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 서말 닷되의 밥을 짓다.(作食白米三斗五升)
부부가 봄날 대낮에 안방에서 방사(房事)를 질탕하게 치르고 있었는데 운우(雲雨)가 바야흐로 무르익을 즈음 계집종이 창 앞에 이르러 물었다.
"마님 저녁밥에 쌀을 몇 되나 쓸까요 ?"
안방마님이 창졸간에 답하기를,
"닷되 닷되 다닷되."
하였다.
마님의 대답을 들은 계집종은 서말 닷되의 밥을 지었다. 나중에 이를 본 마님이 밥을 너무 많이 했다고 책망하자 계집종이 대꾸하였다.
"닷되 닷되는 한 말이 아닙니까 ? 그리고 다닷(5 × 5)되는 스물 다섯 되이니 두말 닷되가 아닙니까 ?"
이에 마님이 웃으면서 말하였다.
"너는 어찌 말귀를 잘 짐작하여 듣지 못하는 것이냐 ? 내가 그 때는 인사불성이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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