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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36화

by 박달령 2007. 10. 23.

♡ 손이 셋 달린 사람 (三手之人)

어떤 총각이 이웃에 사는 여인을 사모하다가, 여인의 남편이 멀리 나가게 된 틈을 타서 그 여인과 간통을 하였다. 그러나 여인은 그 자취가 탄로 날 기미가 보이자 두려워 관가에 총각을 강간죄로 고소하였다.

이에 사또가,

"총각이 비록 범하려 하였다지만, 너는 왜 이에 따랐는고 ? "

하고 묻자 그 여인은,

"저 총각이 쇤네를 겁간 할적에 한 손으로 저의 두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저의 입을 막고, 또 다른 한 손으로 그의 양물(陽物)을 집어 넣으니 저와 같이 연약한 여자가 어떻게 저항 할 수 있었겠사옵니까 ?"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사또가 한참 생각을 하더니 곧 크게 노하여,
"천하에 손이 세 개나 되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고 ? 너는 무고(誣告)의 율(律)을 면치 못한다 !"

하자, 여인은 두려워 하면서,
"실은 저의 손을 잡고 입을 막은 손은 저 총각의 손이지만, 저 사람의 양물을 집어넣은 손은 제 손이었습니다."
라고 대답하자 사또는 책상을 치면서 크게 웃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