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단기 4342년(2009) 6월 27일(토) 09:30 ~ 17:40(8시간 10분)
산 행 지 : 경기도 가평군, 양평군 고동산(591m), 화야산(754. 9m)
산행경로 : 가평군 청평면 삼회2리 사기막마을 -> 사기막골 -> 고동산 -> 화야산 -> 안골고개 -> 안골
계곡 -> 크리스탈 생수공장 -> 회곡리 (산행거리 약 12Km)
산행인원 : 고독한 방랑자 박달령 혼자서...
날씨 : 맑으나 개스가 끼어 원거리 시야가 투명하지 못하고 바람 없는 무더운 날씨
수원터미널에서 청평까지 버스표(6,900원)를 구입한 후 아침 07:00에 출발하는 춘천행 직행버스에 오른다.
약간 늦잠을 자는 바람에 06:00 첫차를 놓지고 두번째로 출발하는 버스에 탄 것이다.
버스는 한시간 반만인 08:30에 청평터미널에 도착한다.
청평에서 09:00에 출발하는 삼회리행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가다가 사기막 마을에서 내려서 363번 도로를
건너 동쪽의 사기막골로 들어서서 농로를 따라 마을 가운데를 땡볕을 쏘이며 걸어가니 금새 땀에 흠뻑 젖
는다. 사기막골 입구에는 산행 안내판이 서 있기에 길 찾기가 쉽겠다 생각하고 방심하며 진행한다.
2마을 중간중간 갈림길이 여러 번 나타나는데, 이정표가 없어 우왕좌왕 하다가 만나는 행인에게 고동산 가
는 길을 물어 물어 찾아가는데, 농로 우측으로 갈림길 농로가 나타나고, 색깔이 바랜 표지기 한 개가 매달려
있기에 우회전하여 진행하니 오늘의 고생길의 시작이 된 것이다.
농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다 농로가 끝나고 산길이 시작되는 계곡으로 들어서니 처음 본 표지기 말고 다른
표지기도 간간히 눈에 띄고, 산길 흔적도 희미하나마 식별이 잘 되는편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진행한다.
계곡길은 수목이 울창하여 땡볕이 내리쬐는 날씨인데도 어둠침침한 정글지대이다.
어두운 가운데도 좁은 길 가운데 바위 위에 10여년생은 됨직한 무척 굵은 커다란 독사 한 마리가 또아리를
틀고 혀를 날름거리면서 도망을 가지 않고 노려보며 공격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냥 그 위로 넘어서 지나가
다가는 바지가랑이로 기어오를 것 같아 더 나아가지를 못하고 발로 땅을 구르며 쉬잇 하고 소리를 질러보
지만 꼼짝도 않는다.
뒤돌아보니 1Kg 정도 되는 돌멩이가 눈에 보여 쫓기 위해 집어서 독사에게 던졌더니 정통으로 맞아 머리
가 으깨어져버려 뜻하지 않게 살생을 하고 만다.
계속하여 진행하는데 길흔적은 점점 희미해져간다.
한시간 정도를 진행해버려 되돌아 나가기도 곤란하여 계속 진행하니 계곡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이 없어져
버린다. 계속되는 하늘이 안보이는 정글에 길도 없는 된비알을 오르려니 오금이 아프다.
몇 걸음 옮기다 쉬기를 반복하며 급경사에 미끄러지면서 악전고투 끝에 능선에 올라서니 뚜렷한 산길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고동산 400미터, 좌측으로 화야산 3Km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다.
능선에 올라 좀 쉬었다가 발걸음을 떼려니 길도 없는 급경사에서 얼마나 용을 썼는지 오금이 아프고 아랫
도리가 후둘거린다. 억지로 발걸음을 재촉하여 고동산을 향한다. 길만 잘못들지 않았더라면 체력 소모가
덜되었을 터인데, 힘이 든다.
▼ 사기막 마을 방문 환영 안내판
▼ 사기막골 입구의 산행 안내판
▼ 사기막 마을(삼회2리) 마을회관과 매점
▼ 사기막 마을 골목길
▼ 당골교를 건너서도 계속되는 마을
▼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작은 다리 하나를 건넌다.
▼ 여기서 한참 가다가 산모롱이를 돌면서 만나는 우측 갈림길을 만나 우회전한다. 잘못된 길로 접어들어
시작되는 고생길이 되어버린다.
▼ 약 1시간 반에 걸친 악전고투로 탈진 직전에 간신히 올라선 마루금에서 만난 고동산 안내 이정표
▼ 고동산 가는 길
고동산 정상에 이르니 표지석이 두개가 서 있다. 그 중 검은 오석에 새긴 표지석은 양평군청에서 설치한 것
인데 높이가 600m로 되어 있고, 하얀 화강암에 새긴 표지석은 가평군청에서 설치한 것인데 높이가 591m
로 무려 9미터나 차이가 나고 있다. 도대체가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
▼ 고동산 정상의 표지석 (왼편의 오석이 양평군청에서, 오른편의 화강암이 가평군청에서 세운 것이다.)
▼ 개스가 끼어 시야가 좋지 않지만 오늘 유일하게 터진 고동산 정상의 조망(북한강이 내려다 보인다.)
▼ 고동산 정상에 서서 조망을 방해하는 참나무와 바위
▼ 고동산 정상의 이정표
고동산 정상을 출발하여 조금 전에 처음 만난 이정표 있는 곳을 향하여 화야산을 가기 위해 마루금 따라
진행하여 그 이정표를 지나쳐 1Km 진행하니 사기막 마을로 하산하는 갈림길 삼거리에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배낭속의 인절미떡을 꺼내 점심을 때우고 나니 조금 전에 만난 고동산을 가는 부부 산꾼 일행이
이 다시 와서 내 옆의 공터에 자리를 잡는다.
그들이 올라온 길은 제대로 된 길로 진행하여 이곳으로 올라와 고동산을 다녀오는 길이라 한다.
삼거리를 출발하여 마루금 따라 화야산으로 향하니 길은 험하지 않은 비교적 부드러운 육산 흙길이 대부
분이고, 능선 마루금길도 전후좌우 조망이 전혀 트이지 않는 그늘길이다.
1Km를 더 진행하니 앞서 만난 사기막 마을 하산 삼거리 갈림길이 다시 나타난다. 땡볕이 내리쬐는데다
바람도 한 점 불지 않아 무더운 날씨라서 20 ~30분 진행하다 쉬기를 반복하면서 진행하다 보니 화야산
정상이 나타난다.
▼ 고동산에서 화야산을 향하는 능선길의 기형으로 굽은 소나무
▼ 바위가 가끔씩 나타나도 험하지 않은 능선길
▼ 첫번째 만나는 사기막마을 갈림길 삼거리의 나무에 걸어놓은 산행지도
▼ 첫번째 사기막마을 하산 갈림길 삼거리 이정표
▼ 두번째 만나는 사기막마을 갈림길 삼거리 이정표
▼ 화야산 가는 능선길
화야산 정상에도 표지석이 두개가 서 있다.
한글로 새긴 표지석은 양평군청에서 세운 것인데, 높이가 755m로 되어 있고, 한문으로 새긴 표지석은 가평
군청에서 세운 것인데, 높이가 754. 9m로 되어 있다. 고동산처럼 심한 편차가 없고 불과 10Cm 차이 밖에
안나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 양평군청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
▼ 가평군청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
▼ 화야산 정상의 이정표
화야산 정상을 출발한 때가 14:00이고 이정표상 뾰루봉까지 4. 7Km인데다가 능선길이니 뾰루봉까지 진행
할 수 있을 것 같아 길을 재촉한다. 그러나 고도편차가 심하지 않을줄 알았는데 안골고개까지 비교적 경사
가 급한길로 고도를 약 300 ~ 400m가량을 사정없이 낮춘다.
화야산과 뾰루봉은 능선으로 이어져 있긴 하지만 이렇게 급격하게 고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우뚝 솟아있는
별개의 독립된 산이었던 것이다.
안골고개로 가는 도중 몇발짝 앞에서 스르륵 하는 소리가 나기에 바라보니 10여년생은 됨직한 커다란 독사
한마리를 또 만나게 된다. 이번의 독사는 몇차례 발로 땅을 구르며 쉬잇 소리를 지르니 못마땅한 듯 슬그머
니 느릿느릿 도망을 한다.
오전에 만난 독사도 이렇게 길을 비켜줬더라면 죽지 않았을 터인데, 대부분 독사들은 도망을 하지 않고 길을
가로막다가 맞아죽는다. 독없는 뱀들은 인기척만 나면 쏜살같이 도망을 쳐서 살아남는데....
안골고개까지의 내리막길은 경사는 급하지만 바위 암릉마다 우회로가 있어 위험한 곳은 없다.
안골고개에 내려서서 휴식을 취하면서 다시 300m 이상을 올려처서 뾰루봉을 오르려니, 오전에 고동산을
오르면서 길 없는 된비알을 만나 진이 빠진 상태라 에너지가 고갈되어 진행할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능선 동쪽의 크리스탈생수공장이 있는 안골계곡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급경사를 한참 내려서서 안골계곡으로 접어들어 600여미터 진행하니 지도에도 없는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변에는 가평군청에서 설치한 뾰루봉 안내 이정표가 서 있는걸로 봐서 임도를 따라 내려가라는 뜻인가
보다.
임도를 횡단하여 여기 저기 살펴보아도 임도 말고는 달리 길이 보이지 않아 임도를 따라 구불거리며 내려
가는데 삼거리가 나오면서 소방서에서 세운 조난신고 안내판이 서 있고, 지점 표시는 "뾰루봉 갈림길"이라
쓰여있어 여기서 좌회전하라는 뜻으로 알고 좌회전 하니 크리스탈 생수공장이 나온다.
울타리도 없는 생수공장 마당을 가로질러 한참 나가니 정문 건물이 나오고 경비원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
나를 보고도 아무 제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공장 마당이 산꾼들의 등산로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생수공장을 나서서 조금 내려가니까 안골계곡 개울 접근이 가능한 곳이 나와 상의를 벗고 세수하고 머리감
고 땀에 절은 모자도 빨아 걸어놓은 후 물수건으로 상체를 한참이나 닦아낸 다음 배낭에서 여벌 옷을 갈아
입으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 안골고개에 서 있는 사거리 이정표 (동서 갈림길)
▼ 안골고개에 서 있는 사거리 이정표 (남북 종주능선길)
▼ 안골계곡을 가로 지르는 임도와 뾰루봉 안내 이정표
▼ 하산길 임도
▼ 임도 갈림길에 서 있는 소방서의 구조 안내판
▼ 갈림길(여기서 좌회전 하산해야 한다.)
생수공장에서 약 1. 5Km를 더 내려가자 37번도로 삼거리다.
길가의 가게에 들러 캔맥주 한개를 2,000원에 사서 마시면서 갈증을 달랜다.
가게 아주머니한테 청평으로 가는 버스가 자주 있는지 물으니 시내버스, 시외직행버스 합하여 수시로 있
다고 한다.
길건너 정류장에서 10여분 기다리다 17:45이 되자 청평행 시내버스가 모곡방면에서 내려온다.
정차시켜 1,000원을 내고 버스에 올라 청평터미널에 도착하니 18:15 수원행 버스시간이 10여분 남았다.
버스표를 6,900원에 구입하여 기다리고 있으니 연착한 버스는 20분이나 지나서 18:35경에야 도착하여
승차한 후 나른한 잠결로 빠져들며 귀가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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