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 보자꾸나 (願一見之)
옛날 어떤 촌사람이 아내를 맞이 했는데, 이웃에 해학을 잘 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신랑을 속여서 말하기를,
"네가 장가간 후에 너의 처가에서 네가 고자라는 소문이 났으니 어찌 원
망스럽지 않는가. 후일에 장인이 한번 보자 고 하면 곧 그것을 일쿠어가
지고 보여서 그 의심을 풀어야 한다."
라고 하자,
"그게 뭐 그렇게 어렵겠소."
하고 대답했다.
그 이웃 사람은 이번에는 그 신랑의 처가에 가서 그 장인을 보고,
"당신 사위는 퉁소를 잘 부는데 사람들이 듣자고 하면 꼭 들려줄터인데,
후일에 한번 청하여 반드시 '한번 보자' 라고만 하면 될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
장인은 사위가 퉁소를 잘 부는 재주가 있다는 말을 듣고 몹시 기뻐하여
이웃 사람과 또 몇사람의 친구를 청하였다. 그리고 점심을 잘 차리고,
"내 사위가 퉁소를 잘 부는데 오늘 한번 처음으로 여러분을 모시고 들어
봅시다."
하니 손님들이 모두 좋아 하였다.
장인이 이에 사위를 불러왔다. 그리고 손님들과 함께 술마시는 자리에
서 사위에게,
"자 ! 한번 보자 !" 하고 말했다.
그러자 사위는,
"그게 뭐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
하고 바지를 벗고 대양(大陽)을 꺼내서는 손으로 주물러 장대처럼 일으
켰다. 모든 사람들이 이를 보고 크게 놀랐고, 장인은 말 할 수 없이 무
안하여 부르짖기를,
"아아 ! 무색하고 무색하다 !"
하니 사위가 말하기를,
"붉으면서 검은 빛갈이 있으니 이건 곧 반용단색(半龍丹色)인데 어째서
무색(無色)하다고 하십니까 ?"
하니 좌중이 모두 얼굴을 가리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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