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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권 산행

만 9년 1개월만에 다시 오른 설악산 대청봉.

by 박달령 2011. 7. 25.

단기 4344년(2011) 7월 23일(토)

03:00 잠에서 깨어 세수 후 산행 준비를 한다.

04:00 집을 나서서 수원역 앞에서 사당행 7770번 첫차 좌석버스에 승차하니 04:15이다.(차비 1,800원)

04:30 좌석버스는 서울 사당역을 향하여 출발한다.

 

05:00 사당역에 도착하여 지하철역으로 내려가 강변역까지 1,100원에 1회용 교통카드를 구입한다.

05:34 강변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첫차에 승차한다.

 

06:00 강변역에서 하차하여 길건너 동서울 시외버스 터미널에 들어가 인터넷으로 예약한 한계령행 승차권

을 무인발권기에서 출력한다.(15,500원) 그리고 구내식당에서 해장국을 시켜 이른 아침 요기를 한 후 5번

홈으로 나가서 한계령으로 가는 시외버스에 승차한다.

 

06:30 한계령행 시외버스가 출발한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한계령까지 2시간 20분이 걸리는 것으로 인터넷에서는 안내를 했는데, 길이 그렇게 막

히는 편이 아닌데도 08:50까지는 한계령에 도착했어야 하는 버스는 30분이나 지연되어 09:20에야 도착한

다. 홍천, 인제, 원통 등지에서 정차를 했던 까닭인 모양이다.

 

09:20 한계령은 한여름인데도 쌀쌀하여 추위를 느낄만한 날씨이다.

한계령에서 하차하여 매점에 들어가 캔맥주 1개(2,200원)와 호두과자 1봉지(2,000원)를 사서 급하게 마시

고 먹고 하다 보니 뱃속에 차가운 맥주가 갑자기 들어가서 그런지 속이 거북해진다.

 

09:45 한계령을 출발하여 서북능선으로 고독한 방랑길을 재촉한다.

서북능의 한계령 삼거리까지 2. 3Km 구간 능선은 한껏 올라갔다가 내려가고, 또 한번 올라갔다가

내려간고                                                                                                                                                              

다음 된비알을 올려쳐야 도착하는 길이다. 한계령에서는 춥더니 산길에 접어들자 바람이 막혀서 그런지

더워진다.

 

이 능선은 단기 4335년(2002) 6월 초 백두대간 종주시 올라보고 그 후 만 9년 1개월만에 다시 오르는 길이다.

한계령 들머리와 설악루, 그리고 위령비, 공단 초소 등은 9년전 옛모습 그대로이다.

그러나 9년 전에는 설치가 되지 않았던 철계단이 급경사에 무수히 설치되어 있고, 길바닥은 몇 군데를 빼

고는 거의 호박돌을 깔아 침식 방지조치를 해놓아 예전보다 훨씬 힘이 덜 들게 만들어 놓았다.

 

날씨는 잔뜩 흐려있고, 산악 고지대라서인지 구름이 산 능선자락을 휘감고 넘나들기를 자주 하여 기암괴

석이 즐비한 수려한 설악의 풍광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들고 있으나 그런대로 안개구름이 휩쌓인 풍광

도 몽환적 분위기를 풍겨주어 아주 나쁘지는 않다.

 

 

▼ 녹슬어가는 한계령 표지판

 

 

 

▼ 한계령 휴게소도 9년 전이나 변한게 없다.

 

 

 

▼ 짙은 구름이 넘나드는 맞은편 망대암산쪽은 몽환적 분위기이다. 

 

 

 

▼ 한계령의 산행 들머리 

 

 

 

▼ 설악루 

 

 

 

▼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위령비와 그 뒷편의 공단 초소 

 

 

 

▼ 9년 전에는 없던 철계단이 무수히 설치되어 있다. 

 

 

 

▼ 그러나, 사람의 발길에 침식되어 나무 뿌리가 드러난 곳도 가끔 눈에 띈다. 

 

 

 

▼ 경사가 급하지 않은 곳은 9년 전에는 없던 돌을 깔아놓기도 하고, 돌계단도 만들어 놓았다.

 

 

 

▼ 하늘은 잔뜩 흐려져 있고... 

 

 

 

▼ 가끔 가다가 이렇게 편안한 길도 나오고... 

 

 

 

▼ 이런 쉼터도 나오고... 

 

 

 

▼ 구름이 끼고, 산사태로 상채기가 났어도 설악은 역시 절경이다. 

 

 

 

▼ 길가의 야생화도 고독한 방랑자를 반겨주고... 

 

 

 

▼ 설악의 기암괴석은 방랑자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 

 

 

 

▼ 이 절경을 보고나서 철계단을 오르자 마자 서북능 한계령 삼거리가 나온다. 

 

 

 

11:45 서북능 삼거리에 도착한다.

한계령에서 서북능 삼거리까지 2. 3Km를 오르는데 두 시간이나 걸렸다. 옛날 9년 전 백두대간 종주시에

계단이나 돌계단, 돌 포장 등등이 되어있지 않았을때도 두 시간에 올랐으니, 이렇게 안전시설이 훌륭하게

되어 있으면 적어도 1시간 30분 이전에는 도착했어야 하는데 그동안 세월이 흘러 체력이 많이 약해진 것이

틀림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처음 계획은 11:00까지 서북능 삼거리에 도착하여 귀때기청봉을 거쳐 장수대에서 하산하면서 대승폭포를

구경하려고 했었다. 최근 잦은 비로 대승폭포의 수량이 불어나 장관을 이룰 것 같아서 그러한 계획을 짠 것

이었다. 나의 체력을 고려하여 11:00부터 장수대까지 6시간을 할애하여 17:00에 도착하고, 장수대에서 두 시간을 잡고 하산을 하려고 했는데, 버스가 30분이나 지연도착을 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서북능 삼거리에서 장수대 사이의 길은 너덜에 급경사에 험난하기로 악명을 떨치는 곳이라 도중에 신체 컨

디션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야간산행이 될 확률이 높은 시간이어서 마음 한구석에 갈등이 일어나면서 대청

봉쪽으로 갈까 말까 한참을 망설인다. 길가에 앉아 부채질로 땀을 식히며 귀청으로 갈까 대청으로 갈까 한

참을 심사숙고 끝에 대청봉으로 가기로 계획을 수정하여 우회전하여 진행한다.

 

 

▼ 서북능 삼거리의 이정표 

 

 

 

11:55 서북능 삼거리를 출발하여 대청봉으로 향한다.

구름은 걷힐줄 모르고 시야를 가리지만 어렴풋이나마 설악의 절경은 눈을 즐겁게 한다.

서북능 삼거리에서 대청봉 직전 끝청봉까지 사이에는 험난한 정도는 아니지만 너덜과 암릉이 계속되는 봉

우리를 몇 차례 넘고 넘어 가느라 더운 날씨에 매우 힘이 든다.

 

 

▼ 설악의 기암절벽에 눈은 즐겁고... 

 

 

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몇 백년이나나타나는 기암괴석

 

 

▼ 계속하여 나타나는 기암괴석 

 

 

 

 

 

 

 

 

 

 

 

 

 

 

 

 

 

 

 

 
▼ 계속하여 나타나는 기암괴석▼ 날씨가 좋았더라면... 

 

 

 

▼ 설악의 절경을 선명하게 바라 보았을텐데... 

 

 

 

▼ 설악산 높더니만 미운 것이 안개로다... 

 

 

 

▼ 무슨 사연을 지닌 굽은 나무일까...?

 

 

 

▼ 길가에 핀 야생화 

 

 

 

▼ 이 고사목 아치는 다른 이들의 산행기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사진이다. 

 

 

 

▼ 넝쿨이 휘감아 기형으로 자란 나무 

 

 

 

▼ 야생화 

 

 

 

▼ 야생화 

 

 
힘들어 헉헉대면서 한참 진행을 하니 허기가 져서 13:00경에 적당한 자리가 나기에 앉아 쉬면서 점심요기를 하고 늘어지게 휴식을 취하다 배낭을 짊어지고 일어서니 아침에 한계령에서 사서 급하게 마시고 먹은 차거운 캔맥주와 호두과자가 부작용을 일으켰는지 아랫배가 뻐근 해지면서 부글거리기 시작한다.

 

참고서 걸음을 재촉하는데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생리작용통제사령부로부터 앞으로 10분 이내에 지뢰매설을 하라는 작전명령이 하달된다. 발걸음을 옮기면서 지뢰매설을 할 장소를 찾느라 눈동자를 좌우로 두리번거린다. 조금 진행하자 능선이 넓어지면서 풀숲이 우거져 은폐가 양호한 지점이 나타난다.

 

길에서 약 10여미터를 이탈하여 풀숲으로 들어가 적당한 장소에서 발꿈치로 땅바닥의 부엽토(腐葉土)를 긁어내고 스틱 끝으로 흙을 조금 더 긁어내니 지뢰를 매설할 작은 구덩이가 된다. 배낭을 벗고 쪼그려 앉아 학문(學問)에 힘을 쓰면서 구덩이에 지뢰를 투하한 다음 삐라를 3차 살포하고 일어서서 발끝으로 흙과부엽토를 구덩이에 밀어넣어 지뢰 매설을 끝내고 나니 몸이 날아갈 것 같고 기분은 유쾌, 통쾌, 상쾌로다.  

 


▼ 끝청봉(1610)에 서있는 등산 안내도앉아 꿀을 채취하는 벌도 보인다. 

 

 

 

▼ 야생화에 들어앉아 있는 작은 벌레도 보이고... 

 중청봉의 저 두개의 둥근 물체는 뭘까 ? 혹시나 을지문덕장군님께서 가지고 노시던 축구공 아닐까 ? 

 

 
▼ 대청봉에 가까워지면서 보이는 고사목

 

 
▼ 대청봉을 운무가 감싸기 시작하고 있다.

 

 

 

▼ 대청봉을 운무가 완전히 뒤덮어버렸다.

 

 

 

▼ 이곳은 소청봉 갈림길인데, 왜 끝청 갈림길이라고 써놓았을까 ?

 

 

 

▼ 중청대피소에 도착하였으나 대청봉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 대청봉 정상에 이르기 직전 약 70여미터 지점 출입금지 표지판(이 길이 희운각으로 가는 백두대간이다)

 

 

 

15:45 대청봉에 도착한다.

한계령을 출발한지 6시간만에 도착하였으니 아무리 더운 날씨라고 해도 저질체력이 된 것이 맞다.

정상 표지석과 삼각점 기타 시설물은 9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이 반겨준다.

 

 

▼ 설악산 대청봉(1,708m) 정상 표지석 

 

 

 

▼ 정상 표지석 옆의 <요산요수(樂山樂水)> 표지석

 

 

 

▼ 정상의 이정표 

 

 

 

대청봉 정상 표지석에서 서너 발자국 떨어진 곳에는 "양양이라네 !" 그리고 "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101번지" 라는 글귀를 조각한 돌비석도 그대로 서 있다. 처음에 이 돌비석을 보고서는 무슨 뜻인지 어리둥절 했

었다.  그렇다고 이 돌비석의 유래를 물어볼만한 사람도 만날 수 없는 실정이었다.

 

그렇게 의문을 가진채 세월이 흐르면서 내 나름대로 한가지 추측을 해 보았다.

속초는 원래 양양군 산하의 읍이었다. 그러다가 1963년 1월 1일 주변의 양양군 강현면 일부와 고성군 토성

면 일부를 흡수하면서 속초시로 승격되어 양양군 산하를 벗어나 독립된 시, 군이 되었다.

 

그러자 속초시를 거쳐 설악산을 찾는 등산객이나 관광객들은 설악산 대청봉을 속초땅인줄로 오인하게 되

어 대청봉을 가리켜 "속초 설악산"이라고 호칭하였을 것이다.

 

그러니 대청봉이 엄연히 양양땅인데도 불구하고 "양양 설악산"이라 부르지 않고 "속초 설악산"이라 부르는

데 대하여 양양군민들은 복장이 터지도록 분노심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래서 격분한 양양 군민들 중에서 뜻있는 이들이 궐기하여 대청봉에 올라 적당한 자연석에 "양양이라네!"

라고 새기고 "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101번지"라고 대청봉의 주소까지 새겨놓았으니 그 의미는 "이곳은 양

양 땅이니 <속초 설악산>이라는 망발을 하지 말아달라." 는 뜻으로 추정이 된다.

(나의 이 추정이 맞는 것일까 ? 궁금하다.)

 

 

▼ 양양이라네 ! ("양양 땅의 대청봉"을 "속초 설악산" 이라고 망발하지 말아 달라는 절규 같다)

 

 

 

▼ 대청봉의 삼각점 

 

 

 

16:00 대청봉을 출발한다.

대청봉에서 15분간 휴식을 한 다음에 오색을 향하여 하산길에 오른다.

 

10여년 전에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를때는 경사가 급하고 길이 상당히 험하였었는데 오늘 하산하면서 걸

어보니, 12선녀탕~대승령 구간과 대승령~장수대 구간처럼 산길 거의 전부를 경사가 급하고 험난한 곳에

는 철계단을,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곳에는 돌을 깔기도 하고 돌계단을 설치하기도 하여 흙이 침식되지

않도록 길을 닦아놓았다.

 

이제는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르는데 옛날처럼 많은 힘이 들지 않을 것 같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바람이 막혀 더워져서 땀이 많이 흐른다.

 

 

▼ 대청봉에서 오색 사이의 길은 돌을 깔아놓아 아주 편안하게 조성하여 놓았다. 

 

 

 

▼ 험난한 곳은 철계단을 설치해 놓았고... 이정도면 오색~대청봉 길은 거저먹기나 다름 아닐까...?

 

 

 

▼ 가끔가다 둥글목을 사용한 계단도 나타나고... 

 

 

 

오색 매표소 직전 약 300여미터 지점에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배낭을 벗어놓고 웃통을 벗은 다음 세수하고

머리 감고, 상체의 땀을 닦아내니 개운해진다.

 

18:20 오색 매표소가 있는 44번도로에 도착한다.

 

 

▼ 오색 매표소(구름이 잔뜩 낀 날씨라서 어두컴컴해 보인다.)

 

 

 

오색 매표소에 근무중인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에게 버스 정류장의 위치를 물어보니 44번도로로 가지말

고 매표소 맞은편에 보이는 오색 집단시설지구 마을길을 따라 약 15분쯤 걸어가면 44번도로와 만나는 삼

거리가 나오는데 그곳이 시외버스 정류장이라고 가르쳐 준다.

 

공단 직원이 알려주는대로 마을길을 따라 한참 내려가니 어느 호텔을 만나게 되고, 호텔 옆 공터에 시내버

스 종점 표지판이 서 있고, 그곳을 지나쳐 한참 내려가는데 시내버스가 조금 전에 본 종점을 향하여 올라

가는 것이 보인다.

 

계속하여 내려가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아마 주전골 들어가는 입구인 것 같다.

삼거리에 시내버스 정류장 표지판 아래 서너 사람이 서있는데,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것 같아 나도 같이 기

다리니 금방 조금 전에 보았던 시내버스가 되돌아 나오므로 승차한다.(버스요금 양양까지 1,100원)

 

18:45에 출발하는 "9번" 시내버스는 마을을 통과하여 44번도로로 접어들어 양양방면으로 향한다.

버스 기사에게 양양이 종점인지 물었더니 속초까지 간다고 한다. 양양으로 가는 도중에 맞은편에서 오색

로 가는 같은 9번 버스를 한대 교행하는 걸로 봐서 아마 자주 운행하는 시내버스 같다.

 

19:10 버스 기사에게 미리 부탁하였더니 양양 시외버스 터미널이라고 일러주기에 하차한다.

양양 터미널에 들어가 19:35에 출발하는 동서울행 시외버스 승차권을 구입한다.(버스요금 17,500원)

 

그리고 터미널 옆 식당에 들어가 19:35 출발하는 버스에 탈 수 있도록 식사가 준비되겠는지 물어보니 안

겠다 하므로 나와서 그 옆의 김밥집에 들어가 김밥 두줄(2,500원)을 시켜 황급히 우겨넣고 터미널로

간다.

 

19:35 동서울행 시외버스가 출발한다.

버스는 주문진 터미널을 경유하여 강릉 터미널에서 21:00경에 서울을 향하여 출발한다.

 

23:20 동서울 터미널 도착.

강변역에서 사당역까지 지하철 승차(요금 1,100원)

 

24:20 사당역에서 7770번 좌석버스 승차(요금 1,800원)

새벽 01:10 수원역 도착 귀가.

 

 

▼ 오늘 나를 설악산까지 왕복시켜준 시외버스 승차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