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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78화

by 박달령 2007. 10. 20.

♥ 너야 말로 내 편이로다. (吾之良民)

어떤 부부가 하찮은 일로 서로 싸우다가 부인이 몇 대 맞고 분함을 이기지 못하여 저녁도 짓지 않고 풀어진 머리로 아랫목에 누워 신음하고 있었다. 남편도 역시 크게 노하여 말하 지 않고 물러가서 윗목 구석에 누웠다.

이날 밤중에 남편이 잠을 깨어 보니 아내가 아직도 화가 나서 누워 있었다. 곰곰 생각하여보니 남편은 오히려 불쌍한 생각이 없지 않아 잠자리를 가까이 하려 하였으나, 그 뜻을 표하지 않고 자는 척 하품을 하면서 몸을 굴리다가 한 팔을 아내의 가슴 위에 얹었다. 그러자 아내는 그 손을 잡아 던지며,
"이 손으로 나를 때렸는데 왜 가까이 하겠소 ?" 하고 말하였다.

남편은 속으로 웃으면서 얼마 후에 또 한쪽 다리를 아내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자 아내는
그 다리를 잡아 던지며,
"이 발로 나를 찼으니 어찌 가까이 하겠소 ?" 라고 말하였다.

남편은 속으로 다시 웃으면서, 다리를 뻗치고 허리를 펴면서 자신의 양물(陽物)을 내밀어 아내의 배꼽 아래에 닿게 하자 아내는 곧 두 손으로 그 양물을 잡고 어루만지며,
"너야말로 진실한 내 편이로다. 너야말로 나를 얼마나 기쁘게 해 주었던고 ?" 하였더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