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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권 산행

영월 완택산 산행기

by 박달령 2010. 8. 9.

단기 4343년 8월 8일(일)

어제 강원도 영월에 있는 완택산(完澤山) 산행을 하려 했으나, 비가 온다는 바람에 오늘 산행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완택산(916.2m)은 백두대간 함백산에서 서쪽으로 갈라진 지맥이 두위봉(1465.9), 곰봉(1014.9), 고고산(853.6) 등을 거쳐 영월읍 동강변에 솟은 산으로 산길이 바위절벽 같은 암릉 없이 부드러운 육산으로서 기암절벽 같은 절경도 없고, 계곡도 깊지 않아 계곡물의 수량도 적은 산이지만 대신 수림이 울창하여 산림욕의 효과가 좋은 산이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 일어나니 03:20이다.

세수하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 04:15경에 집을 나서서 고독한 방랑길에 오른다.

일기예보에 오늘은 날씨가 좋을 것이라 했는데, 워낙에 일기오보(日氣誤報)를 잘 하는 기상청이라 믿을 수가 없어 배낭이 좀 무겁지만 판초우의와 우산을 챙겨 넣었다.

 

오늘은 일요일이어서 수원역에서 7770번 좌석버스 첫차가 04:30에 출발하지 않고 05:30에나 출발한다.

그래서 777번 일반시내버스를 04:30경에 승차하여 사당역으로 향한다.(요금 1,400원)

05:10경에 사당역에서 하차하여 강변역까지 지하철 1회용 교통카드를 구입하여 역에 입장 후 05:34 첫차를 기다린다.(요금 1,100원)

 

제시간에 도착하는 지하철에 승차 후 한참 가다가 강변역에서 06:10경 하차하여 영월까지 버스표 1장을 주문하니 07:00에 출발하는 표를 한 장 내준다.(요금 13,700원) 더 빨리 출발하는 버스가 없는지 물으니 그게 첫차라 한다.

 

이럴줄 알았으면 동서울까지 올라오지 않고 수원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같은 07:00에 출발하는 버스를 탈걸 후회가 된다. 관광교통문화사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관광교통시각표]에 의하면 06:00에 첫차가 출발하는 영월 경유 태백행은 21:00까지 26회 운행하고, 06:00에 첫차가 출발하는 영월경유 신고한행은 21:00까지 23회 운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평균 20분 정도에 한번씩은 운행할줄 알고 좀 더 이른시각의 차를 타려고 멀고 먼 동서울터미널을 찾아왔는데, 앞으로는 반드시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하여야 하겠다.

 

시간이 많이 남아 터미널 3층의 전문식당가로 올라가 이른 아침에 단 한곳 문을 연 기사식당에 들어가 순대국밥을 시켜 아침식사를 한다.(5,000원) 1층으로 내려와 태백행 버스에 승차하니 버스는 07:00 정각에 출발하여 고속도로에 진입 후 막힘 없이 달린다.

 

09:20경에 영월 터미널에 도착하는 버스에서 하차하여 밖으로 나가 문산리행 군내버스 시각을 알아보니 하루에 5회 있는데, 첫차는 06:00, 두번째 차는 08:50, 세번째 차는 12:00이라 한다. 차시간이 맞지 않아 택시에 승차하여 지도를 보여주면서 삼옥리 <작골가든>으로 가자하니 완택산을 오른다는 말을 들은 택시기사는 작골가든을 지나쳐 작골 입구 래프팅장비 대여업소가 있는 마당 광장에 내려준다.(요금 10,000원)

 

신발끈을 졸라매고 산행준비를 마친 다음 계곡 안쪽으로 나 있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들어가니 민박집 가게에 젊은 남자가 있어 등산로 입구를 물으니 산비탈 밑의 민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라고 한다.

계곡 냇물을 가로질러 난 비포장도로는 어디로 가는지 물으니 그곳으로 가면 작골가든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 만나게 되니 그곳으로 올라도 된다고 한다. 10:00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작골가든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으로 가기 위해 계곡을 건너 비포장도로를 약 20여분 따라 올라가니 지프차 한대가 주차되어 있고 조금 더 올라가니 길이 없어진다. 할 수 없이 뒤돌아서 조금 내려오니 우측 능선으로 올라붙는 산길이 눈에 띄어 이 길로 된비알을 헐떡거리며 올라서서 한참을 진행하자 큰 나무만 듬성듬성 남겨두고 간벌을 한 나무를 무질서하게 쓰러트려 놓아 길이 없어진다.

 

조금만 더 가면 길이 나타나겠지 하고 간벌하여 무질서하게 방치된 나무를 넘고 넘어 힘든 오르막을 악전고투를 하면서 올라간다. 시간이 갈수록 간벌한 나무들은 없어지지를 않는데다 날씨는 점점 더워져 온몸이 땀으로 범벅 되어간다.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땀이 눈으로 타고 내려오는걸 연신 목에 두른 수건으로 닦아내면서 진행하려니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길도 없는 곳을 악전고투를 1시간여 계속하며 계속하여 올라가니 서편에서 오는 길과 마주 만나는 곳에

<북면 사랑산악회> 표지기가 나무에 걸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나니 불안감이 가시고 반갑다.

계속하여 길을 따라 올라가니 태백 군부대 소속 산악회 표지기도 간간히 보이다가 어느 순간 길이 또 길이 흐미해지며 안동의 모 산악회 표지기를 끝으로 평평하고 넓은 풀밭에서 길이 아주 없어지고 만다.

 

아마 옛날 집터나 절터였던 것 같은데, 이곳을 중심으로 하여 사방 여러 곳을 찔러보면서 혹시나 표지기가 걸려있는지 10여분을 찾아본 끝에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두개의 표지기를 간신히 발견하여 그곳으로 진행하니 끊어졌던 길이 다시 나타나고 조금 진행하니 <등산로>라고 쓰인 안내판이 나무에 걸려있고 계속하여 올라가니 완택산으로 가는 주능선길인 것 같은데 지금 진행하는 지점이 어디쯤인지도 모르겠고 완택산 서북편 능선인 것인것만은 짐작하겠다.

 

▼ 완택산(完澤山) 산행 개념도

 

▼ 산행을 시작한 래프팅 장비 대여업소 마당 광장 입구

 

▼ 길가를 따라 흐르는 동강의 모습 (1)

 

▼ 길가를 따라 흐르는 동강의 모습 (2) 

 

▼ 래프팅 장비 대여업소 광장

 

▼ 완택산을 오르기 위해 계곡 안쪽으로 난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 그리고 작골가든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기 위해 계곡을 가로질러 건너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 산길을 따라 오르다가 길을 없애버린 방치된 간벌목(이 간벌목 때문에 1시간 이상 악전고투를 했다.) 

 

▼ 산비탈에 돋아난 원색이 선명한 버섯 

 

▼ 길을 잃고 1시간 이상 헤맨 끝에 만나게 된 반가운 표지기

 

▼ 주능선에 도달하자 만나는 등산로 안내판 

 

▼ 명찰까지 달고 서있는 큰 아름드리 소나무 

 

▼ 길가운데 피어난 싸리버섯(사람의 발길이 뜸한지 길가운데 나 있어도 손상되지 않았다.) 

 

능선길을 따라 한참 진행하자 855봉으로 생각되는 곳에 "전망대" 안내표지판이 나무에 매달린 곳에 이르러 조망 사진을 찍어본다. 조망되는 곳이 어느 곳인지는 땀으로 범벅이 된 치친 상태에서 지도와 나침판을 꺼내기도 귀찮아 그냥 사진만 찍고 만다.

 

▼ 855봉으로 생각되는 전망대

 

▼ 전망대에서 조망되는 산들(오랫만에 날씨가 맑은 사진을 찍어본다.) 

 

또 한참을 진행하다가 더위에 숨이 막혀 길가에 주저앉아 물을 마시고 부채질을 하며 쉬고 있는데, 60대 초반과 50대 중반쯤의 남자 산행객 두 사람이 나와 같은 길로 진행하기 위해 다가온다. 10여분 전부터 내 뒤에서 두런거리는 대화소리가 들렸는데, 내가 쉬고 있는 틈에 나를 따라잡은 것이다.

 

서로 인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수원에서 왔다 하니, 그렇다면 자신들은 경기도 광주에서 자가운전을 하고 왔는데 같이 산행을 끝내고 하산하여 광주까지 편승시켜 주겠다고 제안하므로 동행하게 된다.

 

다시 한참 진행하니 완택산 정상을 400m 앞둔 지점에 봉화대 옛터 안내판이 서있다. 그리고 무인 홍수통제시설 철탑도 서 있다. 지도상의 895봉이다.

 

정상을 260m 앞둔 지점에 이정표가 서있다. 906봉이다.

다시 정상쪽으로 진행을 하다 대구에서 왔다는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산꾼을 만난다.

나와 동행하는 두 산행객과 이들 부부산행객들 합하여 네사람이 오늘 만난 산행객 전부다. 조금 더 진행하니 두평도 안되는 비좁은 산꼭대기에 조그마한 정상표지석이 서있는 완택산 정상이 나타난다.

완택산 정상표지석은 다른 이의 산행기 사진에서 보고 느낀 것보다 왜소한 편이다.

 

오늘 완택산을 오르려던 처음의 계획은 작골가든에서 능선을 타고 남동진하다 885봉에서 꺾어 북동진하여 정상에 올랐다가, 능선따라 북서진 후에 재애골 입구(목골마을)로 하산하려 했는데 택시 기사가 잘못 내려주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반대방향으로 진행이 되어버렸다.

 

▼ 완택산 400m를 앞둔 895봉의 이정표

 

▼ 895봉의 봉화대 옛터 안내 표지판 

 

▼ 895봉의 무인 홍수통제시설 철탑 

 

▼ 정상을 260m 남겨놓은 지점, 지도상 906봉의 이정표

 

▼ 완택산 정상 표지석 (지도에는 完택산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표지석은 莞택산이다. 어느 것이 맞는지 ?) 

 

▼ 완택산 정상의 이정표 (목골은 재애골 입구의 목골마을인 것으로 추측된다.) 

 

▼ 완택산 정상에서의 조망(1) 

 

▼ 완택산 정상에서의 조망(2) 

 

완택산 정상은 비좁은데다 땡볕이 내리쬐기 때문에 몇 미터 아래 그늘진 곳으로 내려서서 13:40이 되어서야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60대 초반의 남자는 50대 중반 남자의 매형이 된단다. 60대 초반의 남자는 1948년생이라니 금년 63세이다.

 

점심식사를 끝내고 14:00경에 정상을 출발하여 60대 초반 남자가 선두에 서고 그 다음으로 그의 처남이 중간에 서고 내가 맨 뒤에 서서 능선따라 남서진을 하여 나가다가 안부 십자로로 생각되는 지점의 서쪽방향10여미터 지점에 전망대가 있어 조망을 하고 난 후 전망대에서 뒤돌아 나와 십자로에서 방향 착각으로 왔던 길을 되돌아 완택산 정상으로 향하여 되짚어 진행을 하다가 정상 직전에서 깨닫고 돌아섬으로써 약 30분간 알바(아르바이트의 줄임말)를 하게 된다.

 

▼ 정상에서 남서진하다 길가운데서 예절교육을 시키고 있는 고사목

(이러한 곳은 정중하게 허리를 굽히고 예절을 지키지 않다가는 대낮에 별을 보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 알바의 단초를 제공한 전망대에서의 조망 (1)

 

▼ 알바의 단초를 제공한 전망대에서의 조망 (2) 

 

▼ 알바의 단초를 제공한 전망대에서의 조망 (3) 

 

▼ 알바를 하여 완택산 정상으로 되돌아가면서 만난 조금전 예절교육을 시키던 고사목

(이 고사목을 반대편에서 관찰하여 같은 나무인줄도 모르고 통과했다.) 

 

안부 십자로로 다시 되돌아나와 계속하여 남서진을 하여 서너차례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넘어가다가 지도상의 885봉 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길을 꺾어 북서진하여 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 885봉 전망대의 이정표 

 

▼ 885봉 전망대에서 뒤돌아본 완택산과 그 우측 뒤편 능선의 고고산

 

▼ 885봉 전망대에서의 조망 

 

885봉 전망대에서 약 150m 가량 급경사지대에는 영월군에서 설치한 밧줄시설이 되어 있어 위험하지 않게 내려설 수 있고 이 지점을  벗어나자 길은 순탄하게 작골가든까지 이어지고, 일대는 인공조림을 한 낙엽송과 적송이 울창하여 하늘을 가리고 높이 자라고 있다.

 

▼ 낙엽송 조림지대

 

▼ 적송조림지대 

 

▼ 적송 조림지대 

 

▼ 하산지점 작골가든 옆의 민가

 

하산을 끝내고 나니 16:10이 되었다.

작골가든 앞의 주차장을 지나 계곡물로 내려가서 모자를 빨고, 목에 두른 수건도 빨고 세수하고 머리를 감으니 알탕은 못했을망정 그나마 좀 개운함을 느낀다. 동행한 60대 남자와 그의 처남등은 재애골 입구 근처에 차량을 회수하러 가고, 나는 작골가든 앞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기다리면서 생각해보니 금년 들어 산행시 땀을 가장 많이 흘린날이 오늘이었다.

 

한참 후 16:40경에 회수해오는 승용차에 탑승하여 가면서 나는 광주까지 동행할 필요 없이 영월읍내에서 내려주면 수원행 직행버스를 타겠다고 했더니 16:50경에 영월 터미널 앞에서 내려준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터미널에 들어가 수원행 버스 시각표를 보니 18:15이다.

 

매표창구에 가서 수원행 버스표를 달라고 했더니 요즘 휴가철이라서 버스 시발지인 태백에서부터 만원이 되어 자리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입석이라도 달라고 했더니 버스 기사마다 성격이 달라 사고 우려때문에 입석승객을 안태우는 기사들이 많아 버스가 도착한 다음 미리 기사에게 물어보아 매표를 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18:00에 도착하는 동서울행은 좌석이 있는지 물으니 그 버스는 좌석이 많다고 한다.

결국 동서울행 버스표를 한장 산다.(요금 13,700원)

 

한 시간쯤 기다리는 사이에 근처 읍내 가까운 곳에 목욕탕이 있는지 알아보니 없다.

할 수 없이 터미널 화장실에 들어가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배낭을 내려놓은 다음 윗통을 벗고 다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한 후 물수건으로 상체와 사타구니의 땀을 두세번 닦아낸 다음 배낭에서 여벌로 준비한 상의를 꺼내 갈아입으니 개운해진다.

 

배낭을 보니 등판과 멜빵이 땀에 절어 번들거린다.

수건에 물을 듬뿍 묻혀서 등판과 멜빵을 문지른 다음 수건을 힘껏 짜서 물기를 닦아내기를 여러처례 반복하여 배낭의 소금기를 빼낸다. 귀가하는 버스에 틀어놓은 에어컨 바람에 수분은 금방 마를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배낭 멜빵과 등판에 소금이 허옇게 얼룩이 진다.

 

그리고 나서도 약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 캔맥주 한개를 사서 마신다.

그러나 땀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지 갈증이 가시지 않아 또 다시 한개를 더 사서 마시니 갈증이 가신다.

18:00에 도착하는 동서울행 시외버스 좌석에 앉아 나른한 잠결속으로 빠져들며 귀가길에 오른다.

 

▼ 오늘 산행을 위하여 나를 수송해 준 버스의 승차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