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42년(2009) 9월 5일(토)
아침에 잠에서 깨어 시계를 보니 06 : 30이다.
보통때면 새벽 03 : 00 전후에 한번 깨어나게 되는데, 늦게야 일어나게 된 것이 아마 어제 피로했었나보다.
보통때처럼 잠에서 깨었더라면 04 : 30경에 수원역을 출발하는 좌석버스를 타고 가서 사당역에서 지하철
로 갈아탄 다음 강변역에서 내려 동서울터미널에서 06 : 15에 출발하는 홍천행 첫차를 타고 가서 서석면에
있는 아미산(娥媚山 ; 960. 8m)을 가려고 생각했었는데 너무 늦게 일어났다.
세수하면서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단기 4328년 여름 6월에 올랐던 충남 보령시 청소면과 청라면의 경계
에 솟은 오서산(烏棲山 ; 790. 7m)을 다시 찾아보고 싶어진다. 오서산은 충청도에 있는 산이기는 하나, 충남
동남부나 충북지역에 거주하는 산꾼들에게는 대중교통편이 불편한 반면에 서울, 수원, 오산, 평택 등지에서
는 장항선 열차편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쉬운 산이다.
처에게 아침을 재촉하여 먹고 배낭을 챙겨 수원역으로 가니 07 : 55이다. 08 : 03에 출발하는 장항선 열차
좌석이 있는지 매표구에 가서 물어보니 있다고 한다.
광천까지 새마을호 열차표를 1장(11,200원) 구입하여 혼자서 고독한 방랑의 길을 떠난다.
역마살이 끼어서 먼 곳으로 떠나는 열차 좌석에 앉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서해안의 해수욕장 씨즌이 끝나서인지 열차는 좌석이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계속 달린다.
해수욕철이 아니면 적자노선이 되겠다.
열차는 두어 시간을 달려 10 : 00 경에 광천역에 도착한다. 하차하여 택시를 타고 산행 기점인 홍성군 광천
읍 담산리 상담마을(정암사 아랫마을) 산행 들머리까지 가서 하차한다. (택시비는 7천원으로 14년 전의 6천
원에 비해 1,000원밖에 안올랐다.) 10 : 30경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길로 조금 가면 계곡길(정암사) 0. 65Km라는 이정표가 서있는 곳에서 우회전을 하여 나무그늘이 우
거진 산길로 접어들어 한참 걸으니 정암사 바로 앞에서 콘크리트포장도로와 만난다.
정암사에 들어가 구경을 한 다음 화장실 옆으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14년 전에 오를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여러군데에 계단을 설치하였으며, 이정표도 잘 정비되어 있다.
경사가 급한지라 금새 땀으로 온 몸이 범벅이 되어버린다.
날씨는 맑은데 개스가 짙게 끼어 사방 전망은 매우 좋지않다.
▼ 오서산 개념도
▼ 산행 들머리인 상담마을을 가기 위해 하차한 광천역(개스가 잔뜩 끼어 안개처럼 보인다.)
▼ 상담 마을의 산행 들머리
▼ 길가에 핀 야생화 달맞이꽃
▼ 그늘진 산길을 가노라면...
▼ 코끼리가 땅속에 코를 쳐박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의 바위도 지난다.
▼ 중간부분을 반쪽을 자른듯한 바위 옆도 지나고...
▼ 실폭포가 흐르는 개울도 건넌다.
▼ 정암사 300m를 알리는 이정표 옆에...
▼ 불유각(佛乳閣)이 서있는데, 샘터이다.
▼ 하늘을 향하여 뒤집힌 듯이 핀 버섯도 보인다.
▼ 정암사에 도착하면, 등산로를 안내하는 이정표와,
▼ 오서산 등산로 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 정암사 출입문 역할을 하는 범종각
▼ 극락전
(정암사는 대웅전이 없고 극락전이 큰법당이다. 법당안에 상복차림의 신도들이 서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망인의 49재[四十九齋]를 지내는 모양이다.)
▼ 산신각
▼ 오름길 중도에 오서산 정상 2. 6Km를 알리는 이정표
▼ 14년 전에는 안보이던 수시로 나타나는 계단길(그동안 산길이 많이 넓어져 황폐화되어 있다.)
▼ 육산인 오서산에도 가끔씩 이런 암릉이 나타난다.
▼ 아차산(423. 9m) 갈림길에 서있는 이정표
▼ 전망바위가 건너다 보이는 능선까지 꽤 많이 올라왔다.
▼ 전망바위
▼ 가야 할 오서산을 향하는 능선
▼ 전망바위를 자나니 멀리 오서정(烏棲亭)이 마루금에 보인다.
▼ 길가에 핀 야생화에 벌 한 마리가 열심히 꿀을 빨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755봉에 서있는 이정표(오서산 정상까지 1. 3Km 남았다.)
▼ 점점 가까워지는 오서정
▼ 오서정에는 산행객들 7 ~ 8인이 앉아서 휴식을 하고 있다.
(14년 전에 처와 함께 올랐을 때는 정자가 없었고, 이 자리에 임도를 따라 올라온 것으로 추측되는 봉고차
한대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 황당해 했던 기억이 난다. 광주 무등산에 올랐을 때에도 산 정상 가까이까지
자동차가 오가고 있어 황당해 했던 기억도 난다.)
▼ 오서정 부근 길가에 서있는 가짜 정상표지석(높이도 791m로 틀리게 기재되어 있다.)
▼ 이동전화 기지국인가 ?
▼ 오서정에서 오서산 정상으로 가는 마루금에서 야생화를 찍다.
▼ 아름다운 야생화
▼ 열심히 야생화의 꿀을 빨고 있는 벌
▼ 그리고 나방도 앉아있다.
▼ 자세를 바꾼 나방
▼ 가까이서 한장 더...
▼ 오서정과 오서산 정상 사이 약 1Km 구간에 억새가 꽃을 피웠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정상을 약 300여m 앞두고 내원사 방면 하산 갈림길에 적당한 그늘이 있어 쉬면서 점심을 먹는다.
한참 휴식 후 오서산 정상에 도착하니 13 : 30이 되었다.
오르막에 경사가 급해 자주 쉬며 무던히도 꾸물대면서 올라오느라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정상에는 근래에 새로 세운듯한 커다란 표지석과 옛날 표지석이 같이 공존하고 있다.
▼ 오서산 정상의 새로 세운 진짜 표지석
▼ 종전의 묵은 표지석
▼ 정상의 삼각점
오서산은 바닷가에 우뚝 높이 솟아있는 산이어서 청명한 날에는 바다를 향한 전망이 압권인데 오늘은 개스
가 짙게 끼어 별로이다.
▼ 뒤돌아본 오서정에서 정상까지의 능선
▼ 정상 남쪽 마루금에 서있는 통신시설
▼ 하얗게 탈색되기 시작하는 억새
▼ 바다를 바라보지만 개스가 끼어 가까이 있는 성연저수지만 간신히 보인다.
정상에서 개스가 끼어 답답한대로 사방 전망을 감상하며 산행을 온 산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14 : 00이 되었다. 전에 왔을 때는 내원사, 용문암을 거쳐 광성리 마을회관으로 하산을 했었다.
그 때에 광성리 큰마을 위쪽의 작은마을 이름이 <참뱅이>라는 듣기 희한한 이름임을 알게도 되었었지...
이번에는 오서산 남릉을 따라가다가 시루봉(550m)에서 우회전하여 성골로 하여 성연리로 하산하기로 하고
정상을 출발한다. 정상에서 만난 산행객중 한 사람이 내가 하산하려는 구간이 길이 험하고 경사가 급할거라
고 걱정을 했는데, 실제로 하산을 해보니 여러 코스중 가장 순탄한 길이었고, 경사도 과히 급하지 않아 힘이
들지 않았다.
다만 대중교통 수단이 불편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순탄한 하산길이 끝나는 지점에 이정표가 서있는 날머리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를 따라 한참 내려가니 성연리 마을회관이 나오고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계속하여 내려가니 시내버스
가 회차하는 종점인 성연주차장이 나온다. 15 : 10이 되었다.
주차장 옆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 캔맥주 1개를 사서 마시며 나가는 버스가 몇시에 있는지 물으니 대천행 시
내버스가 16 : 40에 있다고 한다. 1시간 30분을 기다리기로 하고, 주차장 가에 설치된 수도를 틀어 세수를
하고 그늘에 앉아 쉬면서 몸과 옷의 땀을 말린다.
▼ 하산 날머리의 이정표
▼ 날머리의 계단길
▼ 성연리 마을을 지나면서...
▼ 만발한 봉숭아꽃
▼ 시내버스 종점 회차장 겸 등산객 주차장 가의 등산로 안내도와 그 뒤의 세면대
아침에 오서산을 오를 때에는 홍성군 광천읍 담산리에서 출발하였는데, 하산은 보령시 청소면 성연리로 하
였다.
▼ 버스를 기다리며 건너편의 솔밭을 바라보니 소나무가 건강하게 생기가 넘쳐 흐른다.
▼ 더 가까이 당겨본 솔밭
이윽고 16 : 30이 되니 대천행 시내버스가 들어와 40분에 출발하기 위해 주차장에서 대기한다.
버스요금 1,100원을 내고 승차하여 자리에 앉아 조금 기다리니 출발한다. 버스 기사에게 이 버스가 대천역
을 경유하는지 물으니 대천역이 몇년 전에 도심에서 외곽으로 멀리 이전해버려 버스 종점에서 내려서 갈아
타야 된다고 한다.
시내버스 종점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대천역을 가니 택시비가 3,200원이 나온다.
철도 노선을 변경하여 신축한 대천역사를 바라보니 널찍한데다가 완전히 때빼고 광을 내놓았다.
옛날 구역사는 시골의 전형적인 아담한 건물이었는데, 신축한 역사는 위풍이 당당하게 크다.
▼ 신축한 대천역사(좌우로 뻗은 건물 전체를 촬영할 수 없을만큼 크다.)
▼ 신역사 내부 플랫폼의 위용
17 : 20에 대천역에 도착하여 17 : 50발 서울행 새마을호 좌석이 있는지 물으니 있다고 한다. 열차표 1장을
13,400원에 구입하여 잠시 기다렸다가 승차하고서 귀가길에 오른다.
상행선도 아침의 하행선과 마찬가지로 승객이 좌석의 절반도 못채우고 달리다가 천안역에 이르러서야 비로
소 간신히 좌석을 채운다.
귀가길에 차창밖을 내다보니 논에 벼가 누런색으로 물들어 익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가을을 재촉하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고독한 방랑길 하루를 마친다.
▼ 벼가 익어가는 논의 모습
▼ 누런 색을 띄우며 벼가 익어가는 들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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