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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13화

by 박달령 2007. 10. 23.

♡ 어느게 네 이빨이냐 ? (不知何齒)

어떤 사람이 관북지방을 유람하던 중 한 기생을 사랑하다가 이별에 임하자
기생이 울면서 말하기를,

 

"당신이 이별하고 지금 가버리시면 후일의 기약을 하기 어려우니 지금까지

저에게 주신 물건이 비록 많다하나 어찌 몸의것인 이빨만 하겠습니까 ?

원컨대 서방님의 이 한개를 얻어 정표로 간직하고 싶습니다 "

하니 그 사람이 감격하여 이를 빼주고 철령에 당도하여 관북의 구름을 바라
보니 슬픔을 금할 길이 없었다.
마침 그때 지나가는 나그네가 슬피 울어 그 연유를 물으니 나그네 말하기를,

 
"내 어떤 기생을 사랑하다가 이를 빼어 정을 표했는데 아직도 그 회포를 잊
을 수가 없소."

하므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바로 자기가 취했던 기생이라.

드디어 종을 보내어 이를 찾아오게 하니 기생이 한주머니나 되도록 모은 이
를 던져주며 말하기를,

"어느게 네 상전의 것인지 모르니 네가 찾아가라"
하였다 하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