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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산행

갑작스러운 비 예보에 쫓기듯 오르내린 도일봉(道一峰)

by 박달령 2009. 8. 2.

산행일시 : 단기 4342년(2009) 8월 1일 10 : 00 ~ 14 : 30 (4시간 30분)

산행지 : 도일봉(864m)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소재>

산행인원 : 고독한 방랑자 박달령 혼자서...

 

산행경로 : 중원2리 마을회관 -> 중원계곡 -> 싸리재 갈림길 -> 도일봉 -> 싸리재 갈림길 ->중원계곡 -> 중원2리 마을회관 (약 11 Km)

 

7월 셋째주와 넷째주 휴일에는 비가 온다는 예보에 동네 뒷산을 올랐는데, 오늘은 용문산 동쪽의 도일봉을 오르기 위해 새벽 4시 40분에 집을 나선다. 용문산과 그 한자락인 중원산, 백운봉 등은 올라보았으나, 도일봉은 아직 오르지 못하였다.

 

강변역에서 지하철을 내려 동서울 터미널에 들어가니 06 : 40 이 되었다. 06 : 15에 출발하여 양평군 용문면을 지나가는 홍천행 시외버스 첫차는 놓지고 07 : 00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려고 매표소에 주문하니 08 : 40 버스밖에 없다고 한다. 5,700원을 지불하고 용문까지 버스표를 산 다음에 행여나 하고 홍천행 버스가 출발하는 4번 홈으로 가니 홍천방면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나도 줄서기에 참가하여 기다리고 있으니 07 : 00에 출발하는 홍천행 버스가 출발시각이 임박하자 검표를 하는 터미널 직원이 홍천방면 승객이 있으면 승차하라고 하며 줄을 서 있는 순서로 숫자를 헤아리더니 나까지 15명이 탈 수 있다고 하여 차에 올라 자리에 앉아 곰곰 생각해보니 여름 피서철 성수기가 되니 터미널 매표소에서 종점까지 가는 승객에게만 좌석이 찰 때까지 매표를 하고 빈 자리가 있는 경우에만 다음 시간에 출발하는 표를 가지고 줄을 서있는 승객으로서 중간 정류장에 내릴 승객을 빈 자리수만큼 추가로 태우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동서울 터미널을 출발한 버스가 양평 방면을 향하여 조금 진행하니 피서를 가는 자가용차 행렬이 길을 가득 메워 교통체증이 극심하다.

버스 운전기사가 안되겠는지 승객들의 양해를 구한 다음 좁은 산악도로로 우회하여 양평 터미널을 들려 용문 시외버스 정류장에 08 : 55에 도착한다.

 

용문면 중원리 들어가는 버스시각을 알아보니 09 : 10에 시내버스가 온다고 한다. 아침 식사를 용문에서 하려고 계획했는데 교통체증으로 시간을 많이 지체하였으므로 아침을 굶고 만다.  화장실을 들렀다가 정류장 옆의 할인마트에 들어가 사탕 한봉지(5,000원)를 사서 배낭에 넣고 잠시 기다리니 용문행 시내버스가 도착한다.

 

차비 1,100원을 내고 시내버스에 올라 중원리로 들어가니 중원2리 마을회관 공터 앞에서 하차하니 09 : 45이다. 원래는 이 마을회관에서  중원계곡쪽으로 1 Km 더 들어가야 종점인데, 요즈음은 피서철 성수기여서 행락차량이 포화상태가 되어 종점까지 들어가서는 대형버스를 회차를 할 수가 없어 휴일에는 이곳이 임시종점이 된다고 한다.

 

둘러보니 아침식사를 할만한 식당이 없다.

할 수 없이 중원2리 마을회관 매점에서 양갱 6개(3,000원)와 캔맥주(1,800원) 1개를 사서 맥주와 양갱 2개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10 : 00에 산행 출발을 한다.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약 1 Km 걸어 올라가니 종점 민박촌이 나오고 비포장도로를 약 300여m 더 걸으니 플래스틱 제품 간이화장실 앞에서부터 산길이 시작된다. 중원계곡을 찾아온 피서객들이 상당히 많이 와 있다. 산에 들어가기 전에 휴대전화를 꺼내어 양평지역 일기예보를 청취하니 오후부터 비가 오는데 예상강수량은 5 ~ 40mm, 강수확률은 60%라는 기상안내를 한다.

 

강수확률 60%면 예보 적중확률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어제 저녁에 인터넷으로 기상청 일기예보 검색결과는 오늘 날씨가 개인다고 했는데, 하룻밤 사이에 바뀌어 버렸다.

 

처음 산행계획은 중원계곡을 거슬러 싸리재에 올라 한강기맥을 따라 싸리봉까지 가서 능선 따라 남동진하여 도일봉을 오른 다음 능선따라 남하하여 먹뱅이골로 하산을 하려 했는데 갑작스레 바뀐 비 예보에 도일봉으로 직등하였다가 같은 길을 다시 되짚어 빨리 하산하기로 계획을 수정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침 식사를 거른채 산행을 하려니 배가 고프다.

가게에서 산 사탕과 양갱을 수시로 꺼내어 바지 주머니에 넣고 걸으면서 계속 먹으며 계곡길을 오른다.

열심히 먹어제끼니 허기가 좀 가시는 듯하다.

 

▼ 도일봉 산행 개념도

 

 

▼ 도일봉과 중원산 산행 들머리가 되는 간이화장실

 

 

▼ 산행 들머리에 세워진 이정표 (도일봉까지 4. 28 Km로 되어있다.)

 

 

▼ 중원계곡을 건너는 다리

 

 

중원계곡에는 요즈음이 장마철이어서 맑은 냇물이 상당히 많이 흐르고 있다.

계곡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중원폭포가 나오는데, 중년 남자 한 사람이 중원폭포 쪽에서 나오면서,

"중원폭포, 중원폭포 하기에 얼마나 대단한 폭포인줄 알았는데 속았다." 하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중원폭포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폭포의 작은 규모에 모두 이렇게 실망을 한다.

원주 치악산의 세렴폭포도 그 왜소한 규모에 실망을 하듯이...

중원폭포 옆으로는 목재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전에 중원산에서 하산시에는 없었는데...

 

▼ 중원계곡

 

 

▼ 중원폭포 안내표지석과 그 옆의 계단길

 

▼ 처음 본 사람들이 실망을 하는 왜소한 중원폭포 

 

 

▼ 중원폭포의 배경이 되는 암벽 

 

 

▼ 위에서 내려다 본 중원폭포 

 

 

▼ 피서를 온 행락객들이 보이는 중원계곡 

 

 

중원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산길은 큰 호박만큼씩한 돌이 깔린 너덜인데 돌들이 습기를 머금어 미끄러워 조심을 하며 진행해야 했다. 계곡의 경치를 감상하며 1시간 정도 오르니 싸리재와 도일봉으로 직등하는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싸리재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11 : 30에 도일봉 직등길로 방향을 잡아 오른다.

 

▼ 싸리재와 도일봉 직등 갈림길 

 

 

▼ 갈림길의 이정표

 

 

도일봉 직등길은 거리는 1. 23Km 밖에 안되지만 워낙 된비알이어서 힘이 든다.

싸리봉에서 남동쪽으로 갈라져 도일봉으로 뻗어내린 주능선에 오르니 이정표가 반긴다.

도일봉 210m 직전에 서있는 이정표이다.

 

▼ 도일봉을 210m 남긴 주능선상의 이정표 

 

 

그런데 이 210m의 도일봉길은 험한 암릉지대이나, 철난간과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비교적 위험하지는 않지만 신경이 쓰이는 구간이다. 12 : 20에 도일봉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표지석이 없고, 산행안내표지판만 서 있으며 암봉 앞은 묵은 헬기장이다.

헬기장에는 먼저 도착한 산행객 일행 20여 명이 식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 도일봉(864m) 정상에 세워져 정상 표지석을 대신하고 있는 등산로 안내표지판 

 

 

▼ 도일봉 정상 암봉

 

 

▼ 정상 암봉 옆의 깃대 

 

 

▼ 먼저 도착하여 정상의 헬기장에서 식사중인 산행객들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아도 금방 비가 쏟아질듯이 낮은 구름이 짙게 깔려있어 전망이 트이지 않았다.

정상에서 약 10여분을 쉬었다가 서둘러 하산을 하여 주능선 이정표 근처에 넙적한 바위에 앉아 배낭에서 떡을 꺼내어 간단한 점심요기로 갈음하고 올라왔던 길로 다시 하산을 한다.

 

어렵쇼 ~ !

그런데 싸리재 갈림길까지 걸음을 재촉하여 부지런히 내려오니 구름이 높아지면서 햇볕이 나무 사이로 강하게 내려 쪼이는 것이 아닌가 ?  오늘도 또 기상청 일기예보에 속았다.

 

그러나 된비알을 급히 올려치느라 힘을 다 빼버렸으니 다시 싸리재로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하산하기로 한다.  이제부터는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어 천천히 여러번 쉬어가면서 느긋하게 계곡을 내려간다.

 

▼ 중원계곡에 쓰러져 산길을 가로막고 서 있는 나무

 

 

▼ 폭우가 쏟아질듯 짙은 구름이 끼었다가 거짓말처럼 햇볕이 내리쬐는 중원계곡 

 

 

▼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중원계곡의 냇물

 

 

▼ 울창하여 햇볕이 들지 않는 계곡 

 

중원폭포를 약 100 여m 남겨놓고 냇가에 호젓한 곳이 있어 내려가 배낭을 벗어놓고 땀에 절은 옷을 벗은 후 머리 감고 세수하고 알탕을 한 다음 여벌로 가져온 옷을 꺼내어 갈아입으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몸을 씻으며 더위를 식히느라 약 40여분의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중원폭포 옆을 지나 아침에 시내버스에서 내렸던 중원2리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15 : 30 밖에 안되었다.

매점 주인에게 물으니 용문면 소재지에서 들어오는 시내버스 막차가 18 : 40이 되어야 여기서 출발을 한다는 대답이다.

 

용문 택시 전화번호를 물어 전화를 하여 택시를 부른 다음 매점에서 캔맥주 1개를 사서 갈증을 달랜다.

10여분 후에 도착하는 택시를 타고 용문면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간다. (택시비 11,400원)

 

홍천방면에서 16 : 35에 도착하는 동서울행 시외버스에 승차하고 귀가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