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31화

by 박달령 2007. 10. 23.

♡ 그것 또한 좋은 축수로다. (如是祝壽)

어떤 사람이 회갑을 맞아 자손들이 각각 잔을 들어 헌수(獻壽)를 하는데, 맏며느리가 잔을

올리자 시아버지가,
"네가 이미 잔을 들었으니 복되이 경사스러운 말로 헌배(獻杯)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고 말하자, 며느리는 잔을 잡고 꿇어앉아,

"바라건대 시아버님께서는 천황씨(天皇氏)가 되시옵소서."

라고 하였다. 시아버지가,

"무슨 연고냐 ?"

라고 묻자,

"천황씨는 일만팔천세를 누리었으니 이와 같이 축수 합니다."

라고 대답하니 시아버지는,

"좋다." 고 했다.

둘째 며느리가 잔을 들고 꿇어앉아,

"바라건대 시아버님께서는 지황씨(地皇氏)가 되시옵소서."

라고 말하였다. 시아버지가 그 연고를 묻자,

"지황씨 또한 일만팔천세를 살았으니 이와 같이 비옵니다."

하고 말하니,

"역시 좋다."

고 시아버지가 말하였다.

셋째 며느리가 잔을 들고 꿇어앉아 말하였다.
"바라건대 시아버님께옵서는 양물(陽物)이 되시옵소서."

하니 시아버지가,
"그 까닭은 무엇이냐 ?"

하고 묻자,


"남자의 양물은 한때 죽었다가도 곧 바로 또 다시 살아나 장년불사(長年不死)하니 그렇게

되시기를 바라는 것이옵니다."
셋째 며느리의 이 말을 들은 시아버지는,
"네 말 또한 좋도다. 좋은 축수로다."

하였다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