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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권 산행

눈 덮인 오대산

by 박달령 2010. 1. 24.

단기 4343년 1월 23일(토) 새벽 02:30에 잠이 깬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 생각해보니 오늘은 오대산이 불현듯 가고 싶어져 고독한 방랑길에 오르기로 한다. 산행복장을 갖추면서 처를 깨워 보온병에 온수를 담고, 점심요기를 할 인절미 떡도 데워달라고 부탁을 한다.

 

04:15에 집을 나서서 큰길로 나가 수원역에서 04:30에 출발하는 사당행 7770번 좌석버스를 타고 사당역으로 간다.

 

05:00경 사당역에 도착하여 편의점에 들어가 신문과 양갱 3개, 초컬리트 6개를 사서 배낭에 수납한 다음 역구내로 내려가 강변역까지 지하철표를 1,100원에 사서 입장한 다음 신문을 보면서 05:34 첫차를 기다렸다 승차하여 강변역에서 내려 길건너 동서울 버스터미널로 가서 강릉행 06:32 첫차를 진부까지 11,900원에 1장 산 다음 3층 식당에 올라가 백반(4,500원)을 시켜 아침 요기를 하고 버스에 오른다.

 

오늘은 날씨가 꽤나 추워 버스 양 옆의 유리창에 성에가 잔뜩 끼어 바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두시간 10분 정도 달린 버스는 장평을 지나 진부터미널에 08:42경에 도착하여 하차를 한다.

오대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상원사행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데 약 10여분 시간차로 동서울에서 출발하는 첫차와 시간이 어긋나버린다.

 

▼ 진부 버스터미널

 

 

진부 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시내버스 시간표와 시외버스 시간표를 촬영하여 본다.

상원사까지는 하루 6차례 시내버스가 운행한다.

 

그리고 운두령은 09:30에 진부에서 출발하는 홍천군 내면행 시외버스가 지나가니 계방산을 오르려면 이 차를 타면 된다. 계방산 정상에서 남릉이나 이승복 생가터로 하산하여 삼거리에서 기다리면 내면에서 진부로 오는 시외버스를 오후 03:30 ~ 04:00 사이에 만나게 되므로 이 시간에 맞추면 택시를 이용 안해도 된다고 한다.

 

▼ 진부 터미널의 시내버스 시간표

 

▼ 시외버스 시간표 (운두령을 지나는 내면행 첫차가 09:30이고 운두령까지는 2,400원이다.) 

 

상원사행 그 다음 09:40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서는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려니 아침 먹은게 양이 안찼는지 배가 출출해져 인근의 김밥집에 들어가 떡라면 한 그릇(2,500원)을 시켜 배를 채우고 터미널로 다시 와서 한참 기다리니 상원사행 버스가 문이 열려있다.

 

진부터미널은 다른곳과 달라 대합실 바로 앞에는 시외버스만 대기하고, 시내버스는 터미널 마당 건너 한참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기 때문에 초행길인 여행객들은 놓지기 쉽다. 주의해야 할 일이다.

상원사까지 2,470원 버스요금을 지불하고 좌석에 앉으니 버스는 09:40 정시에 출발한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면서 운전기사에게 08:30에 출발하는 상원사행 버스 시각을 약 20분 늦추어 조정하면 동서울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첫버스와 연계가 될터인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물으니 월정사와 상원사 기타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들때문에 버스시간 조정이 어렵다고 한다.

 

월정사 조금 못미쳐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2,500원을 내고 통과한다.

월정사를 지나 상원사로 가는 길은 눈이 녹지 않고 길바닥에 다져져 있어 미끄러워 버스는 서행으로 간다.

버스는 10:20이 되니 상원사 종점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오대산을 오르려는 산행객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가 20여대, 승용차와 소형승합차가 50 ~ 60여대가 이미 주차를 하고 있어 오늘도 장터가 돼버린 산행을 하겠구나 하는 예감이 든다.

 

오늘아침 오대산이 위치한 진부면의 기온은 영하 14도로서 꽤 추운 날씨이다.

 

▼ 상원사 종점에 도착한 시내버스 

 

▼ 오대산 산행 준비를 하는 산행객들 

 

▼ 상원사 입구 표지석 

 

▼ 상원사 앞으로 난 도로

 

상원사 앞을 지나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중대사자암을 안내하는 둥근 표지석이 있고 그 옆으로 난 자그마한 다리를 건너 계단 산길이 시작된다.

 

▼ 중대사자암 안내표지석

 

▼ 눈 쌓인 산비탈 

 

 

▼ 중대사자암 옆모습 (산비탈 경사가 심하여 계단식으로 조성한 건축물이 이채롭다.) 

 

▼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 (적멸보궁까지는 돌계단으로 되어 있다.)

 

▼ 적멸보궁 마당에서 건너다 본 오대산 지능선 

 

▼ 적멸보궁 

 

적멸보궁을 지나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로 접어드니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사진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꺼내 장갑을 벗고 조작을 하려니 불과 1분도 안되어 손가락이 얼어붙어 시리다 못해 아려온다.

장갑을 벗었다 꼈다 하며 아픔을 참아가며 사진을 찍는 고행이 하산할 때까지 계속된다.

 

▼ 적멸보궁을 지나 비로봉 오르는 길 

 

▼ 비로봉 오르는 길은 수많은 산행객들로 장터를 이룬다.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도 바람이 불어 추웠지만 비로봉에 올라서니 거센 칼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장갑을 벗고 간신히 사진 몇 장을 건져본다.

 

▼ 비로봉 정상 표지석

 

▼ 비로봉 정상에서 건너다 보이는 황병산

 

▼ 비로봉에서의 전망 

 

▼ 상왕봉 방면

 

▼ 비로봉에서의 전망 

 

▼ 비로봉의 이정표 

 

▼ 바람에 날려 나무에 붙어버린 눈 

 

처음 계획은 비로봉에서 상왕봉을 거쳐 상원사로 하산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상왕봉 방면 능선길로 50여미터 전진하는 동안 북서쪽에서 넘어오는 칼바람에 몸이 휘청거려 걸음을 걷지 못할 정도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비로봉 정상으로 되돌아와 올라왔던 적멸보궁 길로 하산을 하기로 계획을 수정한다.

 

▼ 하산길에 건너다 본 상왕봉

 

▼ 10여년 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계단 

 

▼ 하산길의 풍경

  

 

반쯤 하산을 하였을 때 점심시간이 지난 뒤라서 배가 출출하여 온다.

그러나 바람이 불어 추워서 어디에 앉아 점심요기를 할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그런데 길가에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 근무초소가 있어 다가가서 안을 살피니 아무도 없다.

 

그래서 문을 열어보니 잠그지 않아서 쉽게 열려 들어가 문을 닫으니 바람막이가 되어 아늑하다.

의자에 앉아 배낭을 풀고 새벽에 처가 마련하여 준 보온병과 떡도시락을 꺼내 점심요기를 하니 추위가 가신다. 지나가는 산행객들이 밖에서 유리창을 통하여 초소 안을 엿보고 지나간다.

초소는 나 혼자 앉으면 딱 알맞은 넓이이기 때문에 들어오지는 않고 그냥 간다.

 

▼ 나에게 춥지 않게 점심요기를 할 장소를 마련하여준 초소

 

 

계획을 수정하여 하산을 일찍 끝내니 상원사에서 16:20에 출발하는 진부행 시내버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상원사 경내를 구경하여 본다.

 

▼ 샘물이 솟아나는 일원각(日源閣) 

 

▼ 상원사 경내의 전통찻집 건물 

 

▼ 상원사 출입문 

 

▼ 새로 짓는 종각 

 

▼ 출입문 위층의 북을 치는 누각 만화루(萬化樓) 

 

▼ 국보 제36호 상원사 동종이 안치된 종각 

 

▼ 상원사 동종의 유래 안내판 

 

▼ 국보 제36호 동종의 모습 

 

▼ 문수전(文殊殿) (상원사에는 대웅전이 없고 문수전만 있다. 저 위의 적멸보궁이 대웅전을 갈음하나보다)

 

▼ 상원사 마당에서 건너다 보이는 눈 덮인 산줄기 

 

▼ 영산전(靈山殿) 

 

▼ 상원사 뒷산의 아름드리 전나무숲 

 

상원사 경내를 느긋하게 관람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 조금 기다리니 16:10경에 시내버스가 들어온다.

버스차비 2,470원을 내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니 16:20에 버스는 진부를 향하여 출발한다.

 

17:00경에 진부터미널에 도착하여 동서울행 버스시각을 물으니 10분 후인 17:10 버스가 있다고 한다.

11,900원에 버스 승차권을 구입하여 조금 기다리니 버스가 들어와 승차하여 귀가길에 오른다.

오늘은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위에 떨었던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