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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66화

by 박달령 2007. 10. 22.

♥ 진작 그걸 알았더라면 … (若知如此)

어떤 신부가 음양의 이치를 모르는 코흘리개 신랑과 신혼의 첫날을 지내고 시댁으로 와서 시어머니에게 폐백을 드리는데 그때 갑자기 산기(産氣)가 있어 그 자리에서 아기를 낳았다.

시어머니는 여러 사람 앞에서 어떻게 할 바를 모르고 급히 신부 앞으로 가서 아기를 받아내어 치마에 싸서 안방으로 가 눕힌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자 신부는 시어머니에게,

"어머님께서 이렇게 손자를 사랑하시는 줄 알았더라면 작년에 낳은 아이도 데리고 와서 함께 뵈옵지 못한 것이 한이옵니다."

하고 말하니 여러 사람들은 어이가 없어 입을 다물었고, 시어머니는 부끄러워 대답을 못하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