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정표를 신뢰할 수 없는 양자산 ㅡ> 앵자봉 종주길
산행일자 : 단기 4342년(2009) 6월 21일(일) 09:20 ~ 16:40(7시간 20분)
산 행 지 : 경기도 여주군 양자산(楊子山, 709. 5m), 광주시 앵자봉(鶯子峰, 667m)
산행경로 : 여주군 산북면 하품리 다리 -> 고촌마을과 바깥두렁이마을 사이 골목길 -> 양자산 남릉 -> 양자산 -> 주어치 -> 앵자봉 -> 앵자봉 남릉 -> 광주시 실촌읍 건업리 (산행거리 약 14Km)
산행인원 : 고독한 방랑자 박달령 혼자...
날씨 : 맑으나 개스가 끼어 원거리 시야가 투명하지 못하고 무더운 날씨
어제는 비가 내려 산행을 못하고 오늘 일요일 산행을 하게 되었다.
수원터미널에서 상품(경기도 여주군 산북면 상품리)까지 승차권을 구입하여 아침 07:20에 출발하는 양평행 첫차에 승차하고 자리에 앉는다.
승객이 7 ~ 8명밖에 없다. 그나마 곤지암(경기도 광주시 실촌읍소재지)에서 모두 내리고 나 혼자만 남았다. 기사에게 이 노선은 승객이 없다고 말을 거니, 농촌인구가 격감하고 노인들만 거주하니까 그렇다는 것이다. 곤지암에 일찍 도착한 탓에 약 7 ~ 8분 정차하고 있으려니 만선리, 상품 등 단거리를 가는 노인 승객 10여인이 승차하고 출발한다.
버스는 수원을 출발한지 1시간 40분만인 09:00에 상품 정류장에 정차한다. 하차하여 서쪽의 하품리쪽으로 한참 걸어가다 산북파출소 앞을 지나고 주어재 입구 삼거리 옆의 주처천에 놓인 상품교를 건너 100여미터 진행하다가 등산지도에 표시가 없는 고촌거리 마을과 바깥두렁이 마을 사이의 골목길로 좌회전하여 들어서서 진행을 하니 밭에서 일하는 노인을 만난다.
양자산 등산로 입구가 어디인지 물으니 이곳으로는 안되고 고개를 넘어서 영명사 가는 길로 걸어 들어가야 한단다. 분명히 이 부근에 등산지도에 없는 들머리가 있다는 말을 언젠가 들은 기억이 있는데....
반신반의 하면서 한참 걸어서 약 200여 미터를 더 들어가니 수백년은 됨직한 느티나무가 우람하게 서 있고 그 나무 아래에 양자산 산행 안내판이 서 있다.
반가운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하여 다가가 보니 여기서 바로 산길로 들어설 수 있는 들머리가 있다.
조금 전의 노인 말을 믿고 영명사쪽으로 갔더라면 땡볕에 헐떡거리며 고생을 했을 터인데 더 알아보기를 잘했다. 그런데 안내 지도에 현위치로 표시된 지점을 찾느라 마을 골목을 이곳 저곳 몇군데 찔러보는 가벼운 알바끝에 산길로 진입하는 길이 보여 20여미터 들어서니 이정표가 반긴다.
이정표에는 양자산 정상까지 4 Km(2시간)로 기재되어 있다.
산길은 짙은 녹음이 우거져 사방 전망 없이 대체로 부드러운 육산 흙길이다.
군데군데 통나무 의자를 설치해 놓아 쉬기 좋도록 배려한 것이 아마도 여주군청에서 예산을 들인 것 같다.
▼ 주어천 위에 놓인 38번 도로상의 다리 (이 다리를 건너 만나는 왼쪽 마을 골목길로 들어 서야 한다.)
▼ 한참을 헤맨 끝에 찾은 느티나무 아래의 산행 안내판
▼ 산행 안내도 (마을 가운데 이 안내도만 세워놓고 들머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없어서 한 참을 찾아야 한다.)
▼ 마을 가운데라서 한참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 찾은 들머리 이정표
▼ 자주 만나는 길목의 의자
▼ 경사가 급한 곳에 설치된 안전시설도 자주 만나게 된다.
▼ 이렇게 생육중인 산 나무에 밧줄을 매어 괴롭히는 장면은 수십번 만나게 된다.
▼ 부드러운 육산 흙길 -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길바닥에 낙엽이 깔려 있다.
그런데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가는 동안 몇 차례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신뢰가 가지 않는다.
들머리에 서있는 이정표는 정상까지 분명 4 Km라 하였는데, 중간에 만나는 이정표의 양쪽 거리를 합하면 4. 8Km나 되는 경우도 있고 또 방향도 반대로 되어 있다. 설치작업을 할 때 일하는 사람들이 접착을 할 때 반대로 한 듯 하다. 예산은 많이 들였으되 감독이 부실하여 성의 없는 공사가 된 것 같다.
▼ 신뢰할 수 없는 이정표 - 들머리 이정표는 정상까지 4Km라 했는데, 이 이정표는 합산하면 4. 8Km이다.
안내 글씨도 반대방향으로 붙여놓았다.
▼ 영명사쪽 계곡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 정상이 가까워오자 나타나기 시작하는 바위
▼ 비록 서편 한쪽이나마 조망이 되는 전망바위
▼ 능선 서편의 조망 (오른편에 앵자봉이 보이고 능선 왼쪽 비탈에는 골프장이 보인다.)
(그리고 아랫쪽으로는 주어천 상류의 산골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바위
▼ 바위 위에 바람에 날려온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작은 나무들
▼ 직전의 이정표에는 정상이 1. 2Km라고 되어있었는데, 이곳에는 2. 3Km 남아 있다고...? 갈수록 거리가
늘어나니 신뢰가 가지 않는다. 정상으로 오를 수록 거리가 가까워져야 하는데...
▼ 정상까지 이런 소나무가 울창하다.
▼ 정상을 가까이 남겨놓고 나타나는 헬기장
▼ 정상 표지석 300여미터 앞두고 박혀있는 삼각점 -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여기를 정상으로 여기고 삼각
점을 설치한 것 같은데, 정상 표지석은 한참 더 가야 한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여기가 정상 같다.
▼ 양자산 정상 100미터 앞두고 서 있는 이정표 (지금까지의 이정표와 재질이 다른 걸 보면 양평군청에서
세운 듯 하다.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로 하산하는 길도 안내되어 있다.)
양자산 정상 표지석이 설치된 정상에 이르니 여주군청에서 세운 방송시설에서 자연보호의 안내방송이 나온다. 정상 일대 공터에는 여주군청과 양평군청에서 경쟁하듯이 여러 개의 안내판을 설치해 놓아 좀 산만한 느낌을 준다. 정상표지석은 여주군청에서 설치한 것이 서 있다.
▼ 여주군청에서 세운 안내방송시설
▼ 여주군청에서 세운 이정표(이정표 뒤로는 위 사진의 하단부가 보인다.)
▼ 양평군청에서 세운 등산안내판
▼ 양평군청에서 세운 안내도에는 양자산 정상이 710m로 되어 있다.
▼ 그러나 같은 양평군청에서 세운 이정표에는 709m로 되어 있다.
▼ 그리고 여주군 산북면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에는 709. 5m로 되어 있다. (산 높이 하나도 관청마다 다르
게 표시해 놓으니 한심한 생각이 든다.)
▼ 양자산에서 바라본 가야 할 앵자봉 마루금
▼ 양평군 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한강
정상에서 만난 산행객들로부터 정상주 막걸리 한 잔을 받아 마시니 무더위에 지친 심신이 상쾌해 진다. 산행객들과 한참 담소를 나누다 약 30분 휴식 후 앵자봉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양자산과 앵자봉 중간지점의 주어재까지는 고도를 약 400m 낮추는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그랬다가 앵자봉까지 약 350m가량 된비알을 올려치는 힘든 여정이다.
주어재에 내려서서 배낭에서 인절미떡을 꺼내 점심으로 때운다.
▼ 주어재 가까이에 서이는 이정표
▼ 주어재에 서있는 이정표
▼ 앵자봉 직전 천진암 하산 갈림길에 서있는 광주시청에서 세운 이정표(이 이정표가 없었다면 천진암쪽
능선으로 내려갈 뻔 했다.)
▼ 앵자봉 정상 표지석
▼ 앵자봉 정상의 이정표
▼ 앵자봉 정상의 이정표
▼ 앵자봉 정상에서의 조망
▼ 앵자봉 정상에서의 조망
▼ 앵자봉 정상에서의 조망
▼ 앵자봉 정상에서의 조망
▼ 앵자봉 정상에서의 조망
▼ 앵자봉 정상에서의 조망
▼ 앵자봉 정상에서의 조망(주어리 계곡 막바지에 세운 기도원 주차장이 내려다 보인다.)
▼ 앵자봉 정상에서의 조망
앵자봉 정상은 양자산과 달리 나무그늘이 없어 조금 지체하며 사방을 조망하다가 하산길로 계획한 남동쪽 능선으로 몇발짝 내려서니 바위가 있는 그늘이 나온다. 배낭에서 남은 인절미떡을 다시 꺼내어 새참으로 먹어본다. 그리고 조금 쉬었다가 앵자봉 남동쪽 여주군과 광주시 경계능선으로 하산을 한다.
▼ 앵자봉 아래의 바위와 그늘
▼ 광주시청에서 설치한 암릉의 계단
능선길을 한참 내려가니 오른쪽(능선 서쪽)으로 갈림길이 나오기에 등산지도에 나오는 안부 삼거리 같아
능선 직진길을 버리고 갈림길로 내려서서 한참 가니 최근에 세운 듯한 고압선 철탑이 새로 서있고, 공사자재를 수송한 듯 케이블 인양기와 도르래도 아직 철거되지 않고 그냥 설치된채 있다.
임도를 한참 내려가니 콘크리트 포장길이 나타난다.
▼ 산행지도에 없는 큰크리트 포장길
콘크리트길을 따라 한참 내려가자 규모가 어마어마한 기독교 소망수련원 후문이 나타나고 수련원 마당을 가로질러 정문까지의 거리도 대략 6 ~ 700미터는 되는 것 같다. 수련원 부지가 수십만평은 됨직하다.
수련원은 일요일이라서 왕래하는 사람은 볼 수 없고 조용하다.
수련원 정문을 나서자 건업리로 나가는 포장길이 나타나고, 길 옆에 소목골 계곡의 개울물이 흐르고 북쪽 상류쪽으로 골프장 안내이정표가 서 있다. 계곡물에 접근할 적당한 장소를 찾아 상의를 벗고 물수건으로 땀을 닦아낸 후 머리 감고 세수한 다음 배낭에서 여벌 옷을 꺼내 갈아입으니 몸이 개운해진다.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알탕은 못했다.
나는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어서 한여름 산행시에는 차에 탔을 때 타인에게 땀냄새를 풍기지 않기 위해 여벌 옷을 준비했다가 갈아입어야 한다.
▼ 소망수련원 후문
상의를 갈아입은 후 아스팔트 포장길을 약 1. 5Km가량 걸어 내려가자 건업리(광주시 실촌읍) 삼거리 38번 도로를 만난다. 그리고 곤지암쪽으로 100여미터 걸어가니까 시외, 시내 공용버스정류장이 있어 곤지암쪽으로 가는 버스시각표를 보니까 16:50 시내버스는 15분 전에 지나가버렸다.
내가 개울물에서 세수하고 머리감고 몸에 땀을 물수건으로 닦아내느라고 지체한 그 사이에 지나가버린 것이다. 다음 버스는 18:40에 양평에서 오는 수원행 직행버스인데 그늘도 없고 바람도 불지 않는 땡볕에서 기다릴 일이 심란하던차에, 곤지암쪽에서 오는 택시 한 대가 내가 내려온 소목골쪽으로 올라가는 것이 눈에 띈다.
땡볕에 서서 택시가 다시 되돌아나오기를 10여분 기다리니 마침 운 좋게도 빈택시로 나온다.
세워서 물어보니 곤지암에서 영업하는 택시라 하기에 승차하고 기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광주군은 서울시에 언주면과 중대면, 구천면, 대왕면 일부를 빼앗기고, 하남시에 동부면과 서부면, 중부면 일부를 빼앗기고, 성남시에 대왕면, 낙생면, 돌마면, 중부면 일부를 빼앗기는 등 군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을 잃고 벽촌 산간만 남았는데도 어느날 인구가 폭증하여 2001년 3월에 시(市)로 승격하여 현재의 광주시가 된 것이 용하다고 했더니 택시기사가 어찌 그리 잘 아느냐고 반문한다.
그래서 35년 전쯤에 광주읍 경안리에서 약 4년간 살았다고 대답했다.
곤지암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택시비 8천원을 내고 하차하여 광주시청 소재지 방면으로 가는 좌석버스를 타고 광주시청앞에서 내리려니 몇년 사이에 광주시청은 이사를 가고 한정거장 더 가서 버스기사에게 물어 본 후 내려서 다시 구시청 앞으로 가서 60번 수원행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귀가길에 오른다.
오늘 산행은 땡볕이 쏟아지는데다 바람도 불지않아 더위와 싸우는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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