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편에서 계속) -
- 천성장마 능선종주산행로 정비산행기<3편>
단기 4340년 4월 28일(토요일)
고독한 방랑자 박달령은, 오늘도 나홀로 산행이다.4월 14일 천태산 -> 대성산 작업에 이어 지난 주(4월 21일)에는 대성산에서 장용산 지나 용암사 갈림길까지작업을 하였다.
오늘의 업그레이드 작업 목표는 용암사 갈림길 -> 마성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약 700m 거리에 있는 용봉과 대천리 하산로 갈림길까지 도상거리 약 2. 7 Km 구간으로 계획을 세웠다.
목표를 지난번 천태산 -> 대성산 구간이나 대성산 -> 장용산(용암사 갈림길) 구간의 약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게 짧게 세운 까닭은 지난 3월 23일 영동의 산꾼들을 안내하여 [천성장마]를 진행시 관찰한 결과 지난 구간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산길에 나무가 너무도 많이 우거져 톱질, 낫질, 전지가위질에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소모될 것으로 판단되어서였다. (이 판단은 적중하여 전지가위질을 너무 많이 하여 오른쪽 손아귀가 아플만큼 심했다.)
숙소에서 03 : 00에 기상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고 04 : 00에 차를 운전하여 영동 읍내의 24시간 김밥집으로 가서 김밥 4줄을 4천원에 구입하여 배낭에 넣고 옥천역으로 향한다.
04 : 50 옥천역에 도착하여 역앞 광장 주차장에 차를 주차 후, 옥천 읍내의 택시를 호출하여 승차하고 용암사로 향한다.
05 : 20 용암사에 도착하여 택시에서 하차한다. (택시요금 6,000원)
05 : 30 용암사를 출발. 약 15분만에 [천.성.장.마] 주능선에 올라선다.용암사는 위치한 곳의 높이가 워낙 높은 탓에 속된 말로 "담배 한대참도 안되어..." 주능선이다.용암사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능선을 따라 약 300m쯤 진행하면 산불감시초소가 위치한 "474. 6봉" 이다. 이 지점에서부터 작업은 시작된다.
[474. 6봉 직전의 종전 묵은 안내표지] 여기서 "초소" 라 함은 산불감시초소를 가리키는 말이다.
[새로이 교체한 안내표지]
[474. 6봉에서의 일출]
[종전의 묵은 안내표지]
[새로이 교체한 안내표지]
[종전의 묵은 안내표지]
[새로이 교체한 안내표지]
474. 6봉에서 능선은 직각에 가깝게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약 400m의 짧은 거리를 고도 약 100m 이상을가파르게 낮추며 정신없이 쏟아부어 사목재에 내려놓는다.
안내표지 밑으로 보이는 길은 옥천군 군서면 금산리 소재 장용산 자연휴양림쪽에서 사목재를 넘어 옥천읍 삼청리로 넘어가는 비포장도로인데 임도(林道)라 하기보다는 4륜구동차나 트럭은 쉽게 넘을 수 있는 비포장도로 수준의 길이다.
사목재 정상으로 내려서는 지점은 이 도로개설로 절개지 절벽이 되어 이곳 약간 서쪽으로 내려섰다가,안내표지의 화살표가 가리키듯이 오른쪽(동쪽)으로 올라가다 사목재 정상 못미친 지점의 표지기가 많이 매달린 산길로 올라서라는 뜻이다.
[종전의 묵은 안내표지]
[새로이 교체한 안내표지]
사목재에서 부터 마성산 방면으로는 맨 처음 설명한 바와 같이 산길을 가로막고 뻗어나 사람을 성가시게 하는 나무가지가 매우 무성하여 이대로 가다가는 3 ~ 5년 이내에 길 흔적이 없어져버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될만큼이다. 따라서 지나온 구간보다 몇 배나 힘들게 전지가위질, 낫질, 톱질을 하며 진행을 하니 속도는 달팽이 수준이다.
08 : 20 허기가 져서 아무데나 주저앉아 배낭에서 김밥 두줄을 꺼내 아침식사를 하고, 배낭 허리띠 주머니에서 헬파(일동제약 제품) 한알을 꺼내 물과 함께 마신다. 헬파는 주성분이 비타민 중에서 등산시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 C와 E 두가지로 구성되어 있어 나는 배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 과일 대신 가지고 다니며 항상 매번 식후에 한알씩 먹는다.
13 : 30 다음의 안내표지를 붙이니 오후 1시 30분이 되었다. 불과 2 Km의 거리를 용암사를 출발한 때로부터 8시간이 걸렸다. 날씨가 직사광선으로 덥고 산길 가지치기작업량이 너무 많아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다. 배낭에서 남은 김밥 두줄을 꺼내 점심식사를 한다.
[마성산 정상 10m 직전에 새로 설치한 안내표지]
종전에는 없었으나, 이곳 마성산 정상 약 5 ~ 6m 직전에서 용봉 방면으로 거의 직각을 이루며 북쪽을 향하여진행방향이 꺾이는데, 정상까지 올라가면 새로 설치한 헬기장이 위치하고 거기서 더 이상 다른 방향으로는 길이 없어 용봉 방면 길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안내표지를 이번에 새로 설치한 것이다.
위의 안내표지를 붙인 장소에서 약 15 m정도 진행하면 마성산 정상인데, 스테인리스 안내판에도 이곳이 마
성산성지(馬城山城址)라는 안내문만 쓰여있고 마성산 정상이라는 말은 없으며, 누가 쌓았는지 알 수 없는 상
당히 큰 돌탑 4기만 서있고 정상 표지석이 없다.
많은 돈을 들여 마성산터임을 알리는 스테인리스 안내판을 세우고, 만만치않게 커다란 돌탑도 4개나 세웠는
데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런 까닭에 마성산 정상표지석 없는 이곳을 지나칠적마다 항상 황당함과 허전함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지난 3월 23일 산행때 우선 급한대로 점찍어 보아둔 [가로 약 35 Cm X 세로 약 45 Cm X 두께 약 20 Cm] 가량 되고 혼자서 들기에는 무거운 40 ~ 50 Kg정도 되는 거의 직사각형의 돌에 페인트로 글씨를 써서 임시 정상표지석으로 세워두기 위해 어제 문방구에서 거금 1천원을 주고 구입한 "페인트 마카"라는 상표의 페인트성분의 묽은 액체가 나오는 필기구를 배낭에서 꺼낸다.
드디어 대.충.산.사의 空山明月에 의하여 유사이래 최초로 마성산 정상표지석이 세워졌다.좀 느긋한 기분으로 이 정상표지석 설치작업을 시작한지는 점심식사 후 14 : 00이었는데, 설치 위치를 여러번 옮기기도 하면서 피로하기도 해서 좀 해찰을 하다 보니 한시간이나 걸려 시간은 15 : 00이 되었다.
현지에서 구한 돌에 페인트로 글씨를 써서 정상표지석을 제작하는 아이디어는 나의 창작이 아니라 표절한 아이디어이다. 백두대간 신의터재 -> 화령재 중간쯤에 있는 "윤지미산" 정상표지석도 이렇게 현지 획득한 돌에 페인트로 글씨를 써서 설치한 것인데 그 윤지미산에서 표절한 아이디어인 것이다.
(표지석 오른편 뒤쪽으로 두 다리와 몸통 일부만 보이는 것 스테인리스 재질의 마성산성터 안내판이다.)
[페인트로 써서 세운 마성산 정상 임시 표지석]
[좀 더 접근하여 한 번 더 촬영한다]
그런데 마성산의 높이에 대하여 [1] 510m 설과 [2] 497m 설 등 두개의 학설이 대립되고 있음이 작금의 현실이다. "영진 5만지도"에는 510m로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성지문화사 발행 10만분의 1 도로교통지도에는 497m로 기재되어 있기에, 옥천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마성산의 높이를 검색한 결과 성지문화사와 마찬가지로 497m로 기록되어 있었다. 공인 국가기관인 행정관청에서 공표한 마성산의 높이이니 497m가 통설(通說)이라 할 수 있겠다.
- 그래서 여러 학설이 대립하는 경우 "통설"을 따르는 것이 우리 사회의 관행임을 참작하여 높이를 497m 로 기재한 것이다.
[용봉방면에서 남진하는 분들을 위해 새로 설치한 안내표지]
[희미한 십자로에 용봉 방면을 안내하는 새로 설치한 표지]
마성산 정상에서 용봉방면으로 돌너덜을 약 20여m 내려서면 희미한 길 십자로가 나타난다. 여기서 직진하는 길이 용봉임을 알리기 위해 오늘 새로 설치한 안내표지이다. 안내표지 아래에 보이는 몇 개의 흰 돌들이 이곳이 마성산 정상의 돌너덜 끝임을 알려준다.
위 희미한 십자로에서 다시 길을 가로막는 나무가지 등의 장애물이 무성해지므로 이 장애물들의 가지치기를 위해 다시 전지가위를 꺼내어 나무가지 몇 개를 잘라보니 손아귀와 팔뚝의 근육이 기분 나쁠 정도로 뻐근하여 가위질이 힘들어진다.
억지로 참고 좀 더 무리하게 작업을 하다가는 근육의 통증을 유발하고 관절과 혈관을 자극할 우려가 크다는판단이 서면서 오늘 계획하였던 용봉과 대천리 갈림길까지 남은 약 700여m 구간의 작업을 포기하고 대천리로 하산하기로 결단을 내린다.
[마성산에서 약 700여m 북진하면 나타나는 용봉과 대천리 갈림길 묵은 안내표지]
[새로이 교체한 용봉과 대천리 갈림길 안내표지]
위의 용봉과 대천리 갈림길에서 대천리로 하산한다.천태산에서 출발하여 마성산 지나 이곳 갈림길에서 대천리 망기미 마을로 하산한다 해도 [천->성->장->마]는 끝낸 것이므로 이곳까지 도착하여 신체 컨디션이 난조를 보인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하산을 함으로써 약 두시간 이상 남은 구간을 생략해도 무방하다 할 것이다. 하산에는 약 30분이 소요된다.
앞으로 위 갈림길에서 용봉(437m) 삼성산(303m, 영진5만지도상 재건산으로 표시됨)구간중 용봉까지 가지치기 작업을 해댜 한다. 용봉 -> 삼성산 구간은 옥천군민들의 체력단련장 역할을 하는 구간이어서 길이 8차선 고속도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아귀와 팔 근육이 언제 회복될지 의문이므로 다음주 토요일 작업은 좀 무리일 듯 싶다.
그러니까 마성산 정상에서 용봉까지 앞으로 약 3Km 구간의 가지치기 작업이 남은 것이고 빠듯한 하룻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여야 하는 안내표지 교체 또는 신설작업은 이곳부터는 없다. 갈림길이 몇 곳 나타나지만 육안으로 관측되는 능선길을 따라가면 되므로 알바할 염려가 없어 안내표지설치는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옥천읍 대천리의 중간 망기미마을 농산물 집하장 앞 공터에 도착하니 시간은 16 : 30이 되었다. 손아귀 근육의 이상징후 발생으로 오늘의 작업계획량을 채우지도 못한채 새벽에 용암사에서 출발한 때로부터 11시간이 흘렀다. 옥천 택시를 호출하고 기다리면서 靑鹿 회장님께 전화를 걸어본다.
금방 전화를 받으시기에 어디 계시느냐고 여쭈웠더니, 만수동 다정님의 피앗재산장에서 오늘저녁 청록 회장님 자신의 1 + 9 졸업식 전야제를 위하여 대.충.산.사 강산에님, 사중사님 등과 함께 증약리 술도가(양조장의 옛말)에서 막걸리를 사시는 중이라 한다.
초도순시 대비 오늘의 길청소 산행경과를 간략히 보고 드리고 불가피한 사정으로 일찍 하산을 했음을 사과드리고, 나도 오늘 만수동 전야제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더니 가까운 옥천역 광장에서 기다리신다 한다.
택시를 타고 옥천역에 17 : 00경 도착하여 해장님 일행 세분을 만나 반가운 악수로 해후한다.(택시비 3,300원)
옥천역에서부터 만수동 다정님의 피앗재산장까지 해장님의 차를 졸래졸래 뒤따라가서 아직도 날이 밝은 18 :00경에 산장에 도착한다. 만수동은 수년 전 옛날에 두어번 들어와봤던 일이 있어 낮설지가 않다.
[다정님의 피앗재 산장 정문] - 대문은 달려있지 않다.
[가까이 근접촬영한 피앗재산장 간판]
[산장 건물 벽에 붙인 청록 회장님의 1 + 9 졸업식 경축 현수막]
이 현수막 앞쪽 마당에 큰 식탁 3개를 놓고서 약 15분의 대충산사 회원님들과 홀대모 조진대고문님 부부, 그리고 하도 오랫동안 잠수를 타셔서 대충 식구라는 사실도 잊고 있었던 서산 호랭이님 부부께서 참석하시어 내일로 예정된 청록 해장님 1 + 9 졸업식 전야제 가든파티가 밤새워 열렸다.
[가로등 불빛아래 홍성 산꾼님이 제작하신 피앗재산장 간판도 깊어가는 만수동의 밤과함께 졸고 있다]
전야제 가든파티에는 알콜농도 10도 이내의 막걸리와, 강산에님이 준비하신 것으로 기억되는 40도 가량의이질적 성분인 진도홍주가 등장하였으며, 안주로는 돼지고기 구이와 우여회가 등장하였다.
막걸리는 순한 맛이었고, 진도홍주는 목을 약간 뒤로 제끼면서 한 입 탁 털어붓고 꿀꺽 힘을 쓰니 목젖이 팔팔 뛰는 게 역시 명성에 걸맞은 술맛이다.
안주로 나온 돼지고기 구이 특히 돼지껍질은 소금에 찍어 씹으니 꼬들꼬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고우여회는 한입 씹으니 왕년에 내가 경부선을 밤새워 톱질하였던 웃기는 추억이 다시금 생각나면서 미소가떠오르게 한다.
나는 이 가든파티에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는다. 가벼운 젓가락질을 하면서도 오른손 아귀의 근육이 약간 거북한 것으로 미루어 만약에 내가 오늘의 계획한 작업목표량을 달성한답시고 무리하게 까불며 전지가위질을 하였더라면 오른손 근육과 관절과 혈관에 무리가 와서 병이 났을 것이라는 자각과 함께 하산 결정을잘 내린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오늘 동원된 작업 장비들]
좌로부터 톱, 전지가위, 철사절단기, 그리고 전지가위와 철사절단기 아래편에는 마성산 정상표지석 글씨를 쓴 페인트 마커이다. 그 우측으로 낫, 줄부채, 망치 - 이 망치는 마성산 정상표지석 설치시 기초 다짐질과 표지석 밑의 고임돌 끼워넣기 등 작업시 두들기기 위해 지참한 작은 망치이다.
[위의 사진 중에서 부채만을 따로 편 모습]
위의 줄부채는 작업장비는 아니지만 오늘 맑은 날씨에 낮 기온이 24도까지 올라간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더운 날씨가 예상되어 쉴때마다 부채질을 하려고 준비했다. 5년째 늦은 봄부터 초가을까지 산행시 배낭에 넣고 다니며 쉴때마다 꺼내 부치면서 땀을 식히는 장비이다.
줄부채는 비닐봉지에 넣는다 해도 한해 여름 장마철을 지나고 나면 습기가 차서 끝의 접히는 부분이 해져 갈라져 찢어진다.
그래서 부채질이 필요없는 초겨울이면 따뜻한 방바닥에 바짝 말린 다음 창호지를 적당히 잘라, 해져서 갈라진 부분에 풀칠을 하여 대수선을 한 후 그 이듬해 사용하고, 또 한 해 여름을 지나 습기가 차서 풀붙인 창호지가 떨어져 나가면 다시 붙이기를 반복하면서 여러 해를 사용하고 있다.
위 사진의 위쪽 끝부분과 왼쪽 부분에 흰색으로 붙인 표시나는 종이가 창호지로 수선한 부분이다.
산속에서 시원한 바람이나 일으키면 됐지, 부채 자랑할 일이 없는지라 이렇게 자린고비 행각으로 품위손상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산행 부채질"의 내력이다.
[문방구에서 구입한 "페인트 마카"] - 유성 매직펜보다 글자 색이 더디게 바랜다고 해서 구입한 것...
각설하고, 전야제에 참석하신 다른 님들은 그동안의 회포를 푸느라 가든파티가 끝날 기미가 안보이기에 화장실에서 샤워 후 백두대간 단독 종주로 오늘 지기재에서 출발하시어 피앗재에서 이곳 만수동으로 하산하여피앗재산장에 도착, 저녁식사와 샤워를 끝내신 홀대모 "금샘"님과 함께 방에 먼저 들어가 21 : 00에 취침을 시작한다. 오늘은 11시간 산길청소 공사로 피로하였나보다.
- (4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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