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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113화

by 박달령 2007. 10. 18.

♡ 살꽁지 터진다. (肉尾破裂)

 

옛날에 어느 작은 마을에 처녀 총각이 살았다.
하루는 총각이 나무하러 산에 가보니 마침 처녀도 나물 캐러 와 있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딱 둘뿐이었다.
총각은 엉큼한 생각이 들어서 수작을 꾸미기 시작했다.

 

"너 나물 다 캤니?"
"응, 너 나무 다 했어?"
"응, 그러면 우리 점심이나 먹자."

 

둘은 자연스럽게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서 가지고 온 점심 보자기를 풀었다.
그런데 총각은 무얼 좀 알았던 모양이지만 처녀는 맹한 구석이 있어서 남녀의
일에 관해서는 전혀 몰랐다.

 

총각이 넌지시 말했다.
"저 옹달샘에 가서 물을 좀 마시려고 하는데 나를 좀 붙잡아 줄래?"
"그래."

총각 녀석은 그 대답을 듣더니만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하여 알몸이 되었다.


"물먹는데 옷은 왜 벗어?"
처녀가 묻자 총각이 둘러댔다.
"혹시라도 물에 빠져서 이 옷을 적시면 어떻게 입어 ? 그러니까 미리 벗는거야."
"응, 그렇구나."

 

총각은 넙죽 엎드려 물을 마시다가 뒤를 향해 처녀에게 소리쳤다.
"물 마시기가 힘이 들어. 내 다리 사이에 살꽁지가 하나 달려 있지 ? 그걸 꼭

잡아다오.  그렇지 않으면 물을 못 마시겠다."

 

처녀는 멋도 모르고 그 문제의 살꽁지를 잡았는데 처음에는 한 손으로 잡았지만
살꽁지가 자꾸 굵어지니까 두 손으로 잡았는데도 점점 굵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처녀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이고, 살꽁지 터진다. 물 좀 그만 먹어라. 살꽁지 터진다. 살꽁지 터져."
"그래 꼭 잡아라, 터지기 전에 꼭 잡아라. 잘못하면 빠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