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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68화

by 박달령 2007. 10. 22.
♡ 여자는 싫어. (不敢接近女色)

어떤 시골 촌가에 중년 과부가 있었다. 그녀의 흰 피부와 꽃 같은 용모는 남자들을 유혹하
기에 어렵지 않았으며 한번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여도 심신이 흩어질 정도였다. 그녀의
생활은 가난하지 않았으나 자녀들이 없었고 식구라고는 다만 총각 머슴 뿐이었다.
그 총각은 천성이 숙맥(菽麥 ; 콩과 보리)을 분간하지 못하는 바보였기 때문에 이 과부 집
에는 가장 적격인 머슴이었다.

하루는 과부가 우연히 보니 자기 침실 한 구석에 조그만 구멍이 났는데 생쥐 한 마리가 거
기를 들락날락 하고 있었다. 이날 밤 과부는 그 쥐를 잡기 위하여 쥐구멍 앞에 앉아 뜨거
운 물을 그 쥐구멍에 쏟아 넣었다. 쥐는 그 뜨거운 물에 견딜 수가 없어 뛰쳐 나오다가 앞
에 있는 작은 구멍을 발견하고 거기에 숨어들었는데 그것은 과부의 옥문(玉門)이었다.

그런데 그 옥문은 좁고 어두워 방향을 분간할 수 없어 더욱 깊이 들어가서 움직이니 과부는
쾌감을 느끼게 되어 미친 듯이 도취되었으나, 너무 오랫동안 그리하니 지쳐서 그 쥐를 몰아
내려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급히 총각을 불렀다. 총각은 깊은 밤
에 부르는 사유를 알지 못하고 과부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과부가 옷을 벗은 채 누워 추파를 보내고 애교 있는 말과 고운 웃음으로 총각의 손
을 잡고 옷을 벗기며 함께 이불 속으로 들어가자 총각은 처음 당하는 일이라 겁나고, 또 음
양(陰陽)의 일을 몰라서 과부가 하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있었는데, 과부가 끌어안고 눕게 되
자 비로소 그것을 알게 되어 운우(雲雨)의 극치에 다달았다.

그때 생쥐가 발악하여 있는 힘을 다하여 총각의 양물(陽物) 끝을 깨물었다. 총각은 크게 놀
라 소리를 지르면서 그 아픔을 참지 못하여 과부의 품에서 떨어져 나가고 생쥐도 또한 그
구멍으로부터 뛰쳐나왔다. 그 후 총각이 말하기를,
"여자의 뱃속에는 반드시 깨무는 쥐가 있다." 라고 하면서 평생 여색을 멀리 하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