서 캔맥주 1개(1,800원)를 사서 벌컥벌컥 들이켜 갈증을 달랜다.
그리고 터미널 구내 식당에 들어가서 가장 빨리 되는 우동 한 그릇(4,000원)을 시켜 허겁지겁 우겨넣은
음 19:28경에 수원행 버스에 승차하니 곧바로 버스는 출발한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나른한
잠결속에 빠져들며 귀가길에 오른다.
▼ 연수주공 하산길 사거리의 이정표
▼ 위 이정표 옆의 정체불명의 또 다른 이정표
▼ 오늘 나를 충주까지 왕복 시켜준 버스 승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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