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남권 산행

내연산 산행기

by 박달령 2007. 10. 26.

<산행 개요>

산행지 : 내연산 (경북 포항시 송라면, 영덕군 죽장면 경계)

산행일 : 단기 4340년 10월 3일 개천절 07:00 ~ 16:00 (9시간)

산행자 : 박달령 단독

산행로 : 보경사 -> 청하골(내연계곡) -> 시명리 갈림길 -> 고메이등 -> 향로봉 -> (북능따라) -> 삼지봉 -> 문수봉 -> 504봉 -> 문수암 -> 보경사 (이정표상 총거리 17 Km)


 

<산행지도>

 



<산행 개념도> 



 

<산행후기> 

 

지난 7월 초부터 9월 말까지 3개월간이나 그간 대중교통 접근수단의 불편으로 미루어 왔던 포항 내연산을 자가운전으로 산행하려고 별렀으나, 주말만 되면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하였거나 또는 집안일로 산행이 불발로 끝나고 말았었다.

 

물론 비와 친하신 산님들은 우중산행도 사양하지 않지만, 박달령은 본시 비와 친하지 않은 까닭에 기상청 홈페이지를 방문 검색해보아 비가 내린다는 예보만 나오면 기겁을 하고 집안에 틀어박혀, 앞가슴을 앞판삼아 엎드리기도 하고, 등가죽을 뒷판삼아 바로 눕기도 하면서 방바닥에 X-ray를 찍느라 분주한 주말을 보내왔었다.

 

10월 2일날 저녁 일기예보를 검색해보니 3일 개천절 휴일에 포항, 영덕지구 일대는 오전중 가끔 곳에따라 비가 내리는데 예상강수량은 5mm 미만의 적은 양이라 하므로, 이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 일기예보가 틀려지기를 고대하며 내연산 산행을 결행하기로 결심을 한다.

 

그리하여 10월 3일 새벽 02:30 기상하여 고독한 방랑자답게 혼자서 산행준비 후 배낭을 차에 싣고 차의 시동을 걸어 03:30에 출발하여 영동읍내 24시간 김밥집에서 김밥 두줄을 산 다음 4번국도를 따라 황간쪽으로 진행하다 황간나들목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여 대구쪽으로 진행을 하다 도동분기점에서 포항방면으로 방향을 바꾼다.

 

포항시내가 가까워지자 고속도로가 끝나고 대련 IC 네거리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28번도로를 타고 북상하다가 7번도로와 합류하면서 계속 북상하니 <내연산 보경사> 진입로를 알리는 이정표의 지시에 따라 좌회전으로 길을 바꾸어 좁은 길을 한참 운행하자 보경사 주차장에 06:40에 도착한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 후, 집단시설지구를 지나 한참 올라가니 보경사 입구 매표소가 나타난다.

입장권을 구입 후 보경사 경내로 들어가 한바퀴 돌아본 후 07:00에 산행을 시작한다.

 

<보경사 입장권 앞면> 


 

<보경사 입장권 뒷면(보경사의 유래가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다.)> 


 

<보경사 일주문>


 

<보경사 앞길 송림지대>


 

<5층 금당탑과 적광전 일부의 모습>


 

<보경사 대웅전>


 

<보경사 마당에 서있는 아름다운 자태의 소나무>


 

<내연산 일대 안내도>



보경사 앞에서부터 전개되는 내연산 청하골(내연계곡)의 절경은 <고독한 방랑자> 박달령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박달령은 역마살을 타고난 방랑자의 피가 몸속에 순환하고 있단 말인가...

 

<절경의 계곡 풍광> 





내연산은 청하골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보이는 경치가 수려하고 이 풍광을 감상 후 능선에 올라 부드러운 육산을 걷는 것이 좋다는 안내에 따라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상생폭포 안내판을 겸한 이정표> 




<상생폭포> 




<가까이 다가서 본 상생폭포> 




<상생폭포 주변 풍광 (1)> 




<상생폭포 주변의 풍광 (2)> 




<상생폭포를 지나 계속 나타나는 계곡의 풍광> 




<가끔 나타나는 기암절벽> 






<보현폭포를 알리는 안내판> 




<사진 중앙의 바위에 가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보현폭포 (우렁찬 폭포소리만 들을수 있었다.)> 




<보현폭포 주변의 기암절벽> 


 


<연산폭포 안내판> 


 


<관음폭포 앞에서 올려다 보이는 절경>

 


 

<관음폭포> 




<관음폭포 위로 보이는 현수교 (이 현수교를 건너면 연산폭포가 나타난다.)> 




<장관을 연출하는 연산폭포> 




<연산폭포 상단부> 




<현수교에서 내려다 본 연산폭포 아래의 맑은 소> 




<연산폭포 위로 올려다 보이는 풍광> 




<연산폭포를 지나고 계속되는 계곡> 


 


<은폭포 안내판>


 


<은폭포 - 가까이서 본 풍광>




<은폭포 - 멀리서 본 풍광> 




보경사 앞에서부터 보여주는 계곡의 절경은 은폭포를 지나고도 한동안 계속되지만, 우거진 초목의 잎새 사이로 바라보이는 풍광이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음이 아쉽다. 절경 12폭이라는데 사진촬영은 상생폭, 관음폭, 연산폭, 은폭 등 네군데만 찍을 수 있었다.

 

은폭포 근처의 넓적한 바위에 앉아 김밥을 꺼내 아침 식사를 한다.

 

식사 후 출발하여 한참 진행하자 독사 한 마리가 길을 막고 비켜주지 않는다. 쉬 ~ 잇! 소리도 질러보고, 발로 땅을 굴러보기도 하나 꿈쩍도 하지 않는 놈을 쫓기 위해 큰 돌멩이를 들어 던진다는게 정통으로 맞아 내키지 않는 살생을 해버린다. 독없는 뱀은 눈깜짝할 사이에 도망쳐 버리는데, 독사는 제 독을 믿어서인지 길도 비켜주지 않고 버티다가 죽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은폭포 이후 계곡을 따라 한참 진행하자, 길에서 약 5m 떨어진 곳에 지어진 아담한 정자가 보인다.

 

<아담하게 지어진 정자>




<정자에는 쉬어가기 좋게 의자가 사방에 놓여있다.> 



그러나 휴식을 하려고 다가간 정자 주변은 금수강산이 아닌 쓰레기강산이다. 한 두개 버려진 쓰레기라야 수거를 해서 배낭에 수납하지, 이건 다 주워담으면 100리터짜리 쓰레기봉투로 두어개는 족히 될 지경이다. 정나미가 뚝 떨어지고, 잠시 앉아 쉬어가려던 마음이 싹 가신다.

 

<쓰레기강산의 풍경>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건 길바닥에 무분별하게 깔아놓은 단체산행하는 산악회 길 안내 유도표시 종이쓰레기다. 후미가 수거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는 바람에 오늘 하루 산행 내내 아마 50장 ~ 100장 정도는 본 것 같다.

 

<50 ~ 100번 정도로 기억될만큼 자주 눈에 띄는 길바닥의 산악회 길안내 유도표시 종이 쓰레기> 



지도상 어느 지점인지는 모르겠으나 은폭포 이후 시명리에 이르는 동안 길을 가로막고 산꾼들에게 예절교육을 시키는 쓰러진 나무가 두차례 나타난다.

이런 나무 앞에서는 "잠시 지나가겠습니다." 하고 허리를 최대한으로 굽힌 후 무릎을 꿇는 극진한 예의를 표시하지 않으면 이마로 나무를 박치기하면서 대낮에 별을 보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길을 가로막고 지나가는 산꾼들에게 예절교육을 시키는 쓰러진 나무> 


 

청하골의 계곡은 시명리쯤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삿갓봉까지 계속 이어지지만 향로봉 갈림길을 알리는 시명리 안내판에서 계곡을 버리고 북쪽의 가파른 고메이등으로 올라붙어야 내연산의 최고봉인 향로봉으로 갈 수 있다.

 

<향로봉 방면과 삼거리 방면 갈림길의 안내판>


 

<위 안내판 근처에 세워진 이정표>

(이정표에 쓰인 표고가 400m라 하니 930 m의 향로봉까지 1. 7 Km의 거리에서 530m를 올려쳐야 한다.)
 


가파른 고메이등을 헉헉대면서 길바닥에 육수를 뿌려대며 올라가자 12:20에 내연산 최고봉인 향로봉(930)

에 이른다.

보경사 앞에서 07:00에 산행을 시작한지 장장 5시간 20분만에 8 Km에 불과한 거리를 진행했다.

한 시간에 1. 5 Km쯤 진행한 것이니 달팽이와 친목회를 조직하여야 할 속도다.

 

이 달팽이 속도가 박달령을 단체산행을 회피하게 하고 고독한 방랑자로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나이가 들어 세월이 흘러갈수록 박달령에게 산길은 빨리 달리기를 해야하는 대상이 아니라, 향긋한 차 한잔을 천천히 혀끝으로 음미하듯 하는 대상이 되어가니 달팽이 기어가듯 갈 수밖에 없다.


<향로봉 정상 표지석에서 증명사진 한 장...> 



<내연산 삼지봉으로 능선길을 안내하는 이정표>



<향로봉 정상에 세워진 자그마한 돌탑> 



향로봉 정상의 돌탑을 뒤로하고 12:30에 청하골 북능선길을 따라 동쪽 방향 삼지봉으로 향한다.



<하옥리와 삼지봉 갈림길 삼거리 이정표> 


 

향로봉에서 동쪽으로 난 능선길은 부드러운 육산길이다.

갓난아기가 입에 사탕 물고 엎드려 배밀이를 하면서도 갈수있을만큼 편안한 길의 연속이다.

이제 산행도 꾀가 나서 암릉길이 점점 싫어지는 박달령과 코드가 딱 맞아 떨어지는 부드러운 산길이다.



<밤나무등길과 삼지봉, 향로봉 갈림길 삼거리의 이정표> 




<계속되는 부드럽고 편안한 육산길>

(마누라와의 결혼생활처럼 무미건조하고 지루한 산길은 긴 시간 계속된다.) 



<능선따라 삼지봉까지 1. 2 Km, 미결등 경유 삼지봉까지 1. 8 Km를 알리는 갈림길 긴급구조 표지시설>

(이 삼거리에서 능선길로 걷는다.) 


 

13:50에 삼지봉(710m)에 도착하여 인절미떡과 비스켓 등으로 간단한 점심요기를 한다.

 

<삼지봉 정상 표지석>


 

<문수봉과 향로봉을 안내하는 삼지봉 정상의 이정표>

                     


<향로봉과 보경사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 

 


14:00에 삼지봉을 출발하여 문수봉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소나무 우거진 문수봉 방향 능선길> 

 


문수봉(627) 정상은 약 200여 m 앞두고 송이버섯 채취계절이라 출입을 금하므로, 능선 남쪽의 9부능선으로 우회하게 되어 문수봉 정상 표지석은 못보고 지나쳤다. 



<철쭉 등 잡목 우거진 능선길> 

 

 

504봉에 이르러 동쪽 능선으로 계속되는 길과, 남쪽 문수암 방향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문수암쪽으로 가파른 능선길을 한참 내려서려니, 왼발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어지는 <무지외반증> 때문에 발가락 관절과 발바닥에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이에 대응하여 오른발로 힘을 쓰니 오른쪽 무릎이 시큰거리며 괴롭힌다.

 

무지외반증과 무릎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산행을 중단하고, 야전병동에 들어가면 치료가 될까 ?

아니면 산과의 인연을 끝내야 하는 것인가 ? 갑자기 우울해진다.

산과의 인연을 접어야 한다면 이것도 박달령의 운명이리라.

그래도 운명이 가리키는 그 마감날까지는 산에서 방랑하여야겠다.

 

<문수암 아래 전망대에서 멀리 내려다보이는 상생폭포>

(폭포 아래쪽 모래밭의 사람들이 깨알같이 보인다.)
 


<문수암 아래 전망대에서 올려다보이는 내연산 주능선 (1)> 




<문수암 아래 전망대에서 올려다보이는 내연산 주능선 (2)> 


 

문수암과 전망대를 지나고 다시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다가 바위 위에 깔린 모래에 주욱 미끄러지며 엉덩

방아를 찧으면서 땅 한평을 사버리고 만다.

벌러덩 드러누우며 "내 땅이야 ~ !" 하며 네 활개를 허우적거려 본들 등기도 못하는 땅 한평일 뿐이다.

왼쪽 팔꿈치에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걸 다행으로 생각하며 청하골 계곡으로 내려가 보경사로 향한다.

 

보경사에 16:00에 도착하여 하산을 종료한다.

아침에 보경사를 출발한지 꼭 9시간 걸렸다.

다른 이들은 6 ~7시간이면 된다던데, 나는 달팽이와 계모임이나 해야겠다.

 

보경사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와 머리감기를 간단히 하고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 후 주차장으로 내려가

16:50경에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출발하여 귀가길에 오른다.

 

오늘은 하루종일 흐리다 비가 내린다고 하였으나, 잔뜩 흐린 날씨만 계속되었을 뿐, 전혀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아 한시름 놓았다.

기상청의 날씨에 대한 "일기예보(預報)" 가 "일기오보(誤報)"로 바뀐 사실에 오직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