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45년 7월 20일(금)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내일의 설악산 일기예보를 검색해보니 구름은 조금 끼되 맑은 날씨로 예보한다.
설악산 대청봉을 올라 수려한 풍광이나 감상해보자고 마음 먹고 잠자리에 든다. 요 근래 설악산을 찾았을 때
마다 안개가 끼거나 구름에 뒤덮이거나 비가 내리거나 해서 맑은 설악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단기 4345년 7월 21일(토)
새벽 03:20 잠에서 깨어 일어나 산행준비를 하고 04:10경 집을 나서서 수원역 맞은편 좌석버스 정류장으로 가
서 조금 기다리니 서울 사당역행 7770번 좌석버스 첫차가 도착하여 승차하니 04:30에 출발한다.(2,100원)
05:00경 사당역 종점에서 하차하여 지하철 3번 출입구 곁의 김밥집에 들어가 김밥 3줄(4,500원)을 사 들고 사
당 지하철 역구내로 내려가 강변역까지 1회용 교통카드를 구입(1,350원)하고 입장하여 의자에 앉아 김밥 한줄
을 먹어 허기를 달랜다. 05:34 출발 2호선 전동차가 들어와 승차하고 강변역에 도착하니 06:00이다.
강변역을 나서서 길건너 동서울터미널로 가서 어제 저녁에 예매했던 06:40출발 오색행 버스표를 발매기에서
검색하여 출력한다.(16,600원) 출발시간이 약 30여분 남아, 구내 매점에서 구운계란 3개(1,200원)를 사서 먹
으며 시간을 보낸 다음 버스가 대기하는 4~5번 출발홈으로 들어가니 오색행 버스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터미널 안내직원에게 버스표를 보이고 문의하니 출발 대기홈이 모자라 뒤편에서 기다리니 버스 뒤쪽
으로 가보라 한다. 안내 직원의 말에 따라 대기홈 버스 뒤편으로 가니 그곳에 오색행 버스가 대기하고 있어
승차하고 조금 기다리니 06:40에 버스가 출발한다.
동서울 터미널 홈페이지 검색시에는 오색까지 2시간 20분 걸린다고 기록되어 있었는데, 예상시각에서 25분
이나 더 걸려 09:25에야 오색 매표소에 도착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버스 기사가 후덕하여, 원래 버스 정
류장이 아닌 오색매표소에 10여명의 산행객들을 하차시켜 주는 고마운 조치를 하여 준 사실이다.
원래는 오색매표소를 지나 오색 집단시설지구 입구 삼거리에서 하차하여야 하는데, 오색매표소까지 올라오
려면 약 20분 이상을 걸어 올라와야 하고 귀찮으면 택시를 타고 올라와야 하는데, 공원 관리 직원의 말을 들
으니 오늘은 다행히 택시가 안보여 버스가 정차를 해주었다고 한다. 만약 택시가 있었으면 고발조치를 당하
기 때문에 정차를 하지 못했을거라 한다.
약 5분정도 간단한 워밍엎 체조를 한 다음 09:35경 오색매표소를 출발하여 대청봉으로 향한다.
그런데 출발부터 후텁지근한 날씨에 안개가 낀 것이 일기예보와는 다르다. 아침 최저기온 11도에 최고기온
19도로 예보가 되었으니 선선한 봄날씨였어야 하고, 햇볕이 나야 하는데 오늘도 일기오보(日氣誤報)로구나.
▼ 어제 살펴본 설악산 일기예보
▼ 대청봉 오름길 시작점 오색매표소
오색매표소의 해발고도는 340m이고 대청봉은 1,708m이니 1,368m나 되는 높이를 5Km 거리에서 올려쳐야 하는
숨가쁜 길이다. 내가 오래 전에 3시간 30분이 걸린 거리였으니, 오늘은 얼마나 걸리는지 비교해 봐야겠다.
오색길도 옛날과 달라 경사가 심하지 않은 곳은 돌계단을 깔아놓고, 경사가 심한 곳은 철계단을 설치해서 편하
게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근래에 이르러 체력이 많이 저질화된데다가, 날씨가 고온다습으로 후텁지근해서 진도가 나가지를 않
는다. 비지땀을 흘리며 헉헉대면서 10:48경에 능선을 올라서니 제1쉼터가 나타난다.
▼ 돌계단으로 포장한 안개낀 오색~대청봉길
출발지점인 오색매표소는 독주골이고, 끝청봉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린 능선을 서북쪽으로 넘어가는 곳이 제1
쉼터이다. 이곳까지 1.7Km로 이정표상 표시되어 있는데, 1시간 14분이나 걸려 도착하니 옛날에는 캔맥주 등
음료수를 팔던 노점상이 맨땅위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고 깨끗하고 넓게 인공적인 쉼
터를 조성해 놓았다.
해발 901m로 표시된 이정표가 서있는 제1쉼터에서 새벽에 사서 먹고 남은 김밥 2줄로 늦은 아침식사를 한다.
그리고 캔막걸리 1개를 꺼내 입산주(入山酒)로 마신다. 그러느라 약 20여분간 휴식을 하며 지체한다.
휴식 후 제1쉼터에서 내리막길로 설악폭포쪽으로 내려선다. 끝청봉에서 뻗어내린 능선에서 관터골로 내려서
는 길이다.
▼ 끝청봉에서 뻗어내린 능선 상의 제1쉼터(여기서 관터골 설악폭포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 제1쉼터의 이정표
▼ 제1쉼터에서 마신 입산주(入山酒) 캔막걸리
11:40경에 설악폭포 옆을 지난다. 예전에는 길가에서 설악폭포가 잘 보였는데 근래에 이르러 숲이 무성해져서
그런지 설악폭포가 물소리만 우렁찰뿐 잘 보이지 않는다.
▼ 설악폭포 근처의 야생화
▼ 설악폭포는 보이지 않고 폭포 위쪽의 냇물만 보인다.
▼ 관터골을 흐르는 냇물
▼ 관터골 냇물을 건너서 계속되는 철계단길
설악폭포를 건너자 마자 가파른 된비알이 시작되어 숨은 헐떡거리고, 발걸음은 느려지면서 전신에서 육수가
사정 봐주지 않고 흐른다. 점점 속도가 느려지면서 쉬는 횟수도 늘어가기만 하고 시간은 덧없이 흘러간다.
▼ 대청봉 오름길의 야생화
▼ 대청봉 오름길의 야생화
14:05 대청봉에 도착한다.
삼복더위인데도 이 높은 곳까지 올라온 산행객들로 대청봉은 장터를 방불케 한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정상
표지석이 다 닳아버릴 지경이다.
오색 매표소를 출발한지 4시간 30분만에 헐떡거리며 올라왔다. 체력이 완전히 저질화 되었음을 느낀다.
종전처럼 한시간만 앞당겨 올라왔더라면 희운각을 경유하여 천불동계곡으로 하산이 여유롭겠으나, 이제는 어중
간하게 되었다.
중청~끝청을 경유하여 한계령으로 하산을 할까도 생각해보았으나, 연무가 끼어 기암절벽의 절경이 연무와 구름
에 가려 조망이 차단되어 의미 없는 길을 걷고 싶지 않아 그냥 오색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대청봉에 앉아 30여분동안 긴 휴식을 한다.
▼ 대청봉(1,708m) 정상 표지석은 그대로 잘 있다. (표지석 뒤로 보이는 검은 점들은 잠자리떼이다.)
▼ 이곳은 양양땅이니 "속초 설악산"이라 부르지 말라는 뜻으로 추정되는 비석도 건재하다.
▼ 중청봉과 중청대피소
▼ 서북능선 끝청봉도 보이고 멀리 점봉산은 구름에 가려 선명하게 안보인다.
▼ 구름에 가려 일부만 살짝 보이니 용아장성인지 공룡능선인지 구분이 잘 안간다.
▼ 구름에 가려진 산봉우리
▼ 대청봉의 야생화
▼ 대청봉의 야생화
약 30여분간의 긴 휴식을 끝내고 14:30경에 오색을 향하여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 하산길의 야생화
▼ 하산길의 야생화
하산길은 아침에 오를때보다 안개가 훨씬 더 짙게 깔려있어 마치 해가 지고 난 다음 어두워져가고 있는것으로
착각을 일으킬만큼 어둡다. 발걸음이 더듬거려질 정도로...
17:30 오색매표소에 도착하여 하산을 끝낸다.
▼ 안개가 짙게 깔려 어두워진 오색매표소
근래에 이르러 설악산에서 쾌청한 날씨를 만나지 못하였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무더운 날씨라지만 오래 전에 3시간 반에 올랐던 거리를 4시간 반이나 걸려 올랐으니 저질체력화가 되
었음을 재확인하는 산행이 되었다.
오색매표소 화장실에 들어가 윗도리 런닝셔츠까지 벗어 젖히고 물수건으로 상체를 닦아내고 머리까지 감은 다
음 배낭에서 여벌로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으니 개운하다. 다시 배낭을 들쳐메고 오색 집단시설지구 마을 가운
데로 난 도로를 따라 부지런한 걸음걸이로 약 15분가량 걸어서 시외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18:20 이다.
정류장 매표소에 18:20에 지나가는 동서울행 버스가 지나갔는지 물으니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급하게
동서울 터미널까지 버스표 1장(16,600원)을 사서 길건너 정류장으로 가니 5명의 설악산 산행객들이 버스를 기
다리고 있다. 그들과 같이 약 5분쯤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하여 정차한다.
승차하니 오늘이 토요일이어서 인지 승객이 4~5명밖에 없고 버스 안은 텅텅 비다시피 하다. 한계령 정류장에
서는 승차하는 사람이 없고, 장수대에서 부부 산행객 두 사람이 승차한다. 그리고 원통 터미널과 인제 터미널
에서 몇 사람 탐으로 해서 좌석이 반쯤 찬채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동서울로 향한다.
도중에 길막힘이 없이 버스는 달려 21:00에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한다.
길건너 강변역으로 건너가 사당역까지 1회용 교통카드(1,350원)를 1매 구입한 다음 지하철에 승차하여 사당
역에서 하차하여 7770번 좌석버스(2,100원)를 갈아타고 귀가길에 오른다.
▼ 나를 오색까지 왕복하게 해준 버스 승차권 (오른쪽은 오색에서 동서울간 버스 시각표 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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