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戰爭)을 소재로 한 TV드라마 사극(史劇)을 시청하면서 나 자신만 이러한 황당한 생각을 하는 것인지는 모
르겠으되 참으로 어이없는 장면을 많이 자주 보게 된다.
전쟁 사극 중에서 전투 장면을 보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지휘관 장수를 제외한 사졸(士卒)들은 모두 빠짐없이
머리에 투구(鬪毆)를 쓰고 있는데, 주인공 장수만 유독 투구를 쓰지 않고 맨머리로 화살과 돌멩이가 비오듯 날
아다니고 적군의 창검이나 철퇴가 난무하는 적진을 향하여 용감무쌍하게 창검을 휘두르면서도 화살이나 돌멩
이, 창검, 철퇴에 맞지도 않으면서 터럭끝 한 곳도 다치지 않고 좌충우돌 용맹을 자랑하며 싸운다.
이때 적군과 아군 모두 투구를 착용한 사졸들은 화살과 돌멩이, 창검, 철퇴 등에 맞아 무수히 쓰러지는데도 투
구를 쓰지도 않아 전투복장이 매우 불량한 주인공 장수는 화살과 돌멩이가 비켜가 버리고, 멀쩡하게 살아서 창
검을 번쩍이면서 무용을 자랑하는 엉터리 전투장면을 보며 고소(苦笑)를 금치 못한다.
미루어 생각하건대 옛날 실제 전투시에 지휘관 장수가 사졸들만 투구를 쓰게 하고, 자신은 맨머리로 좌충우돌
싸우는 일은 절대로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엉터리 전투장면을 TV에서 방영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 주인공의 얼굴을 부각시켜 그 존재를 뚜렷이 드러내 활약상을 강조하기 위하여 그리 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주인공의 존재를 부각시키는데 투구를 벗기지 않고는 그 존재를 드러낼 효과적인 방법은 없었을까~?
그 방법은 연구 해보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갑옷과 투구의 디자인과 색채를 호화롭게 꾸며 일반 사졸들과
확연히 구분을 시키던가 해서라도 주인공의 존재를 얼마든지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내일도 투구를 쓰지 않은 맨머리로 시석(矢石)이 비오듯 쏟아지는 전쟁터를 털끝
하나 다치지 않으면서 좌충우돌 용맹을 자랑하는 주인공 장수의 모습을 방영하는 엉터리 사극을 언제까지나
시청해야만 하는가 ? 하기야 보기 싫으면 시청하지 말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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