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날밤 얘기에 물 한동이를 뒤집어 쓰다. (初夜之談一盆水受)
한 노처녀가 우물에서 물을 길어 물동이를 이고 막 돌아서는데, 마침 갓 혼인한 이웃집 새 신부가 물을 길러 왔다. 신부를 본 노처녀는 물동이를 인 채 그 신부에게 첫날밤 얘기를 들려달라고 졸랐다. 곧 신부는 생긋이 웃으면서 첫날밤의 경험을 얘기했다.
"내가 신방에 들어가 앉으니 신랑이 보고 좋아하면서 나를 껴안았어요. 그러고는 내 몸을 더듬더니 내 옷을 홀랑 벗기고, 안아서 이불 속에 반듯이 눕히는 것이었어요. 나는 어떻게 하는지를 보려고 신랑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지요. 신랑도 옷을 벗고 내 배 위에 엎드리더니, 어디서 갖고 온 것인지는 몰라도 무엇인가 딱딱한 것을 가지고 내 두 다리 사이에 집어넣고 힘껏 누르고 휘젓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말이지요. 얼마 후에 그만 내 온몸이 갑자기 고단해지고 팔다리에 힘이 쪽 빠지면서 정신이 황홀하고 몽롱해지더니 아롱아롱하게 혼미한 상태에 빠지고 말았거든요."
흥분이 되살아나는 듯 신부의 얘기가 늘어지자 노처녀는 몸을 흔들며 빨리 말하라며 재촉하였다.
"그런 다음에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저절로 목에서 탄식 소리 같은 것이 나왔어요. 그리고 나는 무슨 애원하는 것 같은 외마디 소리를 계속 질러 댔지만, 그게 무슨 소리였는지는 알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나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것 같더니만 이상하게도 아래가 축축해지더군요. 너무 좋고 흐뭇해 어쩔 줄을 몰랐는데, 도대체 신랑이 나를 어떻게 했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혀 알 수가 없었어요. 낭자도 빨리 시집가서 겪어 봐요 !"
신부가 이와 같이 침을 삼키며 설명을 하자 얘기를 다 들은 노처녀는 흥분을 진정하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면서, 팔에 힘을 잔뜩 주어 이고있던 물동이 꼭지를 힘껏 잡아당기며,
"응, 그래요 ? 그렇게 좋았단 말이지요 ?"
라며 발을 들어 땅을 구르자 머리에 이고 있던 물동이의 밑바닥이 와장창 깨지면서, 머리가 물동이 속으로 쏙 들어가고 몸에는 한 동이의 물을 다 뒤집어쓰고 말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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