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가고자 해야 가는 것이지 (我欲行之動)
상공(相公) 김명원(金明元)이 일찍이 북관(北關)을 순시하다가 한 고을에 이르러 수청기생에 혹한 나머지, 다음날 아침 삼취(三吹 ; 옛날 군대가 출발할 때에 세 차례 나팔을 불던 행사)가 이미 지났는데도 기녀를 끼고 누워서 일어날 줄 몰랐다.
호종 군관(軍官)은 너무 늦게 출발하는 것을 걱정하여 네 번째 나팔을 불게 한 후 문 밖에 무릎을 꿇고 앉아 높은 목소리로 고하였다.
"사취(四吹)이옵니다."
김명원이 웃으며 말했다.
"어리석은 놈 ! 비단 사취가 아니라 십취(十吹)를 해도 내가 가고자 해야 가는 것이거늘 !"
이 대답을 들은 군관이 입을 가리고 웃으며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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