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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록(追憶錄)46

코흘리개가 기억하는 한국전쟁 [1] 국군 내 나이 다섯 살이 되던 여름 어느 날, 또래의 이웃집 꼬마 친구들과 놀기 위하여 집 밖 골목길을 나서서 큰길로 나가니 푸른 군복에 철모를 쓰고 배낭과 총을 멘 군인들 수백 명이 대열을 이루어 행군을 해서 마을 위쪽에 위치한 금산사(金山寺) 절 마당 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한 참 계속되던 행군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대열의 후미가 나타나고 그 후미에서 약 10여 미터 떨어져 서 나의 이웃 친구들인 순성이와 만바우 등 두 코흘리개 조무래기들 둘이서 의기양양한 걸음걸이로 군인들 의 행군대열을 열심히 따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들은 행군대열을 그냥 따라가는 게 아니라, 부엌에서 쓰는 바가지를 머리에 철모 대신 쓰고, 군 인들이 총을 메듯 어깨에 장작개비 한 개씩을 메고서 군인들의 걸음걸.. 2011. 1. 6.
극한상황에 처한 인간의 오해에 의한 표정 육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제대)을 하기 위하여 삼 년 간(정확하게 34개월 15일) 복무하였던 강원도 철원군 전방의 군부대를 떠나 전라북도 전주에 있는 향토예비사단으로 간 날은 1970년 2월 20일이었다. 예비사단에 도착한 수 백 명의 얼룩무늬 예비군복을 입은 우리 제대장병들은 연병장에 집결하여 근무부대 에서 받은 전역에 필요한 서류뭉치들을 예비사단에 접수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그 중『복무기록카드』와 [펀치카드』라는 두 종류만 접수시키고, 나머지 많은 분량의 서류는 모두 오물 소각장에 버리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리하여 수 백 명이 버리는 서류뭉치는 커다란 오물 소각장에 산더미처럼 쌓여 갔었는데 계절적 으으로는 입춘(立春), 우수(雨水)는 지났으나 아직도 겨울 바람이 가시지 않아 추운 날씨였으므로 누군가가.. 2011. 1. 5.
딸기밭에서 딸기를 따 먹다가 뱀을 밟은 사고를 당한 자의 추억 이야기 내 나이 여섯 살 개구쟁이 시절이었다. 시골 농촌이니 차 조심, 사람 조심 해가며 뛰노는데 제약을 받을 필요가 없는 환경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발길 닿는대로 걷고 뛰고 뒹구는 것이 날마다 반복되는 것이, 나의 생활이었다. 당시 내가 살던 곳은 전라북도 김제군(지금의 김제시) 봉남면 대송리 마을 어느 농가였다. 그 곳은 6. 25 한국전쟁으로 피난 비슷하게 출생한 집에서 이사하여 거주지를 잠시 옮겨 임시로 살던 곳이었다. 드넓은 텃밭이 있는 커다란 농가였는데, 마당가에 장독대가 있었고, 장독대 옆에는 텃밭 쪽으로 약간 으슥한 곳에 두어 평 정도의 딸기밭이 있었다. 이 딸기밭은 초여름부터 딸기가 열리기 시작하면 여섯 살 코흘리개 꼬마인 내가 매일 들어가 딸기를 따먹으며 놀던 곳이었다. 딸기는 따먹고 나서 하.. 2011. 1. 5.
5년동안 쓰던 부채와의 이별 단기 4343년(2010) 10월 30일... 5년 전부터 산행할때 사용하던 부채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만큼 낡아서 폐기처분을 하였다. 아주 오래 전부터 나는 봄부터 가을에 이르는 동안 산행을 할 때면 항상 부채를 배낭에 넣어가지고 다니 다가 휴식을 취할 때마다 꺼내어 부채질을 하는 것이 습관.. 2010. 11. 5.
골목길 가득히 안개를 만들어 피웠던 추억 세상을 살다 보니 별게 다 추억으로 떠오른다. 군에서 제대하고 마땅한 직업을 잡지 못한채 2년 가까이 건설현장에 일용노동을 다녔었다. 젊잖은 표현으로 건설현장 일용노동자이지 속칭 "노가다판"이다. 그 노가다판 일터에서 비슷한 연배끼리 친구가 되어 의기 투합하여 저녁에 대폿집에서 막걸리 .. 2010. 4. 10.
박달령의 완전범죄 - 살구 횡령사건 내가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4학년인 10세때 초여름 6월 어느 일요일의 일로 기억된다. 농촌인 우리 집의 텃밭가 돌담밑에는 커다란 살구나무가 한그루 서 있었는데, 보통 살구보다 크기가 두세배나 컸는데 사람들은 이 살구를 "호박살구"라고 불렀던 품종으로 맛이 아주 좋았다. 그 .. 2009. 10. 26.
땀에 젖어 고린내 나는 발씻은 계곡물을 떠마셨던 추억..... 단기 4332년(1999) 6월 6일 설악산자락 남교리를 06 :00에 출발하여 십이선녀탕 계곡의 절경을 감상하며천천히 계곡 상류로 오르기를 두어시간, 철철 쏴아 소리를 내며 흘러내려가는 냇물을 건너게 되었는데 때마침 피곤도 하고 목도 타던 참이라 냇가에배낭을 벗고 앉아서 물컵으로 연거푸 석잔이나 유리알처럼 흐르는 맑은 물을 떠서 거침없이 배가 부르도록 마시고 휴식을 취한 다음 일어나 약 200 여미터쯤 올라가니 어느 산악회 산행인지 관광버스 한차 정도 되는40 여명의 남녀가 냇가에 널부러져 앉아 냇물에 발을 담그고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냇물소리가 너무 커서 가까운 거리의 사람소리를 듣지 못하고 물을 떠마신 결과 발씻은 물을 먹게 되었던 것이다. 물어보았더니 이른 새벽 03 :00 경에 장수대에.. 2009. 3. 6.
[빨간마후라]와 [노랑마후라] 그리고 [검정마후라] 나의 고등학생 시절은 공부에는 별 재미를 못느끼고 불량학생끼리 어울리는 엉터리 학교생활이 주류를 이루던 학창시절이었습니다. 모범생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 중 하나는 호기심에 훈육주임(지금의 생활지도교사?) 선생님의 교외(校外)생활지도 단속을 피하여 학생입장 불가판정을 받은 영화를 보러 몰래 극장에 들어가곤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때 몰래 극장에 들어가 관람한 기억에 남는 영화로는 "맨발의 청춘", "돌아오지 않는 해병", 그리고 특히 기억에 남는 영화가 "빨간 마후라" 였는데 당시 톱스타 최무룡, 신영균, 이대엽 등등 기라성같은 배우들이 출연하였지만 이제는 은막에서 사라지고 타계하여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그분들이 멋있는 공군 파일럿 비행복을 입고 조종간을 잡으며 열.. 2008. 8. 19.
박달령이 경부선(京釜線)을 톱질한 이야기 단기 4338년(2005) 4월 29일 저녁에 대전에서 번개모임이 있었습니다. 란,「대전 충청 지역의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산악인 동호회 모임의 이름입니다. 산악인 홈페이지인 OK마운틴의 OK카페에 결성된 온라인 동호회인데 오프라인에서 가끔씩 모임을 갖기도 하고 있습니다. (주 ; OK마운틴의 싸이트 관리가 부실하여 현재는 독립된 카페를 DAUM 포털에 차렸습니다) 저도 모임 참석을 위해 영동역에서 경부선 상행열차를 타고 대전역에 내려 모임 장소로 갔습니다. 모임 장소는 대충산사 회장님이신 '뫼꿈이'님 사무실이었고, 주된 안주는 좀 생소한 이름이시겠지만, "우여" 라는 물고기를 썰어 만든 "우여회" 였습니다. 금강하류 충남 강경지방에서 주로 잡힌다는 물고기였는데 씹을 때 쫄깃거리는 감촉이 너.. 2007. 11. 13.
군 복무 중 열심히 불렀던 [6사단가(六司團歌)]의 추억...... 내가 군 복무를 하였던 부대는 육군 『제6사단』이었다. 군 입대 직후 『훈련병』신분으로 『논산훈련소』에서 두어 달 동안 훈련을 받고 나서, 바로 특수병과 학교에서 두어 달 동안 특수병과 병사의 교육과 훈련을 마친 다음에 이등병(二等 兵) 시절에 자대 배치를 받은곳이 바로 『6사단』이었다. 이 곳 『6사단』에서 이등병으로 복무를 시작한지 한달 반 만에 일등병(一等兵)으로 진급하였 고, 그 후 8개월만에 상등병(上等兵)으로 진급하였고, 그후 다시 11개월만에 병장(兵長)으로 진급 하였고, 다시 그 때로부터 7개월 만에 일반 하사(下士) 시험에 합격하여 『하사(下士)』 로 진급하고서, 2개월 20일만에 제대 특명을 받고, 육군에 입대한지 34개월 17일만에 제대 를 하였으며, 『6사단』에 복무한 기간은 30개.. 2007.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