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귀해지기 싫소. (尊貴不願)
한 선비가 첩을 들여놓으려고 먼저 그 아내를 설득하기 위해,
"사람들 말이, 남자가 첩을 들여놓으면 부인이 존귀해진다고 합디다. 내가 지금 첩을 들여놓으려는 것은 당신을 멀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존귀하게 하려는 것이오. 첩이 당신 하는 일을 대신하고 음식 의복도 대신 마련해 줄 테니, 당신은 앉아서 지시만 하면 되는데 이 어찌 존귀해지는 것이 아니겠소 ?"
하고 말하였다.
아내는 이 얘기를 듣고 화를 내면서 덤벼들었다.
"여보, 나는 존귀해지는 것도 싫고 편안해지는 것도 싫습니다. 무릇 음식을 먹으면 배가 불러지는 것은 남녀가 모두 같은데, 내가 음식을 먹어 보니 아침밥 잘 먹은 날은 저녁밥이 맛이 없습디다. 우리들의 잠자리도 마찬가지로, 당신이 첩과 맛있게 자고 나면 음식 먹어 배부른 것처럼 나하고는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 쓸데없이 존귀해진다는 말 따위는 다시는 꺼내지도 마십시오."
이 말을 전해들은 사람 모두들 맞는 말이라고 박장대소하였더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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