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록(追憶錄)
[빨간마후라]와 [노랑마후라] 그리고 [검정마후라]
by 박달령
2008. 8. 19.
나의 고등학생 시절은 공부에는 별 재미를 못느끼고 불량학생끼리 어울리는 엉터리 학교생활이 주류를 이루던 학창시절이었습니다. 모범생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 중 하나는 호기심에 훈육주임(지금의 생활지도교사?) 선생님의 교외(校外)생활지도 단속을 피하여 학생입장 불가판정을 받은 영화를 보러 몰래 극장에 들어가곤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때 몰래 극장에 들어가 관람한 기억에 남는 영화로는 "맨발의 청춘", "돌아오지 않는 해병", 그리고 특히 기억에 남는 영화가 "빨간 마후라" 였는데 당시 톱스타 최무룡, 신영균, 이대엽 등등 기라성같은 배우들이 출연하였지만 이제는 은막에서 사라지고 타계하여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그분들이 멋있는 공군 파일럿 비행복을 입고 조종간을 잡으며 열연하던 장면이 지금도 눈앞에 삼삼합니다.
<제목- 1.>[빨강 마후라]의 가사(歌辭)// 그리고 아래의 "빨간마후라" 영화 주제가 가사도 지금까지 기억이 뚜렷합니다. ㅡ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 ㅡ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구름따라 흐른다 나도 흐른다, ㅡ 아가씨야 내마음 믿지 말아라, 번개처럼 지나가는 청춘이란다 ~ !
=== 우리 불량학생들은 친구 자취방에서 막걸리 받아다 마시고 취하여 위의 "빨강 마후라" 영화 주제가를 다음과 같이 엉터리로 개사하여 고쳐 부르며 낄낄대기도 했었습니다.
<제목-2> [노랑 마후라]
ㅡ 노랑 마후라는 똥푸는 사나이, 똥푸는 사나이는 노랑 마후라, ㅡ 똥물튀긴 바지를 그냥 입은채, 똥차 타고 달린다 나도 달린다, ㅡ 아가씨야 내모습 비웃지마라, 이래뵈도 저녁에는 향수 뿌린다 ~ !(지금은 대부분 수세식 화장실이어서 똥차를 볼 수 가 없지만, 당시에는 푸세식화장실이 주류를 이루던시절이라서 고약한냄새를 풍기는 똥차를 길에서흔히 볼수 있었습 니다.)
<제목-3> [검정 마후라]
- 검정 마후라는 연탄집 사나이, 연탄집 사나이는 검정 마후라,
- 연탄 검댕이 얼굴에 칠한채, 리어카 끌고 달린다 나도 달린다,
- 아가씨야 내모습 비웃지마라, 이래뵈도 저녁에는 세수 한단다 ~ !
(지금은 대부분 석유보일러 또는 도시가스로 난방을 하지만, 당시에는 연탄난방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이어서 연탄을 운반하는 소형트럭이나, 리어카를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엉터리 개사곡 노래가락 속에 친구 자취방 개다리 소반은 막걸리 취한 불량학생들 손에 들린 쇠젓가락에 두들겨 맞아 곰보가 되어가면서 새벽은 어슴프레 밝아오곤 했었습니다.
벌써 반세기가 코앞에 닥쳐오는 옛날 추억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