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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38화

by 박달령 2007. 10. 23.

♥ "망아지아비" 라는 별명만 얻다. (得駒父之名)

성천(成川)에 있는 어떤 관기(官妓)가 음탕함을 심히 즐기고 양물(陽物) 큰 것을 좋아 하였다. 그런데 같은 고을 남산수(南山壽)라는 사람은 양물이 컸다. 그는 언제나 그 관기를 한번 품어보려 하였으나 그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한 친구가 이를 알고 장난을 하려고 그에게 말하기를,
"내가 그대를 위하여 한 계책을 세웠는데 그녀가 개울에서 빨래하고 있을 때 내가 그대와 함께 그 옆을 지나가면서 그대를 보고 "망아지아비"라고 부를테니 그대는 왜 나를 보고 욕하느냐고 하라. 그러면 내가 그대의 양물 크기가 말의 것과 같아 그런다고 하면 음탕하기로 소문난 그녀가 그대의 양물이 큰 것을 알고 꼭 욕심을 낼 것이다."

하자 남산수가 기뻐하면서,

"그럼 그렇게 하라."

고 대답 하였다.

어느날 남산수가 그 친구와 함께 개울을 지나가는데 그 관기가 빨래를 하고 있는지라 친구가 남산수를 보고,
"망아지아비야 !"

라고 부르자 남산수가,
"왜 사람을 망아지아비라고 하느냐 ?"

하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가,

 
"너는 항상 암놈의 말하고만 간통을 하니 "망아지아비"라고 부른다."

고 대답하였다. 이에 관기가 손뼉을 치고 웃으면서,
"더러운 놈이다. 짐승을 간통하다니 인간이 아니다."

하니 남산수는 마침내 그 뜻을 이루어보지도 못하고 "망아지아비"라는 헛된 별명만 얻게 되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