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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산행

대충산사 2012년 시산제 (충남 아산 봉수산)

by 박달령 2012. 1. 29.

단기 4345년 1월 28일(토) 오후 17:56

대충산사 영영영 회장님으로부터 내일 시산제 산행에 참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전화가 왔다.내일은 다섯살 난 외손자가 외갓집에 세배를 오기로 한 날이라서 스케줄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참석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좀 애매한 답변을 드린다. 

그리고 한참 생각을 해보니, 봉수산 ~ 도고산을 완주하지 않고 도중 하산을 한 다음 온양에서 좀 일찍

출발하면 손주녀석 세배 받을 시간은 가능할 것 같아 시산제에 참석하기로 하고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

어가서 내일 광덕산의 산악기상예보를 검색해 본다. 봉수산은 기상예보가 제공되지 않으므로, 봉수산

에서 가장 가까운 광덕산의 예보를 참작하려고 검색하는 것이다.

 

검색해보니 내일의 광덕산은 맑은 날씨에 정상 최저기온은 영하 12도, 최고기온은 영하 1도, 12:00까

지는 북풍 내지 북서풍이 초속 1~2m로 비교적 바람은 잠잠한 편이고, 그 이후부터는 초속 4~5m의 상당히 거센 바람이 부는 것으로 예보가 되어 있다. 오전에는 기온이 낮아도 바람이 세지 않아 괜찮을

것 같은데, 오후에는 바람이 거세어져 춥겠다. 난 추우면 콧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데...이런~!

 

▼ 기상청의 1월 29일 광덕산 정상 일기예보

 

 

그리고 이어서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로 가서 해와 달뜨는 시각 게시판에서 1월 29일 천안지역의

광명제원(光明諸元)을 검색해 보니 해뜨는 시각은 07:37이고 해지는 시각은 17:52이다. 그러나 내일

은 날씨가 맑다고 하니 시민박명(市民薄明) 시각이 중요하다. 시민박명은 아침 07:09에 시작되고 저

녁 18:20까지 계속되니 일출보다 30분 정도 앞당겨 밝고, 일몰시각보다 30분 정도 늦게까지 밝겠다.

 

▼ 한국천문연구원의 1월 29일 천안지역 광명제원

 

그리고 단기 4345년 1월 29일(일)

휴대전화 알람소리에 새벽 03:30에 잠에서 깨어 일어나려니, 더 자고 싶은 충동이 일지만 이를 악물고 일어

나 스트레칭을 한참 한 다음 산행복장을 하고 나서 아침 식사 후 05:50에 집을 나선다. 수원역에서 06:09에

출발하는 장항선 열차표를 온양온천역까지 1장(4,500원) 사들고 승차하자 마자 생리작용 통제사령부에서

즉각 체중감량을 실시하라는 긴급 작전명령이 하달된다.

 

배낭을 좌석에 팽개쳐 놓은채 체중감량실로 들어가 한참 밀어내기를 한 다음 삐라를 3회에 걸쳐 살포한 후

작전을 종료하고 좌석으로 돌아오는데 체중감량이 아마도 1Kg 이상은 된 듯 아침식사를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뱃속이 텅 빈것같고 배가 고프다. 온양온천역에서 하차하여 감량한 체중을 어느 정도 보충시킬

필요성을 느낀다. 암~! 일시에 과도한 체중감량은 몸에 해롭지...! 해롭구 말구...!

 

열차는 한 시간쯤 달려 07:10 경에 온양온천역에 도착하여 하차한다. 그리고 승용차를 운전하고 오신다는

허허자 고문님께 문자메시지를 보내 빈대 붙을 좌석 여부를 문의한다. 조금 있으니까 허허자 고문님으로부

터 빈대를 허가하신다는 전화가 온다. 감사 드려유~! 그리고 홍성의 산꾼 고문님 일행은 온양온천역에 07:

50에 도착하신다는 말씀도 하신다. 

 

사간이 약 30분쯤 남아 있어 과도하게 감량한 체중을 일부 보충하기 위하여 역밖으로 나가 계단을 내려

서서 큰길가에서 사방을 둘러봐도 식당 같은 곳은 보이지 않고, 음식을 먹을만 한 가게는 역전 바로 앞의

빵집 뿐이다. 막 문을 열어놓는 빵집으로 들어가 빵 3개와 우유 1개를 사서 감량한 체중을 보충하느라

거금

4,000원을 투자한 다음에 역 대합실로 다시 들어간다.

 

한참 기다렸다가 홍성 산꾼 고문님 일행 세 분을 역 출구에서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눈 다음 허허자 고문

님과 천안의 청도 님이 각자 한 대씩 승용차를 가져 오셔서 두 대에 나누어 편승하고 39번 지방도로를 따

라 각흘고개 못미쳐 길상사 입구 삼거리로 간다. 대충산사 전세버스가 먼저 와 있어 회원님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오늘 산행 인원은 28명이라 한다.

 

그리고 버스에 갈아타고서 길상사로 들어가다가 버스가 회차하기 좋은 길상사 약 200m 못미친 지점 삼

거리에서 하차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버스를 타고 들어가는 동안 까투리님을 미쳐 못알아보고 인사를 거

르는 결례를 범하여 사과를 한다. 3년이 넘도록 뵙지 못하다가 너무 오랫만이라서 그리 된 것 같다.

 

▼ 이른 아침의 온양온천역 풍경

 ▼ 길상사 아래 하차지점에서 인사와 기념촬영을 위해 집결하시는 회원님들

 ▼ 봉수산으로 오르다가 뒤 돌아본 눈 쌓인 임도

 임도를 따라 한참 오르다가 뒤돌아보니 땀이 나는지 몇 분의 회원님들이 길가에 배낭을 내려놓고 상의를벗어 배낭에 간수하시는 모습이 보인다. ▼ 더워서 상의를 탈의하시는 회원님들

 임도는 산 중턱을 휘감으며 북쪽의 봉곡사 방면으로 계속되는데, 선두대장 허허자 고문님이 길이 희미한갈림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능선쪽으로 일행을 인솔하여 치고 올라가신다. 나는 허고문님 뒤를 따르지 않고 계속하여 임도를 따라가시는 산꾼 고문님의 뒤를 따른다. 임도를 따라 한참 걸으니 봉수산 정상 0. 8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임도를 버리고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주능선을 향하여 약 100여미터 진행하니 경사가 약 40~50도는 됨직한 거의 흙절벽 수준의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길가의 쇠말뚝에 동아줄같은 굵은 비닐밧줄이 설치된 된비알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금북정맥 주능선까지 약 400여미터 된비알 구간에 얄팍하게 눈이 쌓여있는데 앞서 올라가신 몇몇 회원님들께서 친절하게 밟아 다져놓아서 미끄럽다는 사실이다. 이 미끄러운 된비알을 오르기 시작할때  배낭에서 아이젠을 꺼내 착용했어야 하는데 귀찮게 생각하고 그냥 오르려다가뜨검이 난다. 쇠말뚝에 걸쳐있는 밧줄을 붙들고 용을 쓰면서 중간에 적당한 장소가 나오면 멈추고 아이젠을 착용하려고 마음 먹었지만, 그런 장소는 주능선에 올라 설때까지 나타나지 않는다. 바로 앞서서 올라가시는거산매님도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으셨는데, 무척 괴로우신 듯 숨소리가 거칠다.

 

내 바로 뒤에는 오늘의 후미대장을 맡으신 사중사님이 따라오시는데 아이젠도 착용 안하시고 아무렇지도 않게 성큼성큼 잘도 오르신다. 그래서 등산화가 성능 좋은 외제 수입품인가 하고 여쭈워보니 그지 않다 하신다. (그렇다면 무공수련을 통하여 고강한 경지의 경신술[輕身術]을 터득하셨나~? 역시 세상은 넓고 영웅호걸은 많도다~!)

 

후미대장 사중사님께 공연히 미안스러운 마음이 든다. 미끄러운 급경사에 내가 너무 지체와 서행을반복하며 시간 까먹기를 계속하니 아마 속으로 복장이 터지실 것 같은데, 나의 빈약한 재주가 이뿐인걸 어찌할 것인가~?

 

나는 이해를 한다. 편도 1차선 시골 도로에 반대편 차선에는 교행하는 차가 꼬리를 물고 지나가 추월은 못하겠는데 바로 앞에는 포클레인이 시속 25Km의 저속으로 굼벙이처럼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을의 그 뒤를 따라가야 하는 그러한 심경이것이다. (사중사님 지송했시유.)

 

미끄러운 길가의 밧줄을 붙들고 어깨쭉지가 아작날 때까지 용을 쓰면서 악몽같은 400여미터 된비알을 올려치고서 주능선에 도착하니 손에 낀 장갑이 하얀 가루가 묻어 엉망진창 개차반이 되어버렸다.장갑뿐만 아니고 밧줄에 쓸린 바지 오른쪽 부분도 마찬가지다. 밧줄을 설치한지가 오래되어 삭아서겉표면이 부스러지면서 비닐가루가 장갑 섬유에 박혀서 떡이 되어버린 것이다.

 

허허자 고문님을 따른 일행 회원님에게 물어보니 그쪽 오르막은 눈이 녹아서 별 고생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역시 군대나 사회나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이 명언임을 새삼 자각한다. 그러나 어느 줄을골라야 할지는 운수 팔자소관이니 줄 잘 선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

 

▼ 봉수산 정상 갈림길 삼거리의 이정표(여기서 조금 더 오르면 미끄러운 악몽의 된비알이 시작된다.)

 ▼ 곁에서 다시 촬영한 이정표

 ▼ 임도 삼거리에서 오르막을 올려다 보시는 산꾼 고문님

 ▼ 밧줄이 삭아서 부스러진 가루가 잔뜩 묻어 엉망이 된 장갑(바윗돌에 패대기 쳐도 떨어지지 않는다.)

 주능선에 올라서서 이정표를 보니 봉수산 정상이 300미터로 표시되어 있는데 낮으막한 산봉우리 한 개를넘어 안부에 내려섰다 다시 올려쳐야 정상이란다. 그런데 내리막길 약 150미터 구간은 눈이 녹지 않아 미끄러워 보여 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어가니 조금전 같지 않고 거저먹기다. 진즉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 것이 후회막급이지만 때늦은 후회일 뿐이다. 좀 늦게 정상에 도착하니 시산제 제수 진설이 끝나고 시산제를 진행할 논의가 한창이다. 달빛소리 총무님께서 날더러 아헌관(亞獻官)으로 지명되었다고 하신다. 우리 제사 예법이 초헌은 종손이 올리고, 아헌은여자인 종부가 올리고, 종헌은 그 좌석의 최연장자가 올리는 것으로 되어 있어 여자 회원님을 선발하라고말씀 드렸으나 막무가내로 나더러 아헌을 하라고 하여 팔자에 없는 아헌관이 된다.(총무님 고집은 못당해..) 준비가 다 끝나고 본격적인 시산제 절차에 들어가 영영영 회장님의 강신례가 있은 다음 초헌, 그리고 독축(讀祝), 다음으로 나의 아헌, 이어서 아우라지 고문님의 종헌, 나머지 회원님 전원의 자유헌작, 만세삼창,음복까지 끝내고 나니 곧 출발을 하여야 하는데 조금 전 미끄러운 된비알로 주능선을 올라서느라고 어깨쭉지가 아작이 나버려 앞으로 배낭을 메고 진행할 일이 큰 걱정거리로 남는다. 배낭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어 달빛소리 총무님을 슬그머니 배낭 있는 곳으로 불러서 내 배낭에 들어있던 식용알콜(혈액순환촉진제 겸용) 한 병을 꺼내어 산행 끝나고 드릴 것을 미리 드린다며 건네 드리니 총무님은 감사하다시며 받아서 배낭에 수납을 하신다. 그리고 나서 식용알콜을 덜어낸 배낭을 메니 약 2Kg 가까이 감량이 된 듯 날아갈 것 같은 가벼운 발걸음이되어 어깨도 아프지 않게 진행을 한다. (총무님 대단히 지송허구만유~!) ▼ 시산제 제물 진설이 끝난 봉수산 정상의 풍경

 ▼ 봉수산 정상의 이정표

 ▼ 봉수산 정상 표지석

 ▼ 시산제 시작 직전의 회원님들 표정

 ▼ 회장님의 초헌 (나는 아헌을 하느라고 내 사진을 찍지 못했다.)

 ▼ 아우라지 고문님의 종헌

 

▼ 회원님들의 자유헌작

 시산제가 끝난 후 오형제고개로 가는 도중 베틀바위를 지난다.이 베틀바위는 지금은 날씨가 추워서 그렇지, 봄부터 가을까지 사이에 이곳을 지날 경우에는 10여명 정도올라 앉을 수 있는 평평한 반석이 있어 앉아 쉬면서 식용알콜을 복용하기 딱 알맞은 장소이다.오늘의 베틀바위는 눈에 뒤덮여 있어 쉬었다 가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 베틀바위(1)

 ▼ 베틀바위(2)

 ▼ 베틀바위(3)

 ▼ 베틀바위(4)

 ▼ 베틀바위(5)

 ▼ 베틀바위(6)

 

베틀바위를 지나 경사가 상당히 급한 오르막을 오르니 오형제고개를 1. 2Km 앞둔 지점에 현위치 갈매봉이라는 이정표가 서 있고, 그 옆에 넓직한 평상이 놓여있는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앞서 가신 회원님들 여러 분이 평상 위에 조리기구를 놓고서 라면요리 연구 및 실습에 몰두하고 계시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평상 중앙에는 사중사님께서 요리 연구를 진두지휘 하시는 듯 핵심인물로 좌정하고 계신다.회원님들은 요리 연구 실습이 끝나기도 전에 시식들을 하느라고 매우 바쁘시다. 라면요리에 양념으로 식용알콜을 곁들이니 꿀맛도 이런 꿀맛이 없다. 역시 라면요리에 식용알콜은 환상의 궁합이여~! 나도 다른 회원님들에 뒤질쎄라 막걸리고 쐬주고 가리지 않고 권하는대로 몇 잔 받아 마시며 뜨끈한 라면국물을 시식하니 피곤했던 몸에 긴장이 풀어지며 새 힘이 솟는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지쳐버린 다릿심으로 가는게 아니라 술심으로 가게 되는 것이여~! 라면요리 시식을 하면서 이정표를 보니 내가 작년 3월달에 이곳을 지나갈때에는 오형제고개 방면의 이정표가 분명히 없었는데, 오늘 확인하니 언제 붙였는지 이정표 팻말이 설치되어 있다. 그때는 오형제고개 방면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없어 하마터면 장거리 알바를 할 뻔 했는데 다행히 우측 길로 50여미터쯤잘못 진행했을때 마침 맞은편에서 올라오는 귀인을 만나 화를 면했던 기억이 새롭다.(이런 된장~! 좀 진즉에 보강공사를 할일이지...나 원 참~!) ▼ 갈매봉의 오형제고개 방면 안내판을 보완한 이정표

 

▼ 그런데 작년 3월에 이곳을 지날때에는 오형제고개 방면 이정표가 없어 알바를 할 뻔 했었다.

 

▼ 평상 중앙에 앉아 라면 요리 연구 및 실습을 진두지휘 하시는 듯이 보이는 핵심인물 사중사님(1)

 ▼ 평상 중앙에 앉아 라면 요리 연구 및 실습을 진두지휘 하시는 듯이 보이는 핵심인물 사중사님(2)

 ▼ 라면요리 연구 및 실습이 끝나는대로 즉시 식용알콜을 곁들여 열심히 시식을 하시는 회원님들.

 갈매봉에서 라면요리 시식을 끝내고 식용알콜에 얼큰해진 술심으로 벼락치듯 1. 2Km를 진행하니 오형제고개다. 여기는 터널을 뚫어 도로가 지나가도록 했어야 하는데, 무지막지하게 깎아내려 깊게 절개지를 만들어 보기가 너무 흉물스럽다. ▼ 오형제고개 풍경(1)

 ▼ 오형제고개 풍경(2)

 

오형제고개를 건너 맞은편 납은들고개 방면으로 가는 길은 나무 말뚝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 된비알의계단을 올려쳐 헉헉댈때 쯤이면 경사가 완만해지는 능선길에 올라서게 된다. 납은들고개까지는 높낮이가 별로 심하지 않은 산봉우리를 몇 개 넘고 또 넘어 4Km를 진행하게 된다. ▼ 오형제고개에서 납은들고개 방면으로 오르는 된비알길

 ▼ 경사가 심한 곳은 이런 계단도 설치되어 있다.

 한참 가다 어느 곳에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곳에서 몇 분의 회원님들이 쉬면서 30도의 독한 식용알콜에복분자를 넣어 만든 복분자주를 나눠 드시고 계신다. 그냥 지나치려다 갈매봉에서 복용한 식용알콜의 술심약발이 마침 고갈되어 가는 듯하여 멈추고서 권하는대로 두잔이나 연거푸 마신다. 식용알콜의 농도가 상당히 높아서, 한모금씩 식도를 넘어갈때마다 목젖이 팔팔 뛴다. 식도도 짜릿하다.복분자 식용알콜 복용으로 어느 정도 술심을 비축한 다음 한참 진행하니 얕은 오르막을 만나게 되는데참나무를 간벌하여 길바닥 위에 팽개쳐 산길을 약 50여미터나 개차반을 만들어 놓았다. 궁시렁거리며통과한다. ▼ 간벌목을 산길위에 팽개쳐 놓은 모습(1) <통과하시는 분은 회장님>

 ▼ 간벌목을 산길위에 팽개쳐 놓은 모습(2) <통과하시는 분은 총무님>

 ▼ 간벌목을 산길위에 팽개쳐 놓은 모습(3)

 간벌목 방치지대를 통과하여 조금 진행하니 먼저 진행하신 회원님들이 "경주김씨 김동봉(金東鳳)공" 의유택(幽宅) 잔디밭에서 휴식을 하고 계신다. 나도 배낭을 벗은 다음 유택 앞으로 가서 "죄송합니다. 잠시만 쉬어가겠습니다" 하고 재배를 올려 인사를 여쭙고 쉬면서 식용알콜을 한 잔 얻어마셔 술심을 보충한다. 잠시 휴식 후 유택 앞에 서서 재배를 올리면서 "어르신,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잘 쉬었다 갑니다" 하고인사를 여쭌 다음 출발하여 고압선 철탑 아래로 나 있는 임도를 따라가다 좌로 임도길이 꺾이는 지점에서 우측 산길로 몇 걸음 진행하니 납은들고개가 나온다. ▼ 김동봉(金東鳳)공의 유택(幽宅) 표지석

 ▼ 김동봉(金東鳳)공의 유택(幽宅) 언저리에서 휴식하시는 회원님들

 ▼ 고압선 철탑 아래 임도를 따라 진행하시는 회원님들

 ▼ 납은들고개

 납은들고개에 내려서니 대전 회원님들이 타고 오신 전세버스가 와서 기다리고 있다. 도고산을 포기하고도중하산을 하실 회원님 수송을 위하여 총무님이 이곳으로 부른 것이다. 나와 함께 도중하산을 하시는 분들은 거산매님, 까투리님 등 도합 4인이다. 나는 오늘 산행이 시산제 참가에 목적을 두었으므로 손주녀석 세배방문이 없었더라도 이곳 납은들고개에서 산행을 마쳤을 것이다. 작년 봄에 설광봉도 2구간 종주시 경험한 바에 의하면 납은들고개~도고산구간이 끔찍스럽게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회원님들 중 배낭이 무거우신 분들은 버스에벗어놓고 빈몸으로 도고산으로 향하시기도 한다. 도고산으로 향하시는 회원님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 뒤풀이 장소로 예약한 도고저수지 근처의 감밭골식당으로 간다. 감밭골식당에 도착하니 14:30 경이 되었다. 거산매님과 까투리님 등은 그냥 식당에서 기다리시고, 나 혼자만 된장찌개를 시켜 식용알콜 반주하여 늦은 점심을 먹는다. ▼ 납은들고개에 올라온 전세버스

 ▼ 뒤풀이 장소로 예약한 감밭골식당

 늦은 점심을 마치고 나니 15:00 경이다. 버스 기사에게 도고온천역까지 태워다 달라고 하는데, 곁에서 듣고 있던 식당 주인 남자가 자신의 승용차로 태워다 주겠다고 제안하여 그 차를 타고 도고온천역으로 간다.식당에서 3분정도 달리니 도고온천역이다. 용산행 열차 시각을 보니 15:39 출발하는 무궁화호가 있어 승차권 1매(4,800원)를 구입하여 플랫폼으로 입장한다. ▼ 도고온천역 플랫폼의 풍경(1)

 ▼ 도고온천역 플랫폼의 풍경(2)

 

그런데 문제는 열차에 승차하고 나서 벌어졌다. 오늘은 일요일 오후라서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열차의좌석이 매진되어 입석표를 사게 되었는데, 이게 전 구간이 입석이 아니라, 평택까지만 입석이고 평택부터 수원까지는 좌석이다.

 

그래서 평택까지 서서 가다가 평택에서 좌석에 앉자 마자 피로가 엄습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곧바로잠에 취해버린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는지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영등포역 하차 준비를 하라고 한다.수원역을 그냥 지나쳐 바로 영등포역에서 하차하여 하행선 플랫폼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 오늘 내가 구입한 열차 승차권

 

하행선 플랫폼으로 내려가니 17:20경이 되었는데, 때마침 17:24에 영등포역을 출발하는 새마을호 열차가 출발한다는 전광판이 빛나고 있다. 전광판 아래에서 4~5분 기다렸다가 부산행 17:24 영등포발 새마을호 열차에 승차한다.

 

▼ 영등포역에서 17:24출발 경부선 새마을호 열차 운행안내 전광판

 

새마을호에 승차하여 빈자리에 앉으니 다시 또 졸음이 밀려온다. 여기서 졸다가 수원역에서 하차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면 지금부터 꼭 7년 전에 대전에서 열린 대충산사 번개모임에 참석 했다가 식용알콜과다복용으로 <경부선 톱질하기>의 전철을 되풀이하게 된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면서 이를 악물고 졸음을 간신히 참아낸 끝에 수원역에 하차하니 17:50이 되었다.

 

휘유~! 하마터면 7년만에 <경부선 톱질>을 다시 또 할뻔했다. 정말 아슬아슬했다. 천만다행이다.(참고자료 : 박달령이 경부선을 톱질한 이야기 링크 ㅡ>  http://blog.daum.net/jasyh/6043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