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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산행

화양동 계곡산행을 하며 도명산을 오르다

by 박달령 2013. 9. 1.

단기 4346년 8월 31일(토)

새벽 04:00 경에 일어나 세수하고 산행 준비를 한다.  오늘은 아직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인 점을 감안하여

오랫만에 충북 괴산의 화양동 계곡산행을 주로 하고, 도중에 도명산 산행이나 해 볼 생각으로 준비한다.

 

05:40경에 집을 나서서 수원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에 승차한다.(1,200원)

수원터미널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매표창구에서 06:40 출발 청주행 버스 승차권을 구입한다.(7,200원)

시간이 많이 남아 터미널 구내 기사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5,000원)

 

06:30경에 청주행 버스에 승차하고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1시간 50분쯤 걸려 청주 터미널에 08:30경에

도착한다. 정상적으로는 1시간 20분쯤 걸리는 거리인데,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아 산소에 벌초하러 가는

차량들로 고속도로가 주차장처럼 되어버려 30분이 더 걸렸다.

 

청주 터미널에서 하차하여 화양동행 버스시각표를 보니 09:20에 화북행 버스가 있다. 화양동까지 승차권

을 구입하고(5,700원),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본 다음 홈에 나가 잠시 기다리니 화북행 버스가 들어와 승

차하는데 이 버스는 승객용 승차권을 잘라주지 않고 모두 걷어가버린다.

 

화북행 버스는 청주시내를 벗어나자 편도 1차선의 좁은 도로를 운행하여 청천면소재지 터미널에 10:15경에

도착한다. 그런데 청천면 터미널에서 화북으로 출발하는 시간이 10:30인 모양이어서 15분간이나 무료하게

대기하다가 출발하여 화양동 정류장에 한 시간 20분이나걸려 10:40에 도착하여 하차한다.

화양동 정류장에서는 나 이외에, 등산복 차림의 50대쯤의 남자 1명을 비롯한 5명의 승객도 같이 하차한다.

 

화양동 버스정류장에는 정류장 표시가 된 시설도 없고, 아무 표지판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 길가에 '선우

콘도형민박' 간판이 붙은 4층건물과 '도명산식당' 입간판이 서 있는 곳이 하차지점 정류장이다.

 

그래서 그 옆에서 포장마차형 노점상의 주인 남자에게 송면쪽에서 청주로 가는 버스도 이곳에서 정차하느

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내친김에 오후에 청주로 가는 버스 시각표가 게시된 곳이 있는지 물었더니

그런건 없다고 하면서 산행을 마친 다음 이곳에서 청주행 시외버스는 07:00, 10:00, 13:00, 14:00, 15:20, 

16:40, 18:10, 19:30 등 8회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버스 승차권 매표소는 어디인지 물었더니, 매표소는 없고 버스에 승차하여 현금으로 지불하라고 한다.

아마 이곳 화양동을 찾는 사람들이 모두 자가용을 이용하여 왕래하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자가 극소수여

서 정류장 시설의 필요성을 못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화양동계곡은 계절별로는 여름철에 최고 호황을 누리는 유원지 겸 피서지인데, 버스회사가 되었든, 지역주

민이 되었든, 아니면 지방자치단체가 되었든간에 도시의 정류장 시설처럼 만들기가 예산상 곤란하다면, 간

이시설 표지판이라도 하나씩 길 양쪽에 세워서 버스시각이라도 게시해 놓아야 할텐데 너무 무성의하다.

 

포장마차 주인 남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화양교(화양1교)를 건너 화양동 갈림길 4거리로 가니 길 왼

쪽에 매점이 보여 캔맥주 1개(1,800원)를 사서 매점 의자에 앉아 입산주(入山酒)로 마시고 11:10부터 고독

한 방랑자의 유랑길 계곡산행은 시작된다.

 

▼ 도명산 산행 개념도

(산행경로 : 화양1교 - 화양3교 - 도명산 - 학소대 - 자연학습원으로 500m 진행하다 되돌아옴 - 화양1교)

 


▼ 정류장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화양동 버스 정류장('도명산식당' 간판 앞이다)

 


▼ 버스 정류장에서 화양교(화양1교)를 건너면서...

 


▼ 화양동 계곡물이 흘러내려오는 풍경을 보게 되고...

 


▼ 화양교를 건너면 4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하면 화양동계곡 길이다.

 


▼ 4거리 길가의 매점에서 캔맥주 1개를 사서 입산주(入山酒)로...

 


▼ 화양동 계곡길은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팔각정휴게소까지 계속된다.(그 다음부터는 보도블럭...)

 


▼ 기암절벽이 보이는데 안내판을 보니 화양구곡(華陽九曲) 중 제1곡인 경천벽(擎天壁)이다.

 


 


▼ 화양동입구에서 10분쯤 걸으면 나타나는 팔각정휴게소(이 앞이 화양계곡의 넓찍한 주차장이다)

 


▼ 주차장에서 10여분 걸으니 화양동 자연관찰로가 나오기에 내려서니...

 


▼ 목재를 깔아놓은 짤막한 데크길을 지나...

 


▼ 느티나무가 줄지어 선 그늘밑 길을 지나고...

 


▼ 멀리 목재 데크길이 보여 진행하면서...

 


▼ 화양동계곡의 풍광을 감상한다.

 


▼ 그러나 이 자연관찰로는 약 300여미터만에 끝나고 10여분만에 화양2교로 올라서게 된다.

 


▼ 조금 걸으니 절경의 기암괴석이 보여 안내판을 보니...

 


▼ 화양구곡 중 제2곡인 운영담(雲影潭)이다.

 


▼ 운영담에서 5~6분쯤 걸으니 대형 안내판이 길가에 서 있는데...

 


▼ 우암 송시열 선생의 유적지 화양서원과 만동묘에 대한 설명이다.

 


우암 송시열 선생의 사후에 유림에서 화양서원과 만동묘(萬東廟)를 세우고, 만동묘에는 중국 명나라에

서 임진왜란때 원병을 보내준 은혜를 기리고자 신종황제와 명나라 마지막 황제인 의종황제의 신위를

모시고 제향을 올려왔었다 한다. 그래서 누구든지 이 만동묘 앞을 지날때는 말에서 내려 읍을 하는 자

세로 지나가야 했다고 한다.

 

읍(揖)이란 허리와 머리를 약간 숙여 경건함을 표시하는 자세를 말하는데 이 때 양 손은 편채로 모아

잡아서 아래로 늘어뜨리게 된다. 이처럼 양 손을 모아 잡아 아래로 늘어뜨리게 되면 그 위치가 남자

의 양물(陽物) 위를 감싸는 형국이 되어 상말로 'X을 쥐게 되는' 모습이 된다.

 

수십년 전에 청주에서 5년쯤 살게 되었는데, 처음 이사를 가서 동네 골목길 가게 앞 그늘에서 술에 취

장기를 두는 남자들 중 한 편이 장기 한 수를 물러달라는 요구에 상대방이 이를 무시하고 경멸하는

농담을 하면서 하는 대답이 "X 쥐고 화양동 가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라고 욕하는 말을 듣게 되

었다.

 

이 욕설이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어안이 벙벙하였으나, 화양동의 만동묘 앞을 지날때는 읍을 하여야

함을 무시하고 흥선군 이하응이 대원군이 되기 전에 화양동 유람을 갔다가, 만동묘 앞을 지날때 읍을

하기는 커녕, 말에서 내리지도 않고 그냥 지나가다가 화양서원의 유생들에게 붙들려 말로만 수모를 당

하였다고도 하고, 일설에는 폭행을 당하기도 하였다는 등 아무튼 봉변을 치뤘다는 것이다.

 

이처럼 옛날 옛적에는 화양동의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유람을 하려면 입구 가까운 곳에서부터 내 나라

조상도 아닌 중국 황제의 사당 앞을 X을 쥔 자세로 머리 숙이고 허리를 굽혀가며 읍을 해야 하는 치욕적

이기도 한 불편을 견뎌야 했음을 빗대어 "X쥐고 화양동 가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라는 욕설이

괴산에서 시작되어 청주 인근에 널리 퍼져 있었는데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욕설이 구전되어 내려

오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혹자들은 흥선군이 대원군이 되면서 이 때의 봉욕에 대한 앙갚음으로 전국에 몇 군데만 두고 이

곳 화양서원을 비롯한 600여군데의 서원철폐령을 내렸다는 야사가 전해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X 쥐고 화양동 가는 소리...' 라는 욕설이 'X 까고 화양동 가는 소리...' 라고 발음

이 와전된 욕설을 일부의 사람들이 사용하기도 했었다는 사실이다.

 


▼ 송시열 선생의 유적지에 대한 조감도

 


▼ 위 조감도에 대한 건물 명칭을 기록한 범례

 


▼ 편액이 없는 건물

 


▼ 복원된 만동묘로 올라가는 중문(中門)인 양추문(陽秋門)

 


▼ 편액이 초서(草書)로 씌어있어 글자를 알아볼 수 없는 만동묘 바로 아래의 전각

 


▼ 풍천재(風泉齋)

 


▼ 만동묘로 들어가는 문(문 안을 살펴보니 계단이 유실되어 만동묘까지는 올라가보지 못했다)

 


▼ 철폐되었다가 복원된 화양서원(華陽書院)

 


▼ 화양서원을 지나니 냇가에 기이한 바위가 보여 안내판을 살펴보니...

 


▼ 화양구곡 중 제3곡인 읍궁암(泣弓巖)으로 우암선생의 유적지이다.

 


 


읍궁암을 지나 몇걸음 진행하면 화양3교가 나오고, 여기 화양3교가 도명산 갈림길 들머리이다.

보통사람들은 여기서 큰길따라 더 진행하여 학소대를 들머리로 하여 도명산을 올랐다가 이곳 화양3교로

하산을 한다는데 다른 이들의 산행기를 보니 이곳 도명산에서 화양3교 사이의 길은 급경사가 많은 반면

도명산에서 학소대 사이의 길은 약간 부드럽다 하였기에 나는 반대로 여기서 오르기로 한다.

 

나는 산행을 할때 될 수 있으면 급경사 험로(險路)로 올랐다가, 완경사 순로(順路)로 하산을 하는 스타일

이다. 다른 이들은 어떠한지 모르지만 나는 산길이 약간 험준하더라도 오르막길에서는 어찌하든 붙들고

매달려 올라가기가 쉽지만 내리막길에서는 오히려 오르기보다 조심스러워 더 힘들기 때문이다.

 


▼ 화양3교와 도명산 들머리 이정표(정상까지 3.2Km로 되어있다)

 


▼ 도명산을 오르기 전에 화양교 중간으로 가서 계곡 상류의 수려한 풍광을 한 번 보고... 

 


▼ 계곡 하류의 수려한 풍광도 한 번 본 다음에...

 


▼ 12:05경에 도명산 들머리 숲길로 들어간다.

 


▼ 정상으로 가는 길은 완경사와 급경사가 교대로 나타난다. 급경사에는 이런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 수려한 암릉이 나뭇가지에 가려 일부만 보인다

 


▼ 경사가 60도는 됨직한 거의 직벽의 철계단도 올라서게 된다.

 


▼ 자주 나타나는 철계단(이런 안전시설이 없었더라면 힘들어 중도에 하산할뻔 했다)

 


▼ 도명산을 1Km 앞둔 지점의 이정표(화양3교에서 제5곡 첨성대가 보인다 해서 '첨성대'라 씌어있다)

 


▼ 산행지도상에 '통천문'으로 표시된 이 바위 사이를 지나서...

 


▼ 철난간과 철계단을 힘겹게 오르면...

 


▼ 14:10 에 도명산(643m) 정상 표지석 앞에 도착한다.(지도에는 650m로 되어 있는데...)

 


▼ 표지석 뒤로 서있는 이 암봉이 도명산(道明山) 정상이다.

 


▼ 도명산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건너다 보이는 조봉산(鳥峰山 ; 687m)

 


▼ 그리고 남동쪽으로 건너다 보이는 낙영산(落影山 ; 746m)

 


▼ 멀리 희미한 산그림자가 보이기에 잡아당겨보니, 문장대에서 뻗어나간 속리산 서북능이다.

 


▼ 정상에 올랐으니 정상주(頂上酒)도 한 잔...

 


▼ 14:20에 하산을 위해 학소대쪽 길로...(정상에서 학소대까지 2.8Km로 되어있다)

 


▼ 학소대쪽 하산길은 이런 대형 각목으로 만든 계단길이 수시로 나타난다.

 


▼ 정상에서 7~8분쯤 내려가니 공림사와 학소대 갈림길 삼거리이다.

 


▼ 통천문 같은 바위 밑을 약간 허리를 굽히고 통과하면...

 


▼ 마애삼존불상 유래 설명 안내판이 나타난다.

 


▼ 마애삼존불상(오른쪽)

 


▼ 마애삼존불상(왼쪽)

 


학소대 방면 하산길은 화양3교에 비하여 길이 순한편이긴 하지만, 몇군데는 안전시설이 없는 짤막한 급경사

가 자주 나타나므로 이런데서는 조심해야 한다. 게다가 사람의 왕래가 많아서인지 흙이 유실되어 나무뿌리가

드러난 곳이 상당히 많다.

 

이렇게 약 1Km 정도만 고생하면 그 다음부터는 경사가 거의 평지나 다름 없이 완만하게 길이 이어지다가 화

양계곡을 가로지르는 기나긴 '학소대교' 철다리가 나타나고, 여기를 지나면 화양계곡 탐방로 큰길이 나타나

고, 이 길은 보도블럭으로 포장되어 있다. 그리고 곧바로 화양9곡 중 제8곡 학소대가 보인다.

 

화양계곡 중 마지막 제9곡 '파천'으로 가기 위해 철다리에서 우회전하여 동쪽길로 300~400m가량 걸어보니

바람이 불지 않아 더워서 제9곡은 나중에 찾아보기로 숙제로 남기고 되돌아서서 주차장 방면으로 발걸음을

되돌린다.

 


▼ 15:50 경에 하산이 끝나는 지점의 철다리 '학소대교'에 도착한다.

 


▼ 철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본 화양동계곡의 풍광(1)

 


▼ 철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본 화양동계곡의 풍광(2)

 


▼ 화양9곡 중 제8곡 학소대(鶴巢臺)의 수려한 풍광


 

 


▼ 학소대의 이정표(팔각정 휴게소앞 주차장까지 2.5Km)

 


▼ 보도블럭으로 포장한 화양동계곡 탐방로

 


▼ 원점회귀를 하다가 와룡암(臥龍岩) 안내판이 먼저 보이기에 냇물로 내려가보니...

 


▼ 화양9곡 중 제7곡인 와룡암(臥龍岩)이 보이고...

 


▼ 와룡암 주변의 풍광도 수려하다.


 


 


 

 


▼ 길가에는 야생화에 앉아 꿀을 채취하는 나비도 보이고...

 


▼ 길가의 식당 겸 민박집 화단에는 꽃이 만발하고...


 


 


 

 


▼ 와룡암에서 12~13분쯤 진행하니 능운대 안내판이 먼저 보여...

 


▼ 눈을 들어 올려다보니 수려한 화양9곡의 제6곡인 능운대(凌雲臺)가 나타난다

 

 

▼ 능운대에서 조금 몇 걸음 진행하니 도명산 오르막길 화양3교가 나타난다.

 

 

▼ 화양3교에 다가가니 첨성대 안내판이 먼저 보이기에 눈을 들어 올려다보니...

 


▼ 화양9곡 제5곡인 수려한 첨성대(瞻星臺)가 보인다.

 


▼ 첨성대를 당겨서 다시 한 번 보고...

 


▼ 첨성대 옆의 기암괴석도 당겨서 본다.

 


▼ 화양동계곡의 수려한 기암괴석을 감상하며 내려가는데...


 

 


▼ 화양9곡 중 제4곡 금사담과 우암선생 유적지인 암서재 설명 안내판이 먼저 보여...

 


▼ 냇물로 내려가보니 수려한 금사담(金沙潭)이 나타나고...

 


▼ 암서재(巖棲齋)도 건너다 보인다.

 


▼ 금사담을 지나서도 화양동 계곡의 기암괴석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이로써 화양동계곡의 화양9곡 중 제1곡부터 제8곡까지 눈요기로 즐기고, 제9곡 '파천'은 다음 기회의

제로 남긴 후 17:20경에 오전에 지났던 팔각정휴게소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하고 머리감고 모자도

물에 담가 땀냄새를 빼내면서 오늘의 화양동계곡 산행의 고독한 유랑길 하산을 마친다.



▼ 이제 산행을 마쳤으니 하산주(下山酒) 한 잔을 안 할 수는 없지...??? 후후...!!!

 


오전에 하차했던 화양동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17:50경이다. 18:10 청주행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승차(5,700원)하여 청주 터미널에 도착하여 19:40 출발하는 수원행 시외버스 승차권을 구입(7,200원)

하여 승차한다. 수원터미널에 21:10경에 도착하여 시내버스를 갈아타고(1,200원) 귀가길에 오른다.

 


▼ 오늘 나를 수원에서 청주까지 왕복시켜 준 시외버스 승차권 (청주→화양동 간의 승차권은 잘라주지 않아서...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