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사내에 그 여자. (厥漢厥女)
한 사내가 해가 높도록 이불을 끼고 누워 있는데 조개젓을 파는 여인이,
"조개젓 사이소."
하고 집 마당으로 들어온다.
사내가 창 사이로 내다보니 조개젓 장수의 외모가 반반하였다.
그래서 거짓으로 앓는 소리를 내면서,
"내가 병들어 누워 일어나지 못하니 조금도 꺼림칙하게 여기지 말고 이 방으로 들어와서
이 그릇을 가져다가 조개젓 두푼어치만 담아 오시오."
하였다.
여인은 그 말을 믿고 방으로 그릇을 가지러 들어가자 사내가 이불을 들치며 벌거벗은 몸
으로 신(腎)을 크게 뻗쳐들고 덤벼들었다. 여인이,
"이게 무슨 짓이오 ? 흉악해라. 흉악해라 !"
하는데 그 흥이 극치에 달하자,
"흉악 ! 흉악 !"
소리만 계속 나와 일을 마친 후 조개젓 통을 이고 그 집 문을 나서면서도,
"흉악젓 사이소 !"
하였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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