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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43화

by 박달령 2007. 10. 22.

♡ 나를 때려 죽이시오 ! (如何打殺吾)

어떤 사람이 처와 첩을 한집에 두고 지냈는데 날마다 처와 첩이 싸우기만 하였다.

하루는 남편이 출타한 사이에 또 싸우기에 돌아온 남편이 첩을 꾸짖으면서,


"너는 어째서 날마다 본부인께 대들며 싸움만 하고 집안을 이렇게 어지럽게 하느냐 !

이러한 첩은 때려 죽여야 하겠다."

라고 하면서 첩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건너방으로 들어갔는데, 그 후 소식이 없어

괴상하게 생각한 본처가 문틈으로 엿보니 남편과 첩이 대낮부터 알몸으로 뒤엉켜

바야흐로 흐벅지게 방사(房事)를 하느라 한창이었다.

이에 화가 난 본처가 방안으로 뛰어들며 남편에게,
"이렇게 때려 죽일양이면 나를 때려 죽이시오 !"

하였더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